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업자가 알면 좋은 ‘절세법’

‘조물주 위에 건물주’를 꿈꾸며 임대업을 준비하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다. 하지만 투자수익률을 극대화하기 위해 어떻게 투자할지, 어디에 투자를 할지에 대한 고민만 할 뿐 의외로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무관심한 경우가 적지 않다.

평소 세법에 관심을 갖고 매년 발표되는 개정세법 내용 중 관련 내용을 미리미리 숙지하고 있어야 아깝게 세금으로 나가는 자금을 줄일 수 있다. 먼저 임대사업자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알아야 한다. 크게 주택임대사업자와 일반임대사업자로 나눌 수 있다. 소형 아파트, 다세대, 주거용 오피스텔 등은 주택임대사업자로, 상가나 오피스 등은 일반임대사업자로 등록을 하게 된다. 대표적인 세재 혜택으로 주택임대사업자는 취득·재산세 등 감면이, 일반임대사업자는 부가가치세 환급 등이 있다.

계약자 명의
누구로? 관건

다음으로 임대형 부동산에 투자하려고 할 때 의사결정 과정을 알아보자. 먼저 관심이 있는 지역이나 상품 홍보관이나 현장을 방문해 입지나 투자성을 파악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다음은 투자를 하기로 결정하면 계약자의 명의를 누구로 할지를 정해야 한다. 사례를 통해 명의를 누구로 할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한다.

서울 강동구 길동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오성(43)씨는 아파트를 처분하고 남은 여웃돈으로 하남 미사지구에 있는 상가를 최근 분양받았다. 김씨가 분양받은 상가는 분양가 6억원(부가가치세 별도)에 편의점으로 5년간 선임대가 맞춰진 점포다. 임대조건은 보증금 5000만원에 월 임대료는 400만원(부가가치세 별도)이며 매달 들어가는 대출이자비용은 50만원이다.

상가나 오피스 등을 분양받거나 취득 전에 검토할 사항은 ‘누구의 명의로 해야 할까?’라는 의사결정이다. 또 상가나 오피스 등 투자 전에 가장 궁금하게 생각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바로 종합소득세가 얼마나 증가할 것인지 여부다. 임대사업소득이 근로소득 등에 합산돼 소득구간별로 6~ 38%로 과세되면 세금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건강보험료 등이 추가되기도 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따라서 취득 전에 누구의 명의로 할 것인지 이에 대해 검토를 잘 할 필요가 있다.


먼저 김씨에게 다른 소득이 없는 경우로 가정을 하겠다. 소득금액은 매출에서 비용을 차감한 3600만원, 종합소득공제액은 600만원이라고 하고 계산을 하기로 한다. 이를 기준으로 김씨에게 다른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대략 342만원 정도의 산출세액이 도출된다.

다음은 김씨에게 다른 소득이 있는 경우로 가정을 해본다. 김씨가 근로소득자라고 하자. 최근 연말정산 자료에 의하면 그의 근로소득금액은 3000만원이었다. 이 경우 소득세는 얼마가 되며, 앞의 경우에 비해 세금이 얼마나 증가하는가? 일단 김씨에게는 두 가지 소득이 발생하였으므로 이 둘을 합해 6~38%의 세율로 정산해야 한다. 앞의 경우와 비교해 볼 때 소득세가 432만원(774만원-342만원)이 증가했다. 이렇게 세금이 증가한 이유는 합산과세에 의해 소득금액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투자수익만 신경 쓰다 낭패
세금 알아야 새는 돈 막아

이번엔 전업주부인 김씨 배우자의 명의로 하는 경우를 가정하고자 한다. 바로 앞의 연장선상에서 상가의 명의를 전업주부인 김씨 배우자로 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본인과 배우자가 동시에 소득이 발생하는 경우다. 이럴 때는 소득이 낮은 쪽으로 명의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이유는 우리나라 소득세 체계는 누진과세 구조기 때문이다.

다음은 김씨의 배우자가 소득이 없는 경우다. 일단 김씨 배우자는 임대소득만 발생하므로 김씨 본인 앞으로 취득하는 경우에 비해 소득세를 432만원 정도 절약할 수 있다. 하지만 김씨 배우자 명의로 사업자등록을 하면 지역에서 건강보험료가 별도로 나오게 되며, 소득공제액도 변동될 수 있다. 따라서 배우자의 명의로 하는 경우에는 다음과 같은 원리로 의사결정이 필요하게 된다.

▲가정1. 절감되는 소득세 등>늘어나는 건강보험료 등 배우자명의로 취득 ▲가정2. 절감되는 소득세 등<늘어나는 건강보험료 등 본인 명의로 취득 사례의 경우 소득공제 변수를 무시하고 건강보험료가 연간 432만원 이하로 나온다면 김씨 배우자 명의로 취득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참고로 상가나 오피스 취득 시 발생하는 지역건강보험료는 사업자등록을 하면 부과되는 것이 원칙이나, 근로소득자의 경우에는 임대료에서 경비를 제외한 소득금액이 연간 7200만원을 넘어야 지역건강보험료 추가된다.

마지막으로 김씨와 그의 배우자가 부부공동명의로 하는 경우를 가정하고자 한다. 그렇다면 김씨와 그의 배우자가 부부공동명의(손익분배비율 50대50)로 등기를 하는 경우에는 소득세가 떨어질 것인가? 김씨에게 아무런 소득이 없는 상황에서 공동명의로 하면 소득이 분산되므로 단독명의로 한 것보다는 세금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김씨에게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라면 세금이 어떤 식으로 변할지 좀 더 분석할 필요가 있다. 분석편의를 위해 김씨의 소득공제액은 400만원, 김씨 배우자의 소득공제액은 200만원이라고 하자.


