홍준표 ‘보신정치’ 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8.01.15 10:52:25
  • 호수 1149호
  • 댓글 0개

호랑이굴도 모자랄 판에 보수 텃밭 ‘셀프 입성’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당협위원장 공모서 홍준표 대표가 보수 텃밭인 대구 북을에 신청했다. 당 외부는 물론 내부서도 ‘셀프 공모’ 논란으로 뜨겁다. 당 대표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험지는 고수하고 꽃길만 걸으려 한다는 지적이다. 당 일각에서는 ‘수도권 포기설’까지 제기되며 패배주의에 대한 우려가 새나오고 있다.
 

“홍준표 대표의 대구행은 보수주의 대신 ‘보신주의’를 택한 것으로, 한심하고 창피하고 민망하다.” 

한국당 박민식 전 의원은 최근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대표의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공모 신청에 대해 이같이 평가했다. 지난 7일 홍 대표의 공모 신청 소식이 전해진 후 당 내부에서는 그가 ‘보신정치’를 하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대구행 선택
도대체 왜?

홍 대표는 자신의 SNS에 “마지막 정치 인생을 대구서 시작하고자 한다”며 “초·중·고를 다니던 어릴 적 친구들이 있는 대구서 마지막 정치 인생을 시작하는 것에 대해 만감이 교차한다. 대구·경북(이하 TK)을 안정시키고 동남풍을 몰고 북상해 지방선거를 꼭 이기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홍 대표와 대구는 정치적 접점이 거의 없다. 특히 공모를 낸 대구 북구와의 인연은 전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홍 대표는 1996년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권유로 신한국당에 입당해 서울 송파갑서 정치를 시작했다. 


그 후 2001년 동대문을로 지역구를 옮겨 내리 3선을 했다. 2012년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치러진 경남도지사 보궐선거에 당선돼 PK(부산·경남)서 활동했다.

경남 창녕 출신인 홍 대표는 초등학교 졸업 후 대구로 이사해 중·고등학교(영남중·영남고)를 대구서 보낸 것 외에는 인연이 없다. 중·고등학교도 대구 달서구에 위치해 있어 공모한 대구 북을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이하 조강특위)는 지난 3일부터 6일까지 74개 지역에 대한 당협위원장 공모를 진행했다. 서류접수 마감 결과 총 211명이 지원했다. 향후 조강특위는 서류심사를 끝낸 후 신청자를 대상으로 17일까지 ‘개별 심층면접’을 실시할 예정이다. 

심층 면접 후 이르면 19일쯤 선임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대구 북을 지역에는 홍 대표 외에 3∼4명의 추가 지원자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조강특위 운영기준은 ▲현역·원외 충돌지역은 현역우선 ▲지역 당선 의원 당협위원장으로 선임 ▲지방선거 출마자도 당협위원장 가능 ▲당원권 정지 현역 의원 경우 직무대행 체제로 당협 운영 ▲컷오프된 당협위원장은 해당 지역 응모 불가(타 지역 출마시 조강특위 심사) 등이다.

이에 따라 공모 신청을 한 홍 대표도 조강특위 위원들과의 심층면접을 거치게 된다. 조강특위 측은 “당 대표라고 해서 예외일 수 없다”며 모든 지원자들을 대상으로 공정한 평가를 약속했다.
 

그러나 정치권은 홍 대표가 공모서 탈락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 관측한다. 한국당 소속인 조강특위가 당의 수장을 면접서 떨어뜨리는 일이 실제로 벌어질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꽃가마 승차
비홍계 반발

조강특위서 밝힌 평가 항목들도 홍 대표의 무난한 면접 통과를 예상케 한다. 조강특위는 최근 향후 심층면접 과정서 대상자들을 상대로 6·13 지방선거 필승 전략과 조직 화합을 위한 비전 등에 주안점을 두고 면접을 진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홍 대표의 입에서 나오는 지방선거 필승 전략과 조직 화합 비전에 대해 조강특위가 반대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홍 대표의 대구 북을 입성은 기정사실인 셈이다.

홍 대표는 대구 북을에 대한 욕심을 몇 차례 드러낸 바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도 홍 대표는 “(당협위원장 공모가 시작되면) 그 때 할 것”이라며 “(대구 북을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있기 때문에 내가 가야 견제가 된다”고 밝혔다. 

