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2회 청룡기 주역> 배명고 투수 3인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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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17.08.07 10:07:25
  • 호수 122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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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은 선수를 믿었고 선수는 감독을 따랐다

<일요시사>가 야구 꿈나무들을 응원합니다. 야구학교와 함께 멀지 않은 미래, 그라운드를 누빌 새싹들을 소개합니다.
 

지난 7월16일 막을 내린 ‘제72회 청룡기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서 김경섭 감독이 이끄는 서울 배명고가 우승을 차지했다. 배명고는 전국 규모의 고교야구대회서 22년 만에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전반기 왕중왕전이었던 황금사자기 본선 진출에 실패했던 배명고는 후반기 왕중왕전의 청룡기 대회서 모든 선수들이 뛰어난 집중력과 희생정신을 발휘, 막강한 우승후보였던 서울고를 결승전에서 제압했다.

배명고 야구부 선수들의 공통점은 모두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에 스스럼이 없는 가운데 태도가 지극히 예의 바르고 공손하다는 것이다. 의견을 밝힐 때는 운동선수가 아닌 공부도 아주 잘 하는 모범생 같은 느낌이 들 정도. 

김경섭 감독의 소통 시스템이 얼마나 잘 되어 있고 효과를 발휘하는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은 값진 우승의 주역인 배명고 투수 3인방을 소개한다.

▲박종현(3학년, 177cm/80kg, 좌투좌타, 고명초-대치중) = 결승전 직전 김 감독을 찾아가 “자신을 결승전에 기용하지 않아도 되니 자기보다 더 잘하는 투수들을 기용해 달라”고 의견을 제시했던 투수다. 그러한 박종현을 김 감독은 결승전의 상대팀 최고의 타자였던 강백호를 상대로 맞춤형 원포인트 투수로 기용했고, 마운드에 올라 간 박종현 역시 단지 커브 4개로 강백호를 잡아내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했다. 김 감독은 우승 직후의 소감에서 “그의 희생정신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전국 규모 고교야구대회
22년 만에 챔피언 등극

실제로 만나 본 박종현은 아주 공손하면서도 명확하게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선수였다. 올해 3학년의 수험생이기도 한 박종현은 앞으로 대학에 진학해 투수는 물론 여타의 포지션도 다양하게 경험해 보겠다는 희망을 밝혔다.
 

“저는 기술적으로나 신체적으로나 아직 완성된 투수가 아닙니다. 우리 팀에는 (곽)빈이나 (이)재승 같이 좋은 투수가 많았기 때문에 그러한 투수들에게 더 기회를 주면 우리가 승리할 확률이 더 클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감독님께서 강백호를 상대할 기회를 주시더군요. 강백호는 느린 공에 약하다는 지시를 해 주셨습니다. 제 공의 구속이 느리기 때문에 아예 직구는 던질 생각을 안하고 커브로만 상대했었습니다. 그리고 그게 통했어요.”

▲이재승(3학년, 190cm/92kg, 우투우타, 성남중원리틀-배명중) = 청룡기 준결승전에 등판해 150km/h의 힘이 동반된 강속구로 안산공고의 타선을 잠재웠던 투수다. 그의 역투로 배명고는 에이스인 곽빈을 아낄 수 있었고, 서울고와 대결했던 결승전의 투수 기용 전략서 서울고에 상대적인 우위를 점할 수 있었다. 결승전에도 그는 곽빈이 무너질 경우에 대비했던 배명고의 마지막 카드였다. 실제로 신체조건과 구위, 그리고 멘탈이 깜짝 놀랄 만큼의 수준을 보여주는 선수다.

1학년 때와 2학년 때의 시즌을 통틀어 부상으로 인한 오랜 재활로 두각을 못 나타냈으나 부상에서 완쾌한 올 시즌 중반 이후에 경기감각이 살아나며 진가를 보여주고 있다. 올 시즌 최고 구속이 152km/h로 기록됐다. 시즌 후 프로진출을 희망하고 있다. 그 역시 박종현과 마찬가지로 아주 공손하면서도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것에 스스럼이 없었다.

“저의 롤 모델은 LG트윈스의 투수 임찬규와 한화이글스 투수였던 정민철입니다. 임찬규 투수의 당당하고 자신감 있는 자세를 배우고 싶고, 정민철 투수처럼 자기 관리를 잘하며 롱런할 수 있는 투수가 되고 싶습니다.”

▲곽빈(3학년, 185cm/92kg, 우투우타, 자양중) = 한국프로야구 2018 시즌 신인 1차로 두산베어스에 지명된 선수로, 올 시즌 고교야구에서 이슈가 됐던 선수 중 한 명이다. 최고 구속은 153km/h. 이번 청룡기 결승전에서 강속구로 서울고의 막강 타선을 잠재우며 1점 차의 승리를 지켜냈다.


흥미로운 사실은 작년 시즌까지 주목을 받는 선수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작년 시즌에 단 한 차례만 마운드에 올라 투수의 역할을 했던 배명고 1루수였다. 타격에도 비범한 재질을 보이는 그를 김 감독은 아낄 만큼 아껴가며 올 시즌을 기약했다. 

그런 감독의 관리가 선수 보호와 전국대회 우승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게 되는 결과를 가져오게 했다.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프로야구 1차에 이미 지명된 만 18세의 어린 선수가 자신의 진로 결정과 상관없이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는 사실이다.

“꼭 우승해야겠다는 목표가 있었습니다. 그것을 이루고 싶었죠. 결코 나태해질 수가 없었어요. 그리고 우승을 이루어서 친구들과 모든 분들에게 더욱 자랑스럽습니다. 제 롤 모델은 두산베어스의 니퍼트입니다. 이제 같은 팀에서 야구를 하게 됐으니 가까운 데서 그를 통해 더 배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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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