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히는’ 최경환 의혹들

터지면 묻히고 터지면 묻히고, 최경환은 웃고 있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박근혜정부 실세, 최경환 의원에 대한 의혹들이 수면 아래로 잠겼다. 당초 정권을 흔들 만한 사안이라며 정치권은 물론 사회 각 분야서 주목했지만, 이후 검찰의 지지부진한 수사와 미르·K스포츠재단 등 다른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주목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다. 의혹을 밝혀낼 결정적 증거가 없는 것일까, 아니면 그가 정권 실세이기 때문인 것일까. 일각에선 검찰의 봐주기 수사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취업 청탁 의혹이 새로운 전기를 맞기 전까지,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에 대한 의혹들 중 핵심은 ‘롯데그룹 50억원 금품수수설’이었다. 지난 7월경 <아시아투데이>가 관련 의혹을 보도하면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최 의원에게 50억원의 금품을 건넨 정황이 있다고 전했다.

준 사람 있고
받은 이 없다?

당시 롯데그룹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이던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와 특수4부(조재빈 부장검사), 첨단범죄수사1부(손영배 부장검사)가 신 회장에 대한 해당 첩보를 입수하고 수사 중이라는 내용이었다.

해당 보도내용에 따르면 검찰이 롯데그룹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자 신 회장이 그룹 내 핵심 수뇌부들 간 대책회의를 열었는데, 이때 최 의원의 이름이 회의석상서 거론됐다는 것이다. 당시 기사에는 “상황이 이렇게까지 됐는데 그동안 우리(롯데)가 돈 뿌린 사람들이 뭔가 도와줘야 되는 거 아니냐?”라는 그룹 내부인의 말이 인용됐다.

최 의원 측은 즉각 법적 조치에 나섰다. 그는 명예훼손 혐의로 해당 언론사와 관계자들을 총 3차례 고소했다.


최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거듭 밝히지만 롯데그룹으로부터 한푼의 불법자금도 받은 적이 없으며 검찰과 롯데그룹 측에서도 해당 언론사의 보도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님을 이미 밝힌 바 있다”며 “앞으로도 허위보도가 계속될 경우, 법에서 정하고 있는 모든 수단을 강구하여 침해된 권리 구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결백을 주장했다.

이후 정치권에선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박광온 수석대변인은 보도 직후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 의원의 50억원 수수설은 현 정부의 최측근 실세가 직접 연루된 의혹이라는 점에서 정권의 도덕성에 심대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매우 파괴력이 큰 사안”이라고 주장했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국민의당 이용주 의원은 비슷한 시점에 진행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김현웅 법무부 장관에게 “최 의원의 50억 수수설이 언론에 논란이 되고 있다”며 “첩보가 확실히 없는가”라고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내가 알고 있는 한 언론서 들은 것밖에 없다”며 사정당국이 신 회장의 측근으로부터 관련 첩보를 입수했다는 보도 내용을 부인했다.

최근엔 검찰의 롯데 봐주기 수사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법사위 소속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서울고등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이 부분에 대해 집중추궁하며 “검찰이 수사의지가 없다”고 질타했다.

50억원 수수설, 검찰 봐주기 의혹
정부-롯데 사드 빅딜? 거래 있었나

당시 노 원내대표는 검찰이 롯데그룹 핵심관계자들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서 50억원 수수설에 대해선 수사했는지, 최 의원을 고소인 조사했는지 등을 지적했는데 검찰은 “롯데 수사상황으로 볼 때 금품 수수설을 뒷받침할만한 자료가 나오기 쉽지 않아 보인다”고만 답했다.


국감서 지적받을 정도로 수사가 지지부진하게 진행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갖가지 설이 난무한 상황이다. 항간에는 ‘사드 빅딜설’이 원인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들도 있다.
 

국감이 있기 전 노 원내대표는 검찰의 수사와 관련해 “세간에는 이미 롯데 비자금이 최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에게 흘러갔다는 정황에 대해서 얘기가 많다”며 “사드 성주배치 관련 롯데 소유 골프장과의 거래선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노 원내대표의 해당 발언이 나온 것은 지난달 22일, 사드 부지로 골머리를 않던 국방부가 기존의 경북 성주군에 위치한 성산포대가 아닌 롯데 소유의 성주 골프장에 사드를 배치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던 때였다.

