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삼국비사 (55)정벌

백제 7성을 점령하다

소설가 황천우는 우리의 현실이 삼국시대 당시와 조금도 다르지 않음을 간파하고 북한과 중국에 의해 우리 영토가 이전 상태로 돌아갈 수 있음을 경계했다. 이런 차원에서 역사소설 <삼국비사>를 집필했다. <삼국비사>를 통해 고구려의 기개, 백제의 흥기와 타락, 신라의 비정상적인 행태를 파헤치며 진정 우리 민족이 나아갈 바, 즉 통합의 본질을 찾고자 시도했다. <삼국비사> 속 인물의 담대함과 잔인함, 기교는 중국의 <삼국지>를 능가할 정도다. 필자는 이 글을 통해 우리 뿌리에 대해 심도 있는 성찰과 아울러 진실을 추구하는 계기가 될 것임을 강조했다. 
 

비담이 갑자기 목소리를 높였다.

“지금 당나라와 고구려 간 전쟁이 임박했습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상황을 주시한 연후에 백제에 대한 입장을 정리해도 늦지 않습니다.”

“그러면 굴러 들어온 땅을 내팽개치자는 말이오!” 

뒤질세라 염종이 목소리를 높이며 가세했다.

“그 이유를 들어볼 수 있겠습니까?”


선덕여왕이 침착하게 말을 꺼내자 유신이 춘추와 비담의 얼굴을 바라보며 앞으로 나섰다.

“전하, 두 가지 이유에서입니다.”

“말씀하세요.”

소탐대실

“첫째, 소탐대실이라 하였습니다.”

“소탐대실이라니?”

유신이 비담을 주시했다.


“비담 공의 말대로 지금 백제를 공격하면 우리가 승리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 우리 전력으로는 국가 간 전쟁은 불가하고 고작해야 국지전이 될 터인데, 더욱이 당나라와 고구려가 전면전을 한다고 하면 그동안 당에 입은 은혜를 생각해서 우리는 가만히 있지 못할 것입니다.”

잠시 사이를 두었다 말을 이어갔다.

“반드시 당나라에서 우리 신라에 원병을 요청할 것입니다. 그런 경우라면 우리는 고구려와 백제라는 두 나라와 전쟁을 치러야 하는 형국에 직면하게 됩니다.”

알천이 가만히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은 두 번째 이유로, 자고로 남의 초상에는 일을 도모하지 않는 법이라 하였습니다. 비록 정상적인 관계라 할 수 없지만 의자왕의 첩은 첩입니다. 지금 의자왕이 상을 당해 상심에 젖어 있는 중에 그를 기회로 백제를 정벌함은 인륜에 어긋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백제 놈들에게 인륜을 들먹거리는 게요!”

염종이 목소리를 높이자 선덕여왕이 그를 제지하고 모두의 표정을 살펴보았다. 

“우리의 전력은 어찌됩니까?”

“현재로서는 비록 완벽한 승리를 기대할 수 없으나 백제와 전면전을 행한다 하더라도 해볼 만합니다. 하오나 우리만의 전쟁이 아닌지라 미래를 확단하기 힘듭니다.”

말을 마친 유신이 비담과 염종의 표정을 살폈다.

“그래서 치겠다는 거요, 말겠다는 거요!”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어지는 반발에 유신이 여주의 표정을 살폈다.

아직도 유신의 말을 새기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가벼이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소신은 무장으로 전하의 명령에 따라 움직이는 사람입니다. 아울러 백제와 전쟁을 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대감들이 판단해야 할 일입니다.”

유신이 좌중을 둘러보며 힘주어 말하자 비담이 나섰다.

“전하, 신라군의 사기를 생각하십시오. 지난번 대야성 전투의 패배도 있고 우리 군의 사기가 바닥에 떨어져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러니 반드시 백제군을 침공하여 우리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어야 합니다.”

유신이 자리를 파하고 춘추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장군의 진정은 무엇입니까?”

유신이 즉답을 피하고 하늘을 바라보며 공허한 웃음을 흘렸다.

“왜 그러시오?”

“당연히 쳐야 하는데, 내색할 수 없어 그런 게 아닌가.”

“당연히 치다니요?”

“굳이 승리 여부를 떠나 우리 군의 전력을 탐색해볼 기회를 가져야 하고, 또 앞으로의 상황에 대비해서 실전 경험을 축적해야 하네.” 

“그런데 왜 아까는.”

고구려-백제 전면전 움직임 ‘긴장’
김유신 상장군 임명…백제 공격 나서 

“그래야 확실하게 침공할 게 아닌가. 만약 내가 침공하자고 했다면 비담이나 염종이 흔쾌히 동조해 주었겠는가?”

