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내리는’ 포스코 수난사 막전막후

더는 국민기업을 흔들지 마라!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포스코를 주목하는 시선이 부쩍 많아졌다. 문재인정부가 포스코 인사권에 개입할 수 있다는 추측이 더해진 탓이다. 순탄치 않았던 회장 교체 이력을 돌이켜보면 단순 억측쯤으로 치부하기 힘든 구석이 존재한다. 하지만 권오준체제 ‘2기’를 막 가동한 포스코 입장서 보자면 불편하기 짝이 없는 풍문임에 분명하다.  
 

포스코는 2000년 9월 정부 지분 전량 매각과 함께 민영기업으로 재탄생했다. 하지만 여전히 완전한 민영기업으로 불리는 데 한계가 있다. 정부의 의중이 반영되는 국민연금공단이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데다 민영화와 상관없이 정부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던 탓이다. 혼란스러웠던 역대 포스코 회장 변천사 때문에 재계는 권오준 현 회장이 임기를 제대로 채울지 주목하고 있다. 예정된 재임 기간을 꽉 채울 거란 낙관론과 전철을 밟을 것이라는 비관론이 혼재된 양상이다. 

정권만 바뀌면
계속되는 교체

정권이 바뀌고 친정권 성향의 새 회장이 포스코에 부임하는 과정서 기존 회장의 비리 혐의는 단골 메뉴처럼 부각됐다. 초대 회장부터 이 같은 논란서 자유롭지 못했다. 관련 업계에선 정권마다 기업 수장이 바뀌는 것을 두고 ‘포스코 잔혹사’라고 표현할 정도다. 

포스코를 일으켜 세운 고 박태준 전 회장은 김영삼정부 출범 직전 24년 6개월간 자리를 지키던 회장직서 물러나야 했다. 박 전 회장은 1993년 회사기밀비 7300만원을 횡령하고 포항제철 계열사와 협력사 20개 업체로부터 39억7300만원을 받은 특가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다. 

포항제철 명예회장직도 이때 박탈당했다. 여전히 박 전 회장이 보복성 조치를 당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박 전 회장은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내각제 대통령선거 공약화를 요구하다 김영삼 전 대통령과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회장의 뒤를 이은 황경로 회장(1992년 10월∼1993년 3월)은 김영삼정부 출범과 함께 자리서 물러났다. 약 5개월 남짓한 그의 재임 기간은 포스코 역대 회장들 중 가장 짧다. 황 전 회장은 거래업체로부터 수차례에 걸쳐 9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1심서 징역 3년,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박 전 회장의 측근으로 분류되던 정명식 3대 회장은 1993년 3월부터 1994년 3월까지 1년간 회장직을 유지했다. 4대 김만제 회장(1994년 3월∼1998년 3월)은 1998년 김대중정부 출범 직후 사임했다. 

그는 1994년부터 4년여에 걸쳐 회사기밀비 4억2415만원을 유용한 업무상 횡령 혐의로 1999년 2월 불구속 기소됐다. 

민영화 이후에도 정권교체에 따른 회장 변동은 여전했다. 5대 유상부 회장(1998년 3월∼2003년 3월)은 ‘최규선 게이트’에 연루돼 노무현정부가 출범하면서 자리서 물러났다. 6대 이구택 회장(2003년 3월∼2009년 1월)도 이명박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 검찰이 정기세무조사 무마 청탁설 조사에 나서자 돌연 사퇴했다.

정준양 7대 회장(2009년 1월∼2014년 3월)은 배임·횡령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은 끝에 2015년 11월 불구속 기소됐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부실기업 인수로 회사에 1600억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정 전 회장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지난 1월 1심 무죄 판결을 내린 상태다.

혹시나 하는
섣부른 비관론

이전 사례들은 권 회장의 앞날이 마냥 순탄치 않을 거란 전망에 힘을 싣는다. 진짜 문제는 정부 차원서 코드 인사를 감행할 경우 막아내기 쉽지 않다는 데 있다. 물론 포스코는 나름대로 독자적인 행보를 보여줬다. 포스코는 2004년 이사 선임에 있어서 소액 주주의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집중 투표제를 도입했다. 
 


2006년에는 사외이사들로 꾸려진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가 회장 후보를 결정하고 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최종 선임하도록 했다. 주요 인사 선임과 관련해 정권의 외풍에 시달린다는 한계를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였다.

그러나 각종 장치를 마련해도 포스코는 정부의 입김서 벗어나는 데 한계를 드러낸 전력이 있다. 이 때문에 권 회장 체제도 언제든 정권의 입맛에 따라 좌지우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한다.

