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대선 끝나고 막오른 장미분양

사상 초유의 조기 대선 이후로 미뤄졌던 건설사들의 분양 물량이 5·6월 집중적으로 나오는 이른바 ‘장미분양’ 시즌의 막이 올랐다. 대선 이후에도 저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수익형 부동산 분양시장도 활기를 띨 전망이다.

초저금리 시대에 마땅한 투자 상품이 없다 보니 매달 월세가 나오는 수익형 부동산 상품으로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먼저 주택시장의 경우 대선 기간 분양시장에 대한 관심이 낮아지면서 흥행에 실패할 것을 우려한 건설사들이 분양시기를 대선 이후로 대거 조정했던 물량들이 5월과 6월 쏟아져 나올 예정이다. 

5월 3만6237가구
6월 7만1173가구

부동산114 자료에 따르면 5월에는 전국에 3만6237가구(임대아파트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다. 6월에는 5월의 두 배에 가까운 7만1173가구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장미분양’의 특징은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 물량이 전체의 64.5%(5월), 69.2%(6월)에 이를 정도로 많다는 점이다. 특히 서울의 재건축·재개발 단지들과 수도권 1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가 많아 수요자들의 관심이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5·6월에만 서울에서 재건축 ·재개발 아파트 14개 단지, 1만7310가구(일반분양 6866가구)가 분양에 나서는데, 이는 올해(5만5820가구) 서울에서 공급이 예정된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약 31%에 달하는 것이다. 대선 영향으로 미뤄졌던 물량이 한꺼번에 나오면서 수요자 입장에서는 선택의 폭이 넓어졌으며, 재건축이나 분양시장을 주도하던 인기 지역의 물량도 꽤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쪽으로 청약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분양이 늘어나는 추세인 만큼 비인기 지역의 경우 공급 부담이 더 가중되면서 시장의 양극화가 심화될 가능성도 있다. 다만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분양보증심사가 강화되는 추세라는 점이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서울 서북부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는 ‘수색증산뉴타운’의 첫 분양 물량인 ‘DMC 롯데캐슬 더 퍼스트’1192가구가 공급된다. 수색증산뉴타운은 이 단지를 시작으로 향후 10개 단지 약 1만3000여가구가 들어설 예정이다. 서울 뉴타운 지구 중 두 번째로 큰 ‘신길뉴타운’5구역을 재개발하는 ‘보라매 SK뷰(SK VIEW)’도 이달 총 1546가구를 분양한다. 

사상 초유의 조기 대선 마무리 
건설사 미뤘던 분양 속속 재개

수도권 대단지로는 포스코건설이 송도 랜드마크시티 M1블록에서 분양하는 ‘랜드마크시티 센트럴 더샵(가칭)’3472가구가 있다. 그간 포스코건설이 송도에서 공급한 단지 중 가장 큰 규모이며 송도 최대 주거복합단지다. GS건설이 경기 안산시의 ‘신흥 부촌’으로 꼽히는 고잔신도시에 선보이는 ‘그랑시티자이 2차(3370가구)’도 관심을 끈다. 총 7653가구의 미니 신도시급 단지를 조성하는 ‘그랑시티 자이 프로젝트’의 2차 분양분이다.

그렇다면 대선 이후 수익형 부동산의 전망은 어떨까. 업계에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주택규제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많아 수익형 부동산은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실제 수익형 부동산은 주택을 누르면 반사이익을 얻는 소위 풍선효과와 정부 정책보다는 금리기조에 더욱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더라도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올리는 상황은 당분간 없을 것으로 밝혀 저금리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럴 경우 임대수익이 금리보다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상가나 오피스텔 등 수익형 부동산은 여전히 매력이 있어 보인다. 

대선 이후에도 수익형 부동산 인기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는 이유는 기대수명이 길어지면서 은퇴 후 고정수익을 찾는 실버세대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종합자산관리계좌(CMA) 머니마켓펀드(MMF) 등에 들어가 있는 단기 부동자금 규모가 1010조원에 달하고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은 예금이나 채권, 증시보다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자산가들이 눈길을 돌리고 있다. 따라서 예금금리가 1%대를 유지하고 증시가 박스권을 탈출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면 수익형 부동산 외에는 다른 투자대안이 없다는 자산가들의 심리가 강해질 것으로 보인다.

사드배치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 해소 가능성이 높고 새 정부의 경기 부양책 기대감으로 인한 소비 심리 개선 등도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에 긍정적인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투자할 때는 100% 자기자본보다는 적절한 대출을 활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투자수익률도 임대수익에서 대출이자를 뺀 금액을 실투자금으로 나눈 값으로 계산하는데, 예상 임대수익률이 대출이자율보다 높은 경우 대출금액을 늘리게 되면 실투자금이 적어져 투자수익률이 크게 올라간다. 대출을 통해 세금을 절감할 수도 있다. 

대내외 변수로 대출금리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적신호다. 따라서 대출 규모는 예상되는 임대수익률과 대출이자율을 비교해 결정해야 한다. 대출비율이 50%가 넘을 경우 이자 감당이 버거워질 수 있고, 향후 금리 상승 폭만큼 수익률이 떨어진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비인기 지역
양극화 심화

정부가 이르면 하반기부터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축소하거나 원금과 이자를 함께 갚는 금융규제를 실시할 경우 수익형 부동산 시장엔 타격이 불가피하다. 상가나 오피스텔로 대표되는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자산가들 사이에서 대체 불가한 은퇴 자산이란 인식이 팽배해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돼 있다. 추천 투자 상품은 자금여력에 따라 달라진다. 자금 여력이 된다면 당연 구분상가를 통해 노후를 대비하는 것도 현명하다. 다만 대출제도 변화에 따라 수익형 부동산 수익률도 기존보다 1%포인트 높은 범위로 좁혀 치밀하게 분석해야 한다.

