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현기환-이영복-법무법인 ‘정인’ 삼각 커넥션 전말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17.01.02 10:55:49
  • 호수 1095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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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으로 얽히고설킨 ‘상부상조’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이영복-현기환-법무법인 정인’이 서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정황을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특히 해당 법인의 대표변호사로 있는 이기중 변호사는 부산 엘시티(LCT) 시행사의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과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의 사건을 맡아 변호해주는가 하면 현 전 수석이 지난 18대 국회의원으로 있을 때 정치후원금을 낸 사실이 있다. ‘엘시티 스캔들’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 사람의 관계 규명이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은 최근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각종 비리 의혹을 추적하고 있다.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PFV의 실질 소유주인 이영복 청안건설 회장이 자신의 마당발 인맥을 이용, 정관계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부터다. 엘시티PFV는 엘시티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이다.

엘시티 스캔들
전방위적 로비

앞서 부산지역 시민단체들은 엘시티 사업에 대한 의혹을 제기해왔다. 이영복 회장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사업 규모가 바뀌는 등 석연찮은 신호가 포착됐기 때문이다.

당초 5만㎡였던 사업 용지는 갑자기 6만5934㎡로 늘어났고, 아파트를 지을 수 없던 곳은 주거용으로 용도가 바뀌었다. 60m였던 고도 제한은 411m로 7배나 뛰었다. 환경영향평가는 단 한 차례도 실시되지 않았으며, 교통영향평가는 단 한 번의 심의로 통과됐다.

당시 시민단체 측은 “고층 아파트 건설로 교통난이 예상된다”고 이의를 제기했지만, 부산시는 이를 묵살했다. 특혜성 인허가 조치가 이루어진 것 아니냐는 의혹이 꾸준히 제기된 이유다.


엘시티 스캔들을 관심 있게 지켜보던 부산지방검찰청 동부지청은 “이영복 회장이 엘시티 인허가권을 위해 부산 지역 정치인은 물론 주요 공공기관 고위직에 전방위 로비를 했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들어갔다. 지난 10월24일에는 부산지검 특수부(부장검사 임관혁)로 사건을 이관하고 수사팀을 대폭 확대했다.

검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이영복 회장은 도피를 선택했다. 그러나 수사팀 규모 확대와 복수의 언론으로부터 자신에 대한 의혹이 연이어 보도되자 지난 11월10일 검찰에 자수했다. 중간에 자수 의사를 번복하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그의 소재를 확인한 경찰은 서울에 위치한 한 모텔서 이 회장을 체포했다.

특수부는 이 회장이 과연 누구에게 로비를 했느냐에 초점을 맞췄다. 회삿돈 705억원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한 이 회장은 엘시티 인허가권 승인을 위해 이 돈을 부산지역 정관계에 고루 뿌린 의혹을 받고 있었다.

이영복-현기환
‘엘시티’ 몸통

여기서 등장하는 이름이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이다. 검찰에 따르면 현 전 수석은 이 회장으로부터 엘시티 관련법인 자금으로 구입한 10만원짜리 백화점 상품권 275장을 받았다. 또한 엘시티 설계 담당 건축사사무소 명의로 된 법인 신용카드 1장을 이 회장으로부터 제공받아 총 7660만원 상당을 썼다.

뿐만 아니라 현 전 수석은 서울 강남구의 한 식당서 이 회장과 만나 “엘시티 사업 등과 관련해 제반 편의를 제공해 달라”는 취지로 33회에 걸쳐 총 3159만원가량의 술값을 대납 받았다고 한다. 이처럼 현 전 수석이 이 회장 등으로부터 받은 금품은 총 4억3000여만원에 이른다.
 

이에 특수부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이하 특가법)상 뇌물수수·알선수재,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현 전 수석을 구속기소, 지난 12월19일 정식 재판에 넘겼다. 현재 특수부는 구속영장에 기재되지 않은 금품수수 혐의를 포착해 추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두 사람은 단순한 비즈니스 차원을 넘어 오랜 세월 친분관계를 맺어왔다.

현 전 수석은 이 회장과의 연루의혹이 불거진 지난 11월21일 ‘엘시티 수사와 관련한 입장’이라는 A4용지 1장 분량의 자료를 통해 “이영복 회장이 추진해온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어떤 청탁이나 압력을 행사한 적도 없고 도피에 협조한 사실이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면서도 “이 회장과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디까지나 인간적인 관계일 뿐”이라고 인정했다.

