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오발 ‘친이당’ 로드맵

‘대권 도전’ MB 가신들 뭉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친이계 좌장’ 이재오가 움직였다. 그는 최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창당을 시사했다. 전공인 ‘개헌’을 전제로 한 ‘중도 신당’이 바로 그것. 앞서 그는 친이(친 이명박)계 전현직 의원 20명과 만나 창당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임을 알렸다. 최근 정치권에서 불고 있는 ‘중도’ 바람에 합류하는 모습. ‘제4지대’ 창조에 나선 정의화 전 의장과 안철수·유승민 등 여타 중도 성향 인사들과의 셈법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017년으로 예정된 제19대 대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에서는 정계 개편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다수의 전현직 의원들이 군불을 지피는 중이다. ‘중도’는 이들을 하나로 묶는 매개체로 작동하고 있다. 한때 ‘왕의 남자’라 불렸던 이재오 전 의원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정치권에서 부는 개헌론 바람에 오랜 침묵을 끝마친 그는 ‘중도 신당’이라는 구체적인 청사진까지 제시한 상태다.

개헌론 바람에
침묵 깬 이재오

이 전 의원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에 출연해 정치 활동을 재개할 것임을 알렸다. 그는 앞으로의 활동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다음 정권부터는 새로운 헌법에서 새로운 정치 체제로 나라를 만들어보자는 국민의 동의를 받기 위한 개헌 추진 국민운동을 하거나, 아니면 개헌을 전제로 한 정당을 만들기 위해 내 정치적 노력을 하려고 한다.”

그를 깨운 것은 최근 정치권에 불고 있는 '개헌 바람'이다. 여야를 초월해 개헌에 공감하는 의원들은 최근 목소리를 높이며 그 필요성을 부르짖고 있다.


단적으로 새누리당에서는 친박(친 박근혜)계를 중심으로 이원집정부제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등 야권에서는 의원내각제·이원집정부제·대통령 4년 중임제 등 다양한 모델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대체로 정부 형태를 어떻게 바꿔야 할지에 대한 논의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알려진 대로 이 전 의원은 대표적인 개헌론자다. 더민주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과 함께 19대 때까지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을 주도적으로 이끌기도 했다.

그는 복수의 언론 인터뷰는 물론 시민단체 포럼에서도 개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유감없이 말하는 사람 중 한 명이다. 일례로 지난해 7월경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의 주최로 열린 ‘지방분권개헌원탁토론’에 참석한 이 전 의원은 “개헌은 블랙홀이 아니라 제왕적 대통령제가 현재 국가 경쟁력 장애요인 중 제일 큰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개헌은 블랙홀”이라고 말한 내용을 직접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후에도 이 전 의원은 지금의 5년 단임제가 제왕적 대통령제를 공고히 할 뿐 국가 발전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제왕적 대통령제
“이젠 바꿔야”

앞서 라디오에서 밝혔듯 이 전 의원은 향후 계획으로 ‘개헌 추진 국민운동’ 또는 ‘신당 창당’에 나설 것을 예고했다. 그런 그의 최근 행보를 보면 창당에 좀 더 무게를 두는 모습으로 비쳐진다.

지난달 31일, 이 전 의원과 친이계 전현직 의원 20여명은 만찬 회동을 가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내년 12월에 있을 대선 전까지 개헌을 기본으로 한 신당을 창당하겠다는 구상을 참석자들에게 전했다. 회동에 참석한 이들은 정병국·권성동 등 현역 친이계 인사들과 주호영·고흥길·진수희·최병국 등 전직 인사들로 모두 이명박정부 당시 요직에 앉아 있던 사람들이다.

 


무엇보다 해당 소식에 눈길이 가는 이유는 이 전 의원이 대선 후보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동아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회동 자리에서 “당을 만들어 후보도 상황에 따라 낼 생각”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정당은 정권 창출을 목표로 했을 때 생명력이 유지된다. 그간 정치권에서는 초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역사 속으로 사라진 정당들이 많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그리고 국민의당이 수권 정당으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 외연 확장에 신경 쓰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이 전 의원의 발언 또한 단발성에 그친 정당들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전 의원 본인이 직접 나설 뜻은 없음을 분명히 했다. 회동 자리에서 그는 “직접 공직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회동 참석자들의 만류도 있었다. 창당까지 가는 과정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정치 인생의 마지막으로 자신의 정체성에 맞는 중도 정당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의지가 강했다는 것이다.

