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초부터 ‘서울북부기술교육원’에서 실시하는 산림관리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평소 자연에 대해 지대한 관심을 지니고 있었고 또 자연은 우리 후손들에게 빌려 쓴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던 필자에게, 앞서 교육에 참여했었던 친구가 동 교육에 대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송하였던 일이 계기가 되었다.
기대 반 의심 반으로 교육에 참여하자 친구의 말 대로 ‘무엇 한다고 아직 이런 공부도 하지 못했느냐. 도대체 지금까지 무슨 공부를 한 게냐’라는 자학이 일어날 정도로 소중함을 깨달으며 공부에 심취하게 된다.
그 과정에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듯 한 착각에 빠져들 정도로 신선함 감을 받았고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 동 교육과정을 거쳤으면 하는 바람이 일어난다. 그런 연유로 필자의 글을 읽어주는 고마운 독자들에게 정보를 주어야겠다는 심사에서 동 교육과정에 대해 잠시 소개하고 넘어가자.
총 교육기간은 10주로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이루어지는데 오전은 나무와 숲과 관련한 이론 교육을 오후에는 ‘엔진톱’을 위시하여 숲 가꾸기에 필요한 도구를 익힌다.
그리고 금요일에는 현장 탐방을 통한 교육을 실시하는데 그 과정에 체력도 단련하고 학생들 간에 친목도 다지는 시간을 가진다. 그런데 더 중요한 사실은 이 모든 과정이 무료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각설하고, 지난 금요일 현장 교육의 일환으로 경기도 포천시에 자리 잡고 있는 국립수목원을 방문했다. 그곳에서 숲 해설가와 동행한 교수의 설명으로 흥미를 배가하는 중에 한 장소에 이르렀다. 이른바 ‘숲의 명예전당’이었다.
그곳은 산림청이 산림녹화에 기여한 사람들의 행적을 전시하기 위해 설치한 전시관으로 산림녹화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 박정희 전 대통령을 필두로 세계적 육종학자인 현신규 교수를 비롯하여 여섯 사람이 헌액되었다.
그런데 그 여섯 사람 중에 이외의 인물이 있었다. 바로 제목에 등장하는 고 최종현 SK그룹 회장이다. 기업인인 그가 헌액된 부분에 대해 호기심이 일어나지 않을 수 없다. 하여 그분의 행적을 간략하게 살펴본다.
최 회장의 산림녹화에 대한 구상은 지난 197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최 회장은 나무를 통해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구상을 밝히며 조림 사업에 뛰어들었다. 30년 후면 그 나무로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줄 수 있다는 고마운 사고가 발단이었다.
그의 처음 구상에 대해 주변에서는 반대가 심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조림사업은 투자기간이 길고, 사업전망도 불투명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또한 한국에서는 당시까지 기업 조림이란 사례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 회장의 고집은 그대로 이어졌고 지금까지 여의도 면적의 13배에 달하는 4100ha(1200만 평)에 나무를 심었으며 이 조림지에서 뿜어져 나오는 신선한 산소만도 매년 20만 명이 숨 쉴 수 있는 규모라고 한다.
아쉽게도 지면 관계상 최 회장의 행적에 대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으나 필자는 최 회장께서 일구어낸 산림녹화와 관련한 업적을 살피면서 불현듯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물론 각 기업이 벌이고 있는 사회공헌 활동과 관련해서다.
지금 대한민국의 기업 특히 대기업들은 인간 중심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 부분에 사고의 발상전환, 즉 최 회장처럼 산림녹화를 통해 자연과 인간이 더불어 공존하는 세상을 구현하는 일이 어떠하겠느냐는.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