대구 북을은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 홍 의원에게 의석을 뺏긴 지역이다. 최근 양명모 당협위원장의 사퇴로 공석이 된 상태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홍 대표의 공모를 2020년으로 예정된 21대 총선을 겨냥한 전략으로 해석한다. 원외 대표인 홍 대표가 원내 무혈입성을 위해 대구를 ‘찜’했다는 주장도 있다.

홍 대표가 원내 입성을 노릴 이유는 충분하다. 홍 대표 입장에서는 리더십 공고화를 위해 원내 입성이 필요하다.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반드시 현역 국회의원만 할 수 있도록 국회법 제104조에 규정돼있다. 

그 외 예산안, 상임위 업무 등에 제약이 따른다. 필연적으로 원외 인사는 원내에 비해 정치적 활동폭이 좁다.

자존심이 강한 지역구 의원들을 통솔하기 위해서도 원내 입성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계파 수장으로서 정치적 생명을 이어갈 수 있는 지역구가 필요하다. 정치권에선 친홍(친 홍준표)계의 확장성이 부족한 이유 중 하나로 원외서 머물고 있는 홍 대표의 위치를 꼽는 사람들이 있다.

‘홍준표 체제가 언제까지 이어질까’에 대한 의문이 친홍계로의 ‘줄서기’를 가로막는 요소라는 뜻이다. 여러 부분서 홍 대표의 대구행은 총선 출마를 위한 전조로 읽히기 충분하다.

당협위원장 공모 ‘무혈입성’ 예고
비홍 “사실상 수도권 포기” 쓴소리

홍 대표가 견제 대상으로 언급했으며, 현 대구 북을 현역인 민주당 홍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서 “홍의락을 견제하기 위해 온다는 말은 궁색하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굳이 대구서 지역구를 맡을 이유가 있느냐”며 총선 출마설을 강하게 제기했다.


홍 의원은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가 대구에 내려와 실패했듯이 홍 대표는 ‘홍문수’가 될 것”이라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표출했다. 경기도지사를 지낸 뒤 대구로 내려와 민주당 김부겸 당시 후보에게 패한 김 전 지사에 빗대 홍 대표를 ‘홍문수’로 표현한 것이다.

홍 대표의 공모를 두고 당내에서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친박(친 박근혜)계 김태흠 최고위원은 지난 8일, 입장문을 통해 “홍 대표의 대구 셀프 입성에 기가 막힌다”며 “당 대표라면 ‘생즉사 사즉생’의 각오로 낙동강 전선 사수작전이 아닌 인천 상륙작전을 도모해 전세 반전을 꾀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이어 그는 “(홍 대표가) 누구라도 원하는 당의 텃밭 대구에 안주하겠다는 건 당 지지 기반 확장 포기와 다름없다”며 “이렇게 해서 인재영입이 가능하겠는가. 당의 구성원들에게 희생과 헌신을 요구할 수 있겠느냐”고 따졌다.

박민식 전 의원도 같은날 기자회견서 “솔선수범해야 할 당 대표가 제 한 몸 챙기겠다고 선언한 셈”이라며 “대장부가 아닌 졸장부의 약아 빠진 꼼수”라고 격한 반응을 보였다. 

박 전 의원은 지난해 말 당무감사 결과 부산 북·강서갑 당협위원장직을 박탈당했다.


총선 불출마
그렇다면 왜?

앞서 홍 대표는 당무감사 결과를 근거로 현역 국회의원 4명을 포함해 전체 30%에 달하는 당협위원장들의 직위를 박탈한 바 있다. 당시 직위를 잃은 당협위원장들에게 내세웠던 명분이 바로 ‘인적쇄신’이었다.

홍 대표는 자신의 SNS에 “탄핵과 분당과정서 급조된 당협위원장이 70여명에 이른다는 보고를 받았다”며 “옥석을 가리고 정비하지 않으면 지방선거를 치를 수 없기에 부득이하게 당협위원장 정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체의 정무판단 없이 계량화된 수치로 엄격히 블라인드로 결정했다”며 “조속히 조직혁신을 하고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지방선거 준비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그랬던 홍 대표가 한국당 깃발만 꽂으면 된다는 대구행을 택하자 당내에 잠재돼 있던 불만이 봇물처럼 표출되는 양상이다.

당 외부서도 홍 대표의 대구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다. 

노동당 경남도당(위원장 안혜린)은 지난 8일 논평을 내고 “홍 대표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신청은 차기 총선 당선 가능성만 염두에 둔 비겁한 결정”이라며 “한마디로 정치 생명 연장만 노린 노추(老醜)”라고 지적했다. 

