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점집 굿판 느는 이유 살펴보니

성수기 맞은 굿판 “판돈을 키워라”

2011년 신묘년을 맞아 일년의 운세를 보려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바빠지고 있다. 철학원, 역술원, 사주카페,타로카페 등등, 사주를 풀어보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 중에서도 연초 사람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끌어당기는 것은 신 내림을 받은 무속인이 운영하는 점집이다. ‘신점’으로 본 사주가 가장 믿을 수 있고, 신 내림을 받은 지 얼마 안 된 무속인이 신통하더라는 소문의 영향인 듯하다. 이 같은 이유로 연초 점집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무속인들은 성수기를 맞아 무조건 부적이나 굿을 강요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무속인의 말을 100% 맹신하는 것은 아니지만 좋지 않은 소리와 함께 굿을 하라는 말을 들은 손님들은 대부분 무리를 해서라도 굿판을 벌이는 경우가 많다. <일요시사>는 연초 점집에 굿판이 느는 이유를 취재했다.

문지방 닳도록 오가는 손님들, 일단 “부적 써!”
걸핏하면 “굿해야 한다” …찜찜해서 굿판 벌여

알 수 없는 미래에 대해 궁금해 하는 것은 남녀노소, 지위여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비슷하다. 때문에 매년 초가 되면 많은 사람들은 일 년 간 자신의 운세를 알아보기 위해 저마다의 방식으로 발품을 판다.

철학원, 역술원, 사주카페, 타로카페, 점집 등을 비롯한 운세풀이가 가능한 여러 곳 가운데 점집은 사주와 운세를 보는 사람들의 절대 지지를 받고 있다. 소위 말하는 ‘신내림’을 받은 무속인이 기본적인 역리학과 신점을 이용해 운세풀이를 해줌으로써 비교적 정확도가 높고, 만족할 만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1년 운세가 궁금해

이와 관련 한국의 공식적인 점 시장 규모는 2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전국에서 활동하는 역술인, 무속인의 수는 30만 명 이상이라는 게 관련단체의 설명이다. 이 밖에 연초에 인터넷 포털사이트를 통해 점을 보는 사람은 300만 명을 넘고 1년 동안 점을 보는 연인원은 1억20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는 예년에 비해 사주나 신년운세를 보는 사람이 더욱 많아졌고, 연령대와 상담내용 또한 상당한 변화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고객은 40~50대 여성으로 변함없지만 30~40대 남성 직장인들의 상담비율이 거의 2배 이상 증가했고, 20대 여성과 20대 중반 남성들의 방문 상담도 30%가량 많아진 것.
신년운세 상담내용을 살펴보면 남성 직장인들은 자신의 사업운과 재물운에 대한 상담을 주로 받고 있으며 여성 주부들의 경우에는 가족의 안녕과 남편, 자식들의 운세에 집중하는 편이다.

때문에 일부 무속인들은 점집을 찾는 사람들의 이런 특색을 노려 ‘한탕주의’를 표방하기도 한다. 실제 일 년 전체를 놓고 봤을 때 연초에 사람들이 점집으로 몰리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이때 말로 손님을 잘 구슬리기만 하면 최소 몇 십만 원의 부적을 쓰거나 몇 천만 원을 호가하는 굿판을 벌여 한 몫 단단히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980년대 우리나라 최대의 점성촌으로 불렸던 미아리 ‘ㅁ’철학관 최모 역술인은 “과거 시각장애 역술인들의 영역이었던 ‘미아리 점성촌’에 역리학을 공부한 일반인과 신 내림을 받은 무속인들이 하나 둘 모여들면서 ‘미아리 점성촌’만의 특색을 잃었다”면서 “시각장애인들이 역리학을 바탕으로 학문적 입장에서 손님들이 사주팔자를 풀이하는 것과 달리 무속인들 역시 역리학을 바탕으로 두고 자신이 모시는 신을 불러 ‘신점’과 함께 풀이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발걸음이 더욱 몰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게다가 무속인들에게는 부적과 굿이라는 무기가 있지 않나. 때문에 우리 같은 영세 철학관은 점점 문을 닫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연말과 올 초 세 차례 점집을 찾았다는 김모(49·여)씨는 일부 점집의 굿 권유 행태에 대해 말을 보탰다. 
김씨는 “용하다고 소문난 점집 세 곳을 찾았는데 올해 운세가 모두 다르게 나왔다. 첫 번째 집에서는 남편의 바람기가 의심된다며 부적을 권했고, 두 번째 점집은 올해 운세를 좋게 점쳤다”면서 “마지막 점집이 관건이었다. 전체적인 가족 운세가 좋지 않아 조상의 한을 풀어야 한다며 굿을 권유했는데 700만원부터 1000만원, 2000만원짜리 등 다양하게 진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무속인의 말에 아무 의심 없이 굿판을 벌이고 부적을 쓰는 것일까. 김씨는 이 점에 대해 “찜찜해서”라고 답했다. 좋지 않은 소리를 듣고 가만히 무시하자니 자꾸만 마음에 걸려 뭔가라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는 것.

