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조해진 손학규 ‘비상구 플랜’ 전모

‘통 큰 행보’에도 하락? 그렇다면 ‘통 큰 양보’!

 

[일요시사=서형숙 기자] 최근 해외로까지 보폭을 넓히며 ‘통 큰 행보’를 구가하고 있는 손학규 민주당 대표. 하지만 당초 예상과 달리 최근 지지율이 한 자릿수로 급락했다. ‘분당대첩’에서 금배지를 거머쥐며 단숨에 지지율이 14.3%까지 급등했지만 이제 분당효과가 막을 내렸다는 평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당내에서는 정체성 의문으로 내전에 휘말리고 있고, 당 밖에서는 통합을 향한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는데…. 손 대표는 과연 이 난관들을 어떻게 극복하고 야권대세론자로 독주체제를 이어갈 수 있을까?

분당효과 막 내려 원점으로 돌아간 지지율
해외순방 보따리 긍정평가도 평창에 묻혀?

지난 11일 여론조사기관인 리얼미터의 대선후보 지지율 조사에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31.5%로 1위를 굳건히 유지하고 있는 반면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지지율은 8.9%인 한 자릿수로 급락한 다소 충격적인 결과를 내놓았다.

손 대표는 지난 4.27재보선으로 한나라당 텃밭인 ‘분당을’ 지역 입성에 성공하며 지지율이 14.3%까지 급상승했다. 하지만 마의 15%를 넘기지 못하고 10주 만에 다시 한 자릿수 지지율인 8.9%를 기록하며 분당대첩 효과 이전으로 회귀했다.

이에 손 대표의 범야권 ‘대권행’ 독주체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뒤를 잇고 있는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8.2%)와 불과 0.7%밖에 차이가 나지 않고 있는 것.

지지율 한 자릿수
분당대첩 이전으로

이처럼 범야권의 대선주자 지지율이 오락가락하고 있어 대권행은 다시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안개 속으로 접어들었다.

이에 손 대표 측은 당혹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동안의 영수회담을 통해 야당 대표로서의 역할도 했고, 일본과 중국 등 해외순방을 통해 꾸려온 보따리도 긍정적인 평가를 얻어 지지율 상승이 점쳐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통 큰 행보의 특수효과를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각에서는 손 대표가 중국의 유력 차기 지도자인 시진핑 국가 부주석의 초대를 받은 점과 더불어 일본과 중국 유력 지도부를 잇따라 만나며 야당 대표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민감한 대북문제에 대해 심도 깊은 대화를 나눈 것을 높게 평가받으며 대선 후보 입지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예측이 보기 좋게 빗나가자 정계에서는 손 대표의 지지율 하락을 두고 여러 가지 해석을 내놓고 있다. 먼저 손 대표가 방중일정을 마치고 귀국하던 당일, 평창 유치 소식이 발표되면서 모든 시선이 아프리카로 쏠려 중국 해외순방 성과물이 빛을 보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동계올림픽의 평창 유치로 이명박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 상승의 반작용으로 손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는 시각도 제기됐다.

여기에 그동안 ‘한-EU FTA’와 ‘KBS 수신료 인상 문제’ 등으로 당내 불협화음이 계속 노출되며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으며, 이어 대북기조 정책을 놓고 지난 1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손 대표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정체성’ 의문이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면서 지지율 하락에 한몫했다는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탈여의도 행보 비판
노동현안에 소극적

실제 당내 최고 ‘맞수’로 꼽히는 정동영 최고위원도 손 대표의 대권행보에 제동을 걸며 ‘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실제로 정 최고위원은 ‘햇볕정책’에 대한 손 대표의 발언에 문제를 제기하였고, 비주류의 연합체인 쇄신연대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확산을 도모하며 손 대표를 위협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손 대표는 지난 13일 민주당 당사에서 30여명의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동고동락 민생실천’ 발대식을 갖고 바닥민심을 살피기 위해 제2차 희망대장정의 출발을 선언했다. 2차 희망대장정은 다음달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하지만 이런 손 대표의 ‘탈(脫)여의도행’을 두고 당 내부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커져가고 있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에 걸쳐 일본, 중국 등 해외순방에 이어 주요 현안이 산적한 8~9월 임시?정기국회를 앞두고 또 외출 계획을 알리자 비판이 이어지고 있는 것.

