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력 대선주자 검증> ③병역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4.03 10:24:12
  • 호수 110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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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에도 ‘짬밥’이 통할까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대선 정국의 막이 올랐다. 현행 공직선거법은 대통령 궐위 후 60일 이내 대선 실시를 규정하고 있다. 이에 오는 5월 둘째 주 조기 대선 실시가 유력하다. 대선일까지 채 2달이 남지 않은 상황. <일요시사>는 숨 가쁘게 흘러갈 대선 정국서 후보 검증을 갖는 시간을 준비했다. 그 세 번째 항목은 유력 대선주자들의 병역이다.

국방의 의무는 국민의 4대 의무(교육, 국방, 근로, 납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선거철이 오면 후보들이 병역의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가 단골손님처럼 주목받는다. 만약 부정한 방법으로 병역 이행을 거부했다면 유권자들은 그 후보에게 여지없이 철퇴를 가한다.

대표적인 사건이 지난 16대 대선 때 불거졌던 한나라당 이회창 명예총재 아들에 대한 병풍 의혹이었다. 이 전 총재는 결국 해당 의혹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선거서 패배했다. 사건 이후 ‘용꿈’을 꾸는 정치인들이 아들을 강제로 군대에 보내는 현상으로까지 이어졌다.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서 후보자 본인과 아들의 병역 이행 여부는 민감한 사안일 수밖에 없다. 특히 최근 북한의 미사일 발사, 김정남 피살 등 안보 이슈가 연이어 불거지면서 군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후보자들을 원하는 목소리가 유권자들 사이에서 커지고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후보자 본인과 아들의 병역은 물론 복무기간 단축, 모병제 등 안보 이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살펴봤다.

특수전사령부,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육군 특수전사령부 제1공수 특전여단 출신이다. 지난 1975년 8월 문 전 대표는 강제징집에 의해 끌려가듯 훈련소에 입소했다. 훈련소 퇴소 후 특수전사령부로 배치됐다.

당시 여단장은 전두환 준장, 대대장은 장세동 중령이었다. 폭파병으로 근무한 문 전 대표는 특수전 훈련으로 특전사령관 표창, 화생방 훈련으로 여단장 표창을 받았다. 문 전 대표는 지난 1978년 2월 만기제대했다.

그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으로부터 받은 표창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지난달 19일 민주당 대선 경선 5차 합동토론회서 문 전 대표는 ‘내 인생의 한 장면’으로 공수훈련 때 찍은 사진을 소개하며 “특전사령관으로부터 폭파 최우수상을 받았고 전두환 장군, (12·12사태서) 반란군의 가장 우두머리였는데, 전(두환) 여단장으로부터 표창을 받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에 안희정 충남도지사 측은 “과도한 안보 콤플렉스 아니냐”고 따졌다. 안 지사 측 캠프 인사인 박영선 의원은 광주서 “(전두환 표창장을) 자랑하는 듯 말해 사실 좀 놀랐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 측은 “국민들 앞에서 공개적으로 ‘전두환 표창’을 폐기하라”고 반응했다.

앞서 문 전 대표는 자신을 둘러싼 종북 논란에 일침을 가했다. 지난달 26일 “군대 피하는 사람들, 방산 비리 사범들, 국민을 편 갈라 분열시키는 가짜 보수세력, 특전사 출신인 나보고 종북이라는 사람들이 진짜 종북”이라고 지적했다.

문 전 대표의 아들은 충남 논산훈련소 조교로 현역 복무한 뒤 지난 2004년 만기제대했다. 최근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취업 의혹에 휩싸인 상태다.

문 전 대표는 현행 21개월인 복무기간을 18개월까지 줄이고 단계적으로 더 줄여 나가는 방안을 제시했다. 문 전 대표는 최근 “참여정부 국방개혁 2020에 따라 복무기간이 26개월에서 18개월로 줄어들 예정이었으나 이명박정부 때 21개월에서 중단됐다”며 당시 군·병역 개혁을 이어갈 뜻을 전했다.


운동권…면제, 안희정

안희정 충남도지사는 병역면제를 받았다. 안 지사가 징집대상이었던 지난 1980년대는 운동권 대학생들을 병역 대상에서 제외하던 시절이었다.

1983년 고려대 철학과에 입학한 안 지사는 이후 학생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던 중 1988년 반미청년회 사건이 발생했고 안 지사는 이와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10개월간 수감됐다. 그해 말 대통령 특사로 풀려났다.

