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대선을 돌이켜보자. 박근혜 대통령과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가 나서 경쟁을 벌였지만, 그 이면을 살피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한판 대결의 장으로 변질됐었다.
물론 문재인 전 대표가 전적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을 부인했던 결과에 따른다. 그 일로 결국 경제가 엉망이었던 당시에 문 전 대표는 그 좋은 호기, 이명박정권의 국정 실패를 선거에 활용하지 못하고 쓰디쓴 고배를 마시게 됐다.
그런데 차기 대선 역시 또 다른 양상으로 변질되고 있다. 이 대목에서는 하나의 확고한 전제조건이 달려 있다. 필자가 누누이 이야기했던, 현 집권당 및 그 아류인 바른정당은 차기 대선에서 일찌감치 물 건너갔다는 단언 말이다.
아울러 차기 대선은 문 전 대표와 또 다른 야당의 후보가 각축을 벌일 터인데 그는 본인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새로운 고비를 맞이하게 됐다. 문 전 대표 본인이 아니라 노 전 대통령과 김대중 전 대통령의 대리전 양상으로 전개될 전망이다.
한편 생각해보면 문 전 대표의 기구한 팔자가 안쓰러워 보인다. 그러나 선거는 엄연한 현실이고 또 그 현실을 돌파하기에는 상당히 어려워 보인다. 바로 제목에 등장하는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건재하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명실상부한 김 전 대통령의 적자다. 이에 대해 그 어느 누구도 토를 달 수 없으리라 단언한다. 그런 맥락에서 왜 박 대표가 문 전 대표에게 치명적인 걸림돌인지 필자의 정치판 경험을 곁들여 이야기를 풀어 보자.
먼저 김 전 대통령이 주는 의미에 대해 살펴본다. 일전에도 언급했었지만, 김 전 대통령과 민주화운동과는 거리가 있다. 군사정권 시절 권력의 탄압으로 인해 정작 민주화운동에 참여할 시간적 여유와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대 정치사에서 김 전 대통령이 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필자는 바로 화해와 통합에서 그 실마리를 찾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은 비록 완성을 하진 못했지만, 과거 정권과의 화해를 통해 통합의 물꼬를 텄던 인물이라고 말이다.
물론 북한과의 문제도 이러한 선상에서 출발했다고 간주하고 있다(혹시라도 김 전 대통령 측에서 이 글을 읽게 되면 필자의 이야기를 심도 있게 살펴주길 바란다).
그리고 그 통합의 완성은 바로 박 대표의 몫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박 대표에게 통합이 아닌 패권으로 무장된 세력들이 용납될 수 있을까. 박 대표 본인도 강하게 그를 거부하고 있지만, 필자가 살펴도 어림 반 푼어치 없어 보인다.
이미 익히 이를 알고 있던 필자는 그동안 <일요시사>를 통해 여러 번 박 대표와 손학규 전 국민주권개혁회의 의장에게 일어날 일들을 예견했고, 필자가 언급했던 대로 손 전 의장이 전격적으로 국민의당에 입당하게 된 게다.
정치 아마추어들에게는 이 일이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이겠지만, 이는 치밀하게 계산된 계획의 결과물이다. 박 대표는 통합의 완성을 위해 그 적임자로 손 전 의장을 염두에 두고 있었던 게다.
다시 언급하지만 손 전 의장은 호남으로 인해 연거푸 대선 문턱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아울러 호남은 그에게 연민의 정을 지니고 있다. 더하여 손 전 의장은 보수에도 충분히 어필할 수 있는 강점을 지니고 있다.
각설하고, 야당의 힘의 원천은 호남이다. 지금은 호남의 세가 갈지자 형태로 보이지만, 박 대표가 때가 되면 시동을 걸 게다. 그 순간 문 전 대표는 또 다시 낙동강 오리알 신세로 전락할 전망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