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특집> ‘2017년 뜰’ 기대주 열전

붉은 닭의 해 “주인공은 나요 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정유년 새해가 밝았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여전히 나라가 어지럽다. 정치권은 혼란이 계속되고 있고 경제는 나아질 기미가 없다. 그래도 각계각층에선 올해를 자신들의 해로 만들기 위해 달음박질하는 사람들이 있다. 2017년 도약을 꿈꾸는 기대주들을 살펴봤다.

격동의 2016년이 가고 2017년이 열렸다. 2015년은 세상이 어지럽고 도리가 행해지지 않는다는 ‘혼용무도(昏庸無道)’의 시대였다. 그리고 성난 민심이 배(대통령)를 뒤엎는다는 뜻의 ‘군주민수(君舟民水)’가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로 선정되기도 했던 한해였다. 닭의 해, 정유년은 어떤 한해로 기록될 지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되는 가운데 특히 주목받는 인물들이 있다.

[정계]
박주민 의원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전 더불어민주당 박주민 의원은 ‘세월호 변호사’라고 불렸다. 박 의원이 20대 총선에서 서울 은평갑 후보로 출마했을 때 세월호 유족들은 그의 당선을 위해 운전기사를 자처했고, 인형 탈을 쓰고 춤을 췄다. ‘세월호 지겹다’ ‘돈만 바라는 가족들’ 등 세월호 참사와 유족을 바라보는 시선이 날카로웠을 때였다.

그들은 선거 운동에 방해될까 얼굴을 가리고, 조용히 사무실 청소를 하는 등 드러나지 않게 묵묵히 움직였다. 이 소식은 박 의원이 당선된 이후 알려졌고 사실을 알게 된 많은 사람들이 가슴 아파했다. 그 때문일까. 세월호 유족들의 염원을 등에 업고 국회에 입성한 박 의원은 한시도 쉴 새 없이 국회와 거리를 누비고 있다.


최근 박 의원에게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바로 ‘거지갑’. 자료가 가득 들어있는 가방을 맨 채 국회에 출석하고 라면과 삼각김밥으로 식사를 해결하며 바닥에 아무렇게나 늘어져 잠든 모습이 영락없는 거지꼴이라 붙여진 별명이다.

국민들은 국회 출석률 100%, 매주 법안 발의, 일이 생길 때마다 거리로 달려 나가는 박 의원을 열렬히 지지하고 있다. 그의 후원금 계좌는 나흘 만에 한도(보통 연간 1억5000만원)를 꽉 채웠다.

사실 그는 대원외고-서울대 법대-사법고시 합격-변호사 등 초엘리트 코스를 밟았다. 그런 그가 인권변호사라는 길을 걷기 시작한 건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더 잘 돕기 위해서라고 한다. 국회의원이 된 것도 마찬가지다.

어려운 일을 겪은 사람들을 돕는 것도 좋지만 애초에 법안을 잘 만들어 보자는 생각에서 도전했던 것. 올해도 거리와 국회를 누빌 박 의원의 행보는 정치권이 풍랑에 빠져든 이때 국민들에게 큰 의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재계]
한화 김동관

김동관 한화큐셀 전무는 전형적인 ‘엄친아’다. 기업 상황이나 경제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김 전무의 프로필이 정리돼 올라올 정도다. 김 전무는 김승현 한화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와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공군 통역장교로 군복무에도 문제가 없다. 자기관리도 철저하다는 소문이다. 최근 기업가 장남의 술집 난동, 재벌가 장녀의 항공기 소동 등 재계 2·3세들이 문제를 일으키는 것과 비교된다.


정치·경제 여전히 혼란
그래도 샛별은 뜨기 마련

경영능력에 붙었던 의문부호도 떨어져 나가고 있다. 김 전무는 2015년 12월 한화큐셀 전무로 승진했다. 상무 자리에 앉은 지 1년 만이었다. 한화큐셀은 한화의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태양광 사업을 관리한다. 한화큐셀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4년 연속 적자였지만 2015년부터 흑자로 돌아섰다.

그러면서 그의 경영능력에 대한 호평이 나오고 있다. 김 전무는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 3남 김동선 한화건설 팀장 등 동생들에 비해 그룹 내 지분서도 확실한 우위를 점하고 있다. 1952년생인 김 회장의 나이를 보면 승계 구도를 논하기는 아직 이른 상황이지만 성과나 지분 면에서 김 전무가 가장 앞서 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문학]
정세랑 작가

지난해 문단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상반기 소설가 한강의 맨부커상 수상으로 불었던 훈풍은 하반기 연달아 터진 성추문에 꽁꽁 얼어붙었다. ‘문단 내 성폭력’ 해시태그는 SNS를 타고 빠르게 퍼져나갔고 많은 피해자가 제 목소리를 냈다. 단순히 가해자들을 제재하는 선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썩은 환부를 전체적으로 도려내야 한다는 시각이 팽배하면서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달았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해 11월 발간된 정세랑 작가의 장편소설 <피프티피플>은 시기나 내용 면에서 모두 좋은 타이밍에 나왔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연결된 50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피프티피플>은 각박한 세상에 위로의 메시지를 던진다.

