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 넥슨 사태 풀스토리

기업인-검사장 검은 커넥션 "더러워도 너무 더럽다"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검찰의 칼날이 넥슨을 겨누기 시작했다. 비상장 주식을 구입해 대박을 친 진경준 검사장과 넥슨의 검은 커넥션을 그냥 좌시하지 않겠다는 의중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맞게 된 넥슨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지난 4월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들의 최근 1년간 재산변동사항 신고내역을 공개했다. 청와대 및 행정부처 1급 관료, 국립대 총장, 지방자치단체장, 시·도 교육감, 광역의원 등을 포함한 명단에서 156억5600만원을 신고한 진경준 검사장은 가장 눈길을 끄는 인물이었다. 약 40억원에 달하는 진 검사장의 재산 증가폭이 공직자 2328명 가운데 단연 으뜸인 까닭이다.

넥슨 주식으로
100억 갑부 등극

공교롭게도 재산변동내역은 진 검사장과 넥슨의 창업주인 김정주 NXC 회장 사이의 연결고리를 부각시키는데 일조했다. 진 검사장의 재산내역이 그의 발목을 잡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넥슨을 사이에 둔 진 검사장과 김 회장 간 협력 관계의 시작은 2005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넥슨은 김 회장과 그의 부인이 전체 지분의 70%를 지닌 사실상 오너 지배체제의 비상장사였다. 김 회장은 핵심 인력들에게도 회사 주식을 나눠주길 꺼려할 만큼 지분에 민감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설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 검사장은 넥슨의 장외주식을 대량 구입하는데 성공했다. 승승장구하던 넥슨의 지분을 얻는다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진 검사장은 예외였던 셈이다.

진 검사장이 보유했던 넥슨 주식의 진면목은 10년이 지난 시점에서 명백히 드러났다. 2015년 돌연 넥슨 주식 매각에 나선 진 검사장은 결과적으로 120억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얻는데 성공했다. 넥슨이 2011년 일본 증시에 상장된 이후부터 주식이 폭등한 덕분이었다.


그러나 마냥 평탄해 보였던 진 검사장의 재산 증식 과정은 공직자 재산내역이라는 뜻밖의 암초를 만났다. 진 검사장이 넥슨 주식을 매입할 때 사용한 자금의 출처를 두고 의혹이 불거진 것도 이 무렵이다.

자신을 둘러싼 구설이 꼬리를 무는 상황에서 진 검사장은 넥슨 주식 1만주를 자신의 돈으로 구입했다고 밝혔다. 자신이 보유한 자금과 장모에게 빌린 돈을 사용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그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진 검사장이 2005년 6월 넥슨으로부터 4억2500만원을 빌려 비상장 주식 1만주씩을 구입한 정황을 공직자윤리위원회가 파악한 것이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2005년 10월까지 분할상환 방식으로 자금을 모두 갚았던 사실마저 밝혀내는데 성공했다.

윤곽 드러나는 주식 특혜 의혹
진경준, 넥슨 돈으로 120억 꿀꺽

넥슨은 해당 내용이 알려지자 빠른 거래를 위해 일시적으로 자금을 대여했던 사실을 순순히 인정했다. 다만 주식 매수 자금을 대여한 이유에 대해서는 긴박했던 회사 사정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음을 분명히 하고 나섰다.

넥슨의 적극적인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 검사장을 향한 의혹 어린 시선은 어느덧 특혜 논란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주식 매입 대금을 빌려주는 과정에서 김 회장이 관여했을 법한 정황 역시 그냥 지나치기 힘들다.

넥슨으로부터 주식 매입자금을 빌릴 때 넥슨이 상환 때까지 넉 달간 이자를 요구하지 않은 점, 또 주식 양도 당시 정관 명시 사항과 달리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점 등은 일반적인 금전 거래와는 궤를 달리하기 때문이다. 넥슨은 차용증이나 대금 상환 문서 등 당시 상황을 증명할 자료에 대해서는 “11년 전 일이라 당장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를 내세워 공개를 꺼리는 상태다.