정치권 개헌론에 잠행 풀고 활동 재개
친이계 회동서 “차기 대선주자 낼 것”

친이계 좌장의 창당 소식에 정치권은 속칭 ‘친이당’이 만들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놨다. 창당 계획을 최초로 알린 곳이 친이계와의 회동 자리였기에 더욱 그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을 위해 함께 동고동락하며 지낸 세월만큼이나 친이계의 유대는 끈끈한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이 전 의원은 친이당으로 불리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우리가 언제까지 이 전 대통령을 당선시키기 위해 인연을 맺었다는 이유로 하나로 묶여 있어야 하느냐”며 “나는 내 길을 갈 테니 부담을 갖지 말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친이계 재결집으로 비쳐지는 것에 일찌감치 선을 그은 것이다. 이는 확장성을 고려한 사전 포석으로 보인다. 만약 시작도 하기 전에 친이당으로 이미지가 굳어져 버린다면 여야의 중도 세력을 흡수하는 데 그만큼 제약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중도 신당을 위한 환경적 요건은 갖춰져 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4·13총선 때 공천을 받지 못하자 새누리당을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한 바 있다. 지난 3월2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연 그는 “불의한 권력에 배울 것이 없다”는 말을 남기고 친정을 떠났다.
 

최근 유승민 의원이 새누리당으로 복당했음에도 이 전 의원은 신청조차 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원은 “내가 복당시켜달라고 이야기할 그런 형편이 아니다”며 “그런 생각(복당)은 갖고 있지 않다”고 입장을 밝혔다. 즉 현재 이 전 의원은 당적이 없는 상태다.

창당에 무게
대선 후보도?

이 전 의원은 과거 민주화를 위해 활동한 적이 있어 중도 색채가 강하다. 박정희정권 당시 유신독재를 비판해 중앙정보부에서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공개석상에서도 “민주화운동으로 인한 옥살이 5번 중 3번을 박 전 대통령 시절에 겪었다”며 자신을 소개할 정도다. 지난 1990년 김문수, 장기표 등과 함께 진보 정당인 민중당 창당에 참여했으며 민중당 후보로 지난 14대 총선에 출마한 적도 있다.


지난 1994년 김영삼 대통령에 의해 민주자유당으로 전향한 이후에도 “나는 여전히 진보주의자”라며 “국가경영에서 건전한 진보주의자가 건전한 보수와 함께 나가야만 우리 시대의 과제인 분단을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혔다.

최근 국민의당 김경진 의원이 YTN라디오와의 인터뷰서 “이 전 의원을 친이계 인사라고만 이야기할 수는 없다”며 “이 전 의원의 경우 합리적인 보수 인사라고 볼 수 있는 여지가 충분히 있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 국민의당이 이 전 의원을 영입하려고 한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흘러나왔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대선을 도와달라”며 이 전 의원을 직접 찾아갔다는 기사가 종편을 통해 보도된 후였다. 국민의당 창당 전부터 “합리적 보수 인사는 끌어안겠다”고 밝혀온 안 대표였기에 가능성은 충분해 보였다.

이 전 의원과 안 대표의 인연이 과거 이명박정부 때까지 거슬러 올라간다는 점도 영입설에 무게를 실었다. 그러나 이 전 의원은 안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정의화 새한국의비전과 연대 가능성↑
친정 복귀 여부…정병국 당권에 달려

결국 향후 이 전 의원의 행보에 정치권의 관심이 모아진다. 그러나 ‘제4지대’에서 독자 세력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과연 어느 누구와 손잡게 될 지가 더욱 주목된다.


가장 힘을 받고 있는 것은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 손을 잡는 그림이다. 정 전 의장 또한 최근 사단법인 ‘새한국의비전’ 출범식을 갖고 제4지대 세력화에 나섰다. 그는 자신의 퇴임식에서 “정파를 뛰어넘어서는 미래지향적 중도세력의 ‘빅 텐트’를 펼쳐 새로운 정치 질서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고자 한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는데, 이는 중도를 표방하는 이 전 의원의 생각과도 일치한다.

또한 정 전 의장, 이 전 의원 두 사람 모두 개헌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측면에서 가능성을 높인다. 이 전 의원처럼 정 전 의장 또한 대표적인 개헌론자 중 한명이다. 지난 19대 국회에서 이 전 의원의 주도로 개헌 추진 국회의원 모임이 꾸려졌을 당시 정 전 의장은 개헌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냈다.

최근에 있었던 새한국의비전 창립 기념사에서도 “단임제를 선택했던 시기의 장기집권 우려는 사라진 지 오래고 이미 권력 집중 등 수많은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며 “개헌을 통해 단임제의 흠결을 보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의 생각과 정확히 일치하는 대목이다.
 