“다분히 그 사람들을 의식해서.”

말을 하다 말고 춘추가 크게 웃기 시작했다.

“그렇다고 내색하지 마시게. 어차피 저들이 서둘러서 일처리 할 터이니. 그때 슬그머니 동조해 주게나.”

“당연한 일이지요. 그리고.”

“말씀하시게.”

“부인 일은 안 되었습니다.”

자신의 딸 지소의 문제를 돌려 이야기했다.

“그렇지 않아도 그 일로 한번 만나보려 했네.”

“어떻게 하시렵니까?”

“이제는 내 부인을 안방에 들이도록 해야지.”

“전 부인에 대해서는 이야기를 듣는지요.”

“절에 들어간다고 했으니 그런가 보다 해야지.”

“한편 생각하면 참으로 안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니야. 오히려 그편이 서로에게 이롭지. 자네 딸을 첩으로 데리고 살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나에게는 너무나 과분한 사람인데.”

“그리 말씀해주시니 고마울 뿐입니다.”

“그래서 이야기인데 빠른 시일 내에 보내주도록 하시게.”

“그야 여부가 있을 수 없지요. 오늘이라도 당장 보내도록 하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양해를 구해야겠네.”

유신이 춘추를 주시하며 걸음을 멈추었다.

“주저 마시고 말씀하시지요.”

“혼사는 조금 뒤로 미루었으면 하네.”

“편하신 대로 하시지요.”

“고마우이. 아무래도 지금 바로 혼사를 치른다면 전 부인에게 또 그 집 사람들에게 예의가 아닌 듯해.”

“충분히 이해합니다.”

결국 김유신은 의도대로 상장군으로 임명되어 군사를 거느리고 대야성 근처의 국경지대로 이동했다.

의자왕의 공백으로 인해 군기가 허술해진 틈을 이용하여 백제의 가혜성(加兮城, 합천의 가혜진)ㆍ성열성(省熱城)ㆍ동화성(同火城) 등 일곱 성을 정벌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의자왕의 복귀

“전하, 이만 일어나셔야지요.”

“싫소. 내 이대로 부인과 함께 하겠소.”

해가 중천에 떴는데도 의자왕이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자 사택비가 의자왕의 겨드랑이를 간질이고 있었다.

“정말이셔요, 전하.”

“그야 당연한 일 아니오.”

“그러다 무슨 변고라도 나면 어쩌시렵니까.”

“변고라니. 이 세상이 내 옆에 있는데.”

“나라 일 말이에요.”

“나라가 무슨 대수인가. 내게는 부인이 전부이거늘.”

의자왕을 간질이던 사택비가 정색하고 일어났다.

“왜 그러오, 부인.”

“몰라서 묻습니까!”

“시원하게 말해주오.”

“전하께서 계속 이러고 계시면 제가 무엇이 되겠습니까?”

“무엇이 되다니.”

“저로 인해 조정에 소홀하시면 신하들이나 백성들이 저를 어찌 생각하겠는지요.”

“내게 그들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소. 오로지 부인의 존재만이 중요하다오.”

