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형 핫플레이스 ‘4개의 섬’

영종도, 석모도, 영흥도, 제주도 이들의 공통점은 뭘까. 섬이라는 공통점 이외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관광지 또는 휴양지라는 점이다. 여기에 대형 개발호재가 속속 터지면서 이들 지역이 수익형 부동산 시장의 핫플레이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인 관광·휴양지 손꼽혀
대형 개발호재 속속 터지면서 급부상

영종도는 우리나라의 관문인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서 있다. 영흥도와 석모도는 연육교가 개통되었거나 개통되면서 수도권 최대 관광지로 떠오르고 있는 지역이다. 제주도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 최고의 자립섬으로 국내외 관광객 증가와 지속적인 인구 유입, 다양한 개발계획 시너지로 전국에서 지가상승률이 가장 높다. 오피스텔 임대수익률 또한 전국 최고로 수익형 투자 상품에 대한 수요가 풍부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영종도와 제주도가 공항과 카지노 등 복합리조트 등이 있어 전 세계 외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아이콘이라면 석모도와 영흥도는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이 달하는 수도권 주민들에게 휴양 및 관광, 레저 수익형 부동산의 메카로 떠오르고 있다”고 말했다.

영종도

올해 파라다이스시티 복합리조트 오픈,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준공 등 대형 개발호재가 가시화되면서 영종도가 들썩이고 있다. 이러한 각종 호재로 영종도 상가, 오피스텔, 상가겸용주택 등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영종도는 그동안 저평가됐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상대적으로 투자가 수월하고, 향후 투자가치가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또 각종 개발호재로 인한 추가 인구유입이 기대돼 안정적인 임대수요가 이어진다는 점 역시 투자 메리트로 작용한다.


▲미단시티 굿몰(상가/오피스텔)= ㈜굿몰은 인천광역시 중구 운북동 962번지 일대에 수익형 부동산의 신 트렌드 글로벌 비즈니스몰인 ‘영종도 미단시티 굿몰’의 3월 공식 분양을 앞두고 있다. 굿몰의 입지는 미단시티의 서북단에 위치하고 있다. 연면적 약 10만2671㎡에 지하 2층~지상 5층 규모로 4개동으로 지어진다. 상업시설 900여개, 오피스텔 168실로 구성되어 있는 영종도의 랜드마크 글로벌 비즈니스 복합몰이다.

‘미래의 관광 및 쇼핑중심의 새로운 문화를 이끌어간다’는 비전을 세우고 있는 굿몰은 한 곳에서 쇼핑과 의료서비스는 물론 휴식 및 주거를 해결할 수 있도록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2019년부터 국제비지니스센터를 위시하여 제조업상설전시장, 면세점, 의료관광, 오피스텔 등을 영위하도록 건설되는 복합판매시설로 국내에서는 초유의 시도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굿몰의 자랑인 제조업 상설전시장(1동 지하 1층, 지상 1층, 지상 2층 합계 약 4만㎡)은 기업체들이 분양을 받거나 임차를 통해 입점한다. 각 호실이 단순히 판매를 위한 상점이 아니라, 국내유수의 제조수출업체의 전시·상담·판매를 위한 MICE산업의 부스와 같은 역할을 한다. 여기에 공항이 인접하여 외국인 바이어와 외국인 관광객의 접근성이 뛰어나 상담, 회의 등 무역창구로 뛰어난 입지를 갖췄다. 수출업체들의 전시상담판매 부스를 부분별로 집중해 설치함으로써 외국 바이어와 국내 수출업체가 원활한 상담이 가능하다. 외국 관광객을 포함한 고객들이 신제품과 다양한 제품을 업체별로 비교 가능하게 하여 제조업체에서 우수한 제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직접 구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동시에 제조사가 자사제품을 국내외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지속적인 인구 유입
다양한 개발 시너지

굿몰은 국내 처음으로 초대형 원스톱(의료, 쇼핑, 문화, 주거) 시스템을 구축해 키 테넌트(핵심점포) 확보가 유리함은 물론 편리한 교통여건, 백화점보다 저렴한 임대료로 가격경쟁력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굿몰이 들어서는 영종도는 한국의 라스베이거스이자 동북아 허브로 현재 3개 복합리조트가 승인됐다. 이 중 ‘파라다이스시티’는 올 4월 개장 예정이다. 두 번째 영종도 미단시티 ‘리포&시저스(LOCZ)’ 복합리조트 사업은 어려움 속에 정상 궤도를 찾고 있다.

