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병우 겨눈 특검 최상의 시나리오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1.31 11:11:50
  • 호수 109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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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게 ‘김꾸라지’ 포획 다음은 ‘우꾸라지’ 차례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영수 특별검사팀(이하 특검팀)이 승부수를 걸었다.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여 혐의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하는 데 성공한 특검팀은 이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겨냥했다. 성역 없는 수사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특검팀은 ‘최종 보스’ 박근혜 대통령을 향해 전진하고 있다.

특검팀은 한 차례 부침을 겪었다. 앞서 조의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특검팀에서 청구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기각한 것이다. 당시 조 부장판사는 “현 단계에서 (이 부회장의)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최순실-이 부회장의 뇌물 범죄 사실에 대한 소명 증거를 특검팀에서 충분히 제시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수사2팀
존재감 부각

이 부회장 등 재벌들의 미르·K스포츠재단 출연이 제3자 뇌물죄에 해당한다는 특검의 법리 적용은 결국 법원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자신들도 피해자’라는 삼성 측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특검팀은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규철 특검보(대변인)는 영장이 기각됐던 지난 19일, 서울 대치동의 특검 사무실서 브리핑을 열고 “이 부회장에 대한 영장 기각 결정은 특검과 피의사실에 대한 법적 평가에 있어서 견해 차이가 있다고 판단된다”며 유감의 뜻을 밝혔다. 이날 브리핑 시간은 1분. 특검팀이 활동을 시작한 이래 최단 시간 공식 브리핑이었다.


특검팀은 곧바로 대책회의에 들어갔다. 법원의 기각 발표 직후 4명의 특검보와 윤석열 수사팀장 등은 특검 사무실에 모여 향후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벌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하려던 특검의 계획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자칫 특검팀 사기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당시 복수의 언론과 사설정보지에서는 특검팀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일각에선 재벌 앞에서 맥을 못 추던 역대 특검팀의 전례까지 거론됐다.
 

그러나 특검팀은 하루 만에 반전을 만들어냈다. 그간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작성을 지시·관여한 의혹을 받아온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과 조윤선 당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구속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지난 20일 김 전 실장과 조 장관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성창호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들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시 성 부장판사는 “범죄사실이 소명되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구속이 결정된 직후 조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반전 만든 특검
바로 다음 수는?

이로써 특검팀은 꺼져가던 수사 동력을 다시 회복했다. 블랙리스트는 실재하며 정권이 이를 문화체육계 전반에 대한 압박용으로 이용했다는 점을 확인시켜준 특검팀에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박근혜 퇴진과 시민정부구성을 위한 예술행동위원회’는 이날 성명서를 통해 “김기춘·조윤선의 구속을 환영한다”고 전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상식이 지켜졌다”고 밝혔다.

특검팀의 행보가 더욱 주목받는 이유는 이른바 ‘김기춘 성역’을 깼다는 점 때문이다. 그간 김 전 실장은 모든 의혹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했다. 자신의 법률 지식을 활용, 법망을 요리조리 피하는 모습에 ‘법꾸라지(법률 미꾸라지)’라는 별명까지 붙었을 정도다.
 


이 뿐만 아니라 기수 문화가 강한 법조계 특성을 고려했을 때 선배 검사인 김 전 실장을 구속하지 못할 것이란 회의론도 존재했다. 그러나 특검팀은 이런저런 말들을 뒤로한 채 법꾸라지 포획에 성공했다.

김기춘·조윤선 구속…수사 반환점
남은 우병우·박근혜 향해 정조준

그 중심에는 수사2팀의 활약이 있었다. 법원에서의 피의자심문이 있던 당일, 현장에선 특검팀과 김기춘·조윤선의 변호인 간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이때 수사2팀을 지휘하고 있는 이용복 특검보와 사건을 수사했던 김태은, 이복현 검사가 나서 두 사람의 구속 사유가 충분하다는 점을 강하게 어필했다.

이 특검보와 수사검사들은 블랙리스트가 자유민주주의 이념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또한 ‘양심의 자유’ ‘언론·출판의 자유’ ‘학문과 예술의 자유’ 등 헌법에 명시된 내용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점도 내세웠다.

무엇보다 신분과 지위를 이용한 증거인멸 우려가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결국 법원은 이 특검보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특검팀의 적극적 대응이 빛을 발한 순간이다.

수사2팀은 또 다른 법꾸라지를 정조준하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의 수사를 2팀에서 전담하게 됐다. 일련의 성과를 보인 2팀이 우 전 수석의 ‘저격수’로 낙점된 셈이다.