이어 도당은 홍 대표에게 “앞장서서 험지로 뛰어들라”고 제안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최고위원은 당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서 “(홍 대표의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 신청은)수도권을 포기한 것”이라며 “홍 대표가 의원을 해보지 않은 대구에 당협위원장을 신청한 것은 수도권이 가망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다.

심층면접 예정됐지만…막을 자 없다
대구시당 두 팔 벌려 환영…줄서기?

홍 대표는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대구 지역 ‘총선 불출마’를 선언, 대구행의 ‘순수성’을 강조했다. 

최근 대구 엑스코서 열린 대구시당 신년인사회에 참석한 그는 “(당협위원장 공모는)대구를 근거지로 해 정치를 하겠다는 뜻이지 대구에 출마하겠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라며 “다음 총선 전에 그 지역구(대구 북을)는 훌륭한 대구 인재를 모셔다 놓고 출마하도록 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홍 대표의 불출마 선언을 액면 그대로 믿기 힘든 상황이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은 홍 대표가 불출마 선언을 한 자리서 “홍 대표가 (총선에)출마하고 안 하고는 대구 시민들의 손에 달려있다”며 “당 대표 마음대로 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여지를 남겼다. 홍 사무총장은 복당파 중 대표적인 친홍계 인사로 분류된다.
 

한국당 소속 대구 북구 지역 광역·기초의원들도 홍 대표의 대구행 비판 여론 잠재우기에 나섰다. 

대구시의원 5명을 비롯해 북구의원 15명 등 한국당 소속 광역·기초의원 20명은 대구시당서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대구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없고 지역을 이끌어나가는 리더의 부재로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지역 민심을 중앙에 제대로 반영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어왔다”며 “한국당 혁신과 조직 쇄신을 위해 당협위원장 재선정 작업이 진행되는 과정서 홍 대표가 대구 북을 당협위원장에 거론되고 있는 것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당 김상훈 대구시당위원장은 “현재 한국당에 대구를 대표할 수 있는 중량감 있는 정치지도자가 부재하다는 것이 세간의 중평”이라며 “시당위원장의 입장서 당 대표가 여기(대구)에 기반을 두고 지방선거를 전력 진두지휘한다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홍 대표는 사심이 없는 정치인”이라며 “당 대표가 지방선거 앞두고 한국당 우세지역 안주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대구시당 및 광역·기초의원들의 이 같은 반응에 대해 지역정가 일각에선 ‘홍준표 체제 줄서기’라는 평가가 나온다. 

자발적인 반응이 아닌 지방선거를 앞두고 공천 임명장을 받으려는 속내가 이면에 깔려있다는 것이다. 해당 입장 표명이 홍 대표의 대구시당 신년교례회 참석 바로 직전에 나왔다는 점도 줄서기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다.

TK는 홍 대표가 지난해 대선 후보 시절부터 줄곧 공을 들여온 지역이다. 지난해 3월 대구 서문시장서 대선 출마를 선언했으며 대선 기간 중 TK를 자주 찾아 유권자들에게 한 표를 호소한 바 있다. 새해 신년인사회 첫 방문지도 대구였다. 

이 자리서 홍 대표는 사실상의 ‘지방선거 출정식’을 치렀다.

의문 투성
결국 대선?

이는 최근 대구 민심이 흔들리고 있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CBS대구방송>이 <영남일보>와 함께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 지난달 25일부터 27일까지 대구 성인남녀 8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 결과 김부겸 행정안전부장관은 대구시장 후보 적합도서 41.5%를 기록해 17.5%를 기록한 2위 권영진 현 대구시장을 압도적으로 따돌렸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즉 홍 대표가 ‘TK 수성전’을 위해 대구행을 택한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자유한국당 미래는?
도로 새누리당 되나

탄핵 정국 당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을 떠났던 바른정당 의원들이 속속 한국당으로 돌아오는 모습이다. 바른정당 김세연 의원과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지난 9일,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반대하며 탈당했다.

김 의원은 탈당한 직후 곧바로 입장문을 통해 “지역구 국회의원으로서 그간 지역서 어떠한 어려움 속에서도 저와 정치적 행보를 함께 해 온 당원 동지들의 뜻을 받들어 한국당으로 복귀하겠다”고 선언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지난 11일 청주서 열린 충북도당 신년인사회에 참석, 인사말을 통해 “차를 타고 (한국당) 충북도당으로 내려오면서 남 지사와 거의 4년 만에 처음으로 통화했다”며 “‘언제 (한국당으로) 오나’라고 물으니 남 지사가 ‘주말경에 갑니다’라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바른정당 의원 이탈
속속 친정으로 복귀

그러면서 홍 대표는 “또 한 분의 광역단체장도 올 준비를 하고 있다”며 “그분들은 참 정치감각이 빠르다. 당이 안 될 것 같으면 절대 오지 않는데 될 것 같으니까 모여드는 것”이라고 말해 추가 복당 인사가 있음을 시사했다.

