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바른 통합’ 손학규 역할론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12.11 10:48:35
  • 호수 114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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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타임 놓칠라' 구원투수 등판하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국민의당-바른정당이 예산정국 종료를 신호탄으로 통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12월을 통합의 골든타임이라 지목했다. 때마침 통합 플랫폼들이 속속 창설하면서 정치권의 분위기도 한껏 고조되고 있다. 문제는 통합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비례해 증가하고 있다는 것. 덩달아 국민의당 12월 위기설도 점차 실체화되는 모습이다.
 

“한달 내 통합이 되든 안 되든 무조건 결론이 날 겁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의 복심으로 통하는 당 핵심 관계자가 지난 5일 한 말이다. 기로에 서 있는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이 12월 중 어떤 식으로든 종지부를 찍을 것이란 뜻이다. 이는 국민의당 내 친안철수계(이하 친안계)의 계획이기도 하다.

2박3일 호남행
승부수 걸었다

안 대표는 중도통합 드라이브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바른정당과 통합해 내년 6·13지방선거를 3자대결구도(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로 만들려는 구상이 시동을 건 것이다.

안 대표는 원외지역위원장, 당원들과의 간담회를 통해 설득작업을 벌이고 있다. 또 통합론에 반대하는 호남을 방문하는 등 정면승부를 피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 국민의당에 따르면 안 대표는 2박3일 일정으로 호남을 방문해 중도통합과 관련한 자신의 구상을 알리고, 당원과 지지자들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친안계를 중심으로 한 통합파는 최근 안 대표와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 등이 참석한 수권비전위원회 발대식 및 창립 세미나를 열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바른정당 의원들 모임인 ‘국민통합포럼’ 조찬 세미나에 직접 참석해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와 대화를 나누며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 불거진 불협화음을 봉합하는 데 열을 올렸다. 앞서 바른정당은 국민의당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한 여야 3당 예산안 타협안에 반대 입장을 밝혀 논란이 된 바 있다.

양당 대표는 서둘러 상처 봉합에 나섰다. 양당 통합파 모임 행사장서 안 대표는 유 대표에게 예산안 심사와 입법 공조 등에 대해 사과했다. 이에 유 대표는 “하나씩 차근차근 해나가자”고 화답했다. 두 사람은 향후 따로 자리를 마련해 만나자는 약속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 손으로는 손뼉을 칠 수 없다. 바른정당도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에 발맞추는 모습이다. 당초 정치권서 회의적으로 봤던 국민통합포럼은 10회 이상 열리며 연착륙 중이다. 

유 대표 취임 이후 ‘정책연대협의체’라는 이름의 공식 기구도 출범했다. 이 협의체는 양당의 내년 지방선거 연대는 물론 통합논의의 플랫폼이 될 것이란 평가를 듣는다. 양당은 국민통합포럼과 정책연대협의체를 투 트랙으로 통합을 성사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유 대표는 예산정국 이후 국민통합포럼 세미나에 참석해 “이번 정기국회를 넘어서 양당이 진지한 노력으로 입법서 협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으면 국민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불붙은 통합파 VS 반대파
엇박자 낸 양당 수습 박차


그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사이에 정책연대협의체가 있고 국민통합포럼은 이전부터 많은 노력을 했다. 양당이 노력했다는 근거는 국민을 위한 미래 개혁에 있어서 정책의 공통분모가 굉장히 많다는 것”이라며 “입법과 예산보다 정치철학과 가치에 있어 양당이 공통분모를 찾아나가는 아주 소중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큰 기대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 대표는 지난달 13일 취임 일성으로 ‘1개월 내 중도보수 통합로드맵’ 구축을 공언한 바 있다.

바른정당 입장에선 국민의당과의 연대·통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교섭단체 지위를 잃어 자신들의 정책을 관철시키기 힘들어졌다. 이번 예산정국서 바른정당은 정책연대협의체를 활용, 국민의당을 통해 공무원 증원 예산 등과 관련한 당의 입장을 민주당 측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양당이 통합 논의에 박차를 가하는 것과 비례해 통합을 반대하는 세력의 불만도 커지는 상황이다. 특히 국민의당 내에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파·반대파가 각각 본격적인 세결집에 나섰다. 한동안 물밑에 가라앉아 있었던 갈등이 다시 수면 위로 드러나고 있다.

통합에 반대하는 평화개혁연대는 ‘국민의당 정체성 확립을 위한 평화개혁세력의 진로와 과제’를 주제로 최근 토론회를 열었다. 행사장은 발 디딜 틈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수많은 인파가 운집했다.