지난해에도 사회에 분노와 슬픔을 안긴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유가족 사연부터 성 소수자 이야기, 낙태와 피임에 대한 인식 등 가까우면서도 먼 주제를 다뤘다. 그녀는 섬세한 문체로 주인공들의 손을 한 사람씩 맞잡아주며 아픔과 고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믿음을 독자들에게 전달한다.

정 작가는 1984년생의 젊은 작가로 2010년 장르소설 월간지 <판타스틱>에 <드림, 드림, 드림>을 발표하며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최근 일본군 위안부를 다룬 장편소설 <한 명>을 쓴 김숨 작가의 편집자로 활동한 이력 때문에 문장이 탄탄하고 정갈하다.

정 작가는 “유기적으로 연결된 50명 모두가 주인공이길 바랐다. 단 한 사람이라도 나와 닮았구나, 내 얘기구나라는 느낌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스포츠]

남자피겨 차준환

지난달 10일, 프랑스서 낭보가 들려왔다. 차준환 선수가 한국 남자피겨 사상 최초로 국제빙상경기연맹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서 동메달을 따낸 것이다. 차준환의 수상은 피겨여왕 김연아 선수가 2005∼2006시즌 그랑프리 파이널서 금메달을 딴 이후 무려 11년 만이다.

차준환은 프랑스 마르세유서 열린 2016∼2017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 80.06점, 예술점수 74.64점, 감점 1점을 합쳐 153.70점을 얻었다. 쇼트프로그램서 받은 71.85점를 합해 총점 225.55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이번 수상으로 그는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 메달 기대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로 열여섯 살인 차준환은 지난해 3월부터 김연아와 일본의 하뉴 유즈루를 키워낸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탄탄한 기본기에 체력까지 붙으면서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차준환은 이번 대회서 쇼트와 프리에서 모두 점프 실수를 했다. 본인도 아쉬움이 남았는지 경기를 마치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실수에 대해 언급했다.

그럼에도 차준환의 미래는 밝다. 이번 대회는 그의 첫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이었다. 올 시즌 주니어 그랑프리 시리즈에서 두 차례 우승을 차지하면서 차준환에게 쏠린 기대는 남달랐다. 그런 부담감을 이겨내고 열다섯의 소년은 남자 피겨의 역사를 쓴 것이다.

차준환은 13개월 앞으로 다가온 평창올림픽을 두고 “부상 관리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 (올림픽에) 나가면 좋겠다”며 “올림픽에 참가한다면 실수하지 않고 잘 마무리하고 싶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과학]
박문정 교수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달 27일, 한해 동안 우수한 연구 성과를 달성한 과학기술자를 포상하는 ‘2016년 우수과학자 포상 통합시상식’을 개최했다. 이날 박문정 포스텍 교수는 ‘2016년도 젊은 과학자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자연과학 분야에서 연구 성과가 뛰어나고 발전 잠재력이 큰 과학자를 대상으로 한다. 박 교수는 오성진 고등과학원 연구교수, 이성재 고등과학원 교수, 고재원 연세대 교수 등과 함께 수상했다.

박 교수 연구팀은 지난해 11월, 생체를 모방해 만든 로봇들을 저전압서 더 빠르고 유연하게 움직이게 할 수 있는 기술을 국내 대학 중 처음으로 개발했다.

애벌레처럼 꿈틀거리며 붕괴된 건물이나 잔해 속으로 파고 들어가는 구조로봇 등은 생체를 모방해 만든 인공근육에 의해 움직인다. 이 인공근육이 빨리 반응하기 위해서는 낮은 전압으로 빠르게 반응하는 액추에이터(작동장치)가 필요하다.

액추에이터는 인공근육 동작을 위한 필수 부품이다. 그 중에서도 고분자 액추에이터는 적은 중량, 뛰어난 유연성, 높은 기계적 강도 등의 면에서 많은 주목을 받아왔다. 다만 구동전압을 낮추면 작동 시간이 길어지는 문제 때문에 상용화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 교수의 연구팀은 이를 개선해 하나의 이온만 움직이는 단일이온전도체를 활용, 수십㎳(1000분의 1초) 이내에 수㎜를 이동할 수 있는 고분자 액추에이터를 개발했다. 이전에 발표한 연구 성과보다 약 100배 빠른 속도다.

[충무로]
배우 이원근

배우 이원근은 지난해 전도연, 올해 김하늘 등 대선배들과 잇따라 호흡을 맞췄다. 전도연과는 tvN 드라마 <굿와이프>서, 김하늘과는 영화 <여교사>에서다. 전도연의 브라운관 복귀작으로 관심을 모았던 <굿와이프>에서 이원근은 초보 변호사 역할로 제대로 눈도장을 찍었다.

