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30] 새누리 당권 전쟁 중간점검

‘친박 vs 비박’ 누가 잡아도 쪼개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새누리당 전당대회가 3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당권을 두고 후보자간 본격적인 레이스가 펼쳐질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향방은 이전과는 차이가 있다. 앞서의 전대가 기싸움이라면 지금의 전대는 철저한 눈치싸움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다.

이번 새누리당 전당대회(이하 전대)는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4·13총선 참패는 새누리당의 위기의식을 고취시켰다. 정권이 교체될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가 당내에서 들려온다. 누가 당권을 잡느냐는 이런 ‘대선위기론’의 중요한 터닝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일요시사>는 한 달 앞으로 다가온 전대를 점검해봤다.

대선위기론
전대에 영향

전당대회준비위원회(이하 전준위) 구성을 마친 새누리당은 본격적인 전대체제에 돌입했다.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이하 혁신비대위)는 앞서 회의에서 오는 8월9일 열리는 전준위 구성을 의결했다. 위원장에는 박명재 사무총장이 임명됐다.

그 과정에서 친박-비박은 한차례 격돌했다. 권성동 당시 사무총장의 사퇴를 두고 비박(비 박근혜)계는 “친박(친 박근혜)계가 무리하게 (권 사무총장) 사퇴를 주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친박계는 “비박계가 모든 걸 친박 탓으로 돌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결국 권 당시 사무총장이 자진사퇴하면서 갈등은 일단락됐다.

그러나 불똥은 새로운 곳으로 튀었다. 권 전 사무총장이 자신의 사퇴 조건으로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의 동반퇴진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비박계에서도 같은 주장을 내놨다. 당내 여성 최다선이자 비박계인 나경원 의원은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권 사무총장 사퇴가) 국민의 생각과는 괴리가 있는 것 같다. (권 사무총장 사퇴 같은) 자연스럽지 않은 일이 자꾸 반복되면서 아직도 새누리당이 정신 못 차렸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들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사무총장을 임명하지 않고 부총장(김태흠 의원)이 대행하는 체제는 맞지 않다”며 “빨리 후임 사무총장을 인선하고 한 달 동안 전대를 잘 치르는 수순으로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박계 강성으로 분류되는 김 부총장이 전대를 준비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한 움직임이었다.

결국 김 부총장도 사퇴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앙금은 남아있었다. 김 부총장은 사퇴를 알리는 입장문을 통해 “내가 부총장직을 유지함으로 전대 준비 과정에 공정성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면, 당의 화합과 발전을 위해 부총장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도 “전대 일정, 지도체제 개편 등의 핵심 사안들을 당내 비대위원들 주도로 결정해놓고 모든 것에 친박계의 음모가 있는 것처럼 몰고 갔다. 이는 이율배반적”이라고 쏘아붙였다.

권성동·김태흠
동반 사퇴하기로

두 사람의 동반 사퇴로 계파 갈등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그러나 뇌관이라고 할 수 있는 ‘지도체제’와 ‘모바일 사전투표’가 오는 6일 의총에서 논의될 예정이어서 갈등이 재점화될 여지를 남겨뒀다.

지도체제는 당권의 향방을 가를 중요한 요소다. 현재 비박계는 ‘단일지도체제’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는 반면 친박계는 ‘집단지도체제’를 고수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집단지도체제는 당대표보다 최고위원회의에 더 많은 힘을 실어주는 시스템이다. 당대표의 전횡을 막을 수 있다는 점,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의사결정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민주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이번 4·13 총선을 통해 드러났듯 ‘봉숭아학당’ 식의 파행을 거듭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단일지도체제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 이유다. 이에 혁신비대위는 단일지도체제를 의결했는데, 친박계는 최근 수용불가 자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비박계는 이런 친박계를 두고 전대에서 유리한 구도를 만들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한다. 즉 단일지도체제로 전환될 경우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선거가 분리돼 시행된다. 당원들의 투표권도 1인1표가 된다. 다수의 후보가 난립하고 있는 친박계 입장에서는 그만큼 불리해질 수 있는 것이다.

해당 단일지도체제는 이미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과 정진석 원내대표, 그리고 김무성 전 대표가 모여 합의를 본 사항이다. 앞서 지난 5월 말 세 사람이 만난 자리에서 “의총에서 (집단지도체제를 바꿔야 한다는) 얘기가 나왔다”고 정 원내대표가 말을 꺼내자 최 의원은 “맞다. 그거(집단지도체제) 고쳐야 된다. 나도 그거 고치는 것에 찬성”이라고 했고, 김 전 대표도 “그거(집단지도체제) 손 봐야 되겠다. 지금의 체제를 계속 유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의견이 모아졌다는 것이다.

전준위원장에 박명재 임명전대 가시화
‘단일’이냐 ‘집단’이냐 지도체제 두고 논란

그러나 최근 최 의원을 위시로 친박계에서 입장을 선회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최 의원과 유기준, 홍문종, 정우택, 한선교 의원 등 친박계 중진 5인, 김재원 청와대 정무수석이 회동을 갖고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이다.