평화개혁연대는 박지원 전 대표, 천정배 전 공동대표, 정동영 의원이 함께 주도해 만들어졌다. 토론회에는 박주선 국회부의장, 최경환·이용주·이상돈·박주현·황주홍 의원 등이 참석했고 조배숙·유성엽·장정숙·김경진·정인화 의원이 축사를 보냈다. 모두 호남 지역구 의원 내지 비안철수계 인사들이다.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낸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의 통합론에 대해 “결국 한국당까지 합당해 보수대연합을 하려는 기도로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당을 분열시키는 통합 논의는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가…꺼져”
봉변당한 안

정동영 의원은 “허망한 숫자를 쫓아 당을 분란으로 모는 일을 오늘부로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 전 대표는 “적폐연대를 저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용주 의원은 “원외지역위원장들의 국회의원 당선을 위해서라도 통합은 안 된다”고 말했다.

안 대표는 행사에 참석했다가 참석자들로부터 거센 야유를 들었다. 안 대표가 행사장에 도착하자 좌중의 반응은 싸늘했다. 안 대표의 통합론에 정면 반발하고 있는 정동영 의원이 환호와 박수를 받는 모습과 대조를 이뤘다.

축사를 위해 안 대표가 단상에 오르려는 순간 한 남성이 “통합에 반대한다. 안철수는 물러가라”라고 소리쳤다. 순간 장내는 아수라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소란스러워졌다. “나가라” “철수하라” “꺼져라” 등을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곳곳서 터져 나오는 고성과 야유로 안 대표는 인사를 마무리 짓지 못한 채 박지원 전 대표의 안내를 받아 자리를 떴다.


행사장을 나온 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선동하는 몇 사람은 항상 있게 마련이고 일일이 반응할 필요는 없다”며 “전국선거를 위해서는 3자 구도로 선거를 치러야 한다. 어떻게 외연을 확대할지, 연대도 있고 통합도 있을 텐데 각각 의견이 다른 부분에 대해 치열하게 논의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야유에 대해 대수롭지 않다는 듯 소리 내 웃기도 했다. 안 대표가 ‘몇 사람의 선동’이라고 표현한 부분에 대해 박 전 대표는 “그렇게 받아들이면 지도자가 아니다”라고 날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국민의당 통합파·반대파의 갈등이 지역 갈등으로 비화되고 있다. 호남 대 비호남의 입장차가 극명히 갈리고 있어 분당까지 초래될 위기다. 

국민의당 장진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서 “서울·경기·충청·강원·영남·제주 지역의 원외지역위원장 절대 다수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찬성하는 입장”이라고 주장했다.
 

통합을 찬성하는 비호남 측 원외지역위원장들은 잇달아 성명을 내고 있다. 국민의당 대구·경북 지역위원장들은 지난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을 열고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100% 찬성한다. 양 당의 통합으로 동서 화합, 사회 대통합을 이루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문에는 사공정규 대구시당위원장을 비롯, 지역위원장 17명 전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당 충청권 원외지역위원장들은 19명은 지난 6일 같은 장소서 “적대적 공생관계인 거대 양당체제를 무너뜨리고 지난 총선서 국민이 만들어준 다당제를 뿌리내리기 위해서라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필연적 과정이 됐다”고 주장했다.

의원들 갈등
지역으로 번져

이들은 “국민들에게 정치개혁의 희망을 드리고 수권정당으로 발돋움 할 수 있는 길도 현재로선 바른정당과의 통합 외에 다른 방법은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통합논의가 시작된 이후, 박지원 전 대표가 내세워 온 통합 반대 주장들은 호남의 저항적 지역주의에 편승해 자신의 정치적 기득권을 유지하려는 논리”라며 “호남 지역의 정치적 기득권도 내려놓고 패권적 거대 양당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나서라는 것이 지금의 국민적 요청”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국민의당 호남계 초선 의원들은 바른정당과의 통합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통합을 추진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양당 정책협의체가 통합을 위한 매개기구가 될 수 없음을 천명한다”고 밝혔다. 

이들 초선 의원은 일명 ‘구당초’(당을 구하는 초선의원들)라는 모임을 지속하면서 통합 반대 뜻을 모아간다는 계획이다.

분위기는 반대파가 조금 우세한 상황이다. 통합 반대파는 예산정국서 불거진 바른정당과의 이견이 통합은 물론 정책연대의 한계까지 노출했다는 점을 들어 공세를 펼친다. 

