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발전 공기업 사장 선임을 앞두고 낙하산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유력 후보자로 거론되는 몇몇 인물들이 같은 연고를 둔 탓이다. 답을 미리 정한 상태에서 보여주기식 절차의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수력원자력, 한국남동발전, 한국서부발전 등 발전 3개사는 최근 신임 사장 선임을 앞두고 있다. 전력업계에 따르면 9월 말을 끝으로 마무리된 3사 사장 공모에는 30명 남짓한 후보자들이 몰렸다. 내부 출신은 물론 한전 전·현직 임원, 학계, 민간기업 관계자 상당수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을 대상으로 각 발전사별 임원추천위원회는 3배수로 후보자를 선별한 상태다. 최종 후보자에는 전·현직 업계 유명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대구에 뭐 있나
한수원은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전 제1차관, 이영일 한수원 사업본부장, 태성은 전 한전KPS 사장을 후보자 명단에 포함시켰다, 일단 이 전 차관이 차관 출신인 조석 사장의 뒤를 이어받을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다. 1961년생인 이 전 차관은 경북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남동발전은 장재원 한전 전력계통본부장, 정석부 전 남동발전 기술본부장, 권순영 전 남동발전 기술본부장이 이름을 올렸다, 경북고와 서울대 전기공학과를 나온 장 본부장(1959년생)의 선임 가능성에 무게추가 쏠린다. 한전서 송변전건설처장을 지내고 지난해 3월부터 현직을 수행하고 있다.
서부발전은 정하황 전 한수원 기획본부장, 김동섭 서부발전 기술본부장, 정영철 서부발전 기획관리본부장이 최종 3인으로 뽑혔다. 계성고와 중앙대 행정학과를 졸업한 정 전 본부장(1956년생)이 1순위로 꼽힌다. 한전 기획처장, 대외협력실장 등을 거친 뒤 한수원으로 자리를 옮겨 기획본부장으로 봉직했다.
공교롭게도 발전 3사의 유력 사장 후보자로 꼽히는 인물들은 한결같이 구설서 자유롭지 못하다. 이 전 차관은 불과 2개월 만에 차관 자리서 물러났다. 장 본부장은 한전서 기본 임기 2년을 아직 채우지 못했다. 더욱이 정 전 본부장은 여권의 한 유력 정치인과 인연이 있다고 알려져 눈총을 받고 있다.
한수원·남동발전·서부발전 사장 후보
특정 지역 출신 후보자 싹쓸이 가능성↑
한술 더 떠 사장 후보자들은 출신지도 같다. 이들 사이에는 대구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심지어 한수원과 남동발전의 유력 사장 후보자는 출신 고등학교도 같다. 장 본부장이 이 전 차관의 학교 선배다.
이 같은 의혹은 비단 발전 3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최근 에너지 공기업 수장 자리가 잇따라 대구 출신 인사들로 채워지는 까닭이다. 얼마 전 취임한 강남훈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은 대구 출신으로 계성고를 나왔다. 지난 7월 취임한 김경원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 역시 대구 출신이고 경북고를 나왔다.
계속되는 의혹
한국전력기술, 한전KPS, 한국원자력연료, 전기안전공사, 한국전력 등 사장 공모를 앞둔 다른 에너지 공기업에서 비슷한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도 충분하다. 공공기관장 선임 과정서 낙하산 논란이 계속되는 건 외압 의혹과 무관치 않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공공기관 사장은 청와대나 정치권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공통된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