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나들이’ 예능 정치 득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9.04 10:29:39
  • 호수 113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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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기는 정치인? 잿밥에 더 관심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과거라면 상상할 수 없던 일이 예능판서 펼쳐지고 있다. 정치인들의 예능 프로그램 출연 횟수가 늘어나고 있는 것. 정치인들이 2017년 예능 블루칩으로 자리매김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인지도’ ‘친숙한 이미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예능만큼 좋은 무대가 없기 때문이다. 과연 예능을 대중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회의 장으로만 볼 것인가. <일요시사>는 정치인 ‘예능 나들이’의 득과 실을 살펴봤다.
 

JTBC 대표 프로그램 <썰전>은 정치가 예능의 소재로 통할 수 있다는 점을 증명했다. 올해로 방송 4년차인 이 프로그램은 수많은 이슈를 낳으며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지난 대선 기간에는 시청률 7% 이상을 기록하며 이슈의 발원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 수많은 시청자들이 썰전을 통해 한 주의 현안을 밀도 높게 살피고 있다.

예능 소재로
주목받는 정치

올해 <썰전>서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회차는 지난 3월16일 방송된 210회 방송이다. 시청률조사기관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당시 8.417%(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웬만한 공중파 예능 프로그램 이상의 시청률이다. 3월11일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 판결의 여파가 시청률 상승으로 이어진 결과였다.

<썰전>이 배출한 현역 국회의원이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철희 의원은 <썰전> 초기 멤버로 출연해 인지도를 쌓았다. 국회의원 보좌관 생활을 끝내고 여러 대학의 강단에 올랐다가 민주당 전략기획위원회 상임 부위원장을 역임하며 현실 정치에 발을 들여놓았던 시기였다. 

<썰전>서 재치 있는 입담과 소탈한 모습을 보여준 그는 지난 20대 총선서 민주당 비례대표 8번으로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이 의원이 ‘방송출연→인지도 상승→국회 입성’의 좋은 예라면 강용석 전 의원은 인지도 상승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한 나쁜 예다. 

강 전 의원은 이 의원과 함께 <썰전>의 초기 멤버로 출연했다. 이내 이 의원과 합을 맞추며 예능 블루칩으로 발돋움했다. tvN 예능 프로그램 <SNL>에도 출연해 큰 호응을 얻었다. 새누리당의 공천을 따낼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을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그러나 높은 곳에서 추락하면 상처가 크듯, 강 전 의원은 한창 주목을 받던 시기 ‘도도맘’과의 불륜 의혹으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스캔들에 휩싸인 강 전 의원은 이후 모든 프로그램서 하차하며 정계 복귀의 꿈을 접어야만 했다.

인지도 ↑
구설도 ↑

정치인들의 예능 출연은 약일까, 독일까. 한마디로 ‘양날의 검’이다. 소탈하고 친숙한 이미지는 과거 정치인들이 보여줬던 권위적이고 부패한 모습과의 단절을 의미한다. 정계의 범위서 생각했을 때 대한민국에 만연한 정치 불신을 완화할 수 있다는 측면서 권장할 만한 행보다.

정치인 개인적으로도 예능 출연은 대중 정치인으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과거 불명예 퇴진을 했던 정치인에게는 재기의 신호탄 역할을 하기도 한다. 대중의 호응을 얻어낸다면 정계 복귀는 더욱 쉬워질 것이 분명하다.

초·재선 의원에게는 자신의 소신과 색깔을 알릴 수 있는 무대다. ‘인지도 = 재선 가능성’은 수많은 시간을 통해 증명된 정치권의 공식이다. 방송 출연 횟수 증가가 재선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는 것이다. 
 


특히 상대적으로 의정보고활동에 제약이 큰 초선 비례대표에게 예능 출연은 지역구 의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발판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썰전>뿐 아니라 수많은 예능 프로그램에 정치인의 출연이 잦아지고 있다. 방송가도 이런 정치인의 니즈(needs)를 알고 다양한 형태의 프로그램을 런칭하고 있다.

정치인들의 출연이 잦았던 컨셉은 토크쇼 형태의 방송이다. <썰전>도 이러한 형태의 방송 중 하나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유창한 언변으로 장시간 말할 수 있다는 점이 정치인들에게 매력적이다.

특히 대선과 같이 중요한 정치 이벤트를 앞두고 있을 때 후보들은 이러한 토크쇼에 출연하는 것을 선호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후보 시절 <썰전>에 출연해 자신의 비전을 제시하고, 의혹을 해명하는 시간을 가진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보수논객인 전원책 변호사에게 “나는 전 변호사님이 저보다 선배인 줄 알았어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문 대통령 외에도 안희정·이재명·안철수·유승민·심상정 등 유력 대선주자들이 출연해 화제가 됐다. 과거에도 MBC <무릎팍도사>에 안철수 후보, SBS <힐링캠프>에 박근혜·문재인 후보가 출연해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바 있다.

