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대참사 계기…한반도 안전성 <긴급진단>

지진·쓰나미·화산·원전“방심은 금물…한반도도 위험하다!”


지난 11일 일본에서 발생한 규모 9.0의 강진은 일본열도를 뒤흔들었다. 땅이 갈라지고 건물이 무너지는가 하면 대형 쓰나미까지 몰려와 일부 지역을 초토화시켰다. 원전과 규수지방 화산이 폭발하고, 이제는 일본의 상징 후지산 화산 폭발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하루아침에 쑥대밭이 된 것. 지진 강국이라 불리는 일본이 한순간 와르르 무너지는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 국민들은 ‘한반도도 안전지대는 아니다’라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 이에 <일요시사>는 이번 일본 대참사를 계기로 한반도의 자연재해 안전성에 대해 긴급 진단했다.

한반도, 판 내부에 있어도 안심은 금물 1~2년 사이 강진 가능성?
쓰나미 가능성 배제할 수 없는데 기상청에는 쓰나미 전문가 없어

일본 대지진 발생 이후 국민들의 관심이 일본에 쏠린 가운데 국회 보고서 하나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규모 6.5 지진 발생. 사망자 7726명, 부상자 10만7534명, 이재민 10만4011명, 건축물 전파 2만7582개동, 부분손실 51만7269개동.”
국회 보고서에 적시된 이 같은 각종 수치들은 최근 일본 도호쿠 지역 대지진과 연이은 쓰나미로 엄청난 피해를 입은 일본의 상황이 아니라 서울에서 지진이 일어났을 때를 가정한 피해상황 예측이다.

한나라당 박대해 의원은 놀랍게도 지난 2월 소방방재청 산하 방재연구소에 이 같은 내용의 실험과 분석을 의뢰했고, 이는 이미 일본 대지진 이전에 경고된 내용이었다.

한반도, 지진·해일 위협?
더 이상 안전지대 아냐

전문가들에 따르면 규모 6.5의 지진은 한반도의 지질학적 특성과 과거 지진 사례를 감안할 때 남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분석된다. 때문에 위와 같은 수치들은 우리나라 지진 대책의 미비함을 여실히 드러낸다고 볼 수 있다.

실제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3월까지 한반도 내에서도 6회의 지진이 발생했고, 그 중 세 차례는 모두 제주도 인근 해역인 것으로 탐지됐다.

지난해에는 한반도와 인근 해역에서 모두 42회의 지진이 있었고, 이 가운데 사람이 진동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규모 3.0 이상은 5회로 집계됐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북한의 평양에서 10회로 가장 많이 발생했고, 대구 경북에서 5회, 대전 충남에서 5회, 광주 전남에서 2회, 경기와 전북에서 각각 1회 지진이 관측됐다. 해역에서는 동해와 남해에서 각각 7회, 서해에서 4회 발생했다.

이번에 일본에서 발생한 지진의 규모에 비하면 갓난아기 같은 수준이지만 어쨌든 한반도에도 꾸준히 지진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의 지진 안전성’에 의문이 드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저마다 이론에 기대 답을 내놓고는 있지만 100% 자신하지 못하는 입장이다. 지진은 아직도 예측 불가능의 영역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도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한반도도 지진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다는 게 학계의 정설”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금까지 전문가들은 유라시아 판에 위치한 한반도는 지각 판의 경계면이 없어 지진에 비교적 안전하다는 견해를 내놨었다. 하지만 지진은 지각 등에 쌓여 있는 에너지가 분출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한 지역에서 큰 지진과 함께 에너지가 쏟아져 나오면 결국 그 에너지는 주변 지역에 다시 쌓이게 된다. 이같이 에너지가 계속 축적될 경우 한반도 역시 언젠가 지진 활성대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때문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는 판 경계에서 약간 떨어진 유라시아 판 내부에 위치해 지진 발생 빈도가 낮은 편이지만 역사 문헌 기록에도 약 2000회 지진 발생이 발견됐고, 최근 지진 발생 횟수도 증가 추세에 있기 때문에 지진으로부터 안전하다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나아가 일각에서는 이번 일본 강진의 영향으로 1~2년 이내에 한반도 주변에서도 큰 지진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판의 내부에 위치한 중국 탕산에서 1976년 대지진이 발생한 점을 고려하면 안심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런 주장의 배경이다.

