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김성근 한화이글스 감독이 전격 경질됐다. 김 감독이 계약 기간인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사의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한화는 지난 23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를 앞두고 김 감독이 사령탑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김 감독은 지난 21일 홈경기 종료 후 구단과 코칭스태프 측에 “사의를 표했다”고 발표했으나 구단이 김 감독의 경질 절차를 밟은 것이란 소문이 무성했다.
김 감독은 2014년 10월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해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 5억원, 연봉 5억원 등 총액 20억이라는 최고 대우를 받았다.
그러나 한화는 김 감독이 이끌어온 지난 2년간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것은 물론 올 시즌 역시 23일 기준 18승 25패로 9위에 머물러 있는 상황이다.
결국 한화구단은 감독 해임이라는 초강수를 뒀고 김 감독의 자리는 당분간 이상군 투수코치가 맡는다.
계약 채우지 못하고
2년 반 만에 결국 사의
2014년 10월 한화 팬들이 한화그룹 본사에서 김 감독을 원한다는 1인 시위까지 나설 만큼 박수와 환호 속에 한화 지휘봉을 잡았지만 이번에도 어김없이 마지막은 비극적으로 끝났다.
김 감독은 프로에서만 일곱 팀을 맡았는데 모두 해고됐다. 1984년 두산 감독을 시작으로 태평양(1989∼1990년), 삼성(1991∼1992년), 쌍방울(1996∼1999년), LG(2002년), SK(2007∼2011년), 한화(2015∼2017년)를 거쳤다.
태평양과 쌍방울 등 약체를 맡아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통해 강팀으로 환골탈태시켰고 LG 감독이던 2002년엔 팀을 한국시리즈로 이끌었다.
SK 재임 시절 네 차례 한국시리즈 진출과 세 차례 우승을 거머쥐어 프로야구 최고의 명장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2002년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내고도 “지도 스타일이 구단과 맞지 않는다”며 경질됐고 SK 시절에는 구단 고위층과 심각한 갈등을 겪다가 2011년 말 해임됐다.
2012년부터 한국 최초의 독립야구단 고양 원더스서 재기의 꿈을 가진 선수들을 지도한 김 감독은 2014년 9월 원더스가 해체하면서 ‘야인’으로 돌아갔고 곧바로 한화 사령탑에 부임했다.
사실상 한화서 마지막 프로 구단의 지휘봉을 잡았던 김 감독은 불명예스러운 퇴진의 반복 탓에 이제 야인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