엘시티 ‘몸통들’ 줄줄이 재판으로
이영복-현기환 금품제공·수수 혐의

그러나 두 사람이 인간적인 관계 이상이라는 정황이 최근 압수수색에 의해 드러났다. 검찰이 전국 골프장 14곳의 지출 내역을 확보한 결과, 현 전 수석과 이 회장을 비롯해 유력인사 4명이 함께 20여차례 이상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났다.

이는 검찰이 이 회장의 비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서 나왔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특수부는 이 회장이 골프 접대를 통해 정관계, 법조계, 금융권 유력 인사들을 상대로 엘시티 인허가 해결과 시공사 유치, 프로젝트 파이낸싱 대출과 관련된 청탁을 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이기중 변호사가 이들 두 사람과 함께 지난 2012년 12월부터 2015년 2월 사이에 총 5차례 라운드를 돌았다는 사실이다. 이 변호사는 이 회장의 법조계 핵심 인맥 중 한명으로 꼽힌다. 그는 지난 2010년부터 법무법인 정인에 들어와 현재 대표변호사로 있다.

법무법인 정인은 부산지역 향판(지역법관제, 법관의 인사 안정성을 위해 특정 고등법원 관할 안에서만 근무하게 한 제도)의 대표주자다. 인적 구성을 보면 부산지법·부산고법 판사 출신들이 즐비하다.

특히 이기중 변호사는 정인에 들어오기 직전 부산고등법원장을 지낸 이력이 있다. 이에 대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모 의원실 보좌관은 “정인은 부산·경남지역 향판들이 만든 법인”이라며 “부산고등법원장은 검찰총장으로 올라가기 위한 루트일 정도로 굉장히 힘있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를 포함해 법무법인 정인 소속 변호사들이 이 회장의 크고 작은 사건들을 맡아 변호해 준 사실을 취재 결과 확인할 수 있었다.

이영복-이기중
법조계 인맥

대표적인 사례가 오션타워입주자대표회의 측이 이 회장을 상대로 제기한 민사소송이다. 오션타워는 엘시티 시행사인 엘시티PFV뿐만 아니라 청안건설 등 이 회장의 회사 6곳이 입주해 있는 건물이다.

판결문·등기부등본 등 관련 자료를 확인해본 결과, 이 회장은 지난 2005년부터 관리비·용역비·보험금 등을 내지 않았고, 이에 대표자 측은 그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이때 이 회장을 변호해준 곳이 바로 법무법인 정인이다.
 


이기중 변호사가 직접 나선 사건도 있다. 경기도에 위치한 한 주택건설 업체의 대표는 지난 2006년 7월 이 회장에게 80억원을 대여해줬는데, 해당 건이 특가법상 횡령·배임으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이 변호사는 해당 업체 대표의 변호인으로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업체 측에 전화한 결과, 이 변호사와 법무법인 정인을 잘 모른다는 다소 황당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당시 대표를 지근거리서 수행한 측근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그 사람들(이기중 변호사, 법무법인 정인)은 우리가 알고 있던 사람들이 아니다”라며 “부산 변호사(이기중 변호사) 중 재판부 판사와 함께 근무하며 인맥이 있던 사람이 있다고 추천이 들어와 선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엘시티 시행사의 고문변호사 겸 관련 기업의 대주주다. 복수의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시행사 엘시티PFV의 대주주 ‘에코하우스’ 지분 41%를 보유하고 있다. 에코하우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기중 변호사의 이름이 최대주주에 올라가 있다.

이영복-이기중 크고 작은 사건 변호
현기환-이기중 후원 1000만원 전달

이에 대해 이 변호사는 <매일경제>를 통해 “2014년쯤 이영복 회장이 에코하우스 지분을 사줬으면 좋겠다고 부탁해 사비로 회계상 감정가인 700만여원을 주고 지분을 매입했다”며 “친분이 있는 이 회장이 우호 지분 확보 차원서 부탁한 것으로 생각해 뭐하는 회사인 줄도 모르고 지분을 매입해줬다”고 해명했다.


