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상대방이 나타난 다음 따져야”
“홍준표 대표 예상보다 잘하고 있어”
이회창 전 자유선진당 대표는 지난 26일 박근혜 전 대표의 대세론과 관련해 “나하고 비교할 수 없을 정도며, 상당히 특수한 경우”라며 “박 전 대표의 경우 전례가 없을 정도로 지지율이 높고, 그게 장기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1997년과 2002년 대선에서 대세론을 누리고도 패배한 이유에 대해서는 “상대방 후보가 부각되기 전에 대세론이란 없다. 가장 유력한 후보가 있을 수 있지만 대세론은 상대방이 부각된 뒤에 나올 수 있다”면서 “(박 전 대표도) 아직 상대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는 만큼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 전 대표는 “경쟁 상대방이 나타난 다음 대세론이 있느니 없느니 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것은 야당의 유력 대선주자가 나서지 않은 상황에서 대세론을 논하는 것은 그다지 큰 의미가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야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손학규 민주당 대표에 대해 “손 대표가 단기필마로 건너가 야당의 대권주자가 된 것은 대단한 일이지만 철학과 원칙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며 “그는 좌파 강경론에 근접해 있다 가끔 ‘우클릭’ 발언도 한다. 좌고우면하는 모양새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다른 야권 주자로 거론되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에 대해선 “문 이사장의 경우 대권주자로 나서려면 철학과 실력으로 자기 경쟁력을 입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보수대연합’과 관련해선 “총선의 경우 보수연합이든 야당연합이든 그렇게 안 간다. 우리 당은 우리 당의 깃발로 치른다”면서 “총선이 끝난 뒤 대선정국으로 들어가게 되면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에 대한 평가를 묻는 물음에 “예상보다 잘하고 있다. 대표가 관리형에 머물거나 유력한 대권주자가 있어 목소리를 내기 어려울 것 같은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면서도 “그러나 얼마 전 김영삼 전 대통령을 만나 넙죽 큰절을 한 것은 지나쳤고, 심대평 국민중심연합 대표를 예방해 ‘총리로 모시려고 했는데 아깝게 됐다’고 한 것 역시 사려 깊지 못한 행동이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충청권 통합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대표직을 그만둔 입장에서 답답하다”며 “그만둔 지가 언제인데 한 발짝도 못 나가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5월 심 대표 등 충청권 통합과 당 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해 당 대표직을 사퇴했었다. 그는 차기 대선 출마 여부에 대해선 “총선을 앞둔 시점에 대선과 관련해 생각도 안 하고 있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