상가의 경우 3.3㎡당 공급가는 1200만~3500만원선, 오피스텔은 850만원대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본 사업의 시행사는 ㈜굿몰이며, 시공사는 탄탄한 자금력을 보유한 유호건설㈜이 책임준공을, 자금관리는 하나자산신탁이 맡았다. 분양대행사는 ㈜유은으로, 시공사가 책임준공을 확약과 동시에 시행사가 중도금 무이자 대출을 알선한다.

석모도


인천 강화도 본섬과 삼산면 석모도를 잇는 삼산연륙교 개통이 오는 6월로 다가오면서 인근 지역에 대규모 온천과 골프장 건설, 리조트가 추진되는 등 수익형 상품 개발 열풍이 불고 있다. 인천시와 강화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착공한 삼산연륙교는 강화군 내가면 황청리와 삼산면 석모리를 잇는 왕복 2차로(길이 1.54km)의 다리다. 현재 계획 대비 공정률이 104%에 달해 예정보다 2개월 빠른 6월 말께 개통될 예정이다.

사업비는 국비 등 모두 849억원이 투입됐다. 삼산연륙교 개통이 임박해지면서 현재 석모도 매음리 일대 3300만㎡ 부지에는 해명·염암·용궁 등 3개 해수온천 개발이 추진되고 있다. 앞으로 연평도나 백령도를 운항하는 여객선이 석모도에서 출발할 경우 연안부두에서 출발하는 것보다 절반가량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삼산연륙교 개통으로 인천 도심과 서울에서 석모도까지 1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어 서울 등 수도권 관광객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오션뷰빌리지(단지형 펜션)= ㈜GEM이 석모도에 오션뷰빌리지 단지형 펜션 32동을 분양한다. 한국, 미국, 유럽, 지중해, 일본 등의 테마펜션으로 지어진 오션뷰빌리지는 나라별 특색을 강조함과 더불어 수영장, 스파, 바비큐장, 키즈파크, 카페 등 편의시설을 갖추고 있다. 더불어 펜션 전세대에서 바다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고, 자연휴양림에 둘러싸여 있어 친환경 ‘에코(ECO)’시스템을 제공한다.

영흥도

섬 전체가 시원한 백사장과 100년 넘은 노송 군락지로 유명한 십리포와 장경리 해수욕장, 수려한 일몰의 장관, 장엄한 영흥대교, 통일사, 선재도, 해군영흥도 전적비, 농어바위 등 다양한 관광지가 즐비하다. 도심과 가까워 현재 연간 300만~600만명의 관광객이 사시사철 몰려들고 있다. 종전에는 뱃길에 의존했으나, 지난 2001년 영흥화력발전소가 들어서면서 선재도와 영흥도가 영흥대교로 연결돼 접근이 한층 쉬워졌다.

▲인너하임 그림이네72(리조트&호텔)= 수도권 최고의 해양관광지로 부상하고 있는 인천 영흥도에 수익형 리조트&호텔인 ‘인너하임 그림이네72’가 지난해 6월 운영에 들어갔다. 인천 옹진군 영흥면 외리 902 일대에 이미 준공이 완료된 인너하임 그림이네72는 건물 숲과 수많은 사람들을 피해 휴가 온 가족 또는 연인들의 여유로운 휴식을 위해 총 8가지 타입의 72개 객실로 운영될 예정이다.

제주도

제주도가 수익형 부동산의 핫 아이콘으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 각종 통계에서 제주도 상업·업무용 수익형도 큰 인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는데 작년에만 5495건 거래가 이뤄졌다. 국토교통부 온나라 부동산정보 포털자료에 따르면 2016년 1~10월 상업용·업무용 부동산 거래량은 제주가 총 5495건으로, 2006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제주 지역 거래량을 살펴보면 2006년 1839건 거래된 이후 지난해 처음으로 4320건을 기록하며 4000건을 돌파했다. 이후 1년 새 5000건을 넘어설 정도로 거래량이 무섭게 증가하는 양상이다. 제2공항 개발계획 발표 등 개발호재가 쏟아지면서 수익형 부동산의 거래가 활발하고 매매가도 크게 오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우제 인 제주(도시형생활주택)= 제주도 서귀포에 ‘주거형, 별장형, 수익형’이 모두 가능한 고급형 타운하우스 ‘파우제 인 제주’가 인기다. 서귀포시 토평동 3083-6번지 일대에 공급되는 파우제 인 제주는 지상 4층 규모의 총 18개 동에 376가구로 구성된 도시형생활주택으로 이번에 44가구를 특별 분양한다.

