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믿고 빚내 집 샀다가…

과열 양상을 보인 분양권 전매 제한 등을 골자로 하는 11·3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시장은 빠르게 얼어붙고 있다. 20:1을 웃돌던 아파트 청약 경쟁률은 거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져 반 토막이 났다. 거래도 줄면서 집값이 줄곧 오르던 호황기는 끝났고 냉각기가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시장엔 변수들이 다수 존재한다. 그중 가장 큰 변수는 ‘정책’이다. 정책에 따라 부동산이 웃기도 울기도 한다. 부동산 정책은 크게 활성화 정책 또는 규제로 나뉜다. 부동산 정책을 알면 어떤 지역에 상품이 주목을 받을 지 예측이 가능하다. 가령 11월3일 부동산 정책은 강남 4구 등 신규 아파트 분양권 시장에 강력한 규제를 강화했는데 이러한 규제를 벗어난 지역이나 수익형 부동산 시장은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11·3 대책 후
빠르게 얼어붙어

사실 주택수요 활성화는 일자리 창출 등 실질적인 소득증가로 수요를 창출해야 한다. 하지만 박근혜정부는 대출완화 등 인위적인 정책으로 부동산 시장을 견인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박근혜정부 들어 4년 동안 대략 18번의 정책이 발표된 것으로 나타났다. 3~4개월에 한 번씩 부동산 정책을 쏟아낸 셈이다.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이명박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기조를 이어 받는 데 머물지 않고 전 정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과감하고 전격적인 조치를 취해 나갔다. 대표적인 대책으로 부동산 3법 통과와 LTV ·DTI 규정 완화, 전매제한 완화, 재건축연한 단축, 기업형 임대주택 도입 등이다. 분양가 상한제의 빗장도 풀어 버렸다. 이명박정부 내내 안전이 문제된다고 국토교통부가 반대한 바 있는 수직증축 리모델링도 전격적으로 밀어 붙여 허용했다. 재개발 지역에 의무적으로 지어야 하는 공공임대주택 비율 결정권도 지자체에 떠넘겨 버렸다. 각종 재건축, 재개발 활성화 조치를 하루가 멀다 하고 추가했다. 불행 중 다행이지만 다음 정부초기에 결정한다고 미루긴 했지만 안전이 문제되는 ‘세대 간 내력벽 철거’까지 허용한다는 방침을 내고 입법예고까지 했다. 재건축, 재개발, 리모델링을 촉진하고 주택거래를 활성화할 수 있는 조치는 모두 다 실행에 옮겼다. 빚내서 집 사라는 방침까지 세우고 맹렬하게 밀어 붙였다.

이러한 인위적인 부동산 활성화로 부동산은 여전히 거품이 잔뜩 껴있다. 거품을 빼고 실수요자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하며 계속 거주권 보장과 임대료 관리 시스템을 확보해 무주택자에게 안정된 주거를 보장하는 게 절실하다. 이명박정부와 박근혜정부의 정책은 역주행을 거듭했다. 인위적으로 집값을 떠받치는 정책을 쓰고 세입자의 고통은 방치하고 조장하기까지 하는 정책을 밀어 붙인 결과라는 비판을 면할 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집값을 쏘아 올렸다’라고도 표현되는 박근혜정부는 대선공약부터 부동산시장의 정상화를 내세웠다. 이후 부동산 경기를 띄우기 위해 세제부터 금융, 재건축 등 전 분야에 걸쳐 규제를 풀며 부양책을 실시한 부동산 정책 성적표는 어떨까.

부동산114에 따르면 박근혜 정권이 출발했던 2013년도부터 2016년 9월까지 아파트 매매가격은 초반 2013년도를 제외하고는 줄곧 상승세를 기록했다. 2013년 4월1일 박근혜정부는 첫 부동산 대책인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을 내 놓았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폐지와 주택구입자 양도세 한시 면제, 수직 증축 리모델링 허용 등 굵직한 대책을 대거 쏟아냈다. 이후에도 수도권 주택공급 조절 방안과 주거안정을 위한 전·월세 대책 등 다양한 방안을 내 놓았다.

