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고 탈 많은’ 자유한국당 혁신안 해부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8.07 10:23:43
  • 호수 11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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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래도 저래도 동네북 신세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극우 논란 속에 출범한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 그들이 내놓은 혁신안이 정치권 및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이름만 혁신안이지 실제 담고 있는 내용은 혁신과 거리가 먼 이념에만 집중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또 지난 박근혜 탄핵 정국을 이끌었던 촛불집회를 평가 절하하는 내용도 포함돼있어 구설을 양산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말 많고 탈 많은’ 자유한국당 혁신안을 면밀히 파헤쳐봤다.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는 지난달 31일 혁신안을 발표했다. 한국당 홍문표 사무총장이 발표한 혁신안은 크게 3가지. ▲당 사무처 혁신(인사) ▲당원협의회 조직혁신(조직) ▲정책위 혁신(정책) 등의 혁신 계획을 담고 있다. 

당 사무처의 크기는 줄이고 지역구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유령 당협을 정리한다는 계획이다. 또 국민이 체감하고 함께하는 대안을 수립하는 등 현장서 살아있는 정책을 발굴해 정책적 혁신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인사 조직 정책
3대 혁신 발표

먼저 당 사무처 혁신에 대해 혁신위는 현 7개국으로 구성된 당 사무처 실·국을 통폐합해 10%가량의 사무처 직원을 감축하겠다는 생각이다. 홍 총장은 “아직 여당의 사무처 모습을 가지고 있는데 야당다운 사무처로 바꾸어 ‘작지만 강한’ 사무처를 구축하겠다”며 “희망퇴직을 먼저 받고 정년퇴직을 통해 30명 정도 감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이내 사무처 직원들 사이서 불만이 터져 나왔다. 사실상의 구조조정 아니냐는 것이다. 한국당은 이 같은 사무처 반발을 의식한 듯 혁신안 발표 당시 “구조조정이 아닌 개혁과 혁신”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대선 패배의 주인공들은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는데 사무처에만 희생을 요구한다”는 목소리가 새나왔다.

혁신위의 발표가 있기 전, 사무처 직원들과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이 한 차례 발생한 적 있다. 

지난달 28일 중앙당 실·국장 및 시도당 사무처장들이 참석한 회의서 사무처에 대한 2단계 구조조정 계획을 밝혔기 때문이다. 우선 계약이 만료된 계약직, 정년 초과자, 저성과자 등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은 후 사무처 노동조합과의 교섭을 통해 정리해고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목적은 비용 절감이다. 한국당은 ‘20대 총선’ ‘바른정당 창당’ ‘19대 대선’을 거치며 몸집이 줄어든 만큼 살림살이도 줄여야 하는 형편이다. 

조기 대선 레이스가 시작됐던 지난 2월 당이 사무처 직능국과 여성국, 청년국, 국민소통국, 여의도연구원 뉴미디어실 등 5개국을 폐지하고 외부 건물에 있던 당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을 당사 2층으로 들어오게 한 것도 비용 절감을 위해서였다.

식구 자르기에
내부 불만 폭발

이처럼 대선 전에도 사무처 통폐합을 실시했던 한국당이 최근 다시 한 번 칼을 빼들려 하자 사무처 직원들의 불만이 배가되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홍준표 대표가 비용 절감을 이유로 사무처 구조조정에 나서면서도 나경범 전 경남도청 서울본부장 등 측근 4명을 당 대표실 계약직으로 채용하자 불만은 폭발 직전에 이르렀다. 


공채 출신이 대부분인 당 사무처 직원들에게는 구조조정을 외치면서 당 대표 측근 4명과는 신규 계약하는 모순된 행보도 불만의 이유 중 하나다.
 

당 지도부의 모순된 행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당사 인근에 혁신위 사무실을 마련해 주는 등 비용 절감과 동떨어진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혁신위는 현재 당사 맞은편 건물 6층에 사무실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다. 임대료는 추천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구조조정의 주체를 두고도 뒷말이 나온다. 칼을 쥔 홍 총장은 앞서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 입당했다가 대선 직전 재입당한 이력이 있다. 홍 대표는 대선 패배의 책임이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책임을 자신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사실에 사무처 직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점심시간 한국당 당사 근처에는 술 한잔하며 신세 한탄을 하는 당직자의 수가 늘었다는 말까지 나돈다.