수익형이 아닌, 별장형으로 선택 시 연중 일수 제한 없이 제주도의 전원생활을 즐길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단지 내에는 커뮤니티센터가 조성되어 관리실, 레스토랑, 카페, 소형호텔로 사용된다. 야외수영장이 설치되어 입주자 라이프스타일에 맞는 편리하고 안락한 프리미엄생활을 누릴 수 있다. 또 스마트한 설계 시스템과 단지 내 CCTV 등 보안시스템까지 완벽히 설치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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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고립무원’ 여야 수장 동병상련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당내 강경파의 반발로 인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동병상련을 느낄 법한 두 사람은 여야 지도부 회동이라는 전략적 제휴에 가까운 선택으로 각자의 어려움을 풀고 정국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용산 대통령실로 초청했다. 오찬은 약 1시간 동안 진행됐고,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30분 동안 비공개 영수회담을 진행했다. 유튜브 권력자?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여야의 수장이지만, 각자의 이유로 자신의 진영에선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두 사람의 회담은 이 때문에 더욱 주목받았다. 정 대표는 지난달 26일 장 대표가 선출된 이후 줄곧 ‘무시’ 전술로 대응했다. 정 대표는 장 대표 선출 여부와 관계없이 국민의힘에 대해 정당해산심판 청구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강공 기조를 잇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여야 지도부 회동과 영수 회담을 진행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이 대통령이 장 대표와 만난 것 자체가 고립무원에 처한 이 대통령의 상황을 보여주는 것일 수도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이 겪는 어려움은 여당인 민주당과의 관계로부터 시작된다. 이 대통령과 민주당의 관계에 대해선 “대통령 위에 방송인 김어준씨가 상왕으로 군림한다”는 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이 대통령은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친문(친 문재인) 진영과 오랜 갈등 관계에 있었고 “민주당에서 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어준 상왕설’은 이젠 진보 성향 언론에서도 공공연하게 거론한다. <주간경향>은 지난 8일 ‘김어준 상왕설’을 다루면서 “김씨가 비판·견제가 어려운 신성불가침 영역이 됐다”는 민주당 내부 반응과 “김씨는 민주당의 고정 상수고, 당의 일부 기능이 김씨의 유튜브 채널로 이관됐다”는 일부 정치평론가 반응도 소개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로 알려진 민주당 곽상언 의원은 지난 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유튜브 권력이 정치 권력을 휘두르고 있다”면서 김씨를 강하게 비판했다. 다음 날엔 “저는 ‘유튜브 권력자’에게 머리를 조아리면서 정치할 생각은 없다”며 “이 방송에 출연하면 공천받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얘기를 들은 기억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노 전 대통령은 지난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당시 ‘<조선일보>는 민주당 경선에서 손을 떼라’는 의견을 밝히셨다”고 강조했다. 곽 의원은 곧바로 반격을 받았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곽 의원을 일컬어 ‘부화뇌동 국회의원님’이라고 지칭하면서 “자존감을 좀 가지시라. 부끄럽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최 의원이 곧바로 반격한 것은 역설적으로 김씨와 이 대통령의 위상을 확인시켜 줬다. 이 대통령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50%가 넘는 높은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해체 ▲각종 외교 현안 ▲조국혁신당 성범죄 의혹 등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위에서 누르고 옆에서 치받고 이 대통령 앞에 수북한 난제 민주당에선 정 대표가 검찰개혁 관련 공세를 주도한다. 현재 진행 중인 3개의 특검(내란·김건희·채 상병)과 관련해 수사 기간·범위·인력 대폭 확대와 관련 재판 녹화 중계를 추진하는 특검법 개정안을 추진하고 있다. 개정안은 이미 국회 법사위를 통과했고, 국민의힘은 헌법재판소에 효력정치 가처분을 신청했다. 검찰을 겨냥해선 “추석 전 검찰을 해체하고,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과 공소청을 설치하겠다”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사법부를 겨냥해선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하고 있다. 민주당과 이재명정부 내부에선 중수청의 소속 부처를 놓고 이미 갈등이 있었다. 친명(친 이재명)계 좌장으로 알려진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중수청을 행정안전부에 설치하면 민주적 통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사실상 ‘법무부 설치’를 주장했다. 그러자 친민주당 진영은 정 장관에게 강하게 반발했다. 그동안 친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드러냈던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지난달 29일 검찰개혁 공청회에서 “정 장관도 검찰에 장악돼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검찰개혁 후속 법안을 마련하는 정부 기구 구성과 관련해 정 대표와 대통령실 우상호 정무수석이 크게 언쟁을 했다”는 설까지 불거졌다. 