최근 공급과잉 논란에 수익률 하락이 두드러진 오피스텔 투자에 대해서는 소액으로 투자할 수 있는 유일한 상품이고 우리나라 1인 가구 증가세를 볼 때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 수익형 부동산 투자대상은 분양가나 매매가 대비 임대료가 높고 유동인구가 많아 임차수요가 풍부한 곳을 찾는 것이 기본이다. 지하철역 개설이나 공원 조성, 기업 입주 등 개발 호재가 있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중장기적으로 문래·성수 등 준공업지역 토지나 구분상가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지식산업센터나 주상복합이 들어서면서 상주인구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수도권 대단지 많아 관심↑
저금리 지속…수익형 활기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면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시중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으로 몰리고 있는데 정권교체로 인한 정책의 불확실성으로 부동산 시장도 불안정하여 안정적인 수익이 기대되는 수익형 상품의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라며 “상가의 경우 고객들의 유입이 유리한 입지와 업종인지를 살피고 오피스텔의 경우 단지의 규모가 커 임차인의 선호도가 높은 커뮤니티시설, 주차여건, 관리비 절감 등에 유리한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포인트”라고 말했다. 다음은 대선 이후 눈길 가는 주요 수익형 상품이다.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 서울 지하철 5호선 강동역과 바로 연결되는 초역세권 상가와 오피스인 ‘강동역 파밀리에 테라자’가 분양 중이다. 천호대로변 업무동 상가도 분양 중이다. 지상 1~ 5층을 상가로 공급하며 실투자금은 5억원대부터다. 전용면적은 66.69~325.4㎡으로 1층에 스타벅스, 2~3층에 하나은행, 4~ 5층에는 소아과, 이비인후과, 마취통증과, 치과, 피부과가 입점해 운영 중이다. 6~21층은 오피스로 분양을 앞두고 있다. 추천업종으로는 보험, 금융, 일반기업체, 엔터테인먼트사 등이 있다. 

▲왕십리 센트라스 1·6획지= 현대건설·SK건설·포스코건설 컨소시엄은 서울 성동구 하왕십리동에서 왕십리 센트라스 1획지·6획지 근린형 단지 내 상가인 ‘탑스트리트’와‘컬처스트리트’선임대 점포를 분양 중이다. 탑스트리트는 연면적 1만1610㎡, 전용 32 ~175㎡(일반분양분 가장 큰 점포 105㎡) 총 88개 점포다. 컬처스트리트는 연면적 2만7692㎡, 전용면적 27~361㎡, 총 119개 점포로 구성된다. 5379가구, 약 1만5000여명에 달하는 왕십리뉴타운 배후수요도 확보하고 있다. 탑스트리트는 지하철 2호선 신당역을 도보 3분 거리로 이동 가능하다. 상왕십리역과 직통으로 연결된 컬처스트리트는 초역세권 상가로 유동인구 흡수에도 수월하다. 

▲간석동 해마루 더 펠리체= 인천광역시 남동구 간석동 241-2외 2필지에 ‘해마루 더 펠리체’오피스텔이 분양 중이다. 이 오피스텔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먼저 시공사인 해마루건설에서 5년간 임대 보장제 실시 및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과 국철1호선 동암역을 도보로 이용 가능한 더블 역세권에 입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지면적 1295.6㎡, 연면적 1만5391.814㎡, 지하 4층~지상 14층 총 312실 규모로 총 주차대수는 220대다. 인천지하철 1호선 간석오거리역 도보 30초 거리, 초역세권 및 더블역세권 입지다. 전용면적기준으로 19.6408㎡, 23.9188㎡, 33.1048㎡  등 총 3타입으로 최근 수요층이 두터운 원룸 및 1.5룸으로 구성되며 3면이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다.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 9-2번지, 11-1번지 일대에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130실이 분양에 들어갔다. 에스엠 레지던스 더 스파는 A동과 B동 2개동으로 A동은 연면적 4993.17㎡,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65실, B동은 연면적 1212㎡, 지하 1층~지상 7층 규모 71실로 구성된다. 설악동 최초 가족 중심 명품레지던스 호텔로 전 객실에 프라이빗 온천 스파가 제공되며 일부 타입은 테라스 공간도 주어진다. 패밀리형 위주의 객실 구성 원룸은 물론 2룸, 3룸의 넓고 여유로운 패밀리타입 위주 설계로 거주 및 생활까지 가능하다. 건강과 피부미용에 뛰어난 설악산 온천수를 전 객실에 제공(2017년 상반기), 스파 힐링의 가치를 제공한다. 

정권교체 시기
안전빵이 최고

동과 동 사이에 약 1145㎡(약 350여평) 규모의 근린공원을 조성해 단지환경이 보다 쾌적성을 자랑한다. 전용률이 낮은 일반 레지던스 호텔에 비해 67.53%의 파격적인 전용률을 적용, 실사용 공간의 효율성을 높였다. 설악산 국립공원 내 최초의 희소가치로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인 설악산 국립공원 내에 짓는 최초의 명품 레지던스 호텔이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