그런가 하면 한반도는 지진해일, 즉 쓰나미의 위험성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상대적으로 서·남해안은 대륙붕 및 일본열도가 막고 있기 때문에 안전하지만 일본 북해도 연안에서 지속적으로 대규모 해저 지진이 발생하고 있어 우리나라 동해안에 지진해일 내습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또 이런 상황이 일어난다면 태평양 등지에서 발생하는 지진보다 가까운 지역에서 발생하는 지진해일과 달리 한반도에 도착하는 시간이 현격하게 줄어 위험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1983년 아키다 근해 지진해일은 한반도 동해안 울릉도에 77분 만에 최대 1.36m로, 묵호에는 95분 만에 2.00m로, 속초에는 103분 만에 1.56m로 각각 도달했다.

1993년 훗카이도 오쿠시리 해역 지진해일도 울릉도에는 90분 만에 1.19m로, 속초에는 103분 만에 2.03m로, 동해에는 112분 만에 2.76m로 각각 몰려와 해안 시설물과 정박했던 선박에 피해를 줬다.

‘33년 무사고’ 한국 원전
“안일하다” vs “안전하다”

충격적인 것은 쓰나미를 예보하는 박사급 전문가가 우리나라 기상청에 단 한 명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나마 석사급 인력이 1명 있는데 이 연구원은 쓰나미는 물론 다양한 해양 관련 연구를 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지진으로 아비규환의 현장이 된 일본열도에서 현재 가장 큰 공포의 대상은 원전이다. 후쿠시마 원전 1~4호기가 잇따라 폭발을 일으켰고, 5, 6호기에서까지 이상이 감지된 상황이다. 특히, 2호기는 격납용기가 손상돼, 세슘과 요오드 같은 방사선 물질의 대량 확산 우려가 점차 현실화 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원전 안전성에 대한 궁금증에 국민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가동 중인 21개의 국내 원전은 규모 6.5의 지진에 견딜 수 있도록 건설됐다. 하지만 최고의 내진 시스템을 자랑했던 일본마저 원전이 폭발하는 등 문제가 심각해지자 지진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주장들이 쏟아지고 있다.
K대 원자력공학과 모 교수는 “현재 우리나라 원전의 안전성은 지난 33년간의 무사고 운전 실적으로 대변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설계 단계에서부터 있을 수 있는 모든 사고에 대비했고, 그 동안 안전조치를 강화해 왔으므로 이번 일본의 사고 원전보다는 훨씬 안전하다는 것. 또 이번에 문제가 된 비상 노심냉각 능력도 훨씬 높고 격납용기의 건전성도 훨씬 높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한국형 원자로를 설계한 핵심자급 인사 역시 비슷한 입장을 표명했다. 그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태와 관련, 언론에서 노심이 녹으면 무조건 체르노빌과 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하는 것으로 보도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노심을 둘러싸고 있는 탱크 형태의 원자로 용기가 깨지지 않으면 큰 문제가 없고, 설사 깨진다 하더라도 그 밖을 둘러싸고 있는 격납용기가 파손되지 않으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민들이 우려하는 국내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서도 설명을 더했다. 가장 노후된 고리원자력도 후쿠시마 원전과는 완전히 다른 스타일이라는 것. 특히 체르노빌 사고 이후 전 세계적으로 원전 안전에 대한 보강 조치가 강화됐기 때문에 후쿠시마와 유사한 사고는 발생할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주장이다.

‘33년 무사고’ 자신감 내비친 한국 원전, “안일하다” vs “안전하다”
‘백두산 화산 폭발 임박설’ 모락모락…가능성은 완전 충분하다고?
  

또 그는 “한국형 원자로의 경우 그 어떤 원자로에 비해 안전하다”면서 “사고 발생 확률은 10만년에 1번꼴이다. 현재 그 사고 가능성을 더욱 낮추는 기술개발에 진력하고 있다. 국내 원전은 안전한데 후쿠시마 원전 사태로 인해 국민들이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분위기가 조성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국내 원전 설계가 30년 전 기준이어서 상향 조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규모가 더 큰 지진에 대비하기 위한 안전성 보강에 힘을 써야 한다는 것.