이러한 한국당 복당 분위기에 바른정당 지도부는 긴장한 분위기가 역력하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최근 국회의원·원외위원장 연석회의서 “개혁보수의 길을 끝까지 가겠다고 했던 약속을 저버리고 아무런 희망과 비전도 없는 한국당으로 돌아간 결정”이라며 “창당을 했던 동지이자 당 대표로서 매우 유감스럽고 정말 이해가 안 되는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탈당이 예상됐던 바른정당 이학재 의원과 박인숙 최고위원은 잔류했다. 이 의원은 최고위원·국회의원 연석회의서 “바른정당에 남아 통합신당 출범에 힘을 보태겠다”고 입장을 밝혔으며 박인숙 최고위원도 “이 의원의 선언이 조류의 방향이 바뀌는, 썰물이 밀물로 바뀌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 굳게 믿는다”며 사실상 잔류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에테르노 차준영’에 1조 물린 DL이앤씨···손배 소송전 전말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 차준영 회장과 다툼 중인 1조원대 공사비 정산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앞서 <일요시사>는 지난 2월 ‘배우 김씨와 워커힐 카지노 간 에테르노 회장’ 보도에서 소송전의 내막을 설명했다. 이에 관해 차 회장은 “허위 보도”라며 형사고소와 손해배상 청구를 예고하는 내용증명을 보내왔다. 항소심 재판을 최초로 언급한 <이데일리> 보도와 판결문 등을 종합하면, 통일동산 공사비 소송의 규모와 구조 자체는 객관적 사실에 기초하고 있다. 차준영 시티원 회장은 통일동산 사업의 손실 구조를 발생시키고 떠난 뒤 시행사 넥스플랜 회장으로 변신했다. 넥스플랜은 한 채에 200억~400억원에 달하는 아파트 ‘에테르노 압구정’ 시행사다. 18년째 흉물 방치 서울고등법원은 2026년 2월5일 선고한 항소심에서 DL이앤씨가 제기한 공사 대금 등 청구 사건과 관련해 시티원 측 항소를 기각했다. 1심 인용액 약 5184억원을 유지하면서 추가 청구액 약 45억원을 인용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원금 기준 약 5229억원 규모의 채권이 인정된 것으로 나타난다. 판결문에는 기성 공사 대금, 연대보증에 대한 구상금, 대여금 채권이 각각 구체적으로 산정돼있다. 일부 채권에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상 연 17%의 지연이율이 적용되는 구조도 확인됐다. 지연손해금까지 합산할 경우, 시티원과 차 회장의 최종 부담액이 총 1조원에 이를 수 있다. 일부 채권의 이자 기산일이 2009~201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데다 지연손해금까지 적용하면 실제 지급 총액은 1조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사건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DL이앤씨는 시티원과 공사비 4125억원, 공사 기간 28개월 조건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파주 통일동산 관광숙박시설 사업에 착수했다. 파주 통일동산 콘도 조성사업은 경기 파주시 탄현면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아울렛’ 인근에 지하 3층~지상 15층 규모 관광숙박시설(1265실)을 새로 짓는 사업이다. DL이앤씨는 2006년 12월 시티원과 도급계약을 맺고 이듬해 11월 착공에 나섰다. 2008년 9월 사전청약을 실시했으나, 청약률이 9%(118실)에 그쳤다. 사전 청약자들은 잇따라 해약에 나섰고 시티원은 본 계약에 나서지 않았다. DL이앤씨는 결국 공정률 33% 수준이던 2008년 12월 공사를 전면 중단했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 1207억원과 연대보증인으로서 대위 변제한 시티원 채무 3524억원, 시티원에 직접 빌려준 대여금 1000억원 등 총 5731억원을 달라는 취지였다. DL이앤씨와 공사비 소송 패소 최종 부담액 1조500억원 추산 차 회장은 도급계약상 DL이앤씨가 착공일로부터 28개월 내 공사를 완료해야 하지만 이유 없이 공사를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DL이앤씨가 현장을 원상 복구하고 지체상금 187억원(공사비의 5%)과 미래 분양수익을 포함한 사업 손해 5140억원 등 총 5327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고 반소했다. DL이앤씨는 “시티원이 도급 계약상 의무인 콘도 분양을 사실상 포기해 공사 대금을 지급받을 수 없게 돼 이에 불가피하게 공사를 멈출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차 회장은 “분양률이나 공사비 지급 여부와 무관하게 DL이앤씨에게 기간 내 공사를 완료할 책임 준공 의무가 있다”고 맞선 것이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까지 투입한 기성 공사비와 연대보증에 따른 대위 변제금, 대여금 등을 합산해 소송을 제기했다. 