“아니 되옵니다, 전하.”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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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이재명 덮치는 문재인 그림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통령선거는 전 정부의 공과를 통째로 평가받는 시험이다. 여당 후보는 전 정부의 공이 크면 후광을 입고, 반대로 과가 많으면 핸디캡을 안고 시험장에 들어서는 셈이다. 이번 대선 정국은 대통령 탄핵으로부터 시작됐다. 야당은 5년 만에 정권을 교체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정권 창출에 성공한 대통령은 집권 1~2년 차에 가장 강한 힘을 발휘한다. 3~4년 차에 이르면 정부 안팎서 누수가 발생한다. 빠르면 이 시기에 레임덕이 시작된다. 임기 마지막 해에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 몸을 사려야 한다. 지지율에 따라 차기 대선에 끼치는 입김도 달라진다. 5년 단임제 이후 대체로 나타나던 대통령의 모습이다. 주기설 깬 집값 폭등 국회의원 선거나 지방선거가 중간 평가의 성격을 띤다면 대선은 최종 시험에 가깝다. 모든 정당의 목표가 정권 창출인 만큼 대선의 무게감은 남다르다. 행정부 수장을 넘어 국가원수로서 대통령이 갖는 권한이 그만큼 어마어마하기 때문이다. 1987년 6월 민주항쟁의 결과로 대통령직선제가 도입됐다. 국민 모두에게 투표권을 부여하고 대통령을 ‘직접’ 뽑을 수 있도록 헌법이 개정된 것이다. 대통령직선제가 정착된 이후 정권교체는 10년 주기로 이뤄졌다. 보수 진영의 노태우·김영삼정부에 이어 진보 진영의 김대중·노무현정부가 들어섰다. 이후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보수 진영이 다시 정권을 잡았다. 박 전 대통령이 탄핵으로 물러난 뒤 진보 진영의 문재인 전 대통령이 재수 끝에 청와대에 입성했다. 그대로 이어지는 듯했던 ‘10년 주기설’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등장으로 깨졌다. 5년 만의 정권교체가 진보 진영에 안긴 충격은 컸다. 문 전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퇴임 전까지 40% 안팎을 오르내렸다. 지지율 10~20%대를 오가며 레임덕에 시달렸던 과거 대통령 때와는 다른 양상이었다. 그럼에도 진보 진영은 정권 재창출에 실패했다. 득표율 차이는 1%도 되지 않았다. 지난 대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게 0.73%p 차이로 졌다. 대선 전 여러 여론조사에서 보여준 윤 전 대통령이 이 후보를 넉넉하게 앞선다는 결과와 비교해서는 선전이었지만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려하면 충격적인 패배였다. 게다가 당시 윤 전 대통령은 선출직 출마 경험이 단 한 번도 없는 ‘초보 정치인’이었다. 대선 패배, 서울이 결정적 역할 부동산 가격이 낙선에 영향 줘 민주당에서는 대선 패배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분출했다. 이 과정서 레이더망에 걸려든 게 ‘부동산’ 문제였다. 정확하게는 문재인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도마 위에 올랐다. 문정부에서는 20번이 넘는 부동산 대책이 쏟아졌다. 정부 발표가 나올 때마다 부동산시장은 널뛰었다. 실제 윤 전 대통령 승리의 쐐기를 박은 서울 표심이 부동산 정책에 영향을 받았다는 분석이 개표 직후 제기됐다. 지난 대선은 말 그대로 양 진영을 ‘쥐어짠’ 선거였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텃밭’인 영남과 호남 지역서 총결집했다. 당락을 가른 건 서울서의 격차였다. 윤 전 대통령은 서울서 31만여표를 앞섰다. 전체 표 차이인 24만표보다 많다. 윤 전 대통령은 마포·용산·성동 등 이른바 ‘마용성’으로 불리는 지역과 광진·강동·양천 등 아파트가 밀집돼있으면서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서 이겼다. 구별로 따지면 25개 구 중 14곳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더 많은 표를 몰아줬다. 21대 총선 때 민주당이 4곳을 빼고 21개 구를 이긴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선방이었다. 노원·도봉·강북 등 ‘노도강’으로 불리는 지역서도 윤 전 대통령은 선전했다. 이 지역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이다. 재건축·재개발 아파트가 밀집돼있다. 승부 자체는 이 후보가 이겼지만 표 차가 근소했다. 총선 때 20% 가까이 차이 났던 게 대선에서는 1% 안팎으로 줄었다. 부동산 문제에 따른 민심이반이 뚜렷하게 드러났다는 분석이다. 완전한 실패 최악의 실정 같은 해 8월 국회입법조사처에서 발간한 <제20대 대통령선거 분석> 자료에도 부동산이 가른 표심이 언급돼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대선에서 유권자가 관심을 가진 의제는 경제 회복과 주거 안정 등 부동산 정책이었다. 대선 전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서 조사한 대선 주요 의제 관련 설문서도 경제 회복(32%), 부동산 문제 해결(32%)이 첫손에 꼽혔다. 40~50대보다 30대서 부동산 문제에 관한 관심이 컸다. 그러면서 이 후보가 과거 민주당 후보에 비해 수도권 득표가 낮았다며 부동산 가격 상승과 관련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민주화 이후 모든 대선서 민주당 계열 후보가 국민의힘 계열 후보에게 서울서 패한 적은 2007년밖에 없었다”며 “수도권은 인구가 집중된 탓에 득표율 차이가 작더라도 득표 차는 매우 크게 나타난다. 그만큼 선거 승패에 수도권 표심의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부동산 이슈와 득표율의 상관관계를 보기 위해 동 단위로 서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을 살폈다. 아파트 가격 변동에 따른 득표율을 본 것이다. 분석 결과 2021년 아파트 가격과 2020~2021년 가격 변동이 윤 전 대통령, 이 후보의 득표율과 상관성이 높았다. 