넥슨 측은 “이사회 승인을 받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주식 판매자에게 이 사실을 통보했지만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상법에 따라 정상 거래된 것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진 검사장의 넥슨 주식 부정 취득 정황이 조금씩 드러나는 시점에서부터 검찰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검찰은 진 검사장의 주식 대박 의혹에 대한 수사에 나선 상황이다. 주식 매입 자금을 둘러싼 진 검사장의 소명이 거짓으로 확인된 만큼 처벌 가능성을 떠나 의혹 전반을 소상히 규명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사실상 돈놀이
속 보이는 꼼수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심우정 부장검사)는 지난 3일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직자윤리위원회 조사 자료와 법무부의 자체 감찰 자료를 검토하며 소환 대상을 선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검찰은 우선 진 검사장이 어떤 배경에서 넥슨 주식을 매입했는지, 매입 자금의 출처가 어디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보고 이를 잘 알만한 관련자를 물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핵심은 진 검사장이 사들인 넥슨 주식을 현직 검사와의 친분 유지를 위해 회사 측이 매수 기회를 제공한 ‘보험성 뇌물’로 볼 수 있느냐다. 이 경우 진 검사장에게 4억원이 넘는 주식 매입 대금을 빌려준 김 회장의 소환조사는 불가피하다. 수사 과정에서 뇌물수수 혐의 외에 친구 사이인 진 검사장과 김 회장 간 부적절한 거래나 진 검사장의 재산 증식 과정에서 다른 불법 행위가 확인될 경우 파장은 더욱 키질 수 있다.

김수남 검찰총장도 사안의 중요성 등을 감안해 진 검사장에 대한 수사가 마무리된 후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하기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선수사-후징계' 방침은 수사팀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 철저한 진상 규명을 통해 실추된 명예를 조금이나마 회복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검찰 수사에는 갖가지 난관이 가로놓여 있다. 진 검사장의 주변 자금 흐름을 규명한 공직자윤리위의 계좌추적 관련 자료는 이번 수사의 핵심 사안이지만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법규상 비공개 대상이어서 공문으로는 받을 수 없기 때문이다. 현재 검찰이 확보한 자료에도 이 부분은 빠져 있다.

칼 겨눈 검찰
처벌은 글쎄

압수수색 영장 등을 통해 자료를 확보하려면 수사할 요건을 갖춰야 하는데 일단 뇌물죄 법리와 공소시효부터 해결하기가 쉽지 않다. 일단 넥슨 주식을 뇌물로 본다고 해도 취득 시기가 2005년이므로 뇌물죄 공소시효(당시 법 기준으로 10년)를 넘긴다. 영장을 청구해도 법원이 발부해줄 가능성이 희박한 셈이다. 검찰은 수사의 한계를 극복할 방안으로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공소시효가 10년으로 늘어난 수뢰 후 부정처사는 뇌물수수가 아닌 부정처사를 기준 시점으로 삼는다. 부정한 돈을 받은 뒤 직무에 관해 부정한 행위를 했다면 그 행위 시점부터 시효를 따진다. 검찰이 공직자윤리위의 자금 추적 내역을 확보한다면 이 법리를 적용할 가능성을 감안해봄직 하다. 특히 진 검사장이 넥슨을 둘러싼 송사나 수사기관의 내사 과정에서 입김을 넣으며 넥슨의 뒤를 봐줬거나 직접 부정행위를 했다는 단서가 있다면 적용 가능성이 한층 커진다.