방송가 찾는 의원 급증, 블루칩
토크쇼 출연 여전, 전문성 어필

TV조선의 정치 토크쇼 <강적들>은 전·현직 국회의원들이 고정으로 출연한다. 새누리당 유정현 전 의원을 MC로,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장제원 의원, 바른정당 이준석 노원병 당협위원장이 방송을 이끌고 있다.

지난달 12일 방송서 장 의원은 자신의 치부를 서슴없이 드러내 화제가 된 바 있다. 

“나 자신의 위치가 많이 변한 상황”이라며 “잃어버린 신뢰부터 찾아야 할 것 같다”고 발언한 것. 최순실 사태 때 ‘청문회 스타’로 거듭났던 그였지만 ‘자유한국당 복당 사태’ ‘아들 성매수 논란’으로 힘든 나날을 보낸 것을 자조적으로 표현한 말이었다.

채널A <외부자들>을 찾는 정치인의 발길도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당 나경원 의원이 출연해 한나라당 전여옥 전 의원과 ‘여걸 대결’을 펼쳐 화제가 됐다. 
 

지난달 22일 나 의원은 북핵 사태 해법에 대해 “핵무기는 절대무기다. 절대무기는 절대무기로만 막을 수 있다”며 전술핵 배치 찬성 입장을 밝히자 전 전 의원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군사 협의체가 없는 아시아서 이는 공허한 주장”이라고 비판하는 등 신경전을 펼쳤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KBS 2TV 예능 프로그램 <냄비받침>에 유력 정치인들의 출마 러시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3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을 시작으로 정의당 심상정 의원, 안희정 충남도지사, 민주당 추미애 대표, 한국당 홍준표 대표, 민주당 손혜원 의원, 한국당 나경원 의원,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등이 연이어 출연했다.

전문성→인간적
토크쇼의 변모

<냄비받침>은 앞서 토크쇼와는 컨셉이 다르다. 현안보다 정치인 개인의 인간적인 모습에 주안점을 두고 대화가 이루어진다. 이 때문에 훨씬 대중적이고 소탈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지난달 1일 방송된 손혜원·나경원 의원 편이다. 

당시 ‘정치인의 외모 비교’에 대해 나 의원은 “문 대통령의 외모가 별로라고 생각하느냐”고 손 의원에게 질문하자 “홍준표 대표보다는 조금…”이라고 답했다. 이어 나 의원이 “문 대통령보다 유승민, 안철수 후보가 내 스타일”이라고 덧붙이자 손 의원은 “취향이 이상하다”라고 가감 없이 말했다.


좀처럼 보기 힘든 정치인의 자상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25일 <냄비받침>에 출연한 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과거 민주당 추미애 대표에게 했던 “집에 가서 애나 봐라”는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추 대표에 대한 첫 인상을 묻는 질문에는 “사법연수원 같은 반이었는데 그 당시에도 미인이었다”며 “그런데 2년 동안 말 한마디 건넨 적이 없었다”고 회고하는 등 기존 ‘스트롱맨’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친분이 있는 두 정치인이 동시 출격하는 형태도 추세 중 하나다. 최근 <냄비받침>서 바른정당 이혜훈 대표,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가 정치계 ‘남사친-여사친’으로 케미를 맞췄다. 두 사람은 지난 2004년 12월 말 동남아 쓰나미 재난이 발생했을 당시 국회 시찰단으로 파견돼 8박9일 고락을 함께 나누며 동지 같은 관계가 됐다는 후문을 전했다.
 

이어 두 사람의 진솔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대표는 정치에 입문한 계기를 밝히는 부분에서 셋째를 출산할 당시를 회고했다. 임신한 사실을 숨기고 회사 산행을 하던 중 산통을 느껴 출산했는데 회사 측이 “또 출산휴가를 쓰냐”며 화를 냈다는 것. 

워킹맘의 비애를 느낀 이 대표는 이때 정계 진출을 결심했다고 털어놨다.

노 원내대표는 사회자인 이경규와의 인연을 전했다. “이경규씨 친형과 잘 아는 사이”라고 운을 땐 그는 “이경규씨, 초등학교 때 많이 맞고 다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가족·음악 예능까지 활동폭 넓혀
인기영합으로 재선? 부작용 우려

최근 방송가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방송 컨셉은 가족관찰 예능이다. 최근 SBS는 일주일 중 닷새 저녁에 가족관찰 예능을 편성했을 정도다. ‘가족+관찰’이라는 예능계 트렌드를 접목한 형태다. 유력 인사가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이 브라운관을 통해 시청자들을 찾아간다.

대표적인 가족관찰 예능 중 하나인 SBS <동상이몽2-너는 내 운명>에는 이재명 성남시장이 부인 김혜경씨와의 알콩달콩한 평소 모습을 여과 없이 공개했다. 