시티원 및 차 회장 측은 책임 준공 의무 위반 등을 이유로 반소를 제기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공사 대금을 지급받기 어려운 현저한 사유가 발생해 불가피하게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판단해 반소를 기각했다. DL이앤씨 측은 현재 차 회장 통장과 부동산에 대해 압류 조치를 취해둔 상태다. 판결이 확정될 경우, 강제집행 절차를 통한 채권 회수에 적극 나설 계획으로 알려졌다. DL이앤씨는 공사 중단 12년 만인 지난 2020년 8월 시티원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차 회장은 통장 등이 압류되자, 친형인 차대영 명의 계좌를 빌려 에테르노 압구정의 분양 계약금을 받아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 분양금이 넥스플랜으로 이체된 사실도 거래 내역서 등을 통해 볼 수 있다. 차 회장 측 법률대리를 맡은 법무법인 로드맵은 내용증명을 통해 “본인(차 회장)은 해당 소송의 당사자가 아니며, 5184억원 배상 판결을 받은 사실이 없고, 계좌 압류나 자금 유용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항소심 판결문에는 거액의 채권 인용 사실이 명시돼있고, 차 회장이 사건 당사자로서 소송에 참여한 구조가 확인된다. 상상 초월 손배 액수 <일요시사>는 앞선 보도에서 통일동산 사업 1심 판결 규모와 함께, 차 회장의 또 다른 사업지인 에테르노 압구정 분양 과정에서 제기된 자금 흐름의 수상한 점을 다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재무제표에 따르면 시티원과 차 회장의 현재 회사인 넥스플랜은 최근 자본잠식 상태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티원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6289억원으로 자산(약 1359억원)을 약 4930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4930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다. 매출은 전무한 채 판관비와 이자비용 등 비용만 쌓이는 구조인 셈이다. 이는 판결 확정 및 강제집행 절차가 진행될 경우, 사업과 재무구조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DL이앤씨 측이 채권 보전을 위해 압류 조치를 취한 만큼, 실제 집행 단계에서 어떤 자산이 대상이 될지도 향후 관전 포인트다. 차 회장이 현재 운영 중인 넥스플랜의 상황도 녹록지 않다. 넥스플랜의 2024년 말 기준 부채 총계는 약 5432억원으로 자산(약 5244억원)을 약 188억원 초과했다. 자본 총계는 마이너스(-188억원)로 완전 자본잠식 상태로 당기순손실은 약 214억원에 달한다. 매출은 분양·용역 합산 약 669억원을 기록했지만 판관비가 전년(약 131억원)보다 3배 이상 급증한 약 399억원에 달했다. 이자비용도 약 261억원에 이르러 영업손실 약 111억원을 포함한 세전 손실 약 214억원이 발생하는 구조다. 넥스플랜은 현대건설과 손잡고 가수 아이유 등 유명인들이 분양받은 강남 초고가 하이엔드 주거 단지 ‘에테르노 청담’을 완판한 데 이어 현재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 29세대 규모의 ‘에테르노 압구정(총분양 예정가액 6860억원)’을 개발 중인 시행사다. 항소심 판결이 확정될 경우, 시티원과 관련 계열사의 재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에테르노 분양 자금이 신탁 구조 안에서 적정하게 관리됐는지도 쟁점이다. 부실한 재무 판관비만 ↑ 통일동산은 신세계사이먼 파주 프리미엄 아울렛, 임진각, 출판단지와 인접한 관광 요지로 주목을 받았다. 2004년 조성된 통일동산 지구의 핵심 숙박시설로 기대를 모았지만, 장기간 방치되면서 관광특구의 경쟁력 약화와 도시 이미지 훼손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그동안 시는 ‘부동산투자이민제 지구’ 지정, 국토교통부 방치건축물 정비 선도사업 공모 추진 등 정상화를 시도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시티원 측은 전면 철거 후 아파트 단지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DL이앤씨와 공사비 정산 갈등으로 인해 흉물로 남겨졌다. 