혁신위는 지난 2일 ‘혁신선언문’을 발표했다. 류석춘 혁신위원장은 연단에 올라 ‘한국당 신보수주의’ 가치 아래 ‘긍정적 역사관’ ‘대의제 민주주의’ ‘서민중심경제’ ‘글로벌 대한민국’ 등 4가지 혁신 방향을 담은 선언문을 낭독했다. 

류 위원장은 선언문서 “한국당 신보수주의는 정의와 형평을 바탕으로 양극화와 불공정한 기득권을 타파하고 활기차며 따뜻한 공동체의 지속적 발전을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선언문에는 당 핵심 관계자 및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인적 쇄신을 찾아볼 수 없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대한 평가도 빠져있었다.

사무처·원외당협 구조조정 방침
“왜 우리가 책임져?” 당내 반발

이에 대해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박 전 대통령 부분은 향후 인적 쇄신 문제를 다룰 때 자연스레 나올 이야기로 생각했다”며 “철학과 가치를 담는 혁신 선언문에 그런 내용이 들어가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근혜 탄핵 정국을 이끌었던 촛불집회에 대해서는 박한 평가를 내리는 등 여전히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 류 위원장은 선언문을 낭독하면서 “대의제 민주주의는 광장 민주주의와 같은 직접 민주주의의 위험을 막는다”며 촛불집회에 대한 우려를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류 위원장의 ‘일베(일간베스트)’ 발언까지 곁들어져 선언문이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앞서 류 위원장은 청년 대상 행사서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 활동을 독려하는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지난달 28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서 혁신위와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 청년정책센터가 마련한 대학생·청년 간담회에 참석한 류 위원장은 ‘한국당이 진보진영에 비해 SNS 등 온라인서 이미지 정치가 뒤처진다’는 지적을 받자 “내가 아는 뉴라이트만 해도 일베 하나밖에 없다. 일베를 많이 하시라”고 조언했다.


유동열 사퇴
혁신위 흔들

소위 일베 발언에 정치권은 한목소리로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당 혁신의 지향점은 결국 일베인 것이냐”며 “한국당 혁신위 구성이 극우 편향됐다는 것에 한국당 내부서조차 우려스러운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바른정당은 “(한국당이) 일베의 홍보대사를 스스로 자임했다”며 “바른정당이 부럽다면 뼈를 깎는 혁신을 선행해야지, 극우 성향의 단체를 치켜세우고 바른정당을 파괴시키는 공작을 진행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혁신위 내부서도 갈등이 불거졌다. 자유민주연구원장인 유동열 전 혁신위원이 혁신위의 ‘서민중심경제’ 발표에 반발해 자진사퇴한 것이다.

혁신위는 선언문에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 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고 밝혔다. 한국당이 사회적 약자 보호에 나서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유 전 위원은 “헌법적 가치 중 하나인 시장경제에 반한다”며 사퇴했다.

혁신위는 유 전 위원의 사퇴에 대해 유감을 표했다. 입장문을 통해 “유 전 위원은 혁신선언문 용어인 ‘서민중심경제’서 ‘중심’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데 대해 본인이 ‘평생 지켜온 가치(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가 존중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갑작스레 사퇴했다”며 “유 위원의 일방적 사퇴에 유감을 표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혁신위는 “(선언문에 ‘중심’이라는 단어가 포함된 것이 유 전 위원의 지적대로) 자유민주주의, 시장경제, 법치에 반하는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앞으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국당의 혁신에 더욱 매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당은 유령 당협을 정리한다는 계획을 또 다른 혁신안으로 제시했다. 전국 253개 당협에 당무감사를 실시, 지역구 관리 등을 제대로 하지 못한 당협을 솎아낸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일반·책임 당원을 늘리는 한편, 대선 패배 후 흐트러진 조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상황서 조직 강화는 필수적 요소 중 하나다.

박근혜·최순실·친박계 ‘3무’
‘신보수주의’ 홍대표 화법 일치

그러나 당내 일각에선 이 같은 계획을 두고 친박(친 박근혜)계 배제를 위한 홍 대표의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재 한국당의 당협은 253개. 그중 현역 의원이 차지하고 있는 지역은 107개다. 그 외 나머지 146개 지역은 원외당협위원장이 맡고 있다(25개 지역 공석).

이들 중 상당수 원외당협위원장이 지난 박근혜정권 당시 임명된 사람들이다. 개중에는 분당 사태 때 새로 임명된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원외는 아직 친박계 색채가 가시지 않았다는 말이 나온다.

