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인 블랙리스트 파문> MB 때 터진 스캔들 ‘총정리’

스타들 사찰한 진짜 이유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연예와 정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는 갑론을박이 있다. 한쪽에서는 연예뉴스가 대형 정치 이슈를 덮기 위한 국면전환용으로 사용될 때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그런 생각은 지나친 비약이라며 손사래를 치는 쪽도 있다. 최근 MB(이명박)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가 가수 이효리,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 등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정치보다는 연예면에 잘 어울리는 인물들. MB정부는 왜 이들의 생활을 들여다봤을까.
 

지난 12일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MB정부 시절 군 사이버사령부가 청와대에 올린 일일 국내외 사이버동향 보고서를 열람 후 직접 작성한 메모를 공개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사이버사는 2011∼2012년 MB정부 시절 문재인 대통령 등 유명인사 33명의 SNS 동향을 파악했다.

유명인사 동향 파악
이효리·이승엽 왜?

이 의원이 공개한 메모 속 유명인사는 당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을 비롯,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 홍준표 의원 등 여야를 넘나들었다. 여기에 가수 이효리·MC몽,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 배우 김여진, 개그우먼 김미화 등 방송·연예인도 대거 포함됐다.

이날 보도 이후 가수 이효리와 MC몽, 프로야구 이승엽 선수가 명단에 포함된 것에 의문을 품는 목소리가 많았다.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이날 YTN라디오 프로그램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승엽 선수는 도저히 납득이 안 가고, 이효리씨도 아주 가끔 일반 시민들이 할 수 있는 정도 수준의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간첩혐의가 있는 것도 아닌데 그 정도로 국가기관까지 나서서 사찰해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일각에선 사이버사가 이들의 SNS를 들여다본 이유로 ‘국면전환용’ 뉴스를 위한 포석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김어준 <딴지일보> 총수는 지난 12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서 “연예인의 동향을 파악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나중에 연예인 사건에 쓸 소재가 있는지 평소에 파악해두는 용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근 MB(이명박 전 대통령)정부 임기(2008∼2013) 동안 국정원이나 사이버사가 대중 여론을 파악하고 각계각층 인사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당시 연예면을 도배했던 스캔들의 진짜 속내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들리고 있다. 

갑작스레 ‘빵빵’ 터져 나온 연예계발 뉴스가 정부에 불리한 이슈를 묻기 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다.

▲2008년= MB정부 첫 해, 연예면을 가장 뜨겁게 달군 건 연예인들의 자살 소식이었다. 9월에는 개그우먼 정선희의 남편 탤런트 안재환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한 달 뒤인 10월에는 국민배우 최진실이 자택서 목을 맨 채 발견돼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다.
 

배우 옥소리의 간통죄 확정 판결도 2008년 12월에 있었다. 옥소리는 팝페라 가수 정모씨와 3차례 간통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 8월, 집행유예 2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간통죄는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폐지 여론이 많았고, 2015년 62년 만에 폐지됐다. 

간통죄 폐지 이후 유죄를 받았던 옥소리의 거취에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방송인 강병규 등 스타들의 억대 도박 파문도 불거졌다. 강병규는 2007년 10월부터 2008년 5월까지 약 8개월 동안 인터넷을 이용해 상습 도박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그는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26억원을 송금했고 도박을 하는 과정서 12억원을 날려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비슷한 시기에 정치 이슈와 사건들
우연일까? 국면전환용일까? 의문↑

2008년은 정치·경제·사회적으로 다사다난한 해였다. 2월10일 이명박 전 대통령의 취임 보름 전 국보 1호 숭례문이 화재로 전소됐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 반대를 위한 대규모 촛불 시위가 있던 해도 2008년이다. 

국민들은 30개월 이상의 소고기와 광우병 특정 위험물질이 포함된 부분을 수입하지 않도록 재협상을 요구했다. 당시 SNS에 미국산 소고기 관련 글을 남긴 배우 김규리는 ‘MB정부 블랙리스트’에 오른 것으로 최근 확인된 바 있다.