이때까지만 해도 주택시장은 정부의 부양대책에 탄력을 받지 못하고 서울 집값은 단 0.5% 상승에 그쳤다. 서울 아파트 가격은 3.3㎡당 평균 1637만원에서 1646만원으로 불과 9만원 상승에 그쳤지만 전세난은 나날이 가중됐다. 전 정권인 이명박정부 당시 초기 2년간 전셋값 상승률은 8.4%에 그쳤지만 박근혜정부 들어서는 19.3%나 증가했다. 그나마 4·1 대책의 일환인 양도세 면제와 취득세 인하 등 주택매매시장의 규제요인이 해소되면서 주택거래량은 2013년도 60만4331건, 2014년도 64만4268건 총 85만2000건으로 전년 대비 15.8% 올랐다. 수도권의 경우 36만3000건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박근혜 정부 부동산 정책 보니…
인위적인 활성화로 여전히 거품

이후 2014년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방안(2·16)에서 임대소득세 과세방안 마련, 서민 주거비 부담완화 조치 등이 제시됐다. 같은 해 주택시장 활력회복을 위해 주택담보대출의 걸림돌로 지적되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를 각각 70%, 60%로 상향 조정했다. 그 결과 2014년 연간 총 주택 매매거래량은 100만5173 건을 기록하며 2006년 이후 최대치를 보였다.

역대 최고 주택 거래량을 기록했던 2014년에도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대책은 쏟아져 나왔다. 2·26 임대차 선진화 방안부터 7·24 부동산대책 및 경제 활성화 대책,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 공공택지 전매제한 완화와 민영주택 청약 가점제 사실상 폐지 내용을 담은 9·1 부동산 대책이 나왔다. 특히 부동산 3법(분양권 상환제 완화, 초과이익제 폐지, 재개발 다주택자 분양 허용) 연내 처리 합의를 담은 12·23 대책을 펼치면서 부동산 시장의 ‘대못’이 뽑히며 재개발·재건축 수혜 기대감이 높아졌다.

이같은 규제 완화는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가져오면서 2015년 한 해에는 주택매매거래가 119 만3691건에 이르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수도권의 주택매매거래량은 전년 대비 32.4% 증가했다. 특히 서울지역의 증가율은 49.5%에 이르렀다. 이와 함께 분양시장에도 꽃이 피면서 같은 해 아파트 분양물량은 전년 대비 55.8% 증가한 51만6000 가구로 5년간 승인 물량 평균치(27만4000가구)의 2배에 육박했다.


가계부채 폭증
대책강도 낮아

청약제도의 개편으로 수도권의 경우 청약요건이 2년에서 1년으로 줄면서 투자 목적의 수요자들 진출입이 쉬워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3법 통과로 올해 부동산 시장이 상승장을 이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게다가 전세난이 가중되면서 전세 세입자들이 매매 실수요자로 전환되는 등 매매시장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했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열었다고 평가받는 기업형 임대주택(뉴스테이) 육성정책이 첫 선을 보였다.

임기가 시작됐던 2013년도부터 지난해까지만 해도 박근혜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주택매매 활성화에 집중해 ‘빚내서 집사라’는 기조를 이어갔다. 그 결과 박근혜정부에서 가계부채는 가장 많이, 그것도 가장 빠르게 늘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 이후로 지난해 8월까지 늘어난 가계부채는 308조5000여억원에 달했다. 이명박정부 5년간 늘어난 가계부채가 298조8000억원인 것과 비교하면 출범 3년5개월 만에 이를 넘어선 것이다.

결국 가계부채 해소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박근혜정부는 지난해 말부터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을 도입해 주택담보대출 구조를 기존 변동금리·일시상환 대출에서 고정금리·장기분할 상환 대출로 전환해 리스크를 줄이겠다는 대책을 내놓았다. 지난해 8월25일에는 기획재정부·국토교통부·금융위원회·한국은행·금융감독원 합동으로 택지 공급을 축소하고 집단 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는 내용의 ‘가계부채 대책’을 발표했다. 집단대출과 상호금융에 초점이 맞춰졌지만 업계로부터는 가계부채 폭증을 막기에는 대책 강도가 턱없이 낮다는 지적을 받았다.