특히, 울진과 경주, 월성 등의 해안에 집중된 우리나라 원전은 지진보다 쓰나미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 대지진은 쓰나미와 원전 폭발이라는 후폭풍을 몰고 왔고, 규수지방의 화산이 폭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일본의 상징 후지산이 화산 활동을 다시 시작할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상황이 이렇게 번지자 우리 국민들은 몇 해 전부터 불거져 나온 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한 역시 상황의 심각성을 감지했는지 지난 17일 백두산 화산 문제를 공동으로 조사할 것을 우리 측이 제의해왔다.

이에 우리 정부는 “긍정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조만간 백두산 화산 문제를 매개로 남북 당국 간 회담이 열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면 백두산 화산 폭발이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먼저 이번 일본 대지진이 백두산 화산 폭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백두산이 화산 폭발에서 안전한가’라는 물음에 전문가들은 고개를 가로젓는다. 백두산이 판의 경계에서 떨어져 있어 영향을 덜 받긴 하지만 확률은 존재하는 이유에서다. 또 근래의 백두산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후지산 화산 폭발 가능성에
우리 국민 “백두산은?”


한국지질연구원 발표에 따르면 백두산에서는 지난 2003년부터 2005년 사이에 월 최대 270회의 지진이 발생했다. 게다가 백두산은 ‘활화산’이다. 여기에 전문가 의견까지 더해지면서 ‘백두산 화산 폭발설’은 설득력을 얻어가고 있다.

부산대학교 사범대학 윤성효 지구과학교육과 교수는 근래에 백두산 폭발 가능성을 논하면서 “화산가스인 이산화황이 지난해 11월 백두산에서 배출됐다는 증거를 공개하며 ‘백두산 폭발 임박설’에 무게를 더했다.

윤 교수에 따르면 백두산은 약 1000년 전 폭발적인 대분화를 한 뒤, 1403년, 1668년, 1702년, 1904년 등 역사시대 분화 기록을 가진 활동적인 화산체로 2002년 이후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 내에 화산성 군발 지진의 진앙이 집중 분포해 그 전원의 깊이가 지하 -2km에서 -4km에 집중되어 있다. 또 GPS 관측과 수준계를 통한 지표면의 팽창이 10cm 이상이고, 화산가스에서 헬륨의 농도 증가, 화산가스의 방출로 인한 삼림의 고사, 산사태, 암석 균열 등이 감지됐다.