“통합 명분이 희박해졌다”는 것이다. 국민의당 유성엽 의원은 지난 6일 YTN 라디오서 “예산안 표결에서 바른정당 의원은 다들 반대했다”며 “어떻든 바른정당과 국민의당에는 생각의 일치가 적다”고 말했다. 

여기에 안 대표의 복심으로 통했던 최명길 전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통합 동력이 일정부분 약화될 위기에 놓였다.

호되게 당한 ‘안’ 그래도…
“되든 안되든 무조건 끝낸다”

결국 통합파 입장에서는 막판 승부수가 필요한 상황. 손학규 상임고문의 등판에 기대감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손 고문은 오는 21일 미국 체류 일정을 끝내고 귀국한다. 당초 27일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일정을 조금 앞당겨 이날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하기로 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은 다양한 해석을 내놓고 있다. 결국 당의 부름을 받고 예정보다 일찍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 아니냐는 게 중론이다.

손 고문은 당내 다양한 그룹의 인사들과 두루 원만한 관계를 갖고 있다. 이에 갈등을 조율하고 중재하는 역할에 머물 수 있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손 고문의 등판이 통합파에 유리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손 고문은 올해 초 민주당을 탈당해 국민의당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안철수 당시 후보에게 패배했다.

그러나 이후 안 후보의 대선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도운 사실이 있다. 안 대표는 당 대표 당선 후 손 고문에게 당의 혁신을 담당할 제2창당위원회 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제안하기도 했다. 안 대표는 손 고문이 미국에 머무는 동안 전화로 안부 인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정당 일부 인사가 손 고문을 접촉했다는 설도 있다.

손학규 등판
통합파 호재?

결국 국민의당-바른정당 통합을 시발점으로 한 ‘새판짜기’서 손 고문이 모종의 역할을 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손 고문은 대선 출마 당시 ‘제7공화국’을 내세울 정도로 대표적 개헌론자다. 

이 때문에 연말연초로 예정된 개헌정국서 국민의당이 힘을 쓰기 위해 몸집 불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국민의당서 생각할 수 있는 수는 결국 바른정당과의 통합뿐이라는 점에서 손 고문이 통합파와 함께 움직일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것이다. 

벌써 정치권에선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통합할 경우 손 고문이 통합 정당의 대표로 적임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손 고문은 자신의 귀국을 둘러싼 해석에 말을 아끼고 있다. 최근 한 언론과 인터뷰서 “미국에서는 실리콘밸리 기업을 돌아보며 우리나라가 4차 산업혁명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를 관심 있게 지켜봤다”며 “국내 사정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 무슨 일을 할지는 한국에 돌아가서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과연 통합파의 구세주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인가. 안 대표의 통합 드라이브로 호남 의원들의 원심력이 강해진 상황서 이번 12월은 정계개편의 최대 국면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친안계의 음모론
최명길은 통합 막기용?

친안계 인사들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최측근인 최명길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과 관련해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막기 위한 탄압이라는 의혹을 제기했다.

장진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서 “참 이상한 것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기소되는 족족 벌금 100만원을 넘기지 않고 80만∼90만원으로 면죄부를 주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며 “그런데 우리당 최 전 의원은 민주당에 비해 비난 가능성이 크지 않음에도 벌금 200만원을 선고 받은 데다 다른 선고는 잠잠한데 유독 최 전 의원만 뜬금없이 선고기일이 잡혔고 결국 의원직이 상실됐다”고 주장했다.

뜬금없이 선고기일
결국 의원직 상실 

이어 그는 “최 전 의원이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앞장서고 있는 것과 관련된 게 아닌지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된다”며 음모론을 제기한 뒤 “법원이 ‘여당무죄 야당유죄’라는 새로운 적폐를 쌓는다면 장차 청산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안 대표 비서출신인 이태우 청년최고위원도 “어제 대법원 판결로 우리당의 능력 있고 출중한 최 의원이 의원직을 잃었다”며 “사법부 판결은 존중한다. 다만 기소내용이 동일했던 집권당 의원은 90만원의 벌금을 받아 의원직을 유지했고, 대다수 여당의원들도 100만원 미만 벌금으로 의원직을 유지했다. ‘여당무죄 야당유죄’란 합리적 의심을 안할 수 없다”고 거들었다.

회의에 모습을 드러낸 최 전 의원도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갑작스런 선고기일 지정과 판결이 우리당의 통합 논의를 견제하기 위한 것이라는 수군거림이 사실이 아니기 바란다”고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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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