장 대표는 이 대통령과 만났을 당시 공개 발언에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와 관련해 이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를 요청했다. 장 대표가 거부권 행사를 요청한 명분은 ‘견제와 균형 붕괴’였다. 장 대표는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도 “오랫동안 되풀이된 정치 보복 수사를 끊어낼 수 있는 적임자는 이 대통령”이라면서 특검 연장·특별재판부 설치에 강한 우려와 유감의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이 대통령은 장 대표에게 뚜렷한 답변을 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이 대통령의 반응을 놓고 “이 대통령이 제어하지 못하는 상황일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정 장관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중수청 소속 부처도 행정안전부로 결정됐다. 이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당의 의사를 이겨내지 못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현지시각) 미국 조지아주에서 발생한 현대차·LG 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의 한국인 노동자 300여명 구금 사태도 이 대통령에게 비판의 화살이 집중되는 계기가 됐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5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진행했다. 그로부터 불과 10일 후 발생한 사태였다. 안팎 모두 꼬인 실타래 한미 양국은 정상회담 후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기로 합의했고, 미국이 한국에 부과하는 관세율은 15%로 확정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로 한 후 15% 관세율을 받아냈다. 그런데 일본의 관세율 15%가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이 내려지면서 명문화된 것과 달리, 우리는 아직 문서를 받아내지 못했다. 미국 정부는 “3500억달러 투자처를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된 구체적인 이유는 이들이 최대 90일 동안 단기 체류만 할 수 있는 무비자 전자여행허가 제도를 통해 입국해 근무한 것이었다. 단기 체류 비자로 입국해 근무한 이상 불법체류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까지 진행한 이 대통령에겐 “미국을 왕래하는 국민의 비자 문제에조차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것이냐”는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진다. 일본과의 외교도 난항에 부딪힐 가능성이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3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진행한 후 17년 만에 공동언론발표문을 채택했다. 정상회담도 그만큼 훈훈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하지만 낮은 지지율과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의 지난 7월 참의원 선거 패배로 인해 사퇴 압력에 시달리던 이시바 총리는 지난 7일 결국 사퇴를 선언했다. 후임 총리 후보로는 자민당 다카아치 사나에 의원과 고이즈미 신지로 농림수산상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시바 총리와 고이즈미 농림수산상은 자민당 내에서 파벌 색이 짙지 않아 비교적 온건한 정치 성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다카이치 의원은 강경한 우익 포퓰리스트였던 고 아베 신조 전 총리의 후계자로 알려졌다. 다카이치 의원은 ▲야스쿠니 신사 참배 ▲헌법 개정 ▲재무장 추진 ▲아베노믹스 계승 등 아베 전 총리와 거의 비슷한 정치색을 드러냈다. 지난 1994년엔 <히틀러 선거전략>이란 책의 추천사를 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책엔 “단기간에 여론을 모아 권력을 빼앗았다”거나 “긴급조치로 적을 섬멸했다”는 등의 독일 나치의 선거전략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설득할 수 없는 유권자는 말살한다”는 등 작전을 일본 정치인의 선거 승리 전략으로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대통령은 자신에게 호의적인 국내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신사 참배를 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일본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민주당 소속임에도 강경한 우익 성향으로 유명했던 노다 요시히코 전 총리와 갈등하면서 지난 2012년 전격적으로 독도를 방문하는 강수를 뒀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재임 중 아베 전 총리와 상당한 갈등을 빚으면서 대중국 외교에 공들였다. 다카이치 의원이 후임 총리가 되면, 이 대통령도 전임 대통령들처럼 상당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 나비효과 게다가 우원식 국회의장은 지난 3일 중국 전승절 80주년 경축 행사에 참석한 것으로 보수 성향 유권자들에게 큰 비판을 듣고 있다. 우 의장은 행사에 함께 참석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짧게 인사를 나눴다. 반면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김 위원장을 2번이나 불렀음에도 아무 반응을 얻지 못해, 이 역시 보수 성향 유권자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다. 이 대통령은 대통령 취임 이후 친서방 외교에 유화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려고 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전통적 방향과 충돌하는 상황으로 해석되고 있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내부에서 불거진 성추행·성희롱 사건도 이 대통령에게 불리하게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혁신당은 조국 비상대책위원장 등 친문 핵심 일부가 창당했다. 