당을 이끌어야 할 대표가 국회를 비운 채 임시국회가 열리면 집중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과 대여 공세에 따른 방어막도 약해진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 제도 개선이나 정책 마련 등의 실질적인 성과물이 미비한 상황에서 외교, 안보 등 대권행보에만 치우쳐져 있다는 비판이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후 국민들이 어느 곳에서 고통 받고 있는 지 다 아는 상황”이라면서 “지금은 민생탐방보다 민생대책에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범야권에서도 민생문제를 강조한다는 제 1야당 대표가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부산 한진중공업 사태 등 노동현안에 ‘강 건너 불구경’한다는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특히 지난 9일~10일 부산에서 열린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반대를 위한 대규모 시위에 민주당은 정동영, 조배숙 최고위원 등 일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희망버스’에 올랐다.

하지만 다른 진보야당들은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를 비롯해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 등 노동현안 문제에 직접 당 대표가 나서 총력전을 펼쳤다. 여기에 심상정 전 진보신당 대표와 노회찬 전 의원 등도 현장을 방문해 최루액 물대포를 맞고 실신하거나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손 대표만 참석하지 않은 상황이라 ‘야권대통합’을 외치는 손 대표의 진정성에 의구심을 품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때문에 범야권에서는 손 대표가 대권에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와의 1:1구도에만 혈안이 되어 야권통합의 특수만 누리려 한다는 따가운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다.

바닥민심 살피러 희망대장정 떠나 ‘민심사냥’
물밑에서 호남물갈이로 통 큰 양보 준비 중?

이처럼 당 안팎의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자 손 대표가 서둘러 사태 수습에 나섰다. 손 대표 측근은 “이미 지난 1월 한진중공업을 방문했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태 해결을 촉구했을 뿐 아니라 지난달 영수회담에서도 이 문제를 직접 거론했다”며 강하게 반박했다.

이어 “2차 희망버스에 오르지 못한 것은 손 대표가 중국을 다녀온 다음날 개최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며 “손 대표도 한진중공업 사태의 중요성을 인식해 최대한 일정을 조정해 이번에 방문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실제 그는 지난 14일 직접 한진중공업을 찾아 이재용 사장 및 노사 관계자들과 만났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한 회사 측의 배려와 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대기업으로서 기업의 윤리와 책임이라는 차원에서 결단해서 전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바닥민심 듣고 정책제안
호남 물갈이로 인재수혈

 

 

 

 

야권통합과 관련해서는 그간 민주당이 보인 행보가 미덥지 않다는 반응과 손 대표의 진정성 문제까지 더해지자 비상이 걸린 상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손 대표는 차기 총선에서 현역의원의 호남지역 양보를 끌어내 야권통합을 주도적으로 이끌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고 있다.

최근 김효석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했고, 앞서 정세균 최고위원이 종로에 출마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과 함께 김영춘 최고위원, 김부겸 의원, 장영달 의원이 그동안 민주당의 불모지로 불렸던 영남행 도전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흐름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추세이고 앞으로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4.27재보선에서 순천을 민주노동당에 양보해 성공했던 경험이 롤모델인 셈이다. 

일각에서는 지금은 통합논의가 지지부진한 모습이지만 선거가 다가오면 ‘호남양보=야권통합’이라는 등식성립에 기대어 한층 탄력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지난 10일 발표된 당개혁특위의 ‘공천룰 최종안’은 기존 지구당위원장이나 국회의원들의 기득권 양보를 골자로 하는 파격적인 내용이 담겼다. 최고위원회와 중앙위원회의 추인 등 절차가 남아 있지만, 내용을 보면 사실상 전국적 공천물갈이를 시사하고 있다.

때문에 손 대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통합을 위한 히든카드가 ‘호남물갈이’라는 것으로 점차 굳어지고 있는 분위기다.

미온적 태도 비판
적극적인 실천 요구

야권의 한 관계자는 “손 대표가 그간 말로만 ‘민생’을 화두로 던졌지 실질적으로 현장으로 들어가 직접 실천력을 보여준 것이 없고, 외교·안보에만 힘을 쏟으며 국내 노동 현안에 너무 소극적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번 뒤늦은 한진중공업 방문을 두고 그는 “이번 희망버스가 시민의 자발적 참여 속에 이뤄진 만큼 여론의 압박에 눈치를 보며 움직이기 보다는 당 대표가 좀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어야 한다”고 지적하며 “민주당이 통합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 야당 대표가 모두 관심 갖고 참석한 행사에 손 대표의 소극적 대응이 아쉽다”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야권통합에 ‘희생’을 강조한 만큼 말뿐이 아니라 확실한 실천으로 보여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현재 손 대표는 쏟아지는 비판에 정면대응하며 수습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로는 지지율하락과 당 안팎의 비판으로 대권행에 적신호가 켜졌지만, 또 어떤 히든카드를 꺼내들어 분위기 ‘반전’을 꾀할지 앞으로 그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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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