이 변호사와 해당 법무법인은 현 전 수석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던 것으로 확인된다. 본지가 확보한 지난 18대 국회의원 당시 현 전 수석의 정치후원금 내역을 보면 이 변호사와 법무법인 정인의 또 다른 변호사 두 사람이 지난 2010년 12월13일 각각 500만원씩, 총 1000만원을 현 전 수석에게 후원한 사실이 있다.

야권의 한 의원실 보좌관은 “국회의원에게 후원금 주는 건 그 사람이 유명해서가 아니다”라며 “친분으로 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두 사람, 특히 이기중 변호사가 법인의 대표변호사라는 점을 본다면 현 전 수석과 친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또한 법무법인 정인은 과거 현 전 수석이 연루된 공천 헌금 사건도 변호했다. 해당 사건의 핵심은 현 전 수석이 부산 동구서 당선된 현영희 전 의원으로부터 3억원의 돈을 받았다는 의혹이었다.

현기환-이기중
후원금 지급

종합해봤을 때 이 변호사와 법무법인 정인은 2010년 전부터 이 회장, 현 전 수석과 유착관계를 맺어왔다. 본지는 이 변호사의 해명을 듣기 위해 법무법인 측에 여러 차례 전화를 하고 메모도 남겼지만, 회신은 오지 않았다. 법무법인의 비서로부터 “(이기중 변호사에게) 메모가 전달됐다”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아직도 묵묵부답인 상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좌불안석’ 서병수 부산시장 왜?

엘시티 사업과 관련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얽힌 관계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이영복 회장으로부터 2억원가량의 돈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로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 김모씨가 구속된 것이다. 부산지검 특수부는 지난 12월23일 김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앞서 장성훈 부산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 사실이 소명되고 도주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한 바 있다.

김씨는 지난 2012년 공천 헌금 사건 당시 현영희 전 의원과 함께 친박 외곽조직이었던 ‘포럼부산비전’의 공동대표를 맡았던 인물이다. 엘시티 비리와 관련해 이미 구속기소된 현기환 전 수석도 해당 포럼의 특별회원이었다.

