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바른 상권은 오래 못 간다

부동산 시장이 사상 초유의 대통령 파면 결정으로 혼란정국을 벗어나 불확실성은 다소 걷혔지만 조기대선으로 인한 관망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관망세와 별도로 김영란법 전격 시행과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내수위축,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등의 영향으로 전반적인 시장 분위기 반전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대부분의 변수들이 주택 쪽에 쏠리고 있고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어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기대감은 상대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또 고령화, 조기퇴직과 노후대책의 준비 부족 등으로 수익형 부동산에 대한 관심과 역할이 커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천편일률적은
도태되기 쉽다

2011년부터 전체 인구의 14.6%에 달하는 714만명의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노후 대비수요가 앞으로 크게 증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은퇴와 맞물려 임대사업과 개인창업에 관심이 늘면서 상가 등 수익형 시장이 활성화 되고 있다. 수요가 몰리면서 상권이 발달한 지역을 중심으로 투자도 늘고 있는데 이런 가운데서 문화와 개성이라는 콘텐츠가 상권 형성의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이들이 상권 형성의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자리를 잡은 데는 문화와 상권 고유의 개성을 담은 콘텐츠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다양해지고, 수요 주기도 짧아져 단순히 먹고 마시는 것을 넘어 문화와 개성을 강조한 콘텐츠를 가진 상권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천편일률적인 상권은 도태되기 쉽기 때문에 상권이 문화와 개성을 입어야 살아남을 수 있다.

실제 돈이 만든 상권 오래가지 못하고, 반대로 뜨는 상권엔 문화와 개성 녹아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부분 상권들은 상권이 형성되고 유동인구가 많아지면 자본잠식이 일어나지만 문화와 개성이 넘치는 상권은 예외다. 중심상권 및 그 이면, 또 다른 지역에 개성 있는 개인 점포들과 대기업 브랜드 매장이 공존하는 상권으로 발돋움했다.


대부분 변수들 주택 쪽에 쏠려
수익형 기대감 상대적으로 높아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가 올라 기존 상점들이 다른 지역으로 내몰림) 현상 때문에 기존 상권이 가졌던 성격이 바뀌고, 독특한 개성과 문화를 가진 곳이 새로운 상권으로 뜨기도 한다. 먹거리, 볼거리, 쇼핑장소가 즐비한 상권인 홍대, 이태원, 가로수길, 압구정은 현재 높은 임대료와 한정된 주제의 로테이션에 막혀 있어 이러한 ‘개성의 획일화’에 지친 패션 선도자들은 몇 년 전부터 인근 상권으로 빠져나가는 추세다.

최근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해진 이태원 경리단길, 신사동 가로수길, 서대문구 연남동과 연희동이 인기 상권으로 자리 잡을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런 문화와 독특한 개성 덕분이다. 높아진 임대료를 피하려는 상인들이나, 프랜차이즈 상점이 더 많아진 기존 상권을 벗어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새롭게 주목받는 곳은 문화와 개성이 뚜렷한 것이 특징이다.

독특한 문화와 개성을 가진 곳에 새로운 상권이 형성된 것은 단순히 저렴한 임대료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기존 상권에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들이 늘 새롭고 개성 있는 대체지를 찾는 바람에 상권도 따라 움직였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서촌이나 북촌은 얼마 전만 해도 조용한 상권이라 사진이 취미인 사람들이 자주 찾았는데, 지금은 주말이면 사람이 북적거려 피하게 됐다. 대신 사진 촬영이 취미인 사람들 사이에선 인근 익선동이나 옥인동, 서순라길과 같이 조용한 곳이 점차 입소문을 타고 있다.

문래동 상권도 홍대의 높은 임대료를 피해 공연장이 생기거나 전시공간이 생긴 경우가 많다. 인디밴드들 사이에서는 문래동의 스튜디오와 공연장 등이 유명해진 지 몇 년 됐는데 서울시나 문화재단 등도 문래동을 많이 지원하면서 최근 이 동네에는 문화와 개성이 넘치는 카페도 많이 생겼다. 상권을 형성하고 활기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그 지역만의 문화와 특색을 갖추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데 대학로나 홍대 상권이 오랜 기간 유지된 것은 확실한 개성이 살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새롭게 주목받는 곳도 이런 특색이 뚜렷한 경우가 많다. 문화와 개성으로 가장 주목받는 상권을 꼽으라면 당연 망리단길이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곳을 찾아온 1인 창업자들이 모여들면서 이곳은 망원동의 ‘망’과 대표적인 핫 플레이스인 경리단길을 딴 합성어인 ‘망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요즘 뜨는 상권엔 문화와 개성
두 콘텐츠 중요한 요소로 부상