윤 교수는 “이 같은 사실은 백두산이 화산 폭발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는 증거가 될 수 있다”면서 “화산 재해를 경감하기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 교수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백두산 화산 폭발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만약의 경우 백두산 화산 폭발이 실제로 일어난다면 그 피해 규모가 상상을 초월할 것이기 때문이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는 북한과 중국의 경우가 가장 심각하다. 우선 백두산 천지 칼데라 호수에는 20억 톤의 물이 존재하기 때문이 화산이 폭발할 경우, 이 물이 쏟아지면서 엄청난 홍수 피해가 예상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화산재로 인해 농사가 불가능해지면서 식량난을 가중시킬 수 있고, 화산재가 북한으로 날리면서 철도, 도로, 전기, 수도 등 사회 기반 시설이 무력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나라의 경우 화산재로 인한 정밀제조업 결함, 호흡기 질환 증가, 항공기 결항 등 간접적인 영향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지만 박지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관련 자료를 바탕으로 “백두산이 폭발하면 규모 7.5 이상의 지진이 발생한다”면서 한반도 내에도 피해가 상당할 것임을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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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국힘 축출’ 가시화 한동훈 광야에 서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가족의 당원 게시판 연루 의혹 가능성을 사실로 확정 짓고 있다. 같은 당 장동혁 대표도 한 전 대표 축출 의지를 공개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 전 대표는 점점 광야로 내몰리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2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사실상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축출 의지를 드러냈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직접 겨냥한 것은 아니었으나 ‘걸림돌’이라고 호칭했다. “제거돼야 통합 가능” 장 대표는 이날 “당내 통합에 걸림돌이 있다면 제거돼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개인적 감정에 따라 움직이거나 결정하는 자리가 아니”라며 “당원과의 관계를 해결해야 할 당사자인 어떤 걸림돌은 그걸 해결하지 않고는 연대·통합을 함부로 얘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국민의힘의 주요 화제 중 하나는 “한 전 대표 가족이 연루됐다”는 당원 게시판 의혹이다. “한 전 대표 가족들의 명의를 이용한 아이디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비난 글을 다수 작성했다”는 것이 핵심이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는 지난달 30일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당무감사위는 이날 “비난 글을 작성한 문제 계정들은 한 전 대표 가족 5인의 명의와 같고, 전체 87.6%는 2개의 IP로 작성된 여론조작 정황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 후 연루자들의 탈당·대규모 게시글 삭제가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도 별도의 자료를 발표했다. 그는 “해당 IP를 사용한 계정 10개 중 4개는 같은 휴대전화 뒷번호·같은 선거구(서울 강남병)을 공유한다”며 “동명이인이 이 모든 조건을 우연히 공유할 확률은 사실상 0%고, 탈당 시점도 4일 이내로 집중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문제는 당 대표 본인·가족 명의 계정을 이용해 다수 당원이 지지하는 것처럼 위장한 것”이라며, “당심을 왜곡한 후 언론을 통해 확대 재생산해서 일반 여론까지 움직이려 했다면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한 범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을 드루킹 사건과 비교했던 사람은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이다. 장 부원장은 지난달 15일 임명된 후 장 대표의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다. 그는 지난 2024년 11월 이 사건을 일컬어 ‘온가족 드루킹’ 혹은 ‘한가족 드루킹’ 등 표현을 사용하면서 한 전 대표를 비난했다. 장에 한은 당내 통합 걸림돌 취급 “게시글, 드루킹 사건보다 더 심각” 한 전 대표와 가족을 강하게 비판한 장 부원장이 사용하는 표현을 위원장 발표 자료에 담은 것을 봐선, 이날 당무감사위의 발표는 “국민의힘에서 한 전 대표를 확실하게 내보내겠다”는 의지가 담긴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당무감사위에 따르면, 한 전 대표에게 소명을 요구하는 질의서를 보냈지만,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한 전 대표는 방송 출연으로써 하루 격차를 두고 상반된 의견을 냈다. 