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 국민의당 대표 출마한 천정배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8.21 10:20:26
  • 호수 112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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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대에 모든 걸 걸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최근 ‘살충제 계란’ ‘북한 미사일 발사’ 등 대한민국은 연일 새로운 이슈들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정치·경제·사회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는 일들로 넘쳐난다. 국민들을 기쁘게 하는 일도 있지만 때론 슬픈 일도, 분노케 하는 일도 적지 않다. <일요시사>는 독자들이 가장 관심 있어할만한 이슈들을 엄선, 자세한 내막을 들어보는 시간을 준비했다.
 

국민의당 전당대회(이하 전대)가 코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27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서 개최되는 이번 전대에선 내년 지방선거를 이끌 차기 당 대표가 선출된다. 뜻하지 않은 구설로 연일 몸살을 앓고 있는 국민의당 입장서 차기 당 대표 선출은 매우 중요하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당이 추락할지, 아니면 반등의 기회를 만들지가 결정된다. 당권 도전을 선언한 천정배 후보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국민의당 창당의 주역인 그는 당 재건을 위해 분연히 일어섰다.

다음은 천 후보와 일문일답.

- 현재 당이 처한 상황을 진단해달라.
▲신뢰의 위기에 봉착했다. 그 위기의 시작은 대선 패배다. 안철수 후보는 박근혜 국정 농단 세력인 홍준표 후보에게조차 밀려 3위로 지고 말았다. 대선 TV토론 당시 안 후보가 “햇볕정책에 공과가 있다”고 하는 등 호남 민심에 부응하지 못한 게 패배의 원인 중 하나다. 

곧이어 제보조작사건이 터지면서 당은 암흑처럼 어둡고 수렁처럼 깊은 위기로 빠져들었다. 당이 지금처럼 ‘죽느냐, 사느냐’로 내몰린 것은 대선 패배, 제보조작사건, 불통으로 국민의 신뢰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 당 대표가 된다면 어떤 리더십을 발휘해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건지?
▲‘협치’와 ‘통합’의 리더십으로 위기를 정면 돌파하겠다. 당 대표가 되면 7가지 과제를 완수하려 한다. 위기 극복의 의지와 능력, 그리고 신뢰 회복을 위한 도덕성과 청렴성을 바탕으로 당내 소통과 협치를 이루고, 원칙과 기강을 바로 세워 일사불란한 자세로 국민들과 전면적인 소통에 나서겠다. 또 개혁정체성을 확립하고, 새로운 인재를 발굴해 내년 지방선거서 승리하겠다.

- 내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끌 비전은 무엇인가.
▲당 대표 천정배의 모든 것을 걸겠다. 당의 모든 인적 자산과 정치적 역량을 총동원하겠다. 안 후보를 비롯한 인적 자산들이 전략 승부처에 출마할 수 있도록 요청하고 설득하겠다. 

당 대표 또한 당과 국민이 명령하면 솔선수범하겠다. 광역단체장-기초단체장-광역의원-기초의원의 패키지 선거로 우리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겠다.

- 구체적인 계획도 동반돼야 할 텐데.
▲내년 지방선거법 협상서 다당제형 선거제도를 꼭 관철시켜 우리당 당선자를 대폭 늘리겠다. 기초의원 3인 이상 선거구를 전면 확대하겠다. 문재인 대통령과 담판을 벌여 광역의원선거에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를 도입하고 비례의원 정수를 확대하겠다. 석패율제 도입도 관철하겠다.

- 그동안 많은 당원과 지지자들을 만났는데 그들이 원하는 당의 모습은?
▲당원 및 지지자 여러분들께서 ‘사당화’의 폐해에 대해 생각보다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음을 알게 됐다. 사당화로 인해 그동안 수많은 당원들의 역량이 사장됐고, 그것이 대선 패배의 한 원인으로 이어졌다. 
 