검찰은 김씨가 서병수 부산시장의 측근이라는 점, 부산 최대 친박 조직인 포럼부산비전의 핵심 인사라는 점에 주목해, 엘시티 인허가와 관련한 대가성 여부에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김씨는 “소명이 가능한 정기적인 입금일 뿐 대가성은 없었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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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단독] 김건희 일가 연루 의혹 ‘선라이즈F&T’ 주주명부 공개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소문이 어느덧 사실처럼 인식되고 있다. 명확한 물증이 없는 가운데 파편적인 의혹이 덧씌워진 양상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으며, 흐름을 파악할 만한 유의미한 흔적이 이제야 겨우 나왔을 뿐이다. 증폭된 의혹 뒤편에서 여전히 진실은 빼꼼히 잘 보이지 않는다. 2010년 9월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황해경제자유구역에 자리 잡은 유일한 농산물 가공 업체로, 그간 심심치 않게 밀수 의혹을 받아왔다. 가공 목적으로 수입한 농산물을 가공 없이 시중에 유통시켜 엄청난 차익을 봤다는 꼬리표가 뒤따랐다. 의혹하는 눈초리 선라이즈에프앤티가 취급했던 대다수 농산물이 고관세 품목이라는 점은 이 같은 의혹을 부채질했다. 그간 선라이즈에프앤티는 ▲녹두 ▲콩나물콩 ▲다대기(혼합양념) ▲생강 ▲마늘 ▲참깨 ▲팥 ▲서리태 등 높은 세율이 붙는 고관세 품목을 주로 수입했던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한 예로 콩나물콩의 경우 그대로 들여와 국내에 유통하면 487% 관세가 부과되지만, 콩나물 재배 목적으로 수입하면 27%만 반영된다. 평택세관에 몸담았던 다수의 전직 세관공무원이 기업 출범 및 운영에 관여했다는 점도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부정적으로 보게 만들었다. 심지어 선라이즈에프앤티 이사진에 포함됐던 특정 세관 출신 임원이 한때 다이아몬드 밀수 사건에 이름이 오르내린 사례도 존재한다. 수년 전부터는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동일선상에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해졌다. 선라이즈에프앤티의 밀수 의혹을 수차례에 걸쳐 제기했던 공익 제보자 이성열씨가 재판에 연루되는 과정에서 김건희씨의 모친인 최은순씨가 거론됐던 게 이 같은 흐름에 불을 지핀 형국이다. 이런 가운데 정치평론가인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최근 ‘평택항’을 언급하자,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은 사실처럼 받아들여질 정도가 됐다. 장 소장은 SBS라디오 <김태현의 뉴스쇼>가 운영하는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건희씨 일가의 수상한 물건 수입 의혹과 관련한 이야기를 전했다. 갈수록 증폭되는 평택 논란 이제야 공개된 소소한 흔적 장 소장은 “최은순씨가 주인으로 있는 농수산물 수입업체에서 이상한 것을 들고 오려고 하다가 걸려서 (김건희) 오빠와 김건희씨가 그것을 무마시키려고 여러 가지 이상한 (일들을 했다고 한다)”며 “어떤 물건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부적절한 물건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급기야 선라이즈에프앤티의 폐업이 알려지자, 의혹은 그야말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진 양상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국세청 사업자 과세 유형 조회 결과 지난 10일자로 폐업한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폐업자로 조회된 지난 10일은 김건희 특검법이 공포된 시기와 맞물린다. 물론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것과 별개로, 김건희씨 일가와 선라이즈에프앤티 간 연관성을 입증할 만한 확실한 단서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주주명부가 지금껏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다는 게 의혹과 진실을 구분 짓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런 의미에서 <일요시사>가 최초 입수한 주주명부는 간접적으로나마 의문을 풀 수 있는 열쇠로 작용할 여지를 남긴다. 2022년 10월 작성된 ‘카리나에프앤티(선라이즈에프앤티에서 2020년 9월 상호 변경) 주주명부’를 검토한 결과 주주는 총 17명, 발행주식은 91만8400주(1주당 5000원)로 확인됐다. 2010년 9월 자본금 5억원으로 설립된 선라이즈에프앤티는 수차례 증자를 거쳤고, 해당 시기에 자본금을 45억9200만원으로 늘린 상태였다. 의문 해소 첫 단추 일단 주주명부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의 이름을 찾을 수 없다. 대신 경영권 교체 과정이나마 엿볼 수 있을 뿐이다. 법인 등기와 주주명부를 교차 검증한 결과를 토대로 추정하면, 표면상 선라이즈에프앤티 지배 세력은 ‘전직 세관공무원(설립~2018년 중순)→지엔티에이치(~2020년 중순)→킴스에O엔O(~2022년 초순)→동OO앤에스(~2025년 6월)’ 순으로 변경된 흐름이다. 첫 번째 경영권 교체는 ‘펀딩하이 연체 사건’과 함께 발생했다. 펀딩하이는 중국·동남아시아에서 농산물을 수입하는 업체에 돈을 빌려 주고, 투자자들에게 15% 이상 수익을 보장하는 펀딩 상품으로 인기를 끌던 P2P 업체였다. 그러나 펀딩하이는 2018년 6월20일 ‘마늘 시즌2-17차(모집 금액 3억원, 차주 승리산업)’ 펀딩 상품의 연체를 시작으로 ▲세척 당근 시즌2-18차(모집금액 5억원, 차주 지엔티에이치) ▲김치 펀딩 2차(모집금액 1억2000만원, 차주 상아농산) ▲번데기 펀딩 1차(모집금액 1억8000만원, 차주 월량완코리아) 등에서 차주의 투자금 상환 실패를 알렸다. 