보통 상권이 역을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 것과 달리 망원동은 망원시장 방향으로 뻗어 나온 ‘포은로길’이 중심축이다. 이 길을 중심으로 서교동 쪽으로 갈수록 임대료가 높아지고 망원2동으로 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이 뚜렷한데 홍대와 합정동의 비싼 임대료에 밀린 이들이 서교동과 합정동으로, 또다시 망원동 일대로 이동하면서 생긴 현상으로 보인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6년 3분기 기준 망원동 상권의 경우 보증금을 제외한 순수임대료가 3.3㎡당 10만3090원으로 홍대 일대(12만1440원)와 합정동(13만840원), 상수동(12만8330원)보다는 낮은 수준이지만 임대료 상승 속도는 여타 홍대 상권보다 빠른 편이다. 2015년 말 대비 순수임대료 상승률은 21.1%로 합정동(16.6%)이나 상수동(6.59%)을 훌쩍 뛰어넘는데 2016년 3분기에는 연남동 순수임대료(3.3㎡당 9만9545원)를 추월했다.

상수·합정동이 홍대 상권의 연장선에서 운영되는 것과 달리 망원동은 기존 생활상권과 신 상권이 어우러지면서 홍대 상권과는 다른 독특한 정체성을 확보했다. 상권 발달 단계로 보면 아직 성장기로 임대료 상승세가 앞으로 더 가파를 것으로 전망된다. 월세보다 더 뛴 것은 바닥권리금(시설·인테리어 비용과는 상관없이 상권에 따라 형성된 최초의 권리금을 말함)인데, 이곳 상가의 경우 권리금이 없거나 1000만원 선에서 형성돼 있던 바닥권리금이 최근 1년 새 4000만원까지 뛰었다. 다만 지나치게 높은 권리금 탓에 거래는 활발하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상권 변화는 매매시장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망원동 단독주택을 매입해 카페로 리모델링한 ‘카페부부’는 독특한 외관으로 입소문을 타며 손님들을 끌어모으고 있다. 이런 식으로 단독·다가구주택을 매입해 상가나 상가주택으로 바꾸는 사례가 이 일대에서는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2~3년 전부터 망원동 일대에 부동산 투자 바람이 불면서 개인이 투자할 만한 10억원대 다가구주택과 상가 등은 대부분 손바뀜이 일어난 상황인데 리모델링이나 용도변경 등을 통해 건물 몸값도 상승일로에 있다.

단순 먹거리만?
특색 뚜렷해야

망원로2길에 있는 상가주택은 3.3㎡당 3400만원 선에서 거래가 이뤄지고 있지만 포은로길 인근 상가주택은 3.3㎡당 4850만원에 시세가 형성됐다. 이나마도 매물 자체가 쏙 들어가 거래가 쉽지 않다는 게 인근 중개업소의 공통된 설명이다. 중소형 빌딩 매매거래 전문업체인 리얼티코리아에 따르면 2015~2016년 망원동에서는 총 18건의 빌딩 거래가 이뤄졌다. 이 중 눈길을 끄는 것은 망원역 2번 출구를 나오자마자 보이는 유용빌딩으로 2015년 7월 9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초역세권인 데다가 유동인구가 많아지면서 임대료 역시 크게 올랐는데 2016년 공시지가가 4.5% 상승한 것을 감안하면 현재 건물가치는 100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봐야 한다.

전문가들은 매매가격이 단기간에 상승한 만큼 투자에는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망원역 인근 단독주택과 상가주택의 매매가는 3.3㎡당 5000만원, 호가는 7000만~8000만원까지 치솟았는데 마포구청·월드컵경기장 쪽으로 이어지며 발전 가능성이 엿보이는 상권이지만 현재 매매값이 지나치게 오른 만큼 무리한 투자는 금물이라는 것이다.