삼성그룹 출신 김용철 변호사의 폭로로 시작된 삼성그룹 비자금 특검도 이 시기에 마무리됐다. 당시 특검팀은 이건희 전 회장에 징역 7년, 벌금 3500억원, 이학수 전 부회장과 김인주 전 사장에게 징역 5년을 구형했지만 선고 공판서 모두 집행유예가 나왔다. 
 

최근 진행 중인 국정감사에서 2008년 삼성 특검서 밝혀진 차명계좌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2009년= 새해 벽두부터 배우 전지현의 휴대폰 복제 사건이 터지더니 한류스타들의 대형 열애설이 이어졌다. 최지우와 이진욱(2월), 현빈과 송혜교(8월), 장동건과 고소영(11월) 등이다. 세 커플은 남녀 모두 아시아서 인기가 높은 배우라 누리꾼의 큰 관심을 받았다.

연예계 도박 파문
미국 소고기 집회

3월에는 탤런트 장자연의 자살과 함께 드러난 ‘장자연 리스트’가 전국을 놀라게 했다. 장자연은 “성상납을 강요받았다”며 자신의 성접대를 받은 사람의 명단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 명단에는 유명 일간지 고위 임원을 포함, 대기업 관계자, 드라마 PD, 대형기획사 대표 등이 적혀 있던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크게 일었다. 경찰은 성역 없는 수사를 천명했지만 정작 실체를 밝히는 데 실패, 알맹이 없는 부실수사라는 비판에 직면했다.

2009년 하반기에는 배우 이병헌과 그의 전 여자 친구 권모씨 간의 스캔들로 연예면이 뜨겁게 달아올랐다. 

권씨는 “캐나다서 이병헌을 처음 만나 결혼을 전제로 사귀었고 그의 권유에 따라 한국에 들어왔는데 버림받았다”며 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그러면서 이병헌을 상습 도박 혐의로 고발했다. 


반면 이병헌 측은 오히려 권씨가 20억원을 요구하는 등 협박을 해왔다고 맞대응하면서 진실공방이 지속됐다.

2009년 가장 이슈가 된 사건은 단연 노무현·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의 서거 소식이다. 2009년 5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한국 사회는 전례 없는 충격에 휩싸였다. 국정원 적폐청산 TF는 당시 원세훈 전 국정원장 시절 국정원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직후 전방위 여론조작을 펼쳤다고 밝혔다.
 

TF에 따르면 2009년 6월 국정원은 ‘노 자살 관련 좌파 제압 논리 개발·활용계획’ ‘정치권의 노 자살 악용 비판 사이버 심리전 지속 전개’ 등 2건의 보고서를 통해 “노 전 대통령 서거에 대한 현 정부의 책임론에는 ‘본인 선택이고 측근과 가족의 책임’이라는 논리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장자연 리스트
두 대통령 서거

8월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이 서거했다. 국정원은 보수단체를 앞세워 김대중 전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을 취소해달라고 청원을 하는 등의 계획을 세웠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야권과 시민사회 단체를 중심으로 추모 열기가 형성, MB정부의 국정 운영에 부담된다는 판단 하에 고인을 헐뜯는 심리전에 나섰을 가능성을 들여다보고 있다.


▲2010년= 연예계 도박 문제는 여러 번 불거졌지만 2010년 방송인 신정환으로부터 불거진 원정 도박 파문은 그 파장이 남달랐다. 신정환은 추석 특집 방송을 포함, 여러 프로그램에 사전 통보 없이 불참했다. 

당시 잠적설 등 여러 의혹이 제기됐지만 도박빚 때문에 필리핀에 억류돼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신정환 측은 카지노에 방문한 것은 사실이지만 관광 목적이었고 여행 도중 뎅기열에 걸려 병원에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거짓으로 밝혀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고의로 생니를 발치, 병역을 기피한 혐의를 받은 MC몽 사건 역시 2010년에 일어났다. 병역비리 의혹이 불거지자 MC몽은 정상적인 치료행위였다고 주장했으나 그가 입영을 연기하기 위해 허위로 증명서를 발급한 사실 등이 밝혀져 논란이 일었다.

