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선> ‘백만장자서 대통령’ 로열로더 트럼프

힐러리 누르고 첫 비정치인으로 당선…기득권에 대한 불신 커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침묵하는 다수의 지지를 얻어 ‘제2의 브렉시트’를 일으키겠다.”

8일(현지시각), 백악관의 45번째 주인은 도널드 트럼프에게로 돌아갔다. 트럼프는 자신의 예언을 결국 현실로 일궈냈다.

이날 실시된 미국 대선서 공화당 후보로 나선 트럼프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를 여유 있게 누르고 미국의 제45대 대통령으로 당당히 당선됐다.

기득권을 향한 미국 국민들의 분노는 백전노장 정치인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겐 뼈아픈 패배를, '이단아' 트럼프에게는 승리의 이변을 안겼다.

부동산 재벌인 트럼프 후보가 지난해 6월16일 뉴욕 트럼프 타워에서 대선 출마를 선언할 때만 하더라도 그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러나 아웃사이더인 트럼프는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 등 기성 정치인을 제치고 공화당 후보가 된 데 이어 대선에서까지 승리하면서 ‘트럼프 시대’를 열게 됐다.


트럼프는 멕시코 이민자들을 범죄자, 성폭행범으로 묘사하는가 하면, 멕시코와의 국경지역에 거대한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무슬림 미군 전사자 가족 비하, 음담패설 녹음파일 공개, 성추행 등 악재들이 잇따라 불거지면서 지지율에서 한 때 클린턴에 두 자리 수 격차로 뒤지는 등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는 최대 장점인 신선함을 내세우며 불리한 선거 판세를 뒤집었다. 트럼프가 승리할 수 있었던 결정적 이유는 바로 미국 국민의 기득권에 대한 불신이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특히 워싱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트럼프 신드롬을 가능하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클린턴도 기득권 세력의 일부라는 인식이 확산됐는데, 금권·기득권 정치에 실망한 백인 중산층과 노동자들이 막판 대결집하며 트럼프 승리에 기여했다. 세계화의 여파로 일자리가 감소하고 이민자 증가로 위기 의식을 느낀 백인과 노동자들은 트럼프에 기대를 걸어왔다.

트럼프는 공화당이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옹호한 데 비해 자유경제에 대해 적대감을 드러냈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러스트벨트(쇠락한 중서부 공업지대)’의 표심을 의식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전면 재검토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는 미국인의 일자리를 빼앗아가는 대표적인 주범으로 한미FTA를 지목해 국내 누리꾼들로부터 눈총을 받기도 했다.

이번 ‘트럼프 열풍’은 미국 사회에 내재된 갈등을 고스란히 보여줬다. 인종차별주의자, 성차별주의자, 신(新) 나치주의자, 정치 선동가 등 지난 1년간 트럼프에게는 온갖 부정적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하지만, 주류 정치에 가려있던 트럼프는 논란으로 인해 오히려 수면 위로 올라올 수 있었다.