특히 공급택지 조절을 통해 집단대출을 막겠다는 계획은 그 효과가 시간을 두고 나타날 수밖에 없는 데다 공급 축소에 따라 부동산 가격이 폭등할 위험도 있다는 의견이 주를 이루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박근혜정부 출범 당시 경제가 워낙 좋지 않은 시기였기 때문에 다양한 거래활성화 정책이 금융위기를 탈피하는데 도움이 됐다. 다만 정부가 시장에 민감하게 반응하다 보니 너무 짧은 시기에 정책들을 쏟아내면서 서둘렀다는 평가다.

그렇다면 부동산 시장의 과열되었다는 판단이 들었을 때 정부의 주요 규제 유형과 내용을 살펴보자. 먼저 과잉 건축을 틀어막는 공급규제가 있다. 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인다고 판단할 때 정부에서 꺼낼 수 있는 첫 번째 카드는 민간주택 공급이 줄어들도록 유도하는 규제다. 대표적인 것으로 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분양보증 심사 강화가 있다. 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의 목적은 규제라기보다 서민 주거복지 보호에 더 가깝다.

3~4개월 한번씩 4년에 18번 발표

하지만 공공 임대주택 공급 확대로 집을 사야 할 실수요자들이 민간 주택을 선택하지 않게 된다면 건설사 입장에서는 미분양을 우려해 신규 건설을 자제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정책은 박근혜정부가 지난 2014년 10월30일 발표한 ‘서민 주거비 부담 완화 방안’에 포함됐다. 공공임대리츠 1만가구 확대, 준공공임대주택 활성화 등이 당시 발표된 대표적 공급규제형 정책들이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심사 강화는 건설사들의 신규 분양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주택도시보증은 신규 아파트의 평균 분양가와 인근 아파트 평균 가격을 비교해 일정비율을 초과할 경우 고분양가로 규정, 심사를 강화하고 분양가 인하를 유도한다. 고분양가 판정 기준이 강화되면 건설사는 높은 분양수익을 기대하기 힘들어진다. 대표적인 사례로 주택도시보증이 최근 서초, 강남 일대 일부 재건축단지들의 고분양가 판정 기준을 110%에서 100%로 내리자 5000만원 이상의 분양가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던 아크로리버뷰의 분양가가 3.3㎡당 4194만원으로 주저앉았다.

다음으로 간접적이지만 강력한 조세규제가 있다. 조세규제는 주택 수요나 공급에 직접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집을 거래하거나 한 채 이상 보유하는 행위에 영향을 미쳐 부동산 시장을 움직인다. 대표적인 조세규제가 양도소득세(이하 양도세)다. 양도세는 부동산, 영업권, 회원권, 유가증권 등 다양한 자산에 적용되는 거래세로 주택 양도세는 1가구 1주택일 경우 보유기간 2년 이상, 양도가액 9억원 이하라면 과세되지 않는다.

다주택자나 고가주택 보유자가 주택 거래를 할 경우 차익에 대해 최대 38%의 세금이 부과되고 경우에 따라 10%의 탄력세가 중과된다. 박근혜정부가 2013 년 내놓은 ‘서민 주거안정을 위한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에는 ‘미분양·신축주택 외에 기존주택도 양도세 5년간 면제’가 포함됐는데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정부의 부동산 경기 부양 의지가 강력하다고 진단했다. 재산세도 일종의 조세규제로 꼽힌다. 투기심리를 잡는 거래규제도 있다. 거래규제는 투기세력에 의한 시장 과열을 막기 위해 주로 사용된다. 대표적인 규제가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 지정이다. 투기과열지구는 주택가격 상승률이 물가상승률에 비해 지나치게 높고 청약경쟁이 과열된다고 판단되는 지역을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한다.

마지막으로 최후의 카드로 꼽히는 금융규제가 있다. 4대 부동산 규제 중 가장 강력한 것이 금융규제다. 금융규제는 수요나 공급에 앞서 돈줄을 조여 버리기 때문에 시행 즉시 시장에 반응이 나타나며 효과 또한 강력하다. 대한민국 금융규제의 꽃을 꼽자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다. 이 두 정책은 주택 수요자의 대출을 옥죄는 방식으로 수요를 줄인다. DTI는 현존하는 부동산 정책 중 가장 강력한 장치로 꼽힌다. 2000년대 초중반 노무현정부가 부동산 급등을 막고자 10여 차례에 걸쳐 내놓은 대책의 대미도 바로 DTI였다.


