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선 TV토론회서 후보간 ‘집단 난타전’

‘안보분야’ 총론엔 이구동성 각론선 가지각색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 문재인·국민의당 안철수·자유한국당 홍준표·바른정당 유승민·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들이 13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서 열린 첫 합동 토론회서 후보간 난타전을 벌였다.

이들 후보들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암동 SBS프리즘홀서 진행된 한국기자협회·SBS 공동 주최 합동 토론회에 참석해 한치의 양보 없는 설전을 주고받았다.

이날 토론회는 대선 후보들이 본선에 임하면서 열린 첫 TV 합동토론회로 기자협회가 최초로 개최해 열렸다. 5명의 후보들은 초반부터 긴장된 표정으로 토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기싸움을 펼쳤다.

후보들은 최근 ‘한반도 전쟁설’과 관련해 “전쟁은 막아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내면서도 각론에선 각자 차이를 보였다.

후보들은 북한이 도발수위를 올리고 미국이 이에 대해서 군사적 타격을 가하려 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물음에 한 목소리로 “전쟁은 막아야 한다”며 뜻을 같이 했다.

다만 이 이후 조치에 대해서는 강경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입장과 만반의 준비는 하되 국민안전을 위해 끝까지 이해당사국을 설득해야 한다는 입장이 맞부딪혔다.


홍준표 후보는 “우선 미국 측과 협의해 선제타격이 이뤄지지 않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만약 선제타격이 이뤄지면 전군에 비상경계 태세를 내리고 국토 수복작전에 즉각 돌입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안철수 후보는 “가장 최우선적으로 미국과 중국 정상과 통화하겠다. 와튼스쿨 동문인 트럼프에게 전쟁은 절대 안된다고 하고 시진핑에게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말하겠다”며 “그 다음에 북한의 도발을 즉각 중지하라고 성명을 내고 군사 대응 태세를 철저히 하고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후보는 “선제타격은 예방적 자위권 조치다. 한미 간 긴밀히 협력해야하기에 안보를 중시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며 “모든 군사적 준비를 다 한 다음에 선제 타격을 해야 하고 우리의 군사적 준비도 다 하고 해야 한다. (하지만) 가능한 한 그런 일(전쟁)은 없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심상정 후보는 “대통령 특별 담화로 한반도서 군사적 행동이 없어야한다는 점을 (이해당사국에) 설명할 것”이라며 “미국과 중국에 필요하면 특사를 파견해 평화를 설파하고 국민의 안전 위한 비상조치도 취하겠다”고 답했다.

문재인 후보는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 동의 없는 선제타격은 안 된다고 말하고 포기시키겠다”며 “그 다음 전군에 비상태세를 내리고 비상체제로 국가를 운영하겠다. 다음으로 북한과 핫라인으로 선제타격의 빌미가 될 행동을 즉각 중단하라고 설득하고 중국과도 협조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서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후보는 다른 후보들로부터 집중적인 난타를 당했다. 공통질문과 정책검증토론까지 미소를 유지했던 문 후보였지만 주도권토론에선 여유가 다소 사라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홍 후보가 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 행보를 집중 공격할 때는 미소가 사라지고 목소리도 격앙됐다.

안 후보는 “저한테 적폐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말했다. 국민에 대한 모독 아닌가”라며 “제가 자강론을 주장했다. 연대 없이 끝까지 간다고 했다. 예를 들어 촛불집회에 대해 북한에서 우호적인 보도를 하면 촛불집회가 북한과 가까운 것이냐”라고 따져물었다.


그는 “문 후보가 제 지지 세력이 적폐세력이라고 한 건 사실이다. 문 후보 캠프 사람 중에 박근혜정부 탄생에 공을 세운 사람이 많다. 문 후보랑 손잡으면 죄가 사해지느냐”고 꼬집었다.

이에 문 후보는 “(적폐세력이) 실제 지지했다. 그 정당(자유한국당) 윤상현, 김진태가 지지발언하고 유명 극우논객이 자기 희망이 안 되니 안철수 밀자고 했다”며 “안 후보의 말이야 말로 국민을 모욕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랑 함께 하는 분 중에 이번 국정농단 세력에 관여한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맞섰다.

안보분야 총론 이구동성 각론서 각양각색
집중난타 당하던 문재인, 미소 잃고 고성

홍 후보는 문 후보를 향해 “노 전 대통령이 640만달러 뇌물 수수할 때 몰랐느냐”고 핵직구를 날렸다. 문 후보는 웃으면서 “지금 노 전 대통령이 뇌물 받았다고 말하는 거냐”라며 “아니다. 그리고 그 말 책임져야 한다”고 경고했다.