결국 김씨의 단독명의로 하는 경우에 비해 세금이 연간 180만원(774만원-594만원)이 줄어들었음을 알 수 있다. 김씨 배우자에게로 소득이 분산되었기 때문이다. 다만, 김씨 배우자에게 건강보험료가 별도로 부과될 수 있으므로 실무 적용 시 이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이상의 내용으로 보건대 김씨에게 소득이 없는 경우에는 공동명의가 다소 유리할 수 있으나, 소득이 있는 경우에는 공동명의로 소득세는 감소할 수 있으나 건강보험료가 추가될 수 있으므로 정교하게 분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상가나 오피스 등 일반주택임대사업자에 관련된 사항을 알아 봤다면 주택임대소득 과세 체계를 알아보자.

배우자로?
공동으로?

먼저 1주택(기준시가 9억원 초과 주택 제외)자가 받는 주택임대소득은 그 금액의 크기에 관계없이 비과세다. 이때 주택 수를 산정하는 기준은 가구 합산이 아닌 부부 합산 기준인데 만약 부부가 1주택을 보유 중이고 동거 중인 자녀가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라면 각 주택에서 발생하는 임대소득은 모두 비과세다. 주택의 수를 부부 기준으로만 카운트하기 때문인데 이와 달리 주택임대소득의 과세는 개인 단위로 한다.

이번 세법 개정으로 연간 주택임대소득이 2000만원 이하인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의 과세 유예기간 종료 연도가 종전 2016년에서 2018년으로 2년간 연장됐다. 부부가 각각 2000만원 이하의 주택임대소득이 발생하는 경우라면 부부 모두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에 해당해 비과세가 가능하다. 그래서 임대주택을 부부공동명의로 하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단독 명의로 돼 있는 주택을 배우자에게 증여해 임대소득을 분산하면 절세가 가능한데 배우자 간 증여 시 증여일로부터 소급하여 10년간 6억원까지는 증여세 없이 가능하나 취득세(4%, 농특세·지방소득세 포함)는 부담해야 함을 고려해 증여 여부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주택을 전세로 임대하거나 보증금을 일부 받고 임대하는 경우에도 소득세가 과세되는 경우가 있다.

3주택 이상 보유 중이면서 보증금의 합계액이 3억원을 넘는 경우 세법이 정한 방식으로 임대소득을 계산한다. 총 보증금 중 3억원이 넘는 금액의 60%를 정기예금에 넣었을 때 발생하는 이자 정도이므로 보증금에 과세되는 소득세는 부담스럽지 않은데 보증금만 있는 경우 연간 주택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넘기 위해선 보증금의 합계액이 약 21억원을 넘어야 한다.

3주택 보유 여부 확인 시 2018 년까지는 소규모 임대주택(전용면적 60㎡ 이하이고, 기준시가 3억원 이하)은 주택 수에서 제외된다. 소규모 주택 100채를 모두 전세로 임대하고 있다면 2018년도까지 소득세 부담은 전혀 없다. 다가구주택을 임대하는 경우 소규모 임대주택 판정 기준은 독립된 가구(이하 구별) 기준이 아닌 전체 다가구주택을 1주택으로 보아 과세 여부를 판단한다. 임대주택에 대한 종합부동산세 절세도 가능하다.

임대주택을 소재지 관할 시장, 군수, 구청장에게 임대사업자등록을 하고 소득세법상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라면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가 가능하다. 이를 위해선 반드시 매년 9월16일부터 9월30일까지 세무서에 합산배제 신청을 하고, 5년 이상 의무적으로 임대해야 한다. 단, 합산배제 신청 연도 6월1일의 임대주택 기준시가는 6억원(수도권 외 지역, 3억원) 이하여야 한다. 다가구주택의 기준시가 산정은 다세대주택과의 과세형평성 유지를 위해 앞의 주택 수 산정과 달리 구별로 한다.

정교하게 분석하는 게 중요
개정세법도 미리 숙지해야

그렇다면 주택임대소득과 건강보험료의 상관관계는 어떨까.

현행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2018 년까지 소규모 주택임대소득자의 임대소득은 세법상 비과세 소득으로 건강보험 가입 유형에 관계없이 추가 건강보험료 부담이 발생하지 않는다. 과세 유예기간이 끝나는 2019년부터 직장가입자는 월급 외 다른 소득(금융소득·연금소득 등)과 주택임대소득의 합계가 연간 7200만원을 넘으면 월급 외 소득에 대해 건강보험료가 부과되고,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사업자등록이 있거나 사업소득이 연간 500만원 이상 발생하면 지역가입자로 가입 유형이 전환되어 본인의 재산 및 소득 현황에 따라 건강보험료가 부과된다.


다만 건강보험료 산정기준은 변화가 예상된다. 최근 발표된 건강보험료 개선안에 따르면 건강보험료의 산정기준은 소득을 중심으로 개편될 예정이다. 직장가입자의 추가 건강보험료 기준금액 연간 7200만원은 이르면 2018년에 연간 3400만원으로, 최종적(2024년 예정)으로는 연간 2000 만원까지 내릴 계획이다.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는 사업자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종합과세소득(주택임대소득 포함)이 연간 3400만원(2018년 예정)이 넘지 않으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기준금액 또한 최종적(2024년 예정)으로는 2000 만원으로 내릴 계획이다.

소규모 사업자도
과세부터 배워야

따라서 월급과 주택임대소득 외 다른 소득이 없는 소규모 주택임대사업자는 직장가입자와 피부양자 모두 건강보험료 추가 부과는 없을 예정이다. 다만 아직 건강보험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이니 실제 개정 여부와 시행 시기에 관심을 갖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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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