올해 투자는?
수익형 주목

온갖 규제를 비웃듯 과열을 이어가던 부동산 시장이 2007년 1월 DTI 40% 적용범위를 6억원 미만 주택으로 확대한다는 정부 발표가 나오고 난 이후에야 진정국면에 들어갔다.

마지막으로 2017년 부동산 시장 전망은 어떨까. 역시 정책이 2017년 부동산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 주택시장은 연이은 금융규제로 냉각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반사이익으로 시중 부동자금들이 수익형 부동산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주택 분양시장이 전매제한과 청약통장 사용이 강화된 반면 규제에서 벗어난 오피스텔 분양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오피스텔, 상가 등은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업계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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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단독 입수] 노상원 수사 기록 ②부정선거에 꽂힌 내막

[일요시사 취재1·정치팀] 오혁진·박희영·김철준 기자 = 12·3 내란 사태가 발생한 지 6개월이 지났다. 특검이 출범하면서 관련 수사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까지 여러 언론을 통해 핵심 인물들의 수사기록이 일부 보도됐다. 그러나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내용은 구체적으로 언급된 바 없다. <일요시사>는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의 ‘노상원 수사 기록’을 단독으로 입수해 공개하기로 했다. “부정선거 증거가 차고 넘치고 나중에는 드러날 것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수사기관에 진술한 내용이다. 그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처럼 부정선거 음모론에 꽂혀 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노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주최하는 집회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사실상 수년 전부터 망상에 빠져있었다고 볼 수 있다. 같은 생각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주도하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에 참여하기 시작한 건 2년 전부터로 추정된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노 전 사령관 수사기록에 따르면 그는 부정선거 음모론 집회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집회에 여러 차례 참여했다. 노 전 사령관이 전 목사와 개인적으로 알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다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집회에 참여할 때마다 당시 분위기와 참석자들이 윤 전 대통령을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해 텔레그램으로 자신의 의견을 전달했다. 1년간 ‘극우 집회’를 분석한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그는 “문상호, 정성욱, 김봉규 등과 만날 때 주로 어떤 말을 했느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 “선관위를 얘기했는지는 잘 모르겠는데 선관위가 부정선거의 온상이라고 김용현 전 장관이 많이 말씀하셨다. 나에게도 여러 번 선관위의 부정선거에 대해 알아보라고 지시했고 네이버로 찾아도 봤다”고 말했다. “부정선거를 주로 누구에게서 들었냐”는 경찰 측의 질문에는 “관련 집회에 여러 번 참여하면서 들었고 특정 인물이 누구인지 실명을 거명하긴 그렇다. 나도 김 전 장관에게 보고를 해야 해서 스스로 공부도 많이 했다. 여론조사 조작이나 선거 부정은 합리적인 근거가 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의 근거로 “선관위 산하에 여론조사심의위원회가 있다. 여론조사기관은 여론조사심의위에 등록해야 한다. 여론조사기관의 갑이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는 9명으로 위원장 이대영 사무총장과 강성봉 등이고 그 밑에 쭉 있는데 7명이 진보 계열 인물이다. 여론조사기관이 편향되어 있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고 주장했다. 