당원들은 내부 소통과 단합이 잘 되고 국민과 원활히 소통하는 정당을 원하고 있더라. 나는 김대중 전 대통령님의 말씀처럼 ‘민심을 하늘처럼 떠받드는 정치’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회의원들끼리 앉아서 아무리 토론해도 정확한 민심은 파악하기 어렵지 않나.

- 그런 당의 모습을 갖추기 위해서는 개혁이 필수적인데.
▲그렇다. 나는 사당화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적재적소, 탕평, 신상필벌(信賞必罰)의 3대 인사 기준을 분명히 세우겠다. 또 국민과 원활히 소통하는 정당을 만들기 위해 국민의 뜻을 정확히 읽고 따르는 ‘민심 싱크로율 100%’ 정당을 만들겠다. 


디지털 실시간 소통시스템을 구축하는 한편, 광화문 등지에 국민소통센터를 두고 24시간 당직제도를 운영하여 국민 속으로 찾아가는 현장정당으로 탈바꿈시키겠다.

- 안 후보의 당대표 출마로 당이 시끄럽다.
▲정치지도자의 최고 덕목은 책임지는 자세다. 안 후보의 이번 출마는 책임지는 자세와 거리가 멀어도 한참 멀다. 이번 전대는 당시 당 대표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도중하차하면서 열리는 보궐선거다. 그런데 패배의 장본인이자 책임이 가장 큰 안 후보께서 그 자리를 차지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그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 

개혁 강조 “7대 과제 달성할 것”
“안 출마로 당 소멸위기” 쓴소리

지금 안 후보께서 하실 일은 명분 없는 당 대표가 되려고 ‘방안퉁수’ 노릇을 하는 것이 아니다. 당의 최고지도자였던 분답게 밖으로 눈을 돌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을 이겨내는 데 헌신해야 한다. 

충분한 반성과 성찰의 시간을 보낸 후 내년 지방선거 때 큰 역할을 하는 게 옳다고 본다. 백의종군을 하든, 상임선대위원장을 하든,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든, 당과 상의해서 원하시는 대로 하시라. 내가 당 대표가 돼 그런 기회를 드리겠다. 이게 안 후보와 당, 둘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 당의 여러 인사들이 안 후보의 출마를 만류했다.
▲나를 비롯한 많은 분들이 안 후보를 찾아가 출마하지 말 것을 진심으로 조언했다. 하지만 안 후보의 ‘불통’으로 인해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의 소멸을 막기 위해 나왔다지만 당이 오히려 소멸의 위기를 겪고 있는 꼴이다.

- 끝으로 <일요시사> 독자들에게 각오 한 말씀(정확한 전달을 위해 구어체 사용).
▲이번에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천정배입니다. 국민의당이 대선 패배와 제보조작사건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께서 우리 국민의당을 믿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십니다. 신뢰를 잃으면 정당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이 신뢰의 위기, 저 천정배가 극복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자부합니다. 사심 없는 정치, 깨끗한 정치, 오직 정치개혁과 민생개혁의 한길로 걸어왔습니다. 위기가 있을 때면 그 위기를 제 온몸을 던져 돌파해 위기를 승리의 기회로 바꿔왔습니다. 

정권교체, 정권재창출, 광주에서의 무소속 당선, 국민의당 창당과 총선 등 모두 저의 정치생명을 걸고 가장 앞장서서 위기를 돌파했고 또 승리했습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결기도 중요하지만 경험과 경륜도 중요합니다. 

집권여당의 원내대표, 법무부장관, 당의 공동대표를 역임한 6선의 국회의원입니다. 이런 저의 깨끗함, 승부사적 기질, 경험과 경륜이 국민의당을 살릴 저의 무기입니다. 저 천정배가 국민의당을 살릴 수 있도록, 그래서 상생과 협치, 다당제 합의제민주주의를 열어갈 수 있도록 기회와 용기와 응원을 보내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chm@ilyosisa.co.kr>


[천정배는?]


▲전라남도 신안 출생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원 조세법 석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국제인권위원장
▲제57대 법무부장관
▲국민의당 공동대표
▲제15∼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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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