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내서 투자하는 시대는 갔다

빚내서 아파트에 투자를 하는 시대는 이제 서서히 끝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강력한 규제 칼날이 아파트 투기세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시장의 풍부한 유동자금들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규제가 덜한 수익형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몰리는 것이다. 정부의 금리인상 시그널은 이미 은행 대출금리에 선반영이 됐으며, 입지가 좋거나 임대수요가 풍부한 지역의 수익형 부동산은 예금금리보다 높다는 점에서 그렇다.

아파트 남향
상가는 북향

주목할 점은 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법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아파트가 시세차익용 상품이라면, 수익형 부동산은 안정적인 수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이다. 목적이 다른 만큼 투자방법도 확연한 차이가 발생하게 되는데, 대표적으로 5가지를 들 수 있다. 

바로 ▲아파트 남향, 상가·오피스텔 북향 ▲아파트 다운사이징, 상가·오피스텔 업사이징 ▲아파트는 상층부, 오피스텔 저층부 주목 ▲지하철 3승 법칙 아파트 착공, 수익형 부동산 완공시 ▲아파트 원거리 역세권, 수익형 부동산 초역세권 유리 등이다.

먼저 아파트 남향이 상가·오피스텔은 북향이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전통적으로 집을 구할 때 층이나 평면구조 못지않게 향을 따진다. 지금처럼 전세난으로 내집 마련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남향 아파트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남향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햇빛이 잘 들기 때문. 여름은 햇빛이 적게 들어와 시원하다. 반대로 겨울에는 깊숙이 해가 들어와 따뜻하다. 냉·난방비가 적게 들어 관리비 절감된다는 경제적인 장점이 있다. 낮 시간에 채광이 잘돼 조명기구도 덜 사용하게 된다.

반면 임대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수익형 상품인 오피스텔의 경우는 북향의 인기가 더 높다. 오피스텔의 거주자들이 대부분 맞벌이 신혼부부나 직장인이기 때문이다. 낮 시간에 집을 비우는 경우라면 굳이 남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 

임대를 목적으로 해도 북향 오피스텔이 유리하다. 건설사들은 오피스텔 분양가 책정 시 일반적으로 북향과 남향의 가격차를 두지만 입주 후 임대료는 거의 대동소이해서다. 결과적으로 수익률 측면에서 유리하다는 얘기다.

상가도 북향을 선호하기는 마찬가지다. 남향 상가보다 북향 상가의 매출이 더 좋아서다. 서울 주요 상권에 양쪽으로 늘어선 점포 중에 유독 성업 중인 점포는 대개 북쪽을 바라보고 있다. 

시장의 풍부한 유동자금 어디로?
아파트 vs 수익형…차이점 5가지

부동산 시장에서 북향 상가를 선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상품의 ‘전시 효과’가 뛰어나서다. 음식점이나 식료품장사나 의류 등 공산품을 판매하는 점포가 남향일 경우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 식료품이 쉽게 변질될 우려가 있다. 의류나 여타 상품 역시 변색의 위험이 있다. 

햇빛으로 인한 손실을 피하기 위해 상품 진열대를 신문지나 천으로 덮으면 상품의 전시효과가 떨어진다. 더군다나 사람은 추운 날씨가 아니라면 대부분 직사광선에 노출된 공간은 꺼리게 된다. 특히 여성들은 피부 관리를 위해 햇빛에 노출되는 곳은 피하려는 성향이 있다. 고객의 접근성이 떨어지게 된다는 얘기다.


음식점 역시 남향보다 북향이 유리하다. 남향 상가가 퇴근하는 직장인을 유도하기 어려워서다. 남향 상가는 통상 동절기를 제외하고는 6시까지 해가 지지 않는다. 직장인의 퇴근 시간에도 햇빛이 들기 때문에 고객들이 남향 상가를 외면하게 된다. 창문에 반사된 햇빛으로 매장 안이 잘 보이지 않아 접근성까지 떨어뜨린다. 반면 그늘진 곳에 있는 북향 상가는 실내·외 조명으로 인해 매장 안이 잘 들여다보이고 안정감을 준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자산가들이 선호하는 빌딩의 경우도 북향이 1순위로 꼽힌다. 냉·난방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들기 때문이다. 보통 외관이 유리로 된 남향 건물의 실내온도는 복사열 때문에 계절에 따라 2도 높거나 낮아 냉·난방비가 더 발생해 햇빛의 많고 적음이 수익형 투자의 성패를 가를 수 있다는 얘기다.