이에 친홍계(친 홍준표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홍 대표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현역 친박계 의원들을 내치는 대신 친박계 원외당협위원장부터 구조조정한다는 것이다. 

친홍계가 원외를 장악하면 친박계 현역 의원들의 당내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원외당협위원장 구조조정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스레 친홍계로 전면 물갈이를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해범 혁신위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서 “보수가 이렇게 몰락하게 된 첫 단추는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인물들, 즉 친박으로 전부 채워 공천하려고 했던 게 시발점”이라며 친박계에 부정적 인식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에 원외당협위원장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만약 친박계 현역 의원들까지 반발에 동참한다면 큰 계파 싸움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원외 구조조정
파벌의 도화선

향후 공개될 세부적인 혁신안을 지켜볼 일이지만, 현재까지 당 지도부 및 혁신위가 발표한 내용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제대로 된 혁신보단 ‘이념 무장’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혁신위는 선언문서 ‘한국당 신보수주의’를 혁신 방향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지난 조기대선 국면서 홍 대표가 강조해온 내용과 상당 부분 일치한다. 홍 대표는 그동안 “한국당은 신보수주의를 통해 가치·이념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또 혁신위는 “산업화 세대의 기득권은 물론 ‘강성귀족노조’ 등 민주화 세대의 기득권도 비판하고 배격하는 혁신을 통해 중산층과 서민이 중심이 되는 경제를 활성화하고, 서민복지를 증진시키는 데 주력한다”며 칼끝을 귀족노조에게 겨눴다. 

‘강성귀족노조’라는 단어 사용과 그에 대한 태도가 홍 대표의 그것과 일치한다.

혁신위 독립성 보장은 성공적인 개혁·혁신을 위한 전제 조건이다. 한국당 혁신위의 선언문 낭독이 있던 날 이옥남 혁신위 대변인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서 “혁신위는 선언문에도 나와 있듯이 실질적으로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기구”라고 강조한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그러나 혁신위의 발표 내용이 그간 홍 대표의 주장과 상당 부분 일치하고 있어 “당 지도부에 종속된 혁신위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레밍’김학철 처리 논란
반성은 없나?

국민을 ‘레밍(쥐의 일종)’에 빗대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으로부터 제명을 당한 김학철 충북도의원이 지난 2일 자유한국당 중앙당에 재심을 신청했다. 앞서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물의를 일으킨 김 의원을 제명한 바 있다.

소명할 기회를 달라는 게 김 의원의 요구다. 그는 발언이 왜곡됐음은 물론, 유럽 연수를 떠나게 된 과정을 해명할 기회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2일 귀국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모든 책임은 행정문화위원장인 내가 떠안겠다”며 “다른 의원들에 대한 징계를 고려해 달라”고 말해 재심을 신청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됐다. 

그러나 김 의원은 재심 신청 마감일인 지난 2일 관련 서류를 제출해 예상을 뒤엎었다. 한국당 당헌·당규 내 윤리위원회 규정 제26조에 따르면 ‘징계에 불복할 경우 징계 의결을 통보 받은 날로부터 10일 이내 위원회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김 의원은 지난달 24일 제명이 확정됐으며, 이로부터 10일째인 2일이 재심 청구 마지막 날이었다. 재심을 청구 받은 윤리위는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재심 청구가 있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한다. 이에 이번 달 내 회의를 열어 해당 사안을 들여다 볼 것으로 예상된다.

“발언 왜곡…소명 기회를”
한국당에 제명 재심 신청

당내에서는 부정적 기류가 흐르고 있다. 재심 청구가 받아들여지기 힘들뿐더러, 만약 받아들여지더라도 징계 결과가 달라질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다. 여론이 워낙 좋지 않아 재심 청구 자체가 받아들여지기 힘들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달 16일 청주 지역이 폭우로 물난리가 났음에도 김 의원을 포함한 충북도의원 4명은 이틀 뒤인 18일, 8박10일의 일정으로 유럽 연수를 떠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조기 귀국한 바 있다. 그런데 김 의원은 귀국 후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세월호부터도 그렇고, 국민이 이상한, 제가 봤을 때는 뭐 레밍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집단 행동하는 설치류”라고 말해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결국 김 의원은 소속 정당이던 한국당으로부터 제명당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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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