문 특전, 안 군의, 홍 방위
유·손 육군 만기제대 신고

민주화운동이 활발했던 1980년대 전두환정권은 운동권 학생들을 군대 대신 교도소로 보냈다. ‘운동권 사람이 군대에 가면 위험인물이 될 수 있다’는 정부의 논리였다. 이에 감옥서 10개월 수감생활을 했던 안 지사는 군대를 면제받았다.

안 지사 슬하에는 두 아들이 있다. 장남은 대학 재학 중 의경에 입대했다가 지난해 제대했고, 차남은 현재 대학에 재학하고 있는 상태로 입대를 앞두고 있다.
 

안 지사는 다른 대선주자들이 내놓은 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특히 문 전 대표가 내세우는 18개월 단축에 대해 특정 계층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장애 6급…면제, 이재명

이재명 성남시장도 병역면제를 받았다. 어린 시절 공장서 일하다 프레스 기계에 왼팔이 끼는 사고로 장애 6급 판정(골절 후유증에 의한 주관벌내반주 및 완관절부불유합좌)을 받았기 때문이다. 과거 이 시장은 야구 글러브와 스키장갑을 만드는 대양실업서 일할 당시 뼈가 골절돼 기형이 됐고 그 후유증으로 팔이 굽어 지금도 넥타이를 한 손으로 맨다.

이 시장도 슬하에 아들이 두 명 있다. 장남은 공군 병장으로 제대했으며, 차남은 공군 이병으로 복무 중이다.

이 시장은 부분적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전문 전투병 10만명을 모집하는 대신 의무병 복무기간을 10~12개월로 단축하는 방안이다. 전문 전투병의 연봉을 3000만원으로 가정하면 연평균 3조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군의관으로 3년, 안철수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는 군의관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했다. 1991년 2월 입대한 안 전 대표는 해군 군의관(대위)으로 3년여간 복무했다. 군의관은 의대에 진학해 6년을 수료한 의대생 또는 의대 졸업생 등이 복무하는 제도다.

지난 1995년에 출간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를 통해 안 전 대표는 군의관 시절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서울로 올라와 백신을 만들었다고 기술한 바 있다. 안 전 대표 슬하에는 아들 없이 딸만 1명 있다.
 

안 전 대표 역시 안 지사와 같이 복무기간 단축에는 부정적이다. 안 전 대표는 복무기간 단축은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일축하며 부사관 지원과 특기병 제도를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 2월15일 안 전 대표는 “복무기간 단축과 모병제는 시기상조”라며 “인구절벽을 앞두고 병력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서 복무기간 단축은 무책임한 주장이다. 부사관 비율(11만6000명->15만6000명)과 전문특기병 지원제(5만명 추가)를 확대해 정예화 군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부안서 방위로, 홍준표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40여년 전 병역의무를 완수했다. 전북 부안서 방위병으로 14개월간 복무했다. 그는 지난달 21일 전북 언론인 간담회서 자신의 처가가 부안이라고 밝힌 뒤 “5·18 직후 부안서 군부대 방위 생활을 1년 2개월 동안 하면서 전북도민으로 있었기 때문에 전북이 나를 배척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고향인 경남 창녕이 아닌 전북서 군복무를 한 것에 대해 홍 지사는 “방위 근무가 창피해 고향이 아니라 처가로 주소를 옮겨 복무를 했는데 당시에는 지역감정이 심해 고생을 많이 했다”고 전했다. 홍 지사가 굳이 부안을 선택한 이유는 부인의 고향이 부안 줄포였기 때문이다. 마침 군대를 다녀와야 할 형편이었던 홍 지사는 주소지를 옮겨 입대했다.

그 당시 옮긴 주소지가 해안가였기 때문에 방위 복무처가 많았고 시력이 0.5, 키 169㎝, 몸무게 46㎏밖에 되지 않아 4급 판정을 받았다. 방위생활을 마친 홍 지사는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홍 지사는 슬하에 2명의 아들이 있다. 장남은 전투경찰이었으며 차남은 해병을 나왔다. 두 사람 모두 만기제대했다.

홍 지사 또한 복무기간 단축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 방송서 “다른 후보들의 ‘군복무 단축’은 표를 얻으려는 터무니없는 얘기”라며 비난했다.

육군 병장 제대, 유승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은 지난 1981년 육군 병장으로 만기제대했다. 유 의원은 1979년 1월5일 경북 안동 36사단 훈련병으로 입대한 뒤 수도경비사령부(현 수방사)서 복무했다.