재계 관계자는 “민영기업의 회장 자리를 정부 차원서 내정한다는 건 당사자의 입장서 매우 불쾌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며 “다만 포스코를 흔들고자 마음먹는다면 포스코는 상대적 약자 입장에 몰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내실 쌓는 권
내칠 명분이…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재계 관계자들은 권 회장의 임기 완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연임이 결정된 지 얼마 안된 상태서 코드 인사가 내려올 가능성이 적고, 능력 검증은 이미 끝났기 때문에 예정된 재임 기간을 꽉 채울 거란 분석이다. 

2014년 포스코 8대 수장에 오른 권 회장은 지난 3월 ‘최순실 게이트’라는 악재를 딛고 연임에 성공했다. 원칙대로라면 권오준체제 2기의 종료 시기는 2020년 3월이다. 중간에 위기도 있었다. 

포스코는 2015년 창립 이후 처음으로 연간 적자를 기록하는 수모를 겪었다. 권 회장의 임기가 절반도 안 남았던 시점이다. 외부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내부에선 불만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권 회장은 임기 연장에 성공했다. 그 어렵다던 포스코 체질개선에 일정부분 성공시켰다는 점이 임기 연장에 영향을 미쳤다.

2014년 3월 권 회장 부임 당시 포스코는 철강시장 여건 악화와 경기불황, 내부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큰 혼란에 직면했다. 이때 권 회장이 내세운 경영 전략은 본연에 충실한 내실 다지기였다. 

이때부터 포스코는 철저한 다이어트와 체질개선에 돌입했다. 철강사업과 관련이 없거나 입지가 불완전한 못한 계열사는 구조조정 대상에 올랐다. 2014년 49개였던 포스코 계열사는 10개 이상 줄어들었다.

순탄치 않았던 회장 교체 잔혹사 ‘이제 끝’
굳건해지는 ‘권오준 2기’ 체제  

체질개선의 순기능은 올해 1분기부터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포스코는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5조772억원, 영업이익 1조3650억원, 당기순이익 9769억원을 기록했다. 권 회장 취임 이래 가장 좋은 실적이다. 


매출액은 평년 수준이었지만 영업이익 및 당기순이익은 껑충 뛰었다. 지난해 3분기의 영업이익 1조342억원도 가볍게 넘어섰다. 포스코의 1분기 실적은 ‘권오준 2기’의 첫 성적표란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외부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작업도 서서히 빛을 발하고 있다. 권 회장 취임 초 글로벌 철강시장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안정적이지 못했다. 다행히 권 회장 취임 후 줄곧 ‘고부가제품’의 중요성을 강조했던 포스코는 독보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며 이익률 개선에 성공했다. 

당장 권 회장을 대신할 만한 인물도 마땅치 않다. 과거 포스코 회장이 교체되던 당시에는 기존 회장을 대신할 만한 인물이 여럿 거론됐다. 그러나 최근엔 권 회장 외에 거론되는 유력한 후보가 없는 상황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최순실 게이트 등 크고 작은 구설이 발생했음에도 불구하고 권 회장이 연임에 성공한 건 권 회장을 대체할 만한 인물이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본인의 연임 의지도 강하다. 권 회장은 지난 2월 초 임원인사서 조직개편을 단행해 COO(Chief Operating Officer, 철강부문장) 체제를 도입했다. 기존 철강부문의 운영은 COO가 책임 경영토록 하고, 회장인 자신은 비철강 부문, 신사업 등 미래성장 동력을 챙기며 그룹 매출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는 복안이다. 