소신 있는 발언으로 ‘사이다’라는 발명을 얻은 이 시장이지만, 방송에서는 평범한 부부의 생활상을 보여줘 ‘성남 고길동’이라는 친근한 별명도 얻었다. 주말에 늦잠 자고 소파에 누워 뒹굴거리는 모습이 일반 가정과 큰 차이가 없었다. 

휴가 때 제주도 풀빌라를 원하는 아내의 소망을 멀리하고 바다 배낚시를 하러 가는 모습은 영락없는 우리네 그것과 같은 모습임을 보여줬다. 이 시장의 이 같은 예능 나들이를 지켜본 정치권 일각에선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염두에 두고 대중성을 강화하는 행보 아니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가족관찰 예능 tvN <둥지탈출>에는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아들 기대명과 함께 출연해 정치인이 아닌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보여줬다. 이 프로그램은 유력 인사의 2세들이 좌충우돌하는 모습을 부모들이 지켜보는 SBS <미운우리새끼>의 컨버전(conversion) 형태다.

방송가의 파격 시도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2일 KBS 2TV <불후의 명곡> 측은 국회의원 특집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비록 KBS 총파업 사태로 녹화가 잠정 연기된 상태지만, 현직 국회의원의 가요 예능 출연 소식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각 정당을 대표하는 현직 국회의원들이 출연해 가수들과 팀을 이뤄 듀엣 무대를 펼치는 기획이다. 앞서 민주당 표창원 의원, 한국당 장제원 의원, 국민의당 장정숙 의원,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 정의당 추혜선 의원 등의 출연이 예정됐으나 표창원‧장제원 의원은 KBS 총파업을 지지하며 해당 프로그램 출연을 취소한 상태다.

이렇듯 예능 나들이에 나선 정치인을 두고 ‘폴리테이너 2.0’ 시대라도 한다. 폴리테이너(Politainner)는 정치인(Politician)과 예능인(Entertaniner)의 합성어다. 과거 정치권에 진출했던 연예인이 1세대라면 2세대는 정치인이 방송 프로그램을 누비는 것을 일컫는다.

폴리테이너 2세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입법기관 본업에 충실하라는 지적이 대표적이다. 국민의 혈세를 월급으로 받는 국회의원이 예능 출연으로 가외수입을 버는 모습을 불편한 시선으로 보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가족예능 출연
집·일상 공개

무엇보다 자칫 정치를 ‘희화화’ 내지는 왜곡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정치인의 예능 출연이 정치를 보다 친숙하게 여기게 만드는 부분도 있지만, 전문성이 떨어지는 패널과 가십에만 집중하는 질문 등으로 현안에 대한 진지한 성찰을 방해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문제를 일으킨 정치인들이 ‘이미지 세탁’을 위한 창구로 악용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대선후보의 공약, 정치인이 발의한 법안보다 이미지에만 치중하는 정치로 변모할 수 있다는 점도 지적사항 중 하나다. 인기영합주의로 재선에 성공하는 정치인의 등장을 걱정하는 시선도 존재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남자유담’ 기동민 아들 화제
훈훈한 외모 “연예인 꿈 없어요”

tvN <둥지탈출>에 출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기동민 의원의 아들 기대명의 훈훈한 외모가 화제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의 딸 유담의 이름을 따 ‘남자유담’이란 별명을 얻었을 정도다. 유담은 지난 대선기간 동안 연예인에 버금가는 외모로 큰 관심을 받은 바 있다.

남다른 외모를 가졌기에 일각에서는 그가 연예계 진출을 노리고 방송에 출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러나 그는 지난 7월10일 진행된 제작발표회서 “나는 연예인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가 아무것도 없었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며 “지금 평범한 대학생이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꿈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아직 연예인은 생각해 본 적은 없다”고 일축했다.

연예계 진출 노리고 방송 출연?
“한번도 생각해 본 적 없다” 일축

이어서 그는 “현재는 로스쿨 진학을 위해 공부하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촬영하면서 오늘 하루 겪은 일을 공유하고 느낀 점을 이야기하고 내일 어떻게 해야 더 발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들이 좋은 경험이 됐다”고 자신의 꿈을 밝혔다.

한때 <둥지탈출>은 ‘연예인 세습’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유력 연예인 2세들의 ‘자립 어드벤처’를 그리고 있어 방송사에서 대놓고 밀어주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출연자 6명 중 연예인 지망을 꿈꾸는 학생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부모의 후광으로 쉬운 연예계 데뷔를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제작자인 김유곤 PD는 발표회서 “낯선 곳에서 잘 모르는 친구들과 살아보고 싶은 아이들을 선발했다. 이야기를 나누며 아이들에게서 진정성을 봤다”며 “다르다는 느낌을 받으실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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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