홍 후보는 재차 “알았나. 몰랐나. 장부가 있다. 그것을 몰랐다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욕하면 안 된다. 최순실은 밖에 있고 어쩌다 왔다 갔다 했다”며 “(문 후보는 노 전 대통령과) 같이 붙어있었다. 그런데 몰라도 용서가 되고 최순실은 왔다 갔다 했는데 몰랐다고 (박 전 대통령은) 구속됐다”고 비꼬았다.

문 후보는 “옛날 새누리당, 한나라당은 법원에 개입했는지 몰라도 참여정부는 법원에 개입한 적 없다”며 “정확하게 물어라. 그런 일이 있었는데 노무현정부서 개입했느냐고 물어라. 노무현정부가 했다고 하면 또 책임질 일 저지르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후보는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더불어민주당의 전신) 창당 과정서 5·18광주화민주화운동 등을 정당강령에서 삭제하려 했다는 논란을 되짚으며 역공에 나섰다.

문 후보는 “옛날 새정치민주연합 공동창당준비위원장 시절 정당강령서 5·18광주민주화운동, 6·15남북공동선언 등을 삭제하자고 주장한 바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안 후보가 “없다”고 부인하자 “입장이 달라진 것이냐”고 거듭 공격했다.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실무 논의과정서 잘못 발언이 나온 것이다. 국민의당 강령을 보면 모두 있다”며 부인했다.

문 후보는 “비판 받아서 (수정했느냐)”고 재차 공격했고 안 후보는 “그렇지 않다. (삭제 논란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5·18정신을 헌법에 넣자는 데 동의하냐”고 다시 공세에 나섰고 안 후보는 “물론 동의한다. 지난해 11월 비폭력 평화혁명도 포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홍 후보와 유 후보는 서로에 대해 ‘강남좌파’ ‘재벌 옹호 극우’라고 칭하며 거침없는 설전을 벌였다.

홍 후보는 유 후보를 향해 “공약이 심 후보와 비슷한데 그러면서 우파라고 하는 것은 유감”이라며 “박근혜 당시 대선후보 캠프서 ‘줄푸세’를 공약했다. 세금을 줄이고 규제 없애고 나라를 바로 세우자는 것인데 지금와서 이것을 완전히 뒤집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시중에선 유 후보가 정책적으로 배신했다고 한다. 강남 좌파라는 얘기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저는 좌파가 아니고 새로운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홍 후보처럼 재벌, 대기업 이익만 대변해서는 보수가 설 땅이 없다”며 “또 줄푸세는 내가 한 게 아니다. 당시에도 세금 줄이는 정책에는 반대해왔다”고 정면 반박했다.

그는 “홍 후보가 누구보다 뼛속까지 서민이라고 주장하면서 정책을 내놓는 것을 보면 재벌 이익을 대변하는 정책들을 고수한다”며 “그런 보수는 앞으로 희망이 없다. 보수는 서민들을 위해 눈물을 닦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와 심 후보는 홍 후보의 출마 자격을 두고 ‘세탁기 논쟁’을 벌이며 난타전을 벌였다.

홍 후보의 ‘대한민국을 세탁기에 넣고 확 한 번 돌리자’는 발언에 유 후보는 “한국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겠다는데 많은 사람들이 형사피고인인 홍 후보도 세탁기에 넣고 돌려야 한다고 한다”고 비꼬았다.

그는 “홍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경제, 안보 위기 해결한다고 24시간도 모자랄 텐데 법원에 재판 받으러 가야하지 않냐. 유죄가 확정되면 대통령 임기는 정지된다”고 꼬집었다.


이에 홍 후보는 “대법원은 유죄판결 문제가 아니고 파기환송의 문제다. 파기 환송되면 고등법원으로 내려간다. 그럴 가능성은 0.1%도 없지만, 제가 집권하면 재판은 정지된다. 만약 잘못이 있으면 임기를 마치고 감옥 가겠다”고 응수했다. 또 유 후보의 세탁기 발언에 “들어갔다 나왔다. 다시 들어갈 일은 없다”고 답하기도 했다.

심 후보도 “(세탁기에) 갔다 왔다는데 고장 난 세탁기 아니냐”며 “피의자로 재판 받으러 다녔으면 경남도민에게 석고사죄하고 사퇴해야 할 분이 ‘꼼수사퇴’ 해서 도민의 참정권까지 가로막는 건 너무 파렴치한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그는 "양심이 있어야 할 것 아니냐. 홍 후보의 경우는 정책보다는 자격부터 따져야 한다"고 비난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세탁기가 삼성세탁기다. (심 후보를 포함한 안철수·유승민 후보도)대선에 나왔다면 4월9일 이전에 의원직을 사퇴해야 한다. 대선서 떨어지고 의원 계속하려고 하면 되느냐. 저만 등록하기 전에 사퇴하라는 것은 무슨 원칙이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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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