여기에는 정치권 낙하산 인사를 막고 임기를 무사히 끝내면 내부 인물을 차기 후계자로 인선한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코드 인사커녕
정부만 믿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무작정 포스코 인사권에 개입하지 않을 거란 낙관적 전망이야말로 그의 임기 만료 가능성을 한층 높인다. 적폐 청산의 중요성을 누차 강조해온 문 대통령의 성향상 권 회장에게 큰 압박을 가하기 힘들 거란 예상이 지배적이다. 문재인정부의 코드에 부합하는 인물을 내세워 낙하산 인사를 자행할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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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22대 국회 오픈런 관전 포인트 ‘셋’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최근 한낮 기온이 30도를 웃돌지만 꽁꽁 얼어붙은 정국은 풀릴 기미가 안 보인다. 여야의 날 선 공방이 22대 국회를 겨냥하면서다. 21대에 이어 22대 국회도 첩첩산중이다. 개원과 동시에 300명의 숨 가쁜 레이스가 시작될 예정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던 21대 국회가 결승점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결국 ‘역대 최악의 국회’라는 오명은 끝내 벗지 못했다. 21대 국회 후반기부터 시작된 여야의 특검법 공방과 용산의 거부권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탓이다. 상임위 줄다리기 지난 21일 윤석열 대통령이 ‘해병대 채상병 사망사건 수사외압 의혹 특별검사법(이하 채 상병특검법)’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했다. 삼권분립에 따라 해당 법안은 헌법정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9일, 윤 대통령이 취임 2주년 기자회견서 밝힌 “채 상병 특검법에 대해 진행 중인 수사와 사법 절차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회로 돌아간 채 상병 특검법은 오는 28일,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서 재표결에 부쳐질 전망이다. 국민의힘서 18표 이상의 이탈표가 필요한 만큼 여권 내에서는 가결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1호 법안으로 재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한 만큼 해당 법안은 다음 달 이내로 재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김건희 여사를 겨냥한 ‘쌍특검’도 수면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민주당은 기존 법안에 포함됐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에 명품가방 수수 의혹을 더해 22대 국회 개원 즉시 재발의하겠다고 예고해 왔다. 이 밖에도 ‘쌍방울 대북 송금 사건 특검법’ ‘한동훈 특검법’ 등을 쏟아내면서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나섰다. 다만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전화 통화서 “야당이 특검법을 밀어붙이고 있는데 끝까지 추진될 법안은 극소수일 것”이라며 “특검 하나를 위해 드는 돈과 시간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다. 실제 특검이 이뤄지지 않더라도 그 단어만으로도 무게가 있기 때문에 효과를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특검 정국을 예고한 만큼 주요 상임위 배분이 앞으로의 정국을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회 원구성 여부가 22대 국회의 첫 번째 쟁점으로 떠올랐다. 특검법-거부권 무한 도돌이표 야 ‘법사위·운영위’ 싹쓸이? 민주당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와 운영위원회(이하 운영위) 위원장 자리를 싹쓸이하겠다며 강경 의지를 드러냈다. 이에 국민의힘이 견제에 나서면서 상임위 쟁탈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그동안 법사위는 다수당이 의석수로 법안을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원내 2당이 가져가는 게 관례였다. 운영위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국정감사를 진행하거나 예산안 등을 심사할 수 있어 여당의 몫으로 여겼다. 하지만 민주당은 21대 국회 후반기에 국민의힘이 법사위원장을 맡으면서부터 국회가 제대로 일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번 4·10 총선 민의를 받들어 정부를 제대로 견제하기 위해 두 상임위를 민주당이 가져가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지켜온 여야 간의 견제와 균형을 깨트릴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장은 1988년 13대 국회부터 집권당이 맡아왔다”며 “운영위와 법사위까지 독식하겠다는 민주당의 발상은 입법 독재를 하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지난 20일 여야 원내대표가 오찬 회동을 통해 원 구성을 논의 테이블로 올렸지만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으로 돌아섰다. 22대 국회 첫 본회의는 내달 5일 열릴 예정으로 원구성은 내달 7일까지 협상을 마쳐야 한다. 그러나 양당 모두 협상의 기미가 보이지 않아 결국 해당 논의는 국회의장 직권상정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큰 걸음 내딛을까? 두 번째 쟁점은 개헌이다. 이전부터 정치권에선 37년째 그대로인 ‘87년 헌법’을 손보는 것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정부와 야당의 이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만큼 개헌 논의는 흐지부지 끝나기 일쑤였다.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향한 목소리가 커지면서 22대 국회 전반기에 걸쳐 개헌 요구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힘을 받고 있다. 4년 중임제에 불을 붙인 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이다. 