새한국의비전 발기인 명단에 이 전 의원과 가까운 친이계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는 점도 두 사람의 연대에 힘을 보태는 요소다. 새누리당 김용태·정병국 등 현역은 물론 여권의 정두언·조해진 전 의원 등 다수의 친이계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뿐만 아니라 함께 개헌에 적극적인 더민주 우윤근 전 의원의 이름도 포함돼 있다. 이들이 정 전 의장과 이 전 의원 사이의 소통창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정의화·이재오
개헌으로 단결

새한국의비전이 예상보다 바람을 못 일으키고 있다는 점도 연대를 예상케 하는 요소다. 당초 정치권에서는 정 전 의장과 더민주 손학규 전 고문,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합심해 새로운 정치결사체를 만들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온 바 있다.

그러나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지난 6일 라디오 방송을 통해 “손 전 고문에게 ‘정 전 의장과 제4세력에 함께 할 것이냐’고 물었더니 ‘함께 하지 않는다’고 확실하게 답변을 해서 처음으로 공개한다”고 전해 가능성이 희박해졌다. 유승민 의원의 경우 최근 새누리당 복당에 성공해 정 전 의장과의 정치적 연대는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이에 중도 신당을 내건 이 전 의원의 등장은 정치결사체를 생각하는 정 전 의장 입장에서 반가울 수 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금 제3지대에서 정 전 의장이 초당적인 신당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초당적인 것들에) 도전해볼 생각이 있나’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개헌 문제가 부상하면서 나에게 의견을 묻는 데가 여럿 있다”라며 “정 전 의장이 (개헌 등을 추진)하는 것도 좋다”는 입장을 전했다.

비록 이 전 의원이 새누리당 복당을 신청하지는 않았지만, 정치권에서는 신당을 통해 친정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향후 전당대회(이하 전대)를 통해 누가 당권을 잡느냐에 따라 충분히 복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당 대표 출마자들이 많으며, 실제로 이주영·이정현·정병국 의원 등은 이미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이 중 친박계는 이주영·이정현 의원 등 다수의 후보가 난립한 반면 비박계는 정병국 의원 단일 후보로 정리된 모습이다.

정 의원이 당선된다면 이 전 의원의 거취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비박계이자 이명박정부 당시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을 지낸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인 정 의원은 이 전 의원과 가까운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최근 이 전 의원이 신당 청사진을 내비친 자리에서도 정 의원이 참석해 있었다.

때문에 정 의원이 당권을 잡은 후 이 전 의원의 신당과 새누리당이 흡수·통합되는 시나리오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자민련·선진통일당 등 군소정당들이 새누리당과 합쳐진 사례만 봐도 가능성은 충분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 전 의원은 이달 초까지 개헌 추진과 창당을 위한 조직 정비로 바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지난 2014년에 출범한 ‘개헌추진국민연대’의 임원들과 만남을 갖고 향후 행보에 대한 조언을 들은 것으로 전해진다. 과연 ‘개헌전도사’의 신당은 언제,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 것인가. 이 전 의원의 다음 행보는 국회 개헌 특위 구성에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권성동 전격 사퇴 내막
전대 잡기 위해 내쳤나?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보였던 권성동 사무총장이 지난 23일 전격 사퇴했다. 권 총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복당 결정의 책임을 나에게 묻는 듯한 처사로 인해 사무총장직을 고수하겠다는 뜻을 밝혀왔지만, 오늘 (김희옥) 비대위원장이 전반적으로 유감을 표명해주고 앞으로 혁신비대위를 잘 이끌겠다고 각오를 말씀하신 만큼 (사퇴를 요구하는) 비대위원장의 뜻을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권 총장의 사퇴로 계파 대리전 양상은 일단락됐다. 앞서 혁신비대위가 유승민 의원을 포함한 여권 무소속 의원 7명의 ‘일괄 복당’을 승인하자 친박계가 권 총장 책임 사퇴를 주장하고 나온 바 있다. 이에 권 총장은 “명분이 없다”며 버텼지만 결국 사흘 만에 자진 사퇴로 선회했다.

친박계가 권 총장 사퇴를 주장한 것이 전대를 위한 사전 포석 아니냐는 주장이 비박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당규상 비대위 사무총장은 전대준비위원장으로 임명돼 전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에 위기 의식을 느낀 친박계가 권 총장 찍어내기에 나섰다는 주장이다. 친박계에서는 해당 주장에 대해 “어불성설”이라고 일축했다.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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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