두 번째로 아파트 다운사이징이 대세라면 상가나 오피스텔(아파텔)은 업사이징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아파트 수요자가 다운사이징을 선호하는 것과 달리 오피스텔은 업사이징이 대세로 떠올랐다. 전세난 심화와 매매값 상승으로 신혼부부, 은퇴부부 등 2~3인 가구수요가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투룸·스리룸 오피스텔인 이른바 ‘아파텔’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상가투자에서도 원플러스 원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즉 넓혀야 산다는 의미로 은행 등 금융기관, 기업형 슈퍼마켓(SSM), 약국, 메디컬, 대형 프랜차이즈 등 유량 임차인을 확보가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들 업종은 한 번 입점하면 최소 5년 이상의 장기 임대가 가능하고, 기본 2년에 임대 갱신시 임대료 인상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상가업계에는 1층은 실평수 23㎡(약 7평), 2층 이상 상가는 실면적 50㎡(약 15평) 이하를 투자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통설이 있다. 이들 점포는 면적이 적어서 임차해 들어올 수 있는 업종이 매우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아파트는 상층부, 오피스텔 저층부를 고려해야 한다. 오피스텔 투자는 아파트 투자와는 다른 양상을 띤다. 아파트의 경우 로열층을 선택해야 나중에 급할 때 제때 팔 수 있는 환금성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임대도 저층보다는 잘돼 프리미엄이 높게 형성된다. 

하지만 오피스텔 임대사업을 할 경우 저층을 공략하는 것이 좋다. 분양가 책정 시 건설사들은 일반적으로 저층이 고층보다 5~ 10% 정도 저렴하다. 수익률은 로열층이나 저층이나 임대료 차이가 비슷하게 형성되는 게 일반적이다. 초기에 고층과 저층과의 임대료 차이가 나더라도 결국엔 임대물건의 희소성이 발생해 임차가격이 비슷해지기 때문이다.

네 번째로 지하철 개통예정지에 투자를 하는 경우다. 지하철 3승 법칙 적용시 아파트 착공시점에 수익형 부동산은 완공시 가격이 가장 높게 상승한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지하철 개통에는 3승 법칙이란 게 있다. 계획발표와 착공, 준공의 각각 3번의 승인 단계에 걸쳐 가격이 오른다는 공식이다. 

저층이냐 
고층이냐

구체적인 사업기간과 사업규모, 총사업비용과 주요 노선을 고시하는 발표 단계를 비롯해 공사의 시작을 알리는 착공, 공사의 완료 단계인 준공·개통 단계가 있다. 이중에서도 집값이나 토지의 가격이 가장 많이 상승하는 것은 주로 계획 발표단계인데, 이전까지 불투명했던 사업이 확정되면서 기대감이 극대화되며 가격이 급상승한다. 

반면 착공 단계에 이르러서는 매수자와 매도자의 시장 가격 조정이 이뤄지면서 오름폭이 다소 낮아지고, 준공을 앞두고서는 이미 프리미엄이 선 반영돼 상승폭이 줄어드는 경우가 많다. 즉 계획발표 전 단계에서 투자하는 것이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과 같이 임대를 통해 수익을 발생하는 수익형 부동산은 다르다. 만약 어는 지역에 지하철역이 신설 개통되면 상권이 더욱 활성화 되고 임대수요가 더욱 풍부해 질 것으로 예상이 되므로 보통 지하철역이 신설되는 예정지역의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사이징, 지하철 3승 법칙…
투자법도 확연하게 다르다

여기서 분명한 차이점이 하나 발생하게 된다. 아파트나 토지와 같은 비수익형 부동산은 신설 지하철 노선이 발표되면 그 시점에 가격이 상승하고 착공시에 또 한 번 가격이 오르고 마지막 개통시에 가격이 오른다고 한다. 단,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주거용 부동산이나 토지와 다르게 3승 법칙이 그대로 적용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왜 상가와 같은 수익형 부동산은 3승 법칙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을까. 일단 신설 지하철이 노선이 발표되면 기대심리에 의해 역세권 예정지 상가 등 가격이 상승한다. 다만 기대심리에 의해 호가만 오를 뿐 거래는 잘 되지 않는다. 