가격 변동보다는 가격 자체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아파트 평(3.3㎡)당 평균 가격이 높은 지역일수록, 아파트 가격 증가폭이 큰 지역일수록 윤 전 대통령의 득표율이 이 후보보다 높았다. 또 재산세 부담이 증가한 지역서 윤 전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많았다. 재산세가 늘었다는 건 그만큼 부동산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지지율도 무용지물 민주당서 지목한 패배 원인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민주당은 대선 패배 1년 뒤인 2023년 8월 녹서(Green Paper, 정책을 제안하고 다양한 의견 수렴 과정을 담은 대화록) <민주당 재집권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민주당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을지로위원회) 출범 10주년을 맞아 발표한 일종의 대선 패배 ‘반성문’이었다. 민주당은 해당 보고서에서 “오락가락하는 정책으로 집값 상승을 잡지 못했다”고 짚었다. 문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보수와 진보 양 진영서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그 원인을 일관성 부족에서 찾은 것이다. 그러면서 “노무현정부 부동산 정책도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선거 대패와 당내 비난에도 철학과 원칙을 버리지 않은 점은 높게 평가된다”며 “문정부는 세제 개편 이후에도 집값이 계속 상승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전반적인 세제를 완화하는 정반대 조치를 취했다”고 지적했다. 문정부는 부동산, 즉 집이 투자가 아닌 거주의 대상이라는 점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데 정책 방향을 맞췄다. 당연히 투기 수요를 때려잡는 데 모든 역량이 집중됐다. 부동산으로 재산을 불리려는 세력이 많아지면서 집값이 왜곡되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른바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이 벌어졌다. 문정부는 세금 부과, 대출 규제 등으로 돈줄을 조였다. 2017년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정책이 시행됐고 2018년에는 주택을 보유한 사람이 규제 지역서 새집을 사려 할 경우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하도록 했다. 서울 25개 구, 분당·과천·하남·세종 등이 규제 지역으로 묶였다. 규제가 심해질수록 집값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부동산이 ‘우상향 안전자산’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시중에 풀린 돈이 몰리고 또 몰렸다. 저가의 낡은 집 여러 채보다 고가의 좋은 집 한 채를 사자는 ‘똘똘한 한 채’ 이론도 생겨났다. ‘자고 일어나면 집값이 오른다’는 말이 돌면서 부동산 심리를 크게 자극한 것이다. 당시 ‘영끌족’ 지금은 곡소리 통계 조작으로 검찰 수사까지 부동산을 움직이는 건 ‘심리’라는 말이 있듯 너도나도 집을 사는 데 혈안이 되면서 집값이 요동쳤다. 집값이 오르는데도 수요가 있으니 계속 상승하는 구조였다. 이 과정서 ‘벼락 거지’ 등의 말이 생겨났다. 부동산 등 자산 가치가 급격하게 오르면서 상대적으로 가난해진 상황을 일컫는 표현이다. 동시에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커졌다. 어느 정부든 출범하자마자 제일 먼저 손대는 게 부동산 정책일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의 ‘집’ 사랑은 남다른 데가 있다. 문정부 역시 임기 내내 ‘집값 잡기’에 몰두했다. 하지만 끝내 실패했다. 몇몇 전문가는 문정부의 가장 큰 패착으로 부동산 정책을 꼽을 정도다. 그 여파가 대선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후폭풍이다. 문정부 당시 ‘갭투자(전세 끼고 매수)’ 방식으로 집을 마련한 이들이 현재 파산 지경에 이르고 있다. 폭탄 돌리기를 하다가 더 버티지 못하고 폭발한 것이다. ‘영끌족’의 몰락이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 사람은 높아진 금리를 견디지 못하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문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펴면서 통계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수사가 진행 중이다. 당시 정책을 주도했던 대통령 비서실장, 국토교통부 장관 등은 감사원의 의뢰로 전부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이들은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통계를 만들어내라고 통계청, 한국부동산원 등을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문정부가 통계를 조작한 횟수는 102회에 달한다. 2018년 1월부터 2021년 10월까지 일어난 일이다. 청와대와 국토교통부는 한국부동산원에 주택 가격 변동률을 하향 조정하도록 하거나 부동산 대책이 효과가 있는 것처럼 통계 수치 조정을 지시했다. 민주당은 ‘전 정권에 대한 탄압’이라면서 반발 중이다. 이번에도 이슈 될까? 이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재건축·재개발을 활성화해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의 공약도 비슷하다. 후보별로 차이가 미미해 이번 대선에서는 부동산 이슈가 생각보다 대망론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문정부의 정책 후폭풍이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는 만큼 또다시 문정부에 이 후보가 발목을 잡히는 형국이 반복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