2011년 4월 법원은 MC몽의 병역법 위반 혐의에 대해 “치과 치료에 대한 공포증, 경제적 어려움 그리고 치과의사들에 대한 진료 의견에 따라 정당한 발치였다고 판단한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MC몽의 치아를 발치한 의사가 그로부터 8000만원을 받고 고의로 치아를 뺀 사실이 밝혀지는 등 의혹을 남겼다.

7월에는 개그우먼 김미화가 자신의 SNS에 “KBS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다”는 글을 올려 파장이 일었다. 당시 KBS가 “근거 없는 주장”이라며 소송까지 제기해 과잉 대응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다. 
 

그로부터 7년 뒤 MB정부 시절 국정원이 정부에 비판적인 문화·연예계 인사의 퇴출을 지시하는 등 블랙리스트를 만든 사실이 드러났다. 김미화는 이 명단에 포함된 인사다.

2010년 하반기는 마약 사건으로 얼룩졌다. KBS 예능 프로그램 <남자의 자격>서 인기를 누리던 탤런트 김성민이 필로폰 투약 및 대마초 흡연 혐의로 구속됐다. 그는 해외서 필로폰을 구입한 뒤 상습적으로 투약했다고 검찰 조사에서 진술해 파장을 일으켰다. 

당시 개그맨 전창걸이 김성민에게 대마초를 건넨 혐의로 구속돼 연예계에 마약 공포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김성민은 2016년 자살 기도 끝에 사망해 충격을 줬다.

2010년 제기한 블랙리스트
7년 뒤 사실로 밝혀지기도

2010년엔 북한 관련 이슈가 많았다. 2010년 3월 백령도 근처 해상에서 해군 초계함인 천안함이 침몰, 장병 46명이 희생됐다. 정부는 민·군 합동조사단을 꾸려 침몰 원인을 조사했고, 북한이 어뢰로 잠수함을 침몰시켰다고 발표했다.

반면 북한은 천안함 침몰과의 연관성을 부인하면서 남북한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됐다. 이후에도 천안함 사건을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 불신이 높아졌다.

11월 북한의 연평도 포격으로 한국이 ‘휴전 국가’임이 만천하에 드러났다. 당시 북한의 포격은 한국전쟁 이후 남한 영토에 대한 첫 포사격 도발이었다. 이 사건으로 해병대 병사 2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했다. 

북한은 NLL(북방한계선)을 두고 ‘강도들이 그어 놓은 선’이라며 포격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국무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이 민간인 신분인 김종익 전 KB한마음 대표를 불법 사찰한 사실이 6월에 폭로됐다. 김 전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을 비방하는 동영상을 블로그에 게시했다는 이유로 사찰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불법사찰과 증거 인멸에 관여한 지원관실 실무자 몇 명을 기소하는 선에서 수사를 마무리해 축소·부실수사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1년= 4월 가수 서태지와 배우 이지아의 이혼 소송 소식이 들렸다. 열애나 결혼이 아닌 이혼 소송이라는 점에서 온갖 억측과 의혹이 제기됐다. 두 사람의 소식이 전해지자 그 외 모든 이슈가 새카맣게 잊혀졌다.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있던 서태지와 ‘외계인’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철저하게 사생활을 감췄던 이지아의 과거가 만천하에 드러난 이 사건은 지금도 ‘가장 충격적인 스캔들’로 꼽힌다.

아이돌 그룹 빅뱅의 지드래곤이 대마초를 흡연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 팬들이 엄청난 충격에 휩싸였다. 당시 지드래곤은 “일본의 한 클럽서 이름을 모르는 일본 사람이 준 담배를 한 대 피웠는데 냄새가 일반 담배와 달라 대마초로 의심이 들었지만 조금 피운 것은 사실”이라고 진술한 바 있다. 
 

