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는 '정우택 대망론' 집중해부

'반기문 변수' 넘어 대권 잡는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정도령’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이 대권주자로서 주목받고 있다. 마땅히 치고 나가는 주자가 없는 당내 상황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 정 의원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소신을 유감없이 드러내는가 하면 각종 유의미한 사회활동 등을 소화하며 대권을 정조준하는 모습이다. 여권의 새로운 대안으로 뜨고 있는 정 의원에 대해 <일요시사>가 속속들이 파헤쳐봤다.

“꿈이 있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새누리당 정우택 의원의 좌우명이다. 이는 존 에프 케네디 미국대통령이 제시한 비전이기도 하다. 39세에 공직서 나온 정 의원은 한국의 케네디를 꿈꾸며 정치권에 뛰어들었다. 정치인으로서의 탈바꿈 이후 정·관가를 넘나들며 입지를 다져온 그는 오랜 시간 염원해온 꿈을 실현하기 위해 준비에 들어갔다.

‘청지기’ 정도령
대권까지 직행?

최근 정 의원은 복수의 언론과의 인터뷰서 차기 대선 출마를 시사했다. 여의도에 새로 사무실을 내며 출마 준비에 나선 것이다. 오는 9, 10월 출마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란 말도 했다. 현재 정 의원은 제반상황을 다각도로 검토하며 주변인들의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도 나쁘지 않다. 김무성·오세훈·유승민 등 비박(비 박근혜)계 대선주자들은 이번 8·9전당대회를 통해 대선행보에 타격을 입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남경필·원희룡·홍준표 등 광역자치단체장 대선주자들은 출마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또한 출마를 암시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빨라야 내년 1월에야 출마선언이 가능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반 총장은 국내정치 경험이 없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받고 있다. 언론에 거론되고 있는 대권주자들 대부분이 비박계라는 점도 범박(범 친박계)으로 분류되는 정 의원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정가에선 정 의원이 내년 대선에 있어서 태풍의 핵이 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상황이 유리하다는 점뿐만 아니라 개인 역량에 있어서도 충분히 자격이 있다는 것이다. 정 의원은 김대중정부 시절 해양수산부장관을 역임한 이후 충북도지사, 그리고 국회의원 등 이른바 ‘트리플크라운’이라는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또한 새누리당 최고위원과 제19대 국회 후반기 정무위원회 위원장까지 역임했다.

특히 충청에서만 4선(제15·16·19·20대)을 지낸 그는 김종필(JP) 전 국무총리를 잇는 충청의 차기 맹주로 통한다. 때문에 충청대망론이 나올 때면 어김없이 1순위로 정 의원의 이름이 거론되는 상황이다. 정 의원 또한 그런 지역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평소 가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복수의 언론으로부터 출마 여부에 대한 질문을 받을 때면 “내가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사회적 분위기가 된다면 소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대권행보를 암시하고 있다.

그의 정치 인생은 다른 대선주자들과 차별화된다. 알려진 대로 정 의원의 선친은 정운갑 전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고향인 충북 진천서 4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10대 국회까지 5선을 했으며, 이승만정권 당시 농림부장관(13대)에 임명되는 등 정계 거물이었다.

비박계 줄줄이 타격, 주목받는 ‘정풍’
당내 경제·정책통, '공정경제' 띄운다

지난 1979년 9월 당시 신민당 김영삼 총재가 법원으로부터 직무정지를 당하자 정 전 의원은 총재직무대행 자격으로 당을 이끌기도 했다. 유년시절 정 의원은 그런 선친을 통해 정치를 보고 배웠다.


그러나 그의 정치인생이 순탄했던 것만은 아니었다. 정 의원은 4선 의원이 되기 위해 지난 14대 총선, 17대 총선 때 낙선의 쓴맛을 봤다. 제5회 지방선거에서 낙선해 충북지사 연임에 실패하기도 했다.

지난 2011년에는 8개월간 택시기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3번의 낙선은 뼈아팠지만, 그를 더욱 단단하게 만든 계기가 됐다. 그는 지난 1999년 자신의 에세이집을 통해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사람들과 그들이 내게 준 가르침은 나의 실수와 실패 속에서 다가왔다. 나는 내 실패를 사랑한다. 실패가 없었다면 오늘의 나도 없었을 것이기 때문”이라며 소회를 전했다.
 

그는 또 다른 대선주자인 같은 당 유승민 의원과 함께 당내 경제전문가로 통한다. 정 의원의 친형인 정지택 두산중공업 부회장의 권유로 정치에 입문하기 전까지 경제기획원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다.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를 딴 이후 하와이대학교 대학원에 진학해 경제학박사를 딴 석학이다.

최근 정 의원이 대표로 국회 연구단체 ‘미래성장 경제정책포럼’을 창립한 일은 경제통으로서의 그의 전문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라 할 수 있다.