노 원내대표의 의혹 제기가 있은 후 재판부가 신 회장의 구속영장을 기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또한 기각 하루 만에 국방부는 골프장을 새로운 사드 부지로 발표하게 된다. 이처럼 79일 만에 사드 최적지가 바뀐 사태에 대해 일각에선 정부와 롯데 간 모종의 거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길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국방부는 다른 후보지였던 성주 수륜면 까치산과 성주 금수면 염속봉산에 비해 성주 골프장이 부지 가용성 평가기준에 보다 충족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수사가 제자리걸음만 하면서 최 의원과 관련된 의혹 또한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50억원 수수설과 달리 ‘중소기업진흥공단(이하 중진공) 취업 청탁 의혹’은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줄곧 “최 의원의 청탁은 없었다”고 일관되게 주장해온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이 지난달 21일 수원지법 안양지원에서 열린 공판서 “최 의원이 자신의 지역사무소 인턴직원 출신 황모씨를 합격시키라고 지시했다”고 말을 바꿨기 때문이다.

최 의원과 박 전 이사장이 만난 건 지난 2013년 8월1일, 그해 6월 중진공에 지원한 황모씨의 채용에 대해 대화를 나누기 위해서였다. 박 전 이사장의 진술에 따르면 그는 국회 원내대표실을 찾아 “황모씨에 대해 여러 가지 검토했지만, 도저히 (자격이) 안 돼 불합격 처리하는 게 좋겠다”고 최 의원에게 말했다. 그러나 최 의원은 “내가 결혼시킨 아이인데 성실하고 괜찮으니 믿고 써보라”고 권한 것으로 전해진다.

쌓이는 의문들
갖가지 설 난무

결과적으로 황모씨는 4500명의 지원자 중 1차 서류전형서 2299등이었지만, 점수 조작 등을 거쳐 176등으로 통과했고 2차 인적성 시험서도 164등이었지만, 결국 36명의 합격자 안에 포함되는 기염을 토하게 된다.

더민주 이재정 원내대변인은 박 전 이사장의 진술이 번복된 것에 대해 “처음 이 사건이 벌어진 당시 국회에서 관련자 증언과 이 사건 수사과정서 최 의원 측은 끊임없이 회유와 협박을 통해 진실이 드러나는 것을 방해했다”며 “검찰도 문제다. 처음부터 꼬리자르기 수사로 일관했다. 실무자에게 모든 죄과를 미루고 최 의원에게는 계획된 면죄부를 줬다”고 비판했다.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최 의원이 자신의 인턴을 부정 취업시킨 의혹은 젊은이들의 헬조선 분노를 불러 일으켰으나, 검찰은 당시 박근혜정부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이하 기재부) 장관이었던 최 의원을 소환조사조차 하지 않고 박 전 이사장의 진 한마디를 근거로 불기소처분 해버렸다”고 비판했다.

손 대변인의 말처럼 검찰은 그간 ‘부실수사’ 의혹서 자유로울 수 없다. 지난해 7월 감사원이 중진공 수사 참고자료를 검찰에 보내면서 수사는 본격적으로 시작됐지만, 감사원서 보낸 참고자료에 최 의원의 이름이 빠져 의혹을 낳았다.
 


당시 감사원은 “누군가의 청탁을 받고 자격이 안 되는 사람을 뽑았다”며 박 전 이사장에 대한 수사 필요성만 기재해 검찰에 넘겼다.

검찰 또한 박 전 이사장의 “청탁은 없었다”는 주장과 감사원 참고자료를 수용, 최 의원을 간단히 서면조사한 뒤 무혐의 결론을 내렸다. 결론적으로 인사 청탁을 했다는 최 의원은 수사선상서 제외된 반면, 청탁을 받은 중진공 관계자들만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도마에 오른
검 수사 의지

이는 지난해 12월경 임채운 현 중진공 이사장이 검찰수사를 앞둔 중진공 인사총괄 권모 실장을 회유하려는 녹취록이 공개된 이후 시점이라는 측면에서 정부 실세의 눈치를 본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당시 녹취록에는 임 이사장이 권 실장에게 “감사원 보고서에 나온 것만 진술해라” “최(경환)가 힘이 있어야 우리를 지켜준다. 최 부총리가 살아야 한다”는 등 최 의원이 관여된 정황이 드러나 있다. 그럼에도 검찰은 박 전 이사장과 인사총괄인 권 실장만 재판에 넘긴 상태다.

박 전 이사장이 말을 바꿈에 따라 검찰은 최근 중진공 취업 청탁 의혹과 관련해 재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사건을 맡고 있는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해당 사건을 형사1부에 배정, 최 의원의 부당 지시에 대한 진위 확인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검찰 측은 “박 전 이사장의 증언의 진위 여부 등을 수사기록과 함께 면밀히 검토 하겠다”라며 “추가수사의 성격으로 이해해 달라”고 밝혔다.