이 사건은 혁신당 강미정 전 대변인이 탈당하면서 폭로해 외부에 알려졌다. 가해자로 지목된 김보협 수석대변인은 문 전 대통령과 친분이 돈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우석 전 사무부총장은 조 비대위원장이 민정수석이었을 당시 민정수석실 행정관을 지냈다. 조 비대위원장은 그동안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고, 이 여파는 민주당과 이 대통령에게 번지고 있다. 기성세대 남성의 위선과 운동권 특유의 성 문화 논쟁으로 확대되면서,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과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건까지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으로선 친문계와 빚고 있는 광범위하면서도 조직적인 엇박자가 국정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상황에서 그 뒷감당까지 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장 대표도 이 대통령 못지않은 고립무원 상황에 직면했다. 시작은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로부터도 신임받았던 김도읍 의원을 지난 1일 정책위의장으로 임명한 것이었다. 그러자 “장 대표 당선에 큰 공을 세웠다”고 자부하던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들이 크게 반발했다. 특히 고성국 ‘고성국TV’ 대표는 지난 2일 “내년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려면, 국민의힘이 지자체장 30석을 자유통일당 등 자유 우파 정당 4개에 양보하면 된다”고 요구했다. 강경 보수 공세 친한 숙청 시동 민주당의 각종 입법 공세 방어 등 대여 공세 수단도 마땅치 않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노란봉투법 통과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를 동원했지만, 큰 의미를 두기 어려웠다. 노란봉투법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 종료 직후 본회의를 통과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는 일은 본회의 불참밖에 없었다. 3개의 특검은 이미 국민의힘을 사정권에 두고 있다. 현실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은 실질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장외 집회밖에 없다. 장 대표는 강경한 대여 공세를 약속하면서 당 대표에 당선됐지만, 강경한 대여 공세를 할 수 있는 현실적인 수단은 처음부터 없었다. 따라서 여야 지도부 회동은 장 대표에겐 정치적으로 큰 의미가 있는 기회였다. 최소한 “이 대통령에게 우리의 요구를 가감 없이 전달했다”고 자부할 만한 명분이 마련된 것이었다. 내부 사정도 녹록하진 않다. 장 대표에겐 지난해 12월 결별한 친한계(친 한동훈)와의 내부 투쟁도 숙제로 남아있기 때문이다. 다만 장 대표가 당선된 것 자체가 이미 친한계엔 큰 타격이었다. 아울러 친한계엔 ▲김종혁 전 최고위원 ▲신지호 전 사무부총장 ▲윤희석 전 대변인 ▲송영훈 전 대변인 등 국민의힘을 대표해 각종 시사프로그램 패널로 출연하는 인사들이 다수 소속돼있었다. 이들은 대체로 친한계의 이해관계를 각종 방송에서 대변했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서 “방송에서 당의 의견을 가장해 당에 해를 끼치는 발언을 하는 것도 해당 행위”라며 “국민의힘을 공식적으로 대변하는 인물임을 알리는 패널 인증제도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장 대표의 방침은 “국민의힘 몫 토론자로 출연해 친한계를 대변하는 인사들을 방송에서 솎아내려는 것”이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처럼 장 대표는 당내에서 양면 전선을 펼쳐놨기 때문에 현재 상황이 녹록지 않다.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하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로선 여야 지도부 회동이 동병상련에 가까운 전략적 제휴였을 가능성이 있다. 장 대표는 비공개 회담에서도 국민의힘의 의견을 모두 전달한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도 뚜렷한 확답만 하지 않았을 뿐, 대통령 당선 이전 강성 이미지를 중화하려는 듯 유화적으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불화를 이용하려고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다른 한편에선 “장 대표도 내부 반발이 있고, 강도 높은 내부 투쟁을 진행해야 해서 제 코가 석 자”라고 보고 있다. 아울러 이 대통령과 장 대표는 그동안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나름대로 중도를 지향하고자 강경파와 투쟁해야 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분간 이들이 전략적 제휴를 맺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과 장 대표의 회담 분위기를 무색하게 하듯이 다음 날인 지난 9일 진행된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내란 청산은 정치 보복이 아니”라며 “국민의힘이 내란 세력과 단절하지 못하면, 위헌정당 해산심판 대상이 될지도 모르니 명심하라”고 경고했다. 수북한 현안들 ‘내란’은 민주당이 국민의힘과 보수 진영을 공격하는 용도로 사용하는 일반 명사가 됐다. 정 대표는 대표적인 당내 강경파로서, 국민의힘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정치적 상징이 된 지 오래다. 이 대통령과 장 대표가 마주 보고 성과를 낼수록 정 대표는 설 자리를 잃는다. 정 대표의 제동은 “고립무원에 처한 여야 수장이 서로에게 동병상련을 느껴도 큰 의미가 없을 것”이란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바퀴들이 삐걱대는 사이 현안은 더욱 수북이 쌓이고 있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