신도시나 택지지구 등에서도 문화와 개성을 강조한 상가들의 투자가치가 높아지고 있다. 상가의 트렌드가 단순히 쇼핑의 공간이 아닌 문화시설과 상권 고유의 개성을 함께 향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콘셉트형 상가의 가치는 높아지는 추세다. 콘셉트형 상가는 상업시설 내에서 문화시설을 누릴 수 있어 고객의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으며 이는 추후 상가의 수익률을 극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콘셉트를 갖춘 상업시설의 미래가치가 더욱 돋보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호반건설이 판교신도시에 공급한 주상복합 ‘호반써밋플레이스’의 상가 ‘판교 아브뉴프랑’은 단지 내 상가를 브랜드화시킨 대표적 성공 모델이다. ‘아브뉴프랑’은 ‘프랑스’와 ‘길’이라는 의미로 유럽형 스트리트몰로 조성됐다. 고급 맛집과 독특한 콘셉트의 테마숍, 다양한 휴게 공간, 문화갤러리 등을 배치해 판교의 명소로 꼽힌다. 최근 광교신도시에도 2호점을 오픈해 브랜드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송도 커넬워크’ 역시 유럽풍 쇼핑몰로, 송도국제도시의 중심에 위치한 인공 수로를 중심으로 양옆에 설계된 상가다. 분양가에 비해 현재 1억원가량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은 문화와 개성을 강점으로 선을 보이고 있는 신개념 상가 현황이다.

▲지젤엠청라= 지젤엠청라는 문화시설이 미비한 청라국제도시에 들어서는 최초의 복합문화공간이다. 대형 멀티플렉스 영화관을 비롯해 컨벤션센터, 청라 최대 스포츠센터, 다양한 문화와 체험이 가능한 엔터테인먼트 공간, 크고 넓은 최고의 주차공간 등이 조성된다.

이 단지는 청라 명소인 커넬웨이 수변도로 진입 상가다. 커넬웨이와 지하광장이 직통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쾌적함은 물론 풍부한 유동인구를 흡수할 수 있다. 대지면적 1만995㎡, 건축면적 6484㎡, 연면적 5만9546㎡ 규모다. 지하 3층~지상 5층으로 지어진다. 600여대 동시 주차가 가능하다. 53%대의 높은 전용률을 자랑한다. 계약금 20%, 중도금 40%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다. 준공은 오는 8월 예정.


▲김해 장유 네오 푸드앤조이= 김해 장유신도시에 푸드(Food)를 중심으로 쇼핑, 휴식, 여가를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푸드타운인 ‘네오 푸드앤조이’가 분양 중이다. 김해 장유신도시 장유출장소 앞에 들어서는 네오 푸드앤조이는 지하 2층~지상 3층으로 각종 외식 프랜차이즈, 맛집, 대형마트, 노래방, 스크린골프장, 키즈카페, 패션매장, 의류 등 다채로운 매장들로 구성됐다. 평당 1000만원대의 상대적으로 낮은 분양가는 풍부한 임대 수요 확보가 가능하다. 70%대의 높은 전용률로 공간 활용도가 높은 게 특징이다.

또 상가 구역 내 음용 합격 판정을 받은 지하수를 사용할 수 있어 관리비가 절감되는 등 입점 상가의 편의와 실용성이 높은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네오 푸드앤조이는 건물별로 개별 소유가 가능한 독립형 스트리트 상가로 고객의 동선을 고려해 점포를 양쪽으로 배치, 노출도를 극대화하고 유동 인구를 효과적으로 흡수한다. 대형마트가 입점해 고정 고객 확보와 모든 야외 테라스에서 760여평에 달하는 대규모 중앙광장이 내려다보이는 탁 트인 구조로 고객이 보다 오래 머물 수 있는 상가를 구현하고 있다. 고객들의 주차편의를 위해 315대의 대규모 주차장을 확보했다.

▲창원 플래츠나인= 창원시 의창구 북면 감계지구에 신개념 복합테마상가 ‘플래츠나인’이 분양 중이다. 감계지구는 계속된 도시개발로 향후 신규 아파트와 단독주택 1만가구에 초등학교 2곳, 중학교 2곳, 고등학교 1곳이 들어섰거나 들어설 예정이다. 특히 감계 최초 3300여㎡(1000여평)의 대형사우나에 아이들과 함께 안전하게 즐기는 ‘유아 스파’는 지역의 관광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플래츠나인 바로 옆에는 4500여㎡ 부지의 대형마트가 내년 9월 준공 예정에 있어 인근 무동, 신촌 지역까지 상권 유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1층 전면 광장은 기존 다른 상가와 달리 주차공간을 없애고, 테마형 공원으로 꾸며 각종 문화행사를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콘셉트형 상가
가치 높아져

여름에는 공연도 보고 분수광장에서 아이들과 물놀이를 할 수 있다. 실내에 설치한 ‘자이언트 슬라이드’는 또 다른 문화시설로 각광받으면서 새로운 상가문화를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테마파크를 조성해 반려동물을 데리고 외출해 함께 쇼핑과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요즘 상가 쇼핑 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주차공간은 지하 2층 전체와 지하 1층 일부, 옥상 리프트 주차방식으로 동시에 200여대 주차가 가능한 넉넉한 공간으로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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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