국감서도 중진공 취업 청탁 의혹이 도마 위에 올랐다. 특히 기획재정위원회(이하 기재위) 국감에선 여야가 국감 시작 직후부터 30분간 팽팽한 설전을 펼쳤다. 더민주 박광온 의원은 “박 전 이사장이 그동안 해온 진술을 번복하고 최 의원의 인사 청탁 사실을 증언했으나, 최 의원은 (지난해) 9월 기재위 국감과 10월 본회의 대정부질문서 인사 청탁 사실이 없다고 일관되게 말했다”며 위증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진공 취업 청탁 논란되다 조용
미르에 집중…서별관도 물 건너가

국민의당 박주현 의원은 “외압과 관련해 (최 의원) 출석도 안 된다고 하는데, 최순실·최경환 두 최씨는 ‘언터쳐블(untouchable)’인가”라고 비꼬았다. 또 “미르·K스포츠재단이 기재부로부터 지정기부금단체 지정을 받을 당시 기재부 장관이 친박인 최 의원이었기에 의혹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국감에서는 청년유니온, 민달팽이유니온, 청년광장, 청년참여연대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대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 의원과 관련해 철저한 수사를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펼쳐지기도 했다.

최 의원은 지난 9월 초에 있었던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 청문회’, 일명 서별관 청문회의 증인 명단에도 빠져 한차례 논란이 된 바 있다. 그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2000억원을 지원하도록 결정한 청와대 서별관 회의의 핵심 참석자 중 한 명이다.

홍기택 전 산업은행 회장은 이와 관련해 결정권은 청와대와 기재부, 금융당국이었으며 산업은행은 들러리 구실만 했다고 진술한 상황이다. 당시 기재부 장관이자 경제부총리였던 최 의원이 출석하는 것은 당연해 보였다.

그러나 최 의원과 안종범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증인 채택에 여당이 강력하게 반대하면서 출석은 없던 일이 됐다. 결국 강만수 전 경제부총리,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 민유성 전 KDB산업은행 회장 등이 출석한 상황서 이틀간 청문회가 진행됐고, 익히 알려진 것처럼 ‘맹탕’ 청문회라는 오명 하에 흐지부지 마무리됐다.

역시 친박좌장
정권 끝나면?

이에 국감 때 야당 측에서 해당 문제에 대한 지적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의 비선 실세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미르·K스포츠재단에 야당의 화력이 집중되면서 서별관 회의 이슈는 잠잠해지는 모습이다.

지난 5일에 있은 기재위 국감에서 몇몇 의원들이 조선·해운업계 구조조정에 대한 계획을 물었을 뿐, 의혹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다. 과연 오는 12일로 예정된 기재위 국감서 서별관 회의 문제가 본격적으로 거론될 것인지, 아니면 이대로 관심에서 멀어질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물류대란' 국감 쟁점들
고개 숙인 회장님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로 세계 물류대란이 일어난 것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과했다.

조 회장은 지난 4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의 산업은행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 여야 의원들로부터 대주주 책임론, 알짜재산 빼돌리기 의혹 등에 대한 집중 질문을 받았다.

당시 조 회장은 ‘현재 상황에 대해 대주주로서 어떻게 생각을 하는가’ ‘국민과 한진해운 임직원들에게 할 말은 없는가’ 등의 질문이 쏟아지자 연신 고개를 숙이며 “굉장히 죄송하고 깊이 사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 40년간 한진해운은 세계 7위 선사, 태평양 노선에서는 세계 3위권 선사로 올라섰지만 최은영 전 회장이 경영을 맡았던 2009∼2014년 사이 경영이 부실해졌다”며 “한진해운이 가졌던 네트워크와 영업권 등을 제가 인수해 다시 궤도에 올려놓으려 했지만, 그것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국민과 종업원에 대해 깊이 사죄를 올린다”고 말했다.

다만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법정관리 신청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을 전했다. 대형 글로벌 선사들과의 저가 운임 치킨게임에 밀려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한진해운 회생을 위해 대주주인 대한항공과 그룹 계열사 등이 최선의 지원을 다했으며 한국 해운 산업의 미래를 위해서는 한진해운을 살려야 한다는 의견도 함께 피력했다.

‘현대상선과 달리 한진해운의 회생 노력이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조 회장은 “현대상선은 자회사인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갖고 있었지만, 한진해운은 자회사가 없었고 파산 직전이었기 때문에 한진그룹이 인수해 2조원 정도의 자금을 투입했던 것이고, 살리려는 노력은 현대상선 이상으로 했다고 본다”고 답했다.

한진그룹 내 육상운송 계열사인 ㈜한진이 자금 지원을 명목으로 한진해운이 보유한 해외터미널과 영업권 등 알짜재산을 빼돌렸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당시 자금이 급했고 한진해운이 보유한 터미널을 매입하려는 곳은 없어 강매하다시피 ㈜한진이 떠맡게 됐던 것”이라고 부인했다.

‘한진해운을 살리길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내가 답할 입장은 아니지만, 누가 경영을 하든 국가 해운업을 위해서는 살려야 한다”며 “빠른 시일 내 회생을 시킨다면 한진해운이 보유한 영업망과 네트워크 등의 무형자산의 보존이 가능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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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