이에 정치권에서는 최 의원의 당대표 출마가 이러한 공감대를 불러온 핵심요소라고 보고 있다. 즉 최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최대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는 주장이다.

최 의원은 아직 출마를 공식화하지 않았다. 당초 출마가 유력했으나 최근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총선 책임론에 대한 당내 여론이 좋지 못하다는 게 이유다. 최근 사석에서 불출마 얘기를 꺼내는 것도 이러한 점이 작용했을 것이란 해석이다. 그러나 공식적으로는 불출마를 선언하지 않고 있어 언제든 출마할 수 있다고 정치권은 내다본다.
 

만약 최 의원이 출마를 선언하면 기존의 이정현, 이주영 의원과의 교통정리가 필요하다. 또한 홍문종 의원이 최근 TBS라디오에 출연해 “출마를 생각하고 있는데 정치인이라는 게 자기가 출마 의사를 갖는다고 해서 모든 게 다 실행에 옮겨지는 건 아니다”라며 “아직 선언을 못하고 있지만 출마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고 말해 구도는 더욱 복잡해졌다.

최경환·홍문종
물밑협상 있었나?

이와 관련해 최 의원과 홍 의원간 진로에 대한 대화가 있었는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다시 말해 홍 의원이 당권 도전 의사를 보였으니, 최 의원은 대권 도전으로 가닥을 잡을 것이란 예상이다. 이에 최 의원이 홍 의원의 당권을 위해 물밑에서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중이다.

비박계도 상황이 복잡해졌다. 앞서 정병국 의원 단일 후보로 의견이 모아지는 듯 했으나, 김용태 의원이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의원은 최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근혜정부의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수직적 당청관계를 근본적으로 고치겠다”며 “삼권분립의 헌법적 가치와 당헌·당규를 훼손하는 외부 또는 당내 특정 세력의 자의적 당권 개입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당대표 후보군 가운데 출마를 공식 선언한 인사는 김 의원이 처음이었다.

김 의원은 연일 혁신의 메시지를 던지며 자신을 어필하고 있다. KBS라디오에 출연해 “(권 전 사무총장은) 사실 교체될 아무런 이유가 없었다. 바로 이런 것들이 특정 계파가 당을 좌지우지한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고 친박계를 겨냥했다. 이어서 그는 “이번 전대에서 당이 선출되지 않은 권력으로부터 좌지우지 되는 것을 막고 공당으로서의 면모를 복원하는 것, 그것을 혁신의 1호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친박 후보 난립…최경환 시그널 기다리나
기존 정병국에 김용태 가세 “판 커졌다”


비박계 후보군 중 또 다른 한 축인 정병국 의원은 곧 출마를 공식화할 것임을 알렸다. 부산의 한 호텔에서 개최된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최종 세미나’에 참석한 정 의원은 기자들에게 “전대에 대한 마음의 준비는 돼 있고 뜻도 모아졌다 생각한다”며 “다만 전대 일정과 룰이 확정되는 시점에 이야기하겠다”고 전했다.

김 의원과의 교통정리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이에 정 의원은 “전대는 누구나 뜻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나와야 하고, 그 과정에서 생각과 가치관이 같다면 함께 뜻을 모을 수 있다”고 말해 연대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일각에서는 김무성 전 대표가 정 의원의 당선을 위해 전폭적 지원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 있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양상은 최 의원의 지원을 받는 홍 의원과 김 전 대표의 지원을 받는 정 의원간의 양자 구도로 전개될 수 있다.

최근 모바일 사전투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새누리당 지도부는 오는 의총에서 해당 투표 도입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이에 계파간 유불리에 대한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젊은 당원의 투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이라는 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비박계에 유리한 방식이라는 해석이 많다. 대리투표를 사전에 얼마나 예방할 수 있는가가 최대 논쟁거리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에 유리한
모바일 사전투표

그러나 아직까지 친박계가 당 주류라는 측면에서 우세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의석수 129석 중 70여석이 친박계로 분류된다. 지난 공천과정에서 비박계 의원들이 상당수 탈락해 원내를 기준으로 보면 비박계가 열세인 게 사실이다.


물론, 변수는 존재한다. 70여석 중 지역구 의원이 아닌 비례대표의 비중이 높아 투표권을 갖는 대의원, 당원들을 끌어 모으는 데 한계가 있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친박계 내에서도 ‘진박 마케팅’의 실패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어 판세는 언제든 바뀔 수 있다. 무엇보다 박근혜정부가 임기 말로 치닫고 있는 상황에서 표심이 미래 권력으로 향할 수도 있다. 결국 당권 후보들이 남은 한 달 동안 어떤 리더십을 보이느냐가 승패를 가를 관건이 될 전망이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정현 ‘보도 개입’ 논란
“비판 보도 빼 달라”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때 아닌 복병을 만났다.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KBS 보도에 이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다.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해경 비판 보도를 하지 말라고 압박한 전화 통화 내용의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지난달 30일 공개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통제 증거 공개에 대한 언론단체 입장’이라는 자료에는 이 의원이 김 국장에게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 “하필이면 (박근혜)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 등의 말을 한 것으로 나와 있다. 이에 이 의원의 당권 행보에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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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