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잡을’ 비문연대 히든카드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3.27 09:48:08
  • 호수 110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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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3당합당 시나리오 “문 닫고 권력 나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치권에선 대선을 앞두고 물밑작업이 한창이다. 5월로 예고된 ‘장미대선’의 주인공이 되기 위함이다. 각 당 대선후보들은 물론 정당까지 수권이라는 목표를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문재인 대세론’이란 현실적 벽 앞에 서로 힘을 합치려는 모습이다. <일요시사>는 점차 실체화되고 있는 신3당합당 시나리오를 분석해봤다.

3당합당의 위력은 이미 검증이 끝났다. 노태우·김종필 등과 함께 한 축을 이뤘던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민자당) 대표는 3당합당의 힘을 등에 업고 14대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민자당은 지난 1990년 1월 당시 집권당이던 민주정의당(민정당), 야당이던 통일민주당(민주당), 신민주공화당(공화당)이 합쳐진 당이다. 이를 두고 사람들은 3당합당이라 칭한다.

검증 끝마친
3당 합당 위력

서로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였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6월 항쟁이라는 정치적 위기를 뚫고 집권에 성공했다. 그러나 국민의 군사정권 청산 요구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오히려 크게 번져갔다.

이러한 국민적 열망은 곧이어 치러진 13대 총선서 드러났다. 집권당이던 민정당이 과반수 확보에 실패한 것이다. 헌정 사상 첫 여소야대 상황이었다. 이에 노 전 대통령은 이른바 ‘보수대연합’ 카드를 꺼내 들었다.

내각제 개헌을 밀약한 김영삼·김종필·노태우는 “구국의 결단”이라며 3당합당에 합의했다. 거대여당의 탄생이었다. 이로써 노 전 대통령은 집권 2년 만에 80% 대 지지율을 기록하며 민심 수습에 성공할 수 있었다.


3당합당을 통해 김영삼 전 대통령은 집권이라는 목적을 달성했다. 분열된 야당으로는 집권이 힘들다고 판단한 김 전 대통령은 3당합당으로 집권 여당의 고정 지지표와 많은 정치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은 3당합당을 군부 독재와의 야합이라고 지적한다.

이렇듯 3당합당은 당시 정치권을 주도하던 인사들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산물이었다. 그리고 27년이 지난 지금, 이러한 정치적 이해는 다시 한 번 맞물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대선 날짜는 다가오는데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지지율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어 반전을 노려야 하는 다른 후보들의 마음이 조급해지고 있다.
 

지난 23일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3월 4주차 주중집계 여야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은 문 전 대표가 35.0%로 전체 1위를 유지했다. 뒤를 이어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17.0%,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12.5%, 이재명 성남시장 10.5%, 홍준표 경남도지사 9.1% 순으로 나타났다.

‘전두환 표창’ ‘네거티브’ 논란 등이 터졌지만, 문 전 대표는 12주째 굳건히 1위를 수성하고 있다. 2위 안 지사와의 격차는 무려 18.0%에 이른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문재인 대세론
맞설 비문연대

가히 ‘문재인 대세론’이라 부를 만한 결과다. 이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첫 투표서도 입증됐다. 지난 22일 민주당이 전국동시투표소에서 투표를 실시한 결과, 문 전 대표는 충청 지역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 시도에서 과반을 득표, 전체 60% 안팎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압승을 거뒀다.

이 때문에 민주당 경선은 ‘어떻게 하면 대세론을 뒤집을 수 있겠느냐’의 싸움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러한 흐름서 나온 방안 중 하나가 안 지사의 대연정이다.


대연정 이슈는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다. 특히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을 포함한 연정 가능성을 내비쳐 호불호가 극명히 갈리는 중이다. 지지하는 쪽에서는 국론이 분열된 상황서 대통합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치켜세운다.

반면 대연정을 아니꼽게 보는 쪽은 보수표를 끌어안기 위한 안 지사의 정치공학이라며 공격한다. 안 지사 캠프는 대연정에 대해 “탄핵 인용 후 분열된 국론을 통합하는 방법은 정치권의 당리당략을 떠난 ‘정치대연정’밖에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논란이 뜨거운 만큼 경선후보 합동토론회서 대연정은 집중 공격의 대상이 됐다. 지난 19일 KBS 주최로 열린 민주당 경선후보 5차 합동토론회서 이재명 성남시장은 대연정을 3당합당에 비유하며 “권력을 나눠주고 타협하면 호남을 고립시키고 민주진영이 분열했던 ‘신3당합당’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문 12주 1위…발등 불 떨어진 비문
연대 신호탄 쏜 ‘안희정표 대연정’

대연정에 대한 해석은 엇갈리지만, 분명한 것은 대연정 메시지가 비문연대의 신호탄이 됐다는 점이다. 비슷한 시기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인 전 의원은 여러 대선후보들과 만나 그간 구상해온 ‘빅텐트’를 세우려 하고 있다. 패권주의를 타파하겠다는 빅텐트론은 문 전 대표를 겨냥한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그야말로 광폭행보다. 김 전 의원은 탈당하기 하루 전인 지난 9일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만났다. 탈당 선언 당일에는 국민의당에 합류한 손학규 전 대표와 회동했다. 10일에는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만나 정국현안을 논의했다.
 