검찰은 지드래곤이 상습 투약이 아닌 초범인 데다 흡연량도 적어 마약사범 양형처리 기준에 미달한 수준의 성분이 검출된 점 등을 들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2011년은 연예계서 대형 이슈가 터진 것 이상으로 정치·사회 분야서 많은 일이 있었다. 일단 북한 김정일 시대가 끝났다. 김정일은 12월17일 오전 급병으로 열차 안에서 사망했다. 

김정일 시대는 1998년 김일성 주석 사후 13년 만에, 1974년 후계자로 공식화된 지 37년 만에 막을 내렸다.

1월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로 시작된 저축은행 사태도 2011년을 달군 사건 중 하나다. 이 과정서 불법대출, 정관계 로비 부실감독·검사, 예금·투자자 피해 사례가 쏟아졌다. 일부 저축은행 임직원들이 영업정지 전 예금을 불법으로 인출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국민적 분노가 촉발되기도 했다.

이국철 SLS그룹 회장이 신재민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 등 이명박정부 실세와 검찰 고위층에 구명 로비를 벌였다고 폭로해 정관계는 물론 검찰에까지 큰 파문을 일으켰다. 그의 폭로로 관련자들이 구속되거나 조사를 받았다. 

이국철 회장 본인도 구속됐지만 비망록을 통해 추가 내용을 폭로해 정국을 뒤흔들었다.

▲2012년= 연예인들의 열애, 결혼, 파경 소식이 잇따랐던 해였다. 배우 이병헌과 이민정이 열애설에 휩싸인 지 두 달 만에 연인 사이를 인정했다. 배우 지현우와 유인나도 연예계 공식커플이 됐고 배우 전지현도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씨의 손자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반면 원조 한류스타였던 배우 류시원은 1년6개월 만에 파경 소식을 전했고, 잉꼬부부로 알려졌던 배우 전노민, 김보연 부부도 성격 차이를 이유로 이혼했다. 개그우먼 조혜련도 13년 만에 파경을 맞았다. 

또 배우 공효진과 류승범, 가수 나얼과 배우 한혜진도 오랜 연애 끝에 이별을 택했다.

룰라 출신의 방송인 고영욱의 미성년자 성추문 사건도 터졌다. 고영욱은 2010년 7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서울 자신의 오피스텔과 승용차 등에서 미성년자 3명을 총 4차례에 걸쳐 성폭행 및 성추행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대법원으로부터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출소 후 3년간 전자발찌를 착용했으며 지난 2015년 7월 만기 출소했다.

방송인 에이미가 프로포폴 투약 혐의로 구속 기소된 것도 2012년 일이다. 에이미는 4월 서울 강남의 한 네일숍서 일명 우유주사로 불리는 프로포폴을 투약한 혐의로 같은 해 11월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어 졸피뎀 투약 혐의로도 연이어 법적 처벌을 받으면서 결국 강제 출국 당한 바 있다.

7월에는 여자 아이돌 그룹 티아라 사건이 불거졌다. 멤버였던 화영의 왕따설이 돌면서 누리꾼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당시 올림픽 기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티아라 관련 이슈는 전혀 묻히지 않고 오랜 시간 인터넷상을 오르내렸다. 티아라는 이 시기를 기점으로 하락세를 겪었다.

열애, 파경…
누리꾼 관심↑

12월19일 치러진 대선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우파와 진보좌파가 총집결해 양자대결로 진행된 대결서 박근혜 대통령은 직선제 이후 첫 과반 득표, 첫 여성 대통령 등의 기록을 세웠다.

앞서 11월에는 검찰 내부서 성추문 사태가 불거졌다. 10억원대 뇌물수수, 향응, 브로커 검사까지 잇따라 터진 내부 비리에 검찰이 침몰 직전까지 몰렸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 폐지로 위기를 타파하려던 한상대 검찰총장은 중수부장 감찰이라는 자충수로 ‘검란’을 자초했고 결국 불명예 퇴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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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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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