당시 정 의원은 “포럼의 창립 목적은 경제활성화가 최우선”이라며 “여야 의원은 물론 원외 경제전문가까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현실적이고도 효과적인 정책을 개발하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복수의 언론은 해당 포럼을 두고 향후 정 의원의 싱크탱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경제기획원 출신
경제전문가 정평

그는 낙수경제, 분수경제 등을 외치는 다른 경제전문가들과는 달리 ‘공정경제’를 주장한다. 방법론적으로 재벌의 낙후된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가 하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 조세의 공정성 회복 등을 골자로 한 공정성장론과 닿아있다. 능력이 되는 사람에게 균등한 기회를 주는 포용적 제도를 활성화하는 데에서 해법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관, 도지사 등을 두루 거치며 쌓아온 행정과 정책을 아우르는 역량과 경험은 그의 최대 강점 중 하나다. 그는 지난 2001년 해양수산부 장관으로 정책 경험을 쌓았다. 충북도지사 시절 ‘경제특별도’를 기치로 SK하이닉스를 비롯한 170여개 기업에서 24조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해내 성공한 자치단체장이란 평가도 들었다.

이렇듯 정책에 대한 그의 전문성은 여의도서도 빛을 발했다. 자민련서 4년간 정책위의장을 맡아 활약했으며, 19대 국회 당시 정무위원장으로 활동할 때는 법안 하나하나를 챙기는 모습도 보였다. 이렇듯 중앙-지역, 관가-정가를 넘나들며 지난 20여년 넘는 시간 동안 쌓아온 경험들이 그의 대권행보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다.

청년 일자리 문제는 정 의원이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 중 하나다. 청년지킴이의 줄임말인 ‘청지기’는 정 의원이 가장 좋아하는 별명이기도 하다(정 의원은 충북 청주시 상당구를 지역구로 하고 있어 청주지킴이를 의미하기도 한다).

지역 분위기 조성
수도권도 시간문제

최근 정 의원은 전국 대학교를 돌며 청년 창업 토크 콘서트를 열고 있다. 현장서 그는 “일자리 창출이야말로 이 땅의 정치인들에게 부여된 가장 시급하고도 중요한 책무”라며 “나의 작은 발걸음이 창조적인 청년 창업 환경을 조성하고 청년 창업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힘줘 말하고 있다.


정 의원은 새누리당에 ‘일자리 100만개 창출 특별위원회’구성과 ‘청년고용촉진특별법’의 전면 재정비 및 조속한 처리를 제안하는 등 청년 문제를 풀기 위해 다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지난 4·13 총선 당시 공약으로 청년 일자리 정보를 제공하는 ‘청년 희망 통합시스템’ 도입, 맞춤형 도심재생 청년창업지구 조성을 약속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 참패의 원인이 20~30대 지지자들의 외면이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정 의원의 ‘청지기’ 행보는 그를 여당 내에서 차별화된 대선주자로 만들 수 있는 대목이다.

무엇보다 그의 활동이 공허한 외침으로 끝나지 않아 의미가 크다. 정 의원은 지난달 25일 창업진흥원의 법정기관화를 골자로 한 ‘중소기업창업지원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해당 개정안에 대해 “세계 주요 국가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창업을 국가 어젠다로 설정할 만큼 창업지원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며 “창업진흥원의 법정기관화가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개정안은 창업활성화를 위한 정책의 조사연구 및 평가관리, 창업기업의 해외진출 지원과 외국인 국내창업 지원, 창업 촉진을 위한 지원시설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창업 기본 환경 조성 및 운영·지원을 통해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자는 게 정 의원의 생각이다.

장관-지사-의원 ‘트리플크라운’ 이력
남겨진 반기문 숙제, 정면 돌파 시사

뿐만 아니라 정 의원은 차세대 보안리더 양성 프로그램(Best of the Best, 이하 ‘BoB’)을 지원하는 K-BoB 시큐리티 포럼 상임고문을 맡아 교육생 지원에 앞장서고 있다.


BOB프로그램은 지난 2012년부터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정보기술연구원(원장 유준상)이 정보보안 분야의 우수한 재능을 갖춘 청년들을 선발해 국보급 보안인재로 양성하는 프로그램이다. 벌써 5기를 맞은 BOB프로그램은 최근 차세대 보안리더 140명의 교육생을 모집해 발대식을 갖고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지난달 말, 정 의원은 이들 140명을 대상으로 ‘혁신’이라는 주제의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이 자리서 “사회의 주요 문제로서 청년실업문제, 정당의 혁신, 사회통합의 저하, 기업 수익성 및 잠재성장률 악화, 부정부패, 저출산·고령화 등을 지적하며 이같이 사회현상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계파에서 비교적 자유롭다는 평가도 정 의원의 대선 길을 밝히는 요소 중 하나다. 비록 범박계로 분류되지만, ‘개혁 보수’ ‘따뜻한 보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비박계를 아우를 수 있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힌다.
결국 반기문이란 암초를 어떻게 뛰어넘느냐가 정 의원에게 남겨진 숙제다.

같은 충청이 지지 기반인 반 총장은 각종 여론조사서 지지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정현 의원의 당대표 당선은 반 총장의 대권행보에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이 대표가 <슈퍼스타K> 방식의 경선 안을 제시한 것도 반 총장을 대선후보로 만들기 위한 사전정지작업이 아니냐는 말이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JP 잇는 맹주
변수는 반기문

정 의원은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이 대표의 당선으로 반기문 대망론이 나오고 있다’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어느 계파의 출신이 당대표가 됐다고 해서 누가 (대선에서) 유리하고 불리하다고 할 수 없다”라며 “(만약 대선 과정에서) 계파 유불리가 작용한다면 뚜렷한 목소리를 낼 것”이라며 정면 돌파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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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