그는 지난달 30일 SBS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 출연해 “당시엔 저와 제 가족에 대한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 게시물이 당원 게시판을 뒤덮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 가족이 익명 보장된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 윤 전 대통령 부부에 대한 비판적 사설·칼럼을 올렸단 사실을 나중에 알았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는 이날 “가족이 게시물을 올렸다”고 처음 인정하면서도 “저는 글을 쓴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족 명의로 게시물을 올리는 게 비난받을 일이라면 가족이 아닌 저를 비난하라고 말하고 싶다”면서도 “제가 제 이름으로 글을 쓴 게 있는 것처럼 발표한 것은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한 전 대표는 다음 날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위원장이 ‘동명이인 한동훈’ 게시물을 제 가족 게시물인 것처럼 조작해서 발표했다”면서 이 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예고했다. 이어 “게시물 작성 시기는 제가 정치를 시작하기 전·최근 등 무관한 것을 대표 사례라고 조작해 발표했는데, 저는 당원 게시판에 아예 가입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이런 가운데 장 대표는 지난 7일 국민의힘 당사에서 진행된 ‘이기는 변화’ 기자회견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자행한 12·3 비상계엄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했다. 장 대표는 이날 “12·3 비상계엄은 상황에 맞지 않는 잘못된 수단으로써, 국민께 큰 혼란·불편을 끼쳤고, 당원께 큰 상처가 됐다”며 “국정 운영의 한 축이었던 여당이 그 역할을 다하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어 “그 책임을 무겁게 통감하고,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 국민의힘이 부족했으니, 잘못·책임은 국민의힘 안에서 찾겠다”면서 “국민의힘은 오직 국민 눈높이에서 새롭게 시작하겠으니, 과거의 일은 사법부의 공정한 판단·역사의 평가에 맡겨놓고, 계엄과 탄핵의 강을 건너 미래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당명 개정 추진 의사도 밝혔다. 장 대표의 이날 기자회견을 놓고, 일각에선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 의사를 밝히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을 강하게 지지하는 강경 보수 유튜버 고성국씨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에 출연한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에게 입당 원서를 직접 전달하는 형식으로 국민의힘에 입당했다. 이에 대해선 “장 대표가 국민의힘 안에 강경 보수 세력을 끌어들여 세력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있다. 이어 “고씨를 입당시킨 것과 장 대표의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는 모순 아니냐”고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고씨는 평소 한 전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는 의견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이날 김 최고위원도 고씨의 입당 원서 작성을 지켜보면서 “혹시 당원 게시판에 글 올리시면 들통난다”는 등 뼈 있는 농담을 건넸다. 거를 타선 없는 국힘? 정의당 박원석 전 의원은 지난 6일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 하이킥>에 출연해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 세력을 축출하고, 완전히 윤 어게인 세력의 당으로 만들어 훨씬 더 극우화된 정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미 고씨와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가 입당했고, 윤 전 대통령 변호인 김계리 변호사도 곧 입당 심사를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힘은 거를 타선이 없는 정당이 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내보낼 것”이라는 예측은 “한 전 대표에겐 뚜렷한 정치적 기반이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핵심 기반은 팬클럽 ‘위드후니’다. 위드후니는 40대 이상 여성 중심으로 구성돼있고, 활동하는 노년 여성도 다수다. 하지만 선거는 결국 지역 기반으로부터 비롯된다. 한 전 대표의 가장 큰 정치적 약점으로는 지역 기반이 없다는 것이 주로 거론된다. 한 전 대표의 정치 기반에 대해선 ‘중도층·수도권 화이트칼라 계층에서 일정한 지지를 얻고 있다’는 분석이 많았다. 여론조사기관 미디어토마토가 지난 4일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중도 성향을 지닌 전국 18세 이상 남녀 51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중 15%는 보수 진영을 이끌면 가장 두려운 상대로 한 전 대표를 지목했다. 하지만 “한 전 대표가 중도층을 국민의힘으로 유도하고 있는지 의문”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그 객관적 지표는 지난 2024년 총선이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총선을 지휘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108석만 겨우 건지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는 당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를 묶어 ‘이조심판론’을 주장하면서 “야당이 2/3 의석을 차지하지 못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일각에선 “선거에서 이기려면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을 잡아야 하는데, 왜 안 하느냐”며 비판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서울 전체 48석 중 11석을 차지했고, 인천·경기 60석 중 6석만을 차지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 전 대표가 수도권·중도층에 영향력을 가지고 있었다면, 나올 수 없는 총선 결과”라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중도층 영향력 장 대표는 지난달 28일 일각에서 주장했던 ‘장·한·석(장동혁·한동훈·이준석)’ 연대 성립 가능성을 부정했다. 