오는 4일 개봉하는 <여교사>에선 김하늘과 유인영 사이를 오가는 마성의 무용과 학생 재하 역을 맡았다. <여교사>의 김태용 감독은 영화 언론시사회서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영악함이 좋았다”며 이원근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이원근은 2012년 드라마 <해를 품은 달>서 호위무사 운(송재림)의 아역으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소년 같은 곱상한 외모를 가졌지만 거장 김기덕 감독의 작품으로 영화 신고식을 치르는 등 굵직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는 김기덕 감독의 <그물>서 탈북자를 감시하는 국정원 오진우 역을 맡아 이념을 뛰어넘는 휴머니즘 연기를 선보였다.

이 작품으로 베니스영화제에 다녀오기도 했다. 영화 <피에타>로 베니스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사자상을 거머쥐었던 김 감독의 작품이니만큼 현지서 <그물>에 대한 반응은 대단했다. 이원근은 김 감독, 또 다른 주연배우인 류승범과 함께 영화제를 누빈 것으로 전해졌다.

도약 꿈꾸는 유망주들
올 한 해 행보 관심↑

2016년을 자신의 터닝포인트로 꼽는 이원근의 광폭행보는 올해도 계속될 전망이다. <여교사>가 하와이 국제영화제에 공식 초청된 것으로 비롯, <괴물들> <그대 이름은 장미> 등이 줄줄이 개봉을 앞두고 있다. 역시 올해 개봉하는 <환절기>에선 동성애자 역을 맡아 또 한번 변신을 꾀한다.

[드라마]
배우 김현수

지난달 16일 첫 방송된 JTBC 드라마 <솔로몬의 위증>이 호평을 받고 있다. 일본 작가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 <솔로몬의 위증>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는 10대 학생들이 친구의 죽음에 의문을 품고 교내재판을 통해 진실을 추적해 가는 모습을 실감나게 그리고 있다.

<솔로몬의 위증>은 처음 편성될 당시만 해도 조용히 묻힐 드라마로 꼽혔다. 최근 큰 화제를 모으고 있는 tvN의 <도깨비>와 KBS 주말드라마 <월계수 양복점 신사들> 등 쟁쟁한 경쟁작 사이서 외면 받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하지만, 이 같은 예상이 무색하게 <솔로몬의 위증>은 첫회 시청률 1.422%, 2회 1.106%, 3회 1.731% 등 제법 선전 중이다. 시청률이 높진 않았지만 대량의 마니아층을 양산한 드라마 <청춘시대>처럼 시청자 유입이 늘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반전에 큰 역할을 한 건 교내재판을 주도하는 고서연 역의 김현수다. 김현수는 지난달 23일 방송된 3회에서 학생주임 선생님과 설전을 벌이며 틀을 깨는 모습으로 시청률 상승을 견인했다. 4회에선 교내재판을 결심한 이후 힘들어하는 친구들을 보며 눈물어린 사과를 하는 모습이 전파를 탔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김현수는 2011년 개봉한 영화 <도가니>서 청각장애 아동 김연두 역을 맡아 아역답지 않게 무게감 있는 연기를 선보였다. 이후 <별에서 온 그대> 천송이(전지현) 아역, 영화 <굿바이 싱글>의 미혼모 등 쉽지 않은 역할을 두루 맡았다.

<굿바이 싱글>에 함께 출연한 배우 김혜수는 김현수를 가리켜 “대배우 자질이 있는 아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전지현, 신세경 등 여배우들의 아역서 화제작의 여주인공으로 올라선 김현수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능]
개그맨 김명선

지난해 10월 tvN <예능인력소> 기자간담회서 개그맨 김구라와 전 농구선수 서장훈은 개그맨 김명선을 에이스로 뽑았다. <예능인력소>는 기존 예능인의 끼를 재발굴 하거나 신선한 매력을 지닌 새 인재를 찾아내는 프로그램이다.

이날 간담회서 김구라는 “김명선이라는 후배가 있는데 제2의 이국주”라며 “방송에서 보면 정말 재미있기 때문에 검색어 상위권에 오를 것”이라며 극찬했다. 서장훈 역시 “나도 김명선이 가장 인상적이었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잘나가는 예능인들의 예상은 방송에서 확인됐다. <예능인력소>에 첫 출연한 김명선은 MVP로 선정됐다. 개그맨 이국주, 가수 토니안, 배우 박소현 등 쟁쟁한 출연진들 사이에서 빛난 활약 덕분이었다. 처음으로 예능에 등장한 김명선의 존재감은 기대 이상이었다.

특기인 개그맨 정형돈의 얼굴모사부터 역도 금메달리스트 장미란 선수 패러디까지 시종일관 적극적인 모습은 진행자뿐만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단단히 각인됐다.

김명선은 “예능이 처음인데 개그맨으로서 거쳐야 할 관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예능인력소> 출연은 후회 없는 선택이었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김명선은 출연 중인 tvN <코미디 빅리그>에 대한 언급도 잊지 않았다. 그녀는 <코빅>서 다양한 콩트에 등장하며 활약하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다”며 “<코빅>도 많이 사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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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