노 전 사령관은 부정선거 음모론자들이 주장하는 임시선거사무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네이버에 검색하면 다 나오는데 2021년 국회의원 선거 때 동작구 선거사무소가 있는데 옆을 임대해서 임시선거사무소를 만들었었다. 언론에 나오니까 발뺌했었고 김 전 장관에게 보고하자 김 전 장관이 더 많은 자료를 보내 줬었다”고 했다. 노 전 사령관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며 “결국에는 다 까질 것이다. 전산은 한 번 가지면 되돌릴 수가 없다. 폭파하거나 고물상에 갖다 버리지 않는다면 전산은 결국 까진다. 북한이 쳐들어온 것도 아니고 서울 상공에 포를 쏜 것도 아니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께서는 선관위의 부정선거가 확실하다고 생각하시고 정국이 전시에 준하는 사태라고 민감한 상황이라고 보신 것 같다. 그런 상황이 아닌데도 그렇게 행동한 건 그만큼 절박했기 때문이라고 본다. 2시간짜리 호소였다. 만약 국회 결정을 윤 전 대통령께서 받아들이지 않았다면 유혈사태가 났을 것”이라고 윤 전 대통령을 옹호했다. 노 전 사령관은 12월 초 후 선관위가 서버 교체를 검토했다가 교체하려 했던 것을 두고 “윤 전 대통령께서 어디에선가 확실하고 핵심적인 정보를 들으셨을 것 같다. 서버 조작이 있었기에 그 서버를 우리가 확보하려 할 때 선관위 측이 폭파했을 수도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의 군검찰·검찰 피의자 신문조서를 보면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초 ‘정보사 군무원 간첩 사건 수사 결과’를 보고받는 자리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을 포함한 정치인 등 인물들에 대해 “비상대권을 사용해 이 사람들에 대해 조치를 해야 한다”며 “현재의 사법체계, 형사소송법, 방탄국회 및 재판지연 아래에선 이런 사람들을 어떻게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대권을 사용한 조치”를 언급한 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만큼 이 대통령과 자신의 의견을 거스르는 인물들에 대한 복수심이 극에 달했던 것으로 해석된다. 이는 노 전 사령관도 마찬가지다. 노 전 사령관은 경찰에 “김용군(대령)과 구삼회 등에게 ‘이재명은 죄가 7개인데 봐주고 지연시키고 구속도 안 되고 당 대표까지 하는데 더불어민주당이 감사원장, 중앙지검장, 판사 등을 모두 탄핵하려고 하는 게 과연 올바른 세상이냐’고 한 적이 있다”고 진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노 전 사령관이 언급한 말이 일치하는 건 이뿐만이 아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12일 “국정원 직원이 해커로서 해킹을 시도하자 얼마든지 데이터 조작이 가능했고 비밀번호도 아주 단순해 ‘12345’ 같은 식이었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 전 사령관도 “선관위 헌법기관이란다. 스스로 깨끗해야 하거나 아무런 문제가 없어야 하는데 황제·세자 채용 등 문제가 나왔다. 각종 할 수 있는 최악의 것은 다 저질렀다. 그리고 전산 해킹이 언급될 때 서버 본체를 보여준 것도 아니고 일부 샘플만 살짝 보여줬는데 얼마든지 전산 조작이 가능하고 해킹에 얼마나 취약하면 비밀번호가 ‘1234’냐. 이미 그런 게 다 나왔다. 그렇게 떳떳하면 왜 본체를 못 열어주나”고 말했다. 그러나 조태용 국정원장은 같은 해 12월 검찰 조사에서 “선관위 시스템에 보안상 취약점이 발견됐지만, 부정선거에 관한 단서는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는 내용으로 보고했다고 진술했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윤 전 대통령과 직접 비화폰으로 연락을 주고받았을 것이라는 보고 있다. 실제 노 전 사령관도 지난해 12월2일 자신의 지인에게 윤 전 대통령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노 전 사령관은 당시 “나 같은 경우는 브이(V, 윤 전 대통령 지칭)하고 이렇게 좀 도와드리고 있다. 원래 한 4~5년, 3~4년 전에 알았다뿐이고 그래서 이제 뭐 이렇게 여러 가지로 좀 도와드리고 있다. 비선으로”라고 했다. 친분 과시 노 전 사령관은 안산 ‘롯데리아 회동’에 참석했던 구삼회 전 육군 2기갑여단장에게도 “며칠 전에는 김용현과 함께 대통령도 만났다. 갈 때마다 대통령이 나한테만 거수경례를 하면서 ‘사령관님 오셨습니까’라고 한다. 내가 이런 사람이다. 대통령과 장관 같이 만난다. 나는 벌써 여러 번 만났다”고 했다. <hounder@ilyosisa.co.kr> <hypak28@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