다만 수뢰 후 부정처사 적용 방안 역시 한계점이 명확하다. 일단 넥슨 주식거래가 뇌물인지부터 입증하기 어렵다. 넥슨의 뒤를 봐줬다는 단서를 찾아내고 이를 뒷받침할 진술 및 관련 물증을 확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장모님 팔더니…금방 드러난 거짓말
칼날 치켜든 검찰…좁혀드는 수사망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찰은 주식 매매 과정에 관여한 넥슨 관계자 등 참고인들을 조만간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로부터 모종의 수사 단서가 나올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렇듯 수사에 난항을 겪을 것이라는 예상이 제기되자 법무부의 초기 부실 감찰을 꼬집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진 검사장 의혹이 불거졌을 때 법무부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법무부 차원의 징계의결 등의 조치 없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조사 결과를 우선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러나 법무부는 사전에 진 검사장에 대한 직권감찰의 기회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법무부 감찰규정에 따르면 법무부나 검찰청 소속 공무원이 형사처벌 또는 징계처분의 요건이 되는 행위를 했다고 인정할 이유가 있을 경우 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한 언론 등 사회적 관심이 집중된 사항으로 검찰 자체 감찰로 공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법무부 장관이 직권으로 감찰을 명령할 수 있도록 돼 있다.

하지만 법무부는 공직자 재산 공개가 윤리위 소관이라는 이유로 법무부 차원의 조사를 고려조차 하지 않았다. 진 검사장의 사표가 제출됐을 때도, 징계 요구가 빗발칠 때도 추후 판단을 기다리겠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법무부가 움직이기 시작한 것은 지난 5일 넥슨이 진 검사장의 주식매입에 4억원을 대여했다고 밝힌 후였다. 그제야 법무부는 대검에 검찰총장 징계 신청을 요청했다. 법무부의 징계와 동시에 검찰의 형사 처벌 가능성에 대한 조사가 빠르게 진행돼야 하는 사안임에도 모든 책임을 공직자윤리위에 떠넘긴 전형적인 ‘제식구 감싸기’란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야당과 시민단체들은 명확한 수사를 거듭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6일 진 검사장의 부당 주식거래 의혹과 관련과 자기 돈 한 푼 없이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사실을 공론화하고 나선 상황이다.

이재경 더민주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넥슨의 비상장 주식 거래로 12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의혹을 받고 있는 진 검사장이 주식 매입 당시 넥슨의 자금을 건네받은 것으로 드러났다”며 “진 검사장의 거짓이 백일하에 드러난 만큼 검찰은 조직의 명예를 걸고 진경준-김정주 커넥션의 실체를 파헤쳐야 한다”고 질타했다.


지난달 19일 진 검사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던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회장마저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압박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진 투기자본감시센터는 김 회장이 뇌물공여를 목적으로 진 검사장에게 넥슨 주식을 저가에 양도했다며 조속한 처벌을 촉구하고 나섰다.

빗발치는 비난
흠집 난 명예

윤영대 투기자본감시센터 대표는 “회사의 주식을 양도하기 위해서는 김 회장의 승인이 필수”라며 “만약 진 검사장에게 17만원 이하에 주식을 양도했다면 이는 특혜를 제공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djy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김정주-진경준 관계 재조명

넥슨 주식 부정 취득 의혹이 불거지면서 진경준 검사장과 김정주 NXC 회장의 관계가 재조명되고 있다. 진 검사장은 서울대 법학과 86학번으로 컴퓨터공학과 86학번인 김 회장과 동문이다. 이들은 졸업 이후 사회에서 관계를 유지해 온 절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넥슨사태에 연루된 또 다른 인물이 김 네이버 대표가 LG에서 네이버로 옮기게 된 배경에도 진 검사장과 김 회장의 소개가 있었다는 후문이다. 진 검사장이 김 회장에게 서울대 법대 4년 선배인 김 대표를 소개했고 이후 김 회장이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86학번 동기인 이해진 네이버 의장에게 김 대표를 소개한 것으로 전해진다. 김 회장과 진 검사장을 중심으로 이 의장, 김 대표의 인연이 형성된 셈이다.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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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