2팀의 수사 대상은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직권남용 의혹이다. 그는 청와대 민정비서관, 민정수석비서관으로 재직하는 동안 최씨 등의 비리행위에 대해 묵인·방조·비호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한 미르·K스포츠재단의 모금 과정과 최씨 등의 비리행위를 내사하던 이석수 당시 특별감찰관을 해임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여부도 특검팀의 수사 대상이다.

또 다른 법꾸라지
우병우 앞날은?

경우에 따라서 우 전 수석 개인 비리로 수사 범위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우병우·이석수 전담 검찰 특별수사팀(이하 특수팀)은 ▲우 전 수석 가족 회사인 ‘정강’ 자금 유용 의혹 ▲아들의 의경 보직 특혜 의혹 ▲처가의 화성 땅 차명보유 의혹 ▲넥슨코리아와의 강남역 인근 땅 거래 의혹 등을 수사한 바 있다.
 

그러나 최종 처분에 이르지 못한 특수팀은 지난해 12월말 해산했고, 자료는 특검팀으로 넘어간 상태다. 자료를 넘겨받은 특검팀은 분석을 통해 우 전 수석의 수상한 ‘돈거래’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 확실한 수사를 위해 특검팀이 이달 내 청와대 압수수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015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청와대에서 있었던 우 전 수석의 혐의를 밝히기 위해서는 압수수색이 불가피하다.

특검팀의 공식 수사기간을 감안하면 압수수색이 머지않았음을 전망할 수 있다. 특검팀의 수사는 오는 2월28일이면 종료된다. 수사기간을 30일 연장할 수 있지만,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의 승인이 필요하다. 연장을 장담할 수 없는 특검팀 입장에선 공식 수사기간에 맞춰 일정을 진행할 가능성이 높다.


청와대 압색 초읽기 “이번엔 성공?”
직권남용 입증 관건 “2월에 끝낸다”

이 때문에 내달 초로 예정된 박 대통령 대면조사 전 압수수색이라는 칼을 빼들 가능성이 있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검팀은 최근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를 2월 초에는 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영수 특검 역시 최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에 대한 예우는 갖출 것”이라면서 “(박 대통령) 조사를 두 번, 세 번 할 수는 없으니 한 번이나 최대 두 번 안에 끝내야 한다. (그 전에)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변수는 ‘국가기밀’이라는 청와대 측 방어 논리를 과연 특검팀에서 뚫을 수 있는지 여부다. 앞서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를 수사한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한차례 청와대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국가기밀 등을 보관하는 장소’라는 청와대 경호실의 거부로 일부 요청 자료를 문밖에서 받는 수준에 그친 바 있다.

이에 특검팀은 기밀과 그렇지 않은 장소를 나눠 영장을 발부받는 방식을 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압수수색의 필요성은 충분하다. 외부인의 청와대 출입기록, 청와대 주요인물과 박 대통령 간의 통화·통신 기록, 대통령 업무 관련 기록 등 세월호 침몰뿐만 아니라 최씨의 국정개입 의혹을 파헤치는 데 청와대 기록은 필수적이다.


청와대 방어
뚫을 묘책은?

야권에서는 특검팀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언행을 쏟아내고 있다.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이 구속된 데 대해 “박영수 특검의 대미는 우병우-박근혜 구속”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특검팀이 반환점을 돌았다. 정경유착과 국정농단의 주범 중 박 대통령과 우 전 수석만 남았다”며 “박 대통령과 우 전 수석에 대한 수사가 지체 없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운영의 묘를 보여주고 있는 박영수 특검과 이용복 특검보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서울지법의 이중잣대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최순실씨를 상대로 서울중앙지법이 발부한 체포영장을 집행했다. 그간 ‘정신적 충격’ ‘강압 수사’ 등의 사유로 특검팀의 출석 요구에 6차례나 불응했던 최씨는 특검 사무실에 강제로 불려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달 24일 이후 약 한 달 만의 특검팀 출석이다.

특검팀은 이화여대 입학·학사 특혜 비리로 학교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최씨의 영장을 발부받았다.

반면 최씨와 같은 혐의(업무방해)인 최경희 전 이화여대 총장에 대해선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한정석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판사는 “정유라씨가 특혜를 받는 과정에 최 전 총장의 지시나 공모가 있었다는 점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며 기각 사유를 밝혔다.

정치권과 법조계, 시민사회단체로부터의 반발이 예상된다. 앞서 김경숙 전 이대 학장과 남궁곤 전 처장, 류철균·이인성 교수 등 이대 사태와 관련된 자들은 모두 구속된 반면, 가장 윗선으로 지목된 최 전 총장만 영장이 기각됐기 때문이다. 특검팀은 보강수사를 거쳐 구속영장을 재청구할지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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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