특히 그는 '정치적 올바름'(차별 언행 자제 원칙)을 위해 입에 발린 소리만 하지 않겠다며 자신을 둘러싼 막말 논란을 일축하는 등 당당한 모습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잡았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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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단독] 악명 높은 보이스피싱 총책 탈옥한 ‘김미영 팀장’ 포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성민 기자 =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최근 행적이 확인됐다. 지난해 탈옥에 성공한 이후 1년여 만이다. 박씨와 함께 탈옥에 성공했던 인물은 총 3명이다. 이들은 올해 초까지 말레이시아로 여러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박씨는 최근 필리핀 카비테 부근 한 시골 마을로 주거지를 옮겼다. <일요시사>는 지난해 초부터 보이스피싱 총책 김미영 팀장 박정훈씨의 탈옥 가능성을 제기했다. 외교·수사당국은 현지 담당자가 철저하게 관리 중이라며 ‘소극 행정’으로 대처했다.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 꼴이다. 1년이 지난 현재, 박씨는 필리핀 서부 지역 한 시골 마을에 은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못 잡나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박씨는 필리핀 카마린스 수르 교도소에서 탈옥한 이후 올해 초까지 총 세 차례 이상 말레이시아 사바주로 밀항을 시도했다. 이들이 밀항을 시도한 곳은 필리핀 남서부 잠비앙가와 민다나오 다바오 시티다. 잠비앙가의 경우 여행경보 4단계인 흑색 경보(여행금지) 발령 지역이다. 외교부의 예외적 여권 사용 허가 없이 흑색 경보 지역을 방문·체류하는 경우, 여권법 제26조 등 관련 규정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잠비앙가는 우리나라 국민이 여행할 수 없는 곳인 셈이다. 박씨와 송모씨 등 ‘탈옥 멤버’들은 다바오 시티에서 두 차례 밀항을 시도했으나 실패해 잠비앙가로 이동했다. 잠비앙가에서 술루 제도를 통해 말레이시아로 이동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술루 제도로 이동하던 박씨 일당들은 필리핀 반군에 억류되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씨가 밀항을 시도한 잠비앙가를 비롯해 남부 민다나오 지역에는 이슬람 반군들이 주둔해 있다. 지난해 10월 말에도 무력 충돌이 발생해 최소 14명이 사망했다. 당시 민다나오 마긴다나오델수르주의 파갈룽간시에서 필리핀 최대 반군단체 모로이슬람해방전선(MILF)의 두 지휘관과 수하 병력이 총기와 흉기로 격렬한 전투를 벌였다. 1970년대부터 분리주의 무장투쟁을 벌여온 MILF는 2014년 정부와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를 통해 정부가 민다나오섬에 설치한 이슬람 임시 자치정부인 ‘방사모로 과도당국(BTA)’과 ‘방사모로 무슬림 민다나오 자치지역(BARMM)’ 구성에 참여했다. 잠비앙가·민다나오서 ‘뒷돈 도주’ 시도 이슬람 반군에 억류 후 풀려나 마닐라로 MILF는 2019년 9월부터 평화협정을 이행하기 위해 무기 반납을 시작했지만, 무장 해제가 지지부진한 가운데 여전히 총기를 보유한 MILF 병력은 수천 명 이상이다. 박씨는 반군들에게 마약 및 보이스피싱으로 벌어들인 돈 수천만원을 뇌물로 전달한 이후 풀려났다. 지난 5월 초 박씨는 송씨와 헤어진 후 필리핀 루손섬 카비테주 카비테 시티로 이동했다. 지난달 말에는 카비테 시티 외곽 한 시골 마을에 자신의 현지 부인인 A씨까지 불러 정착을 시도한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그간 마닐라 타기그에서도 부촌으로 꼽히는 보니파시오 글로벌 시티에 거주했다. 현지인들은 보니파시오를 BGC 또는 글로벌 시티로 부른다. 필리핀의 청담동으로 불릴 만큼 고층 빌딩, 고급 주거지, 쇼핑 거리 등으로 유명한 지역이다. 보니파시오의 경우 냉장고와 에어컨 정도만 구비돼있는 콘도 한 유닛의 월세가 필리핀 돈으로 13만~15만페소(약 304만~351만원)에 달한다. 필리핀은 주차장도 주인이 따로 있기 때문에 주차장을 포함하면 월세도 10만원에서 15만원 정도 더 늘어나게 된다. 같은 도시에 위치한 원룸 형식의 콘도 월세도 5만5000페소(약 128만원)에 달한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경찰도 관련 첩보를 파악해 현지 수사당국과 공조 중이다. 아직 정확한 집 주소나 확실한 거주지를 파악하지 못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씨는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출신의 전직 경찰이다. 2008년 수뢰 혐의로 해임된 그는 경찰 조직을 떠난 뒤 2011년부터 10년 넘게 보이스피싱계의 정점으로 군림해 왔다. 수억 비트코인에 차명 주택 부동산 소유 현지 부인이 조력해 “지속적 현금 조달” 특히, 조직원들에게 은행 등에서 사용하는 용어들로 구성된 대본을 작성하게 할 정도로 치밀했다. 경찰 출신인 만큼, 관련 범죄에선 전문가로 통했다. 그는 필리핀을 거점으로 지난 2012년 콜센터를 개설해 수백억원을 편취했다. 10년 가까이 지속된 그의 범죄는 2021년 10월4일에 끝이 났다. 국정원은 수년간 파악한 정보를 종합해 필리핀 현지에 파견된 경찰에게 “박씨가 마닐라에서 400km 떨어진 시골 마을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넘겼다. 검거 당시 박씨의 경호원은 모두 17명으로 총기가 허용되는 필리핀의 특성상 대부분 중무장했다. 박씨가 위치한 곳까지 접근한 필리핀 이민국 수사관과 현지 경찰 특공대도 무장 경호원들에 맞서 중무장하고 있었다. 2023년 초까지만 해도 박씨가 곧 송환될 것이라는 보도가 쏟아져 나왔다. 하지만 박씨는 일부러 고소당하는 등의 방법으로 여죄를 만들어 한국으로 송환되지 않으려 범죄를 계획했다. 국내 정보기관은 박씨 일당의 움직임이 수상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2023년 12월과 지난해 3월 두 차례에 걸쳐 필리핀 교정당국에 박씨의 탈옥 가능성을 경고한 바 있다. 박씨가 탈옥한 것을 두고 필리핀 교정당국은 해당 교도소에 CCTV가 설치돼있지 않아 탈옥 상황을 구체적으로 알 수 없지만 일부 훼손된 철조망을 찾아냈다고 한국 정부에 설명했다. 한 사정기관 관계자는 “외교부와 경찰, 법무부 국제형사과 등이 일부 파견을 가 현지에서 한국 범죄자들을 관리하는데, 공문만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직접 범죄자와 면담을 하는 등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그저 공문만 보내는 것으로는 범죄자들의 탈옥을 막을 수 없다. 당국이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안 잡나 박씨는 A씨의 도움을 받아 오래된 교도소의 취약점을 파악해 탈옥을 계획했다. 사전에 철저히 ‘탈옥 계획’을 구상하고 보안이 허술한 교도소에 잡혔단 뜻이다. 말레이시아로의 밀항 준비도 A씨가 현금 조달을 해줬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A씨는 박씨가 교도소에서부터 환전한 수억원 이상의 비트코인을 관리해 왔다. 박씨와 같은 교도소에 있었던 한 제보자는 “환전한 비트코인 외에도 A씨가 박씨의 차명 소유 자택 부동산 등 수십억원 상당의 재산을 보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