연체 금액은 ▲지엔티에이치 29억원 ▲승리산업 33억원 ▲상아농산 11억8000만원 ▲월량완코리아 1억8000만원 등 총 75억6000만원에 달했다. 급기야 펀딩하이는 연체율 100%를 찍은 채 영업을 중단했다. 상환 실패 이후 차주 사이에 관련성이 드러났다. 지엔티에이치와 승리산업에서 대표이사였던 윤석호씨는 두 회사 지분을 각각 60%, 100% 보유 중이었다. 또한 월량완코리아 사내이사로도 등재돼있었다. 거듭되는 교체 수순 연체가 발생한 직접적인 사유는 선라이즈에프앤티를 대상으로 한 지분 투자였다. 지엔티에이치는 펀딩받은 금액을 농산물을 들여오는 데 쓰지 않고,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매입하는 데 활용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이를 계기로 지엔티에이치는 2018년 6월경 주식 16만1400주를 확보한 선라이즈에프앤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확보한 이후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명단에 변화가 목격됐다. 선라이즈에프앤티 초창기부터 함께했던 사내이사와 부친에 이어 회사에 몸담았던 대표이사를 대신해 지엔티에이치가 끌어들인 얼굴들이 등기임원 자리를 꿰찼다. 정작 지엔티에이치는 연체 발생 넉 달 후인 2018년 10월 보유 중이던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에 넘겼다. 펀딩하이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이 불거지자 중국에 본거지를 둔 우군에 주식을 양도한 모양새였다. 두 번째 경영권 교체는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의 주체로 올라서는 과정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충청권에 본적을 둔 킴스에O엔O는 2022년 10월 기준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10만8200주를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의 친인척이 보유한 주식 13만2800주를 합산하면 우호 주식은 24만주 안팎이다. 기존 지엔티에이치 측 우호 세력(란릉현래보식품유한공사 16만1400주+마송재 3만주)과 비교해 5만주 가까이 격차를 벌린 셈이다. 킴스에O엔O 측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을 대량 매입한 시기는 2020년 중후반으로 추정된다. 이 무렵 선라이즈에프앤티 등기임원 구성이 크게 요동쳤다는 점을 통해 짐작 가능한 사안이다. 실제로 지엔티에이치가 지배력을 발휘하던 2018년 7월 대표이사에 선임됐던 김정일 대표는 2020년 3월 해임됐다. 2018년 9월 취임했던 또 다른 대표이사 역시 당해 10월을 넘기지 못한 채 사임했다. 쉽게 거두지 못하는 의심 의미심장 세력 교체 과정 공석이 된 주요 등기임원 자리는 킴스에O엔O 측 인물로 채워졌다. 킴스에O엔O 대표이사가 2020년 10월 선라이즈에프앤티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해당 시기에 사외이사, 감사 등 등기임원 전원이 새 얼굴로 교체됐다. 킴스에O엔O에 이어 지배 세력으로 등장한 곳은 식료품 제조업을 영위하는 동OO앤에스였다. 이 회사는 2022년 10월 기준 주주명부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지분율 44.64%)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로 등재돼있다. 여기에 우호 세력(글로O포O 1만주+김성수 2만주+김종봉 788주)의 주식을 합산하면 지분율은 50%에 육박한다. 동OO앤에스는 사실상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인수하고자 만든 업체로 비쳐질 여지를 남긴다. 2022년 2월 출범 당시 자본금 10억원짜리였던 동OO앤에스는 불과 두 달 만인 2022년 4월14일 자본금을 21억원으로 두 배 이상 키웠다. 공교롭게도 동OO앤에스가 설립 이후 8개월 사이 선라이즈에프앤티 주식 41만주를 확보하는 과정에서 투입한 금액은 총 20억5000만원이었다. 이는 동OO앤에스 자본금 21억원이 선라이즈 주식 41만주를 매입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에 주목하게 만든다. 게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는 기존 61만8400주였던 발행주식을 2022년 4월22일 91만8400주로 30만주 확대했다. 동OO앤에스가 자본금을 21억원으로 확충한 지 8일 만이다. 선라이즈에프앤티가 발행주식을 30만주 늘린 덕분에 동OO앤에스는 상대적으로 수월하게 주식 41만주를 확보한 형국이다. 동OO앤에스가 선라이즈에프앤티를 지배하는 위치로 올라설 무렵에 선라이즈에프앤티 임원 구성은 또 한 번 바뀌었다. 동OO앤에스 대표이사가 사내이사, 글로O포O 대표이사가 사외이사에 이름을 올렸고, 김성수 대표이사가 신규 선임됐다. 이후 김성수 대표는 선라이즈에프앤티 폐업 전까지 자리를 지킨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되짚어보는 연결고리 한편 일각에서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는 지엔티에이치 측이 지배력을 상실한 이후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나마 킴스에O엔O 혹은 동OO앤에스와의 연관성이 높다고 보는 것이다. 한 경찰 관계자는 “김건희씨 일가에서 선라이즈에프앤티에 관여한 직접적인 흔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만약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그 시기를 2021년 이후로 특정해볼 수 있을 것”이라며 “항간에 떠도는 마약 적발 여부는 2022년 근방으로 얘기가 오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