손님들의 이 같은 생각을 간파한 듯 타깃을 정해놓고 상습적으로 굿판을 벌인다며 돈을 뜯어냈다가 경찰에 적발되거나 실형을 선고받은 무속인도 상당수다.
지난 1월에도 “굿하면 효과”를 본다며 7차례 굿판을 벌여 4억여원을 뜯어낸 무속인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3단독 손병준 판사는 집문제와 친구에게 빌려준 돈을 받아낼 수 있다고 속여 거액을 뜯어낸 혐의로 기소된 무속인 이모(36·여)씨에게 징역 1년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피해자 A씨는 서울 논현동의 모 아파트에서 월세로 살다가 2008년 3월 집주인이 전세로 바꾸자고 하자 친구에게 빌려준 4억 원을 급하게 돌려받으려는 계획을 세우던 중 청담동에서 영업 중이던 이씨를 찾아갔다.

이때 이씨는 “굿을 하면 떼인 돈을 받을 수 있고, 집도 문제없이 계약할 수 있다”고 말했고, A씨는 그를 믿고 굿판을 벌였다. 하지만 여전히 돈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고 A씨는 그때마다 이씨를 찾아갔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한결같았다.

결국 A씨는 “삼세 번 굿을 해야 돈을 받을 수 있다”는 이씨의 말에 총 7차례나 굿을 했고, 4억3600만원의 손해를 입었다.
4억원을 돌려받을 방법에 대해 상담하러 갔다가 그 보다 많은 돈을 갈취당한 A씨는 뒤늦게나마 이씨를 고소했고, 이씨는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같은 달 또 다른 무속인 김모(51·여)씨는 한 사람에게 총 177억원을 가로채 초호화생활을 하다가 경찰에 구속되기도 했다. 

지난 2007년 12월 종합병원 경리과장으로 재직 중인 최모(53·여)씨는 남편이 다치고 부모의 건강이 악화되는 등 집안에 우환이 계속되자 무가지에서 ‘용한 점쟁이 선녀만신’이라는 광고를 보고 김모(51·여)씨를 찾아갔다.

이에 김씨는 천도제 기도비 등의 명복으로 돈을 요구했고, 최씨는 가족을 위해 전 재산 5억원을 바쳤다. 이후에도 김씨는 계속해서 천도제와 가족의 건강 등을 빌미로 돈을 요구했고, 최씨는 자신이 일하는 종합병원의 공금에 손을 대기 시작해 3년간 172억원을 김씨에게 전달했다.

무속인 사기사건 ‘펑펑’

이와 관련 윤모 역학사는 “일부 무속인들의 행태를 일반화시키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점집 같은 경우 대부분의 장사를 연초에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 정월 손님을 잡지 못 하면 한 해 동안 파리를 날리는 셈”이라면서 “때문에 연초를 성수기로 바짝 손님몰이를 하는 경우가 있기도 하겠지만 무조건 굿을 강요하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실제 굿이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는 굿을 통해 더 큰 화를 막을 수도 있으니 굿을 나쁘게만은 볼 수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지방에서 점집을 운영하고 있는 모 무속인은 “내 주변에는 아무런 악재도 없는 사람에게 굿을 하라고 강요하는 무속인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굿의 필요성이 있는 사람들에게 판돈을 부풀려 부르기는 한다”고 말했다.

점집이 워낙 한 철 장사이기 때문에 돈을 벌 수 있을 때 미리미리 벌어두지 않으면 한해살이가 힘든 무속인들이 많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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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