특히 지난 23일 정운찬 전 국무총리와의 조찬회동에선 대선후보 등록일인 4월15일 이전까지 비문진영 후보단일화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며 주목을 받았다.

문 전 대표가 민주당 대선후보로 선출될 경우 비문후보 단일화를 통해 1대1구도로 대선 본선 밑그림을 그리겠다는 의지다. 계획이 점차 구체화되는 모습이다.

이러한 연쇄 회동은 ‘비문대연정’으로 가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 전 의원이 반패권과 개헌을 고리로 제3지대를 구축,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중심의 반문 개헌연대를 성사시킨 후 한국당과 민주당 내 비문세력들까지 합쳐 비문대연정으로 확대시킨다는 것이다.

대연정 메시지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정치권에 상당수 존재한다. 대표적으로 연정 메시지를 끊임없이 전해온 남 지사와 정운찬 전 총리가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나아가 바른정당 김무성 의원, 정의화 전 국회의장 등도 빅텐트 구축과 개헌연대 등에 공감하고 있다.

비문 개헌연대
→비문 대연정

바른정당과의 대연정 가능성은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김무성 의원은 지난 2월15일, 김종인 전 의원과 정의화 전 의장을 만난 후 기자들 앞에서 “미래를 생각해 분권형 개헌이 제일 중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말했다.


최근 김무성 의원은 “김 전 의원과 몇 번 만났고, 그런 만남을 계속하고 있다”며 “내가 마음을 완전히 비우고 연대의 고리 역할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김 의원은 곧 김 전 의원 등과 회동을 갖고 정국에 대한 대화를 나눌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한국당과도 교감을 하고 있는 상태다. 한국당 정우택 원내대표가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찍힌 사진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해당 사진에는 정 원내대표가 휴대전화로 누군가에게 문자메시지를 받아 확인하는 모습인데 내용인즉 “김병준 공동선대위원장 영입은 어떠세요. 김종인 전 의원과는 경선 끝나기 전에 우선 3자(한국당, 바른정당, 김종인) 간에 후보연대 단일화 추진에 대한 입장 조율을 해놓으시고”라고 쓰여 있었다.
 

최근 지지율 상승 추세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이러한 흐름에 뛰어든 모습이다. 최근 김무성 의원과 만난 홍 지사는 보수후보 단일화를 논의했다.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난 홍 지사는 “김무성 의원에게 보수후보 단일화를 하고 대선 후 집권을 해서 당을 통합하자고 제안했다”고 전했다.

한국당-바른당-국민당 교감 움직임
마치 YS처럼…14대 대선에 답 있다?

보수후보 단일화 또한 문 전 대표를 상대하기 위한 보수진영의 자구책 중 하나다. 한국당과 바른정당이 대선 직후 ‘당 대 당’ 통합으로 빠르게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홍 지사는 최근 한 방송 인터뷰서 “한국당과 바른정당은 이혼한 것이 아니라 그냥 별거하는 중”이라며 “보수대연합을 해야 좌파-중도-우파의 대선 구도가 탄생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문제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의 의지다. 안 전 대표는 ‘자강론’을 내세우며 대선 전 연대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이를 방증하듯 최근 안 전 대표의 지지율은 꾸준히 올라 안 지사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 23일 <조선일보>가 김무성-홍준표-안철수 3각 연대설을 보도하자 안 전 대표 측은 “사실이 아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그러나 안 전 대표가 주장하는 양자 대결론을 고려한다면 결국 국민의당도 한국당-바른정당-민주당 내 비문세력과 연대할 것이란 게 정치권의 해석이다. 안 전 대표는 대선 정국이 시작된 후 꾸준히 문 전 대표와의 양자 대결에서 자신감을 보여왔다.

지난 21일 호남을 찾은 안 전 대표는 “결국은 안철수와 문재인의 양강 구도가 될 것이고 누구를 선택하든 정권 교체는 된다”면서도 “안철수의 시간은 대통령 파면 선고와 함께 이미 시작됐다. 안철수의 시간은 5월의 꽃으로 활짝 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자신감
양자대결 필승

그러나 국민의당의 비문연대 합류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한다. 호남 지지층을 생각한다면 국민의당이 종국에는 한국당-바른정당 등 보수 정당과의 연대에 나서지 못할 것이란 관측이다. 일각에선 국민의당이 ‘문재인 대세론 저지’ 대 ‘호남 지지층 이탈’ 가운데 경중을 따져 연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오는 상황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문재인-안희정 네거티브전

안희정 충남도지사가 폭발했다. 안 지사는 최근 자신의 SNS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그의 캠프 측을 겨냥해 “자신에게는 관대, 타인에게는 냉정, 자신의 발언은 정책 비판, 타인의 비판은 네거티브인가”라며 “문 전 대표와 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고 올렸다.

이어 안 지사는 “사람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문 전 대표 측의) 목표라면 성공했다”면서 “그러나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두 사람의 앙금은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장’ 논란으로 시작됐다. 당시 문 전 대표의 발언이 나간 후 안 지사는 호남 민심을 고려하지 않는 발언이었다고 꼬집었다.

이에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의 지적에 대해 “네거티브 하지 말라” “아름다운 경선을 하자” 등으로 맞받아쳤다. 상대방의 문제 제기를 네거티브로 규정한 것이다. 이후 ‘민주당 현장투표 결과유출’ 사태가 터지면서 두 사람의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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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