착공시에는 가격이 예상만큼 상승하지 않는다. 그 이유는 통상 지하철 공사기간은 5~6년 정도 소요된다. 공사 기간 동안 오히려 공사로 인한 소음, 먼지, 인도폭 축소, 고객 동선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임차인의 매출이 감소 또는 줄어드는 경우가 많아 가치 상승의 요인인 임대료 상승이 없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지하철 개통은 수익형 부동산 가격을 대폭 상승시킨다. 지하철의 개통으로 교통의 편리성으로 인해 역 인근에 있는 상가나 오피스텔, 오피스 등은 유동인구나 임대수요가 증가하게 되어 호황을 누리게 된다. 따라서 지하철역이 신설되는 상가나 오피스텔 등에 투자하려면 어느 시점에 투자를 하고 언제 처분을 해야 하는지 계획을 잘 세워 투자할 필요가 있다. 결론적으로 보면 개통시기로부터 1~3년 전쯤에 투자해 개통시기에 맞춰 처분하는 것이 가장 큰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아파트는 5분 거리의 역세권이 좋으며, 수익형 부동산은 역에서 가까운 초역세권을 선호한다. 아파트가 역에서 가까울수록 상권에 가까워 소음·혼잡, 자녀 교육상 좋지 않기 때문이다.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상품은 역에서 가까울수록 임차인 선호도가 높아 확보에 유리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아파트와 수익형 부동산은 투자목적에서 차이나 있기 때문에 투자방법도 확연히 차이가 나게 된다”며 “주택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희소성과 안정성이 높은 초역세권, 사거리 코너입지, 환승역세권, 항아리상권 등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탈 아파트 시대에 눈길 가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화정동 자인채(오피스텔·상가)= 경기 고양 덕양구 화정동 1148번지 일대에 ‘화정동 자인채’가 전세대 복층형 오피스텔과 선임대 상가가 동시에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15층, 연면적 1만7046.24㎡, 1층부터 4층은 상가가 5층부터 15층까지는 오피스텔이 들어선다. 오피스텔은 원룸 및 투룸 총 181실이고, 상가는 44개다. 오피스텔은 경우 원룸형은 현재 분양이 마감된 상태며 투룸 일부를 분양 중에 있다. E타입을 기준으로 전용 41.6㎡이며 실투자금(총분양가에서 대출 60%, 보증금 2000만원 차감)은 8854만원선이다. 상가는 3.3㎡당 800만~3000만원대(부가세 별도)며 계약금 10%에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을 준다. 오피스텔의 경우 계약금 10%에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최대 60%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준공은 2019년 9월 예정. 

▲의정부 노블리안시티스타(오피스텔·도시형생활주택)= 의정부 노블리안시티스타는 의정부중앙역에서 도보 10초대의 초역세권 아파트로 의정부역과도 가까워(도보 7분) 향후 의정부 교통 개발 사업의 수혜지가 될 전망이다. 도시형생활주택 261세대, 오피스텔 34실, 근린생활 4호로 구성되는 이 아파트는 최근 늘고 있는 1~2인 가구가 수요에 맞춰 소형 타입 위주로 구성된다. 분양가는 ▲28.11㎡(1.5룸) 9000만~1억1500만원 ▲56.78㎡(2룸) 1억6000만~1억9000만원 선에 형성돼 있다. 계약금은 10%에 중도금 무이자 60%로 초기 자금부담을 낮췄다. 

▲강동 메트로몰·메트로타워(상가·오피스)=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1-1번 출구 예정)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상가, 오피스인 ‘강동메트로몰, 강동메트로타워’가 분양 중이다. 총 21층 건물로 분양대상은 지상 6~21층. 지상 1~5층에 스타벅스와 은행, 병의원 등이 입점했다. 근린생활시설은 6~12층, 19층이며 업무시설은 13~18층으로 3.3㎡당 950만원선이다. 업무시설이 밀집된 오피스타운 조성이 예상되는 5호선 강동역 주변이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와 함께 업무·상업 중심지로 부상할 전망이다.

희소성? 
안정성?

▲다산역 지앤지 메트로타워 1차(상가)= ㈜지앤지스토리가 시행하는 경기도 남양주시 다산진건지구 상업 2-4-1에 입지한 ‘지앤지 메트로타워Ⅰ’상가가 분양중이다. 2022년 개통예정인 다산역(가칭) 출입구 바로 앞 초역세권 상가로 가시성과 접근성이 좋은 사거리 3면 코너상가다.

대지면적 998㎡, 연면적 1만286.33㎡, 지하 4층~지상 12층 규모다. 지하층은 주차장 및 기계실 등, 지상 1~12층은 상가로 구성된다. 계약금은 20%며 시공과 신탁은 W건설㈜와 ㈜코리아신탁이 각각 맡았다. 준공은 2018년 9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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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