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대주주 오너 일가에 회사 차원서 고배당을 일삼는 ‘반칙’은 비단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고배당 논란이 재연됐다. 변칙적으로 자행되는 ‘오너 곳간 채우기’는 좀처럼 멈춰지지 않고 있다. 어디서부터 문제일까. <일요시사>는 연속기획으로 고배당 논란에 휘말린 오너 일가를 짚어봤다.
애터미가 지난 3년간 1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주주들에게 지급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이를 통해 오너 일가는 전체 배당금의 8할에 가까운 금액을 쓸어 담았다. 적극적인 배당정책이 오너 일가의 쌈짓돈 마련 창구로 전락했다는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
앉은 자리서…
2016회계연도 감사보고서 분석 결과 건강식품 및 생활용품 도·소매업체인 애터미는 주주들에게 300억원(연차배당 300억원)의 배당금을 건넨 것으로 나타났다. 1주당 배당금은 15만원,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총액을 뜻하는 ‘배당성향’은 36.76%였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배당금 규모는 한층 불어난다. 2014년 12만5000원이던 1주당 배당금은 2015년 30만원으로 상향조정 후 지난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 주식수에 변동이 없는 가운데 1주당 배당금이 반토막 나면서 지난해 현금배당금총액 역시 전년(중간배당 300억원, 연차배당 300억원) 대비 50% 수준으로 격감했다. 2014년 현금배당총액은 약 250억원(중간배당 100억원, 연차배당 150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현금배당금총액의 비율을 뜻하는 ‘배당성향’ 역시 2015년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4년 44.83%였던 배당성향은 이듬해 67.46%까지 치솟은 후 지난해 30%대로 떨어졌다. 최근 3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 같은 지표는 애터미가 실적을 기준으로 탄력적인 배당 정책을 운용했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애터미의 배당성향 등락폭은 당기순이익 등락폭과 비슷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2014년 558억원이던 애터미 당기순이익은 2015년 890억원으로 치솟은 후 지난해 816억원으로 소폭 감소한 바 있다.
매년 수백억씩 입금되는 돈줄
배당금 7할 이상 오너 일가 수중
종합적으로 보자면 애터미의 배당금총액 규모는 그리 문제될만한 수준은 아니다. 현금배당이 주주들에게 회사의 이익을 환원한다는 개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적정수준서 이뤄진 애터미의 배당정책은 오히려 수긍할만하다.
통상 국내 상장사 평균 배당성향은 10∼20%대, 비상장사는 30∼50%대를 형성한다. 이는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과 비교해도 낮은 수준이다.
더욱이 애터미의 이익잉여금은 2014년 730억원서 2015년 1170억원, 지난해 1686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였다. 배당성향을 좀 더 높여도 회사 재정에 크게 무리는 없던 셈이다.
문제는 배당금의 8할 가까운 비중이 오너 일가에 쏠린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애터미의 주주로 등재된 인물은 총 4명. 박한길 회장을 필두로 도경희 사장, 박 회장의 두 아들인 지훈씨, 한결씨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들 4인은 5만주씩 동등하게 회사 주식을 소유하고 있다. 애터미의 전체 주식수는 정확히 20만주다.
애터미 전체 주식의 75%가 오너 일가에 쏠린 구조는 결과적으로 그들에게 막대한 이득을 남겼다. 지난해에 300억원의 배당금총액 가운데 박 회장, 지훈씨, 한결씨가 각각 75억원씩 도합 225억원을 수령했다.
최근 3년으로 범위를 넓히면 오너 일가서 수령한 배당금 규모는 더욱 불어난다. 주식수 및 지분율 변동이 전혀 없던 관계로 1150억원에 달하는 전체 배당금은 주주 4인이 287억5000만원씩 나눠 가졌고 오너 일가에 귀속된 배당금은 862억5000만원에 달했다.
쌓이는 곳간
막대한 배당금 수령액을 바탕으로 애터미 오너 일가는 손꼽히는 비상장 주식 부호에 이름을 올리는 데 성공했다. 2015회계연도 기준에 따르면 애터미 주주 4인은 각각 150억원씩 배당금을 수령하면서 전체 비상장 주식 배당부자 12위에 공동으로 이름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