그 이유도 한 전 대표였다. 장 대표는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대한 표현에 특별히 문제 삼지 않겠다”면서도 “당내 인사와 어떻게 정치를 풀어가느냐는 문제에 왜 연대란 이름을 붙이는 건지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당내 인사’도 한 전 대표를 뜻한다. 따라서 장 대표의 지난 2일 발언한 “당내 통합 걸림돌을 제거해야 대표가 통합을 이루는 공간이 생길 것”에서 ‘걸림돌’이 한 대표라면, ‘통합’ 범위엔 개혁신당과의 연대가 포함될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은 지난달부터 통일교 특검법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 장 대표도 “자강을 논하는 단계에서 연대를 논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면서도 개혁신당과의 연대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진 않는다. 개혁신당은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소속이었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친윤(친 윤석열)계와의 갈등 때문에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를 받은 후 탈당해 창당됐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당시 과정에서 쌓인 앙금을 잊지 않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자멸했기 때문에 더욱 조심스럽다. 일각에선 장 대표가 한 전 대표를 축출한 후 강경 보수 세력을 당내 세력화해 ‘자강’을 이룬 후 개혁신당과의 연대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6월 대선에서 ▲서울 41.55% ▲경기 37.95% ▲인천 38.44% 등을 득표했다. 약 12% 이상의 부족분을 중도층으로부터 얻어와야 한단 사실을 모를 가능성은 낮다. 당시 이 대표는 ▲서울 9.67% ▲경기 8.84% ▲인천 8.74% 등 득표했다. 개혁신당 지지자들은 개혁보수·중도 제3지대에 두텁게 포진해 있다. 국민의힘으로선 개혁신당이 확보한 8~9%의 지지가 필요하다. 중도층의 지지를 얻는 게 확실한지 아직 선거에서 검증되지 않은 한 전 대표와 달리 이 대표는 대통령선거에서 거둔 실적이 뚜렷하다. 장 대표는 “국민의힘 최대 아킬레스건인 중도·수도권 공략을 개혁신당과 이 대표의 힘을 빌려 해결하겠다”고 생각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수도권 영향력 의문…이준석으로 대체? 지방선거 앞두고 신당 창당 가능할지 의문 국민의힘이 한 전 대표를 중징계하거나 한 전 대표가 탈당하면, 한 전 대표의 운신 폭은 매우 좁아질 수도 있다. 정치의 중심은 국회라서 총선에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둬야 정치적 영향력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오는 6월 지방선거는 말 그대로 ‘지방선거’다. 함께 진행되는 재보궐선거는 현시점에선 ▲인천 계양을 ▲충남 아산을 ▲경기 평택을 ▲전북 군산·김제·부안갑 등 4곳이 확정됐다. 지방선거 출마를 선언한 의원들의 지역구도 가능성이 있지만, 후보로 확정된 의원만 사퇴해 재보선을 치른다. 그 외 의원의 공직선거법 위반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재보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로는 3곳이 거론된다. 이 정도 규모의 선거에서의 선전을 바라보고 창당하는 것은 모험에 가까우며, 동력이 얼마나 될지 확인하기도 어렵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의원들이 모두 한 전 대표의 정치 행보에 무조건 동참할 것으로 기대하기도 쉽지 않다. 지역 구도가 특히 큰 힘을 발휘하는 한국 선거에서 각각 호남·영남을 지역 기반으로 둔 민주당·국민의힘과 달리 한 전 대표는 독자적인 지역 기반을 갖추고 있지도 않다. 그와 비슷한 이 대표도 젊은 유권자들이 다수 거주하는 데다 민주당·국민의힘에서도 모두 후보를 공천한 경기 화성을에서 3자 구도를 만들어 승리했다. 특히 지방선거·재보선은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은 만큼 보수성이 강하며 그만큼 바람을 일으키기도 어렵다.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설 가능성이 크지만, 신당 창당은 동사·벼랑 끝에 서는 것과 비슷할 수 있다. 한 전 대표의 절정은 12·3 비상계엄 사태였다. 당시 한 전 대표는 계파 소속 의원들과 함께 국회에 진입해 비상계엄 해제에 동참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이 숙청을 시도하던 반대파 중 1명이 됐다. 하지만 한 전 대표의 절정은 여기서 끝이었다. “한 전 대표가 가족 관리에 실패했다”는 취지의 당원 게시판 의혹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 한 전 대표를 서서히 옥죄고 있었다. 하지만 12·3 비상계엄 사태 발생 이후 한 전 대표는 비상할 수 있었다. 그는 한덕수 당시 국무총리와 ‘총리·여당 당정 협력 담화’ 형식의 일명 ‘한덕수·한동훈 체제’ 성립을 시도했다. 한덕수·한동훈 체제는 각계각층의 강한 비난 때문에 실제로 성립되진 못했다. 이후 한 전 대표는 친한계 일원이란 평가를 받는 진종오 의원을 포함한 최고위원 4명이 전원 사퇴해 지도부가 붕괴하는 상황을 겪었다. 한때 핵심 측근이었던 장 대표는 국민의힘 대표로서 한 전 대표 퇴출을 주도하고 있다. 따라서 현 상황으로 이어진 한 전 대표 최대의 패착은 2024년 12월11일 장 의원이 입을 굳게 다물고 당 대표실을 나갈 때, 문을 잡고 미소 지었던 순간이다. 폭발까지 도화선은? 폭발이 일어날 때 트리거는 하나다. 하지만 폭탄까지 가는 도화선은 여러개일 수도 있다. 트리거가 터져 폭발이 일어나면, 폭발까지 가는 도화선도 모두 다 터진다. 장 대표는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선을 앞두고 그 트리거를 만지고 있다. 트리거가 당겨지면 한 전 대표는 광야에 선다. 한 전 대표는 과연 광야에 서게 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