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3년 전에 친구와 국밥집 동업을 하기로 하고, 같이 가게를 시작했습니다. 모든 수익을 동등하게 나누고 투자도 거의 절반씩 했습니다. 장사가 매우 잘되어 현재는 프랜차이즈를 내려고 생각 중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랫동안 바빠서 제대로 확인을 못했던 매출장부와 통장을 비교해 보니 1000만원 정도 돈이 모자란 것을 확인했습니다.
제가 친구에게 어떻게 된 것이냐고 물어보니 600만원은 저와 상의없이 가게의 광고비에 지출했고, 400만원은 자기가 급히 전세보증금 반환해주는 데 보태 썼다고 합니다. 확인해본 결과 600만원 광고비는 사실이지만 저에게 아무런 동의도 구하지 않고 지출한 것과 자기 채무에 쓴 것을 용서할 수가 없습니다. 고소하면 어떻게 되나요?
[A] 질문자의 사안은 횡령죄 혹은 배임죄가 문제된 사안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동업 관계에 있어서 동업자는 서로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 또는 사무를 처리해주는 자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책임이 있는 자가 그 재물을 횡령하거나 그 반환을 거부한 경우에 성립하는 죄이고, 배임죄의 경우에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하는 행위를 해서 별도로 자신 혹은 제3자에게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게 해 사무를 위임한 자에게 손해를 입힌 경우에 성립하는 죄로써 두 죄 모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집니다.
먼저 동업자가 600만원 광고비를 임의로 지출한 사안을 살펴보자면, 횡령 혹은 배임이 성립하기에는 구체적인 검토가 더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가게를 위해 광고비를 지출하는 것은 일종의 경영상 판단 하에 지출하게 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실제로 질문자에게 손해가 아닌 이득이 발생된 지출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법원도 만약 보관자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소유자의 이익에 반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재물에 대한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으나, 그와 달리 소유자의 이익을 위하여 재물을 처분한 경우에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재물에 대하여는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질문자는 600만원에 대해 고소를 진행하기 전에 실제 광고비의 지출이 필요한 상황이었는지, 그로 인해 이득 또는 손해가 발생했는지 등을 면밀히 따져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지출에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거나, 손해가 발생했다는 것만으로는 책임을 묻기에는 어려운 사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업자가 400만원을 임의로 자신의 채무에 변제한 점은 분명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동업을 하게 되면 일반적으로 동업재산은 동업자의 합유에 속해 질문자뿐만 아니라 동업자도 동업재산을 임의로 처분할 권한은 없어지게 됩니다.
특히 사업과 관련된 지출이 아닌 자신의 개인 전세보증금 반환을 위해 지출한 점은 고의적으로 동업재산에 손해를 끼친 일이 됩니다. 따라서 이 점에 관해 동업자를 고소를 한다면 동업자는 횡령죄의 책임을 지게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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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윤은?]
▲ 서울대학교 법학과 석사 졸업
▲ 대한상사중재원 조정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