복무 기간 동안 여러 사건사고들이 줄을 이었다. 입대 후 10개월이 지나 박정희 당시 대통령이 시해된 10·26 사태가 터졌다. 또 12·12 군사반란이 일어나 군부독재 정권이 들어섰다. 이듬해에는 5·18 광주 민주화운동과 로널드 레이건 미 대통령 저격사건 등이 일어났다. 유 의원은 당시 상황에 대해 하루도 군화를 벗고 편히 잔 적이 없을 정도로 군기가 엄했다고 기억했다.
 

19대 국회 전반기에 육군 중장 출신인 같은 당 황진하 의원을 꺾고 국방위원장을 지내 “병장이 별을 꺾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유 의원의 아들은 아버지와 같은 육군 출신으로 만기제대했다.

유 의원은 ‘안보는 보수, 민생은 개혁’이라는 평소 지론대로 복무기간 단축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이다. 유 의원은 복무기간을 단축할 시 군 유지가 어렵다며 논의 자체를 그만둘 것을 다른 주자들에게 제안했다.

육군 병장 제대, 손학규

국민의당 손학규 전 대표는 지난 1969년 육군에 입대해 1972년 만기제대했다. 자신의 저서에서 군 생활 3년간의 경험이 현재 삶의 밑바탕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 2010년 민주당 대표 시절에는 당 홈페이지에 ‘1969∼1972년 육군병장 만기제대’라고 적고, 자신의 군번까지 공개했다. 당초 손 전 대표는 해병대에 지원했지만 평발이어서 떨어졌다고 한다. 손 전 대표는 슬하에 아들 없이 딸만 둘을 뒀다.

안희정·이재명 면제 사연은?
여성 후보 심…아들 곧 입대

손 전 대표 또한 복무기간 단축에 회의적인 반응이다. 그는 복수의 언론과 인터뷰서 “대통령 선거 때마다 군복무 기간 단축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 부분의 공약 제시는) 안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한국형 모병 주장]
[심상정]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열린 토론회서 “(정권을 잡는다면) 장관 자리에 최소한 병역 의무를 다하지 않은 사람은 임명하지 않겠다”고 전했다.

이날 심 대표는 “정의당은 충분히 준비된 안보 공약을 만들고 있다”며 “진보 하면 안보가 약하다고 하는데 과거 진보 정치에선 일정 부분 근거가 있었지만, 정의당으로 넘어오면서 튼튼한 안보 위에 복지국가를 내세우고 있다. 진짜 안보를 책임질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여성 후보’ ‘진보 정당’인 점 때문에 일각서 제기되는 안보 부문에 대한 우려를 의식한 발언이었다.

심 대표의 아들은 현재 경희대 철학과 4학년으로 졸업 후 입대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심 대표는 군과 관련한 대선 공약으로 4년제 전문병사 10만 도입, 징집병사 규모·기간 단축 등 ‘한국형 모병체제’를 제시했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회창 발목 잡은 병풍 의혹 전말
그 사건만 없었다면…

지난 2001년 한나라당(현 자유한국당) 이회창 명예총재는 16대 대선 주자로 나섰다. 이 전 총재는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를 상대로 선거유세 초중반까지 유리한 판세를 이어갔지만, 두 아들의 병역 면제 의혹이 불거졌다.

모병 담당 부사관 출신인 김대업씨가 이를 폭로했다. 이 전 총재의 장남이 최초 병무청 징병검사에서 1급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추후 정밀신체검사에서 178cm. 45kg으로 군 면제를 받은 것에 대한 의혹이었다.

김씨는 이 전 총재 장남의 비리를 은폐하려고 지난 1997년 대책회의가 열렸고 전태준 전 의무사령관에게 장남의 신검부표를 파기토록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새천년민주당까지 나서 이를 공격하자 여론은 악화됐다.

결과적으로 병풍 의혹은 이 전 총재의 대선 패배에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병역기피를 중대한 범죄로 인식하는 상당수의 유권자들이 이 전 총재를 외면했다. 여파는 17대 대선까지 이어졌다. 이 전 총재의 대권행보에 결정적 걸림돌로 작용한 셈이다.

이 전 총재 입장에서 아쉬운 것은 병풍 의혹이 결국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대법원은 해당 의혹으로 대선에 영향을 주려 한 점, 주장의 진실성이 부족한 점 등을 들어 김씨에게 1년10개월 형을 선고했다.

병풍 의혹을 둘러싼 논쟁은 한동안 계속됐다. 한나라당은 이 의혹이 조직적인 정치공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검찰이 의혹의 당사자인 이 전 총재의 장남 및 부인 등에 대한 직접적인 조사를 실시하지 않아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다고 보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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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