현재는 지구단위계획 변경 가능성까지 거론되나 특혜 논란 우려도 적지 않다. DL이앤씨는 채권 확보를 위해 관련 자산 압류 조치를 취한 상태로, 판결 확정 시 강제집행에 나설 방침으로 전해졌다. 다만 완전 자본잠식 상태인 시티원의 재무 여력이 취약해 실제 채권 회수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지역사회에서는 “더 이상 흉물 방치를 용납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자유로를 따라 오두산통일전망대, 임진각 방향으로 진행하다 보면 앙상한 공사 현장이 도드라지는 등 통일동산 미관을 해치고 있는 이유에서다. 시 관계자는 “채무 정리 이후 사업 구조를 어떻게 재편하느냐가 관건”이라며 “관광숙박시설 원안 복원, 주거·복합개발 전환, 공공 주도 방식이나 자력 재개 등 여러 방안이 가능하지만 결국 사업 주체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최창호 파주시 의원은 “2009년 4월 공사가 중단된 후 장기간 방치돼 지역의 흉물로 남아 해결해 달라는 민원이 지속되고 있다”며 “10년 이상 방치되니 짓다가 중단된 건물들이 시커멓게 변해 점점 더 흉물스러워졌다”고 밝혔다. 차가원-MC몽 불륜설 제보 배우 데리고 카지노 동행 탄현면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공사가 중단된 콘도 때문에 지역주민들이 피해를 많이 보았다”며 “공사 중단 건축물로 인한 도시 미관 저해, 덩달은 주변 지역 쇠퇴화가 이어지는 등 다양한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DL이앤씨가 시행사 시티원과의 소송에서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지만 시티원 측은 항소심 패소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티원(회장 차준영)은 2월24일 DL이앤씨가 낸 파주 통일동산 공사대금 등 청구 소송의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한편, 차 회장은 영화배우 김씨와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에 출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워커힐 카지노 관계자는 지난해 7월경 ‘VVIP 고객인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 출입을 허용했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업계 관계자와 나눴다. 문제는 5100억원에 달하는 금융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한 차 회장이 워커힐 카지노 VVIP의 자격을 갖출 수 있었냐는 것이다. 차 회장은 축구선수 손흥민, 연예인 황정음 등의 에테르노 분양 자금을 사적으로 유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부동산의 임대 관리 등을 전담하는 전문가인 차 회장은 에테르노 청담, 압구정의 시행사 넥스플랜의 회장이다. 또 자신의 친조카인 차가원 피아크그룹 회장과 가수 겸 프로듀서 MC몽이 불륜 관계라는 의혹을 지난해 12월 <더팩트>에 제보하기도 했다. 이른바, ‘MC몽 불륜설’을 흘린 배경에는 지난해 6월 빅플래닛메이드엔터테인먼트 주식 21%에서 출자전환 후 2%를 소유했던 MC몽에게 ‘나눠 갖자’며 강요했던 사건에서 출발한다. MC몽이 스스로 불륜설이 조작이었음을 주장하자,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등을 재차 언론사에 제보한 것도 차 회장이다. 제보에 따르면 “차 회장이 MC몽의 해외 원정도박 기사를 쓴 종편 방송 기자들에게 압구정 모 샤브샤브 식당에서 식사를 접대했다”고 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2025년 11월26일 파라다이스 워커힐 카지노 직원이 관계자와 나눈 카카오 톡 대화에서 “차 회장의 요청으로 김씨와 지인 여성들이 함께 출입했다”고 언급했다. VVIP라 가능? 간 큰 회장님 이에 “김씨는 내국인인데 워커힐 파라다이스 입장이 가능한가요?”라고 묻자, 워커힐 카지노 직원은 ‘차 회장과 같은 VVIP 고객의 요청이기 때문에 김씨의 Visitor(방문객) 출입은 허용된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카지노에서 VIP란 2개월 동안 하루 평균 4시간씩 5일 이상 게임해야 하고, 한 게임당 평균 50만원 이상을 베팅해야 VIP 대접을 받을 수 있다. 또 게임 실적을 분석한 두 달 동안 로스 금액(따거나 잃은 돈)이 1억원 이상 유지돼야 한다. 이보다 더 높은 실적을 요구하는 등급이 VVIP인데 보통 카지노에서 초청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도 알려졌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