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인사동 조계사 옆에 있는 갤러리 ‘올미아트스페이스’가 이도희 작가의 ‘Ce Printemps : In Spring’ 사진전을 6일부터 선보인다.
이번 사진전의 특징은 사진이지만, 초현실회화같은 분위기의 작품들이 대부분이다. 화려한 색감과 더불어 움직이는 것 같은 '써클' 같은 형태가 화면 중앙을 압도해 생동감 넘친다. 사진·회화·영상·입체 등 융합미술의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작품 소재로 등장한 모든 장면들은 핸드폰으로 촬영했다. 그저 일상 풍경이었던 사진이 예술이 되는 세련된 '융합의 묘'는 작가의 감각에서 탄생한다. 사진 이미지는 디지털 보완작업으로 완성하고, 뫼비우스띠처럼 유기적인 동영상 테크닉을 가미해 완성한다. 또 미디어 영상의 한 장면을 캡쳐한 최종 작품이미지는 서양화의 캔버스 규격에 맞춰 프린트했다.
이도희 작가는 이미 패션계서 이름난 25년차 중견 사진작가다. 그동안 김영세·박윤수·이상봉·장광효·하용수·바쏘(BASSO)·지오지아(ZIOZIA), 김수로·김완선·박정자·변정수·유해진·인순이·진희경·차승원 등 다수의 패션계 디자이너나 배우모델 등 400여명의 화보를 도맡을 정도로 패션사진계에선 이른바 ‘갑’으로 통한다. 무용·연극·뮤지컬의 이미지 작업도 1000여편 넘게 제작했다.
이번 전시는 패션사진가에서 사진작가로 경계를 넘는 첫번째 개인전이다. 그동안 셀러브리티들의 인물 중심의 작업이었다면 이번 작품은 풍경사진이지만 일상적인 인식 이면의 또 다른 차원을 재창조해 눈길을 끈다.
작품마다 등장하는 써클(circle)이 특징이다. 풍경 위를 부유하는 추상적이고 유기적인 원 모양은 입체감이 도드라져 확 튀어나오거나 구불구불 움직일 것같은 촉각적 착시를 전한다.
이도희 작가는 “한불 수교 130주년을 맞아 프랑스의 크고 작은 도시여행을 계기로 찍은 풍경사진에 ‘새로운 시각적 개념(Diverse Dimension)’의 상징적 오브제를 합성하게 됐다”며 “유기적 써클을 통해 ‘차원의 경계’에 주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윤섭 미술평론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융합된 제작 방식으로 독창적이고 차별화된 작품”이라며 “아날로그 세상이 자연이 주도하는 세상이라면, 디지털은 기호와 상징으로 가공된 인간 중심의 개념으로 이도희 작가의 사진은 사진과 회화 영상의 경계가 허물어진 색다른 ‘다차원의 시간성’을 보여준다”고 평했다.
3차원의 풍경을 2차원의 사진화면에 옮기고, 그 위에 다시 4차원적인 오브제를 가미해서일까, 이도희의 사진엔 건축적인 시각효과까지 충만하다. 작품을 보고 있으면 SF영화 한 장면처럼 또 다른 차원으로 이동시켜줄 ‘시간의 문(門)’처럼 느껴진다. 전시는 28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