대통령의 임기를 현행 5년서 4년으로 단축해 대선과 지방선거 시기를 맞춘다면 전국 단위 선거 횟수가 줄어들고, 이에 따른 국력 낭비를 막을 수 있다는게 이유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대통령 4년 중임제를 포함한 세븐(7) 포인트 개헌을 제안했다. 구체적인 내용으로는 ▲부마 민주항쟁, 5·18 민주화운동, 6·10 민주항쟁의 헌법 전문 수록 ▲동일가치노동, 동일수준 임금 명문화 ▲검사 영장 신청권 삭제 ▲사회권 강화 일반 조항 신설 ▲‘수도는 법률로 정한다’ 조항 신설 ▲토지 공개념 강화 등을 요구했다. 개혁신당 역시 궤를 같이하며 4년 중임제에 군불을 때고 있지만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해당 문제에 조심스럽게 접근하는 모양새다. 다만 혁신당이 앞서 주장한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無)당적화를 겨냥한 원(one) 포인트 개헌에 집중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통해 이같이 밝히며 “입법부와 행정부의 건강한 관계를 제도화하고 정치와 국정에 헌법정신을 제대로 구현하기 위해 대통령의 권한 남용 제한과 무당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거부권 제안에 대해서는 채 상병 특검법을 언급하며 “국민으로부터 권력을 위임받은 대통령이 국회를 무시하고 삼권분립의 헌정질서를 파괴하면서 남용되고 있는 무소불위의 대통령 권한은 이제 제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5·18 개헌에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원 포인트 개헌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원 포인트가 아닌 포괄적 개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몸 푸는 한 수습하는 이 국민의힘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이 같은 민주당의 주장에 “헌법 전문은 선언적 성격인데 그것만 수정하는 것으로 아쉬움이 해소될까 이런 생각이 있다”며 “이왕 개헌을 한다면 범위를 잡고 근본적 문제를 함께하는 게 좋지 않을까”라고 설명했다. 4년 중임제 등을 둘러싼 개헌 논의는 22대 국회 내내 거론된 것으로 예측된다.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범야권이 만장일치로 개헌안에 동의해도 총 192석에 그친다. 여당인 국민의힘서 8명의 이탈표가 나와야 하는 만큼 현실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마지막은 여의도를 배경으로 한 이재명-한동훈의 파워게임이다.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둔 시점서 민주당 이 대표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의 앞날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온갖 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우선, 한 전 비대위원장의 복귀 여부다. 총선 패배 이후 여의도를 떠났지만 사진 한 장, 말 한마디가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가 되면서 전당대회 초읽기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전 비대위원장은 지난 1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윤정부의 정책을 꼬집는 글을 게재했다. 국가통합인증마크(KC) 인증을 받지 않은 제품의 해외 직접구매 금지 정책에 대해 “소비자의 선택권을 지나치게 제한하므로 재고돼야 한다”는 작심 발언을 한 것이다. 지난달 20일에는 ‘윤석열 배신론’이 불거지자 이를 의식한 듯 “정치인이 배신하지 않아야 할 대상은 여러분, 국민뿐”이라며 친윤(친 윤석열)계를 겨냥했다. 용산에 들이닥친 개헌 요구 한동훈-이재명 벌써 기싸움 현재 국민의힘 상황을 종합해보면 전당대회 개최 시기는 7월 말에서 8월 초로 예상된다. 비윤(비 윤석열)계까지 목소리를 얹기 시작한 만큼 어수선한 분위기 속 당심이 어느 쪽으로 흐를지 이목이 쏠린다. 반면 민주당은 이 대표의 연임론을 굳히는 모양새다. 국회의장 선거로 인해 ‘명심불패’ 공식이 깨졌다는 평이 나왔지만 당의 주요 인사들이 여론의 흐름을 꺾으면서 연임론을 다시 한번 궤도에 올렸다. 한 민주당 의원은 <일요시사> 취재진과 만난 자리서 “이 대표가 연임하지 않을 이유도 없다. 일각에서는 이 대표의 사당화라고 지적을 하는데, 당 대표란 당의 지지를 가장 많이 받는 이가 선출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 의미서 이 대표의 연임론이 제기되는 건 어떠한 이유에서든 당이 다시 한번 이재명이란 리더를 원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회의장 선거의 여파로 강성 지지층이 대거 탈당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민주당은 진화에 나섰다. 이 대표는 ‘당원 권리 강화’를 내세웠다. 민주당 민형배 전략기획위원장은 당선인이 한데 모인 초선 워크숍서 당원권 강화를 골자로 한 ‘당원민주주의 패러다임 전환’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민주당이 당원 달래기에 나서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이번 사태를 위기가 아닌 기회로 승화시켰다고 내다봤다. 민주당 권리당원 중 대다수는 이 대표의 강성 지지층인 만큼 당원의 권리를 강화함으로써 당의 장악력을 높이고 자연스레 당 대표 단일 후보로 우뚝 섰다는 설명이다. 이로써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 8월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한 전 비대위원장이 전당대회에 출마하고 이 대표가 연임에 성공한다면 22대 국회는 지난 총선에 이어 한-이 갈등 제2라운드로 들어서게 된다. 두 사람 모두 차기 대권주자로 주목받는 만큼 22대 국회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초반부터 군기 바짝 21대 정국을 집어삼킨 현안은 고스란히 22대 국회로 넘어왔다. 민주당이 1호 민생 법안으로 내놓은 ‘전국민 25만원 지원금’과 연금개혁 논란도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풀어야 할 숙제다. 결국 21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꼬리표를 잘라내지 못했다. 최근에는 민주당 초선을 중심으로 한 집단행동이 몸집을 키우면서 여권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22대 국회 역시 강대강으로 흘러갈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 4·10총선 유세 현장서 여야가 한목소리로 외쳐대던 ‘일하는 국회’가 실현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