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정권이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집권 4년 차에 들어섰다. 그를 바라보노라면, 우리 역사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필자로서는 안타깝기 그지없다.
누누이 밝혔지만, 그녀에게는 거창하게 공약 같은 게 필요치 않았다. 박 전 대통령이 단기간에 산업화를 이루면서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부산물들을 살펴 제자리로 돌려놓는 일만으로도 성공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집권 초기부터 인사 부분에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시켰고 이어 공약 이행 문제로 인해 내적으로, 또 미미하지만 국민적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야당과의 관계에서 불협화음을 남기며 화려한 출발에 제동이 걸리게 된다.
짧지 않은 기간 정치판에 몸담았었던 필자의 경험으로 바라볼 때 박근혜정권의 남은 기간 역시 순탄치 않아 보인다. 그녀를 둘러싸고 있는 정치 환경이 그녀에게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할 듯하다.
결코 19대 국회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할 20대 국회가 박 대통령에게 호의적으로 돌아서지 않을 터다. 아울러 총선 정국이 마무리되면 치열하게 전개될 새누리당 내 당권, 나아가 대권 싸움으로 그녀의 존재감은 서서히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여 식목의 달인 4월에 박근혜정권에 한 가지 제안, 아니 요구하고자 한다. 박근혜정권이 들어서는 과정에 언론을 통해 공개적으로 또 사적으로 누구 못지않게 열정을 쏟았던 나는 당당하게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박 전 대통령을 가장 존경하는 사유는 나 같은 백성도 인간군에 포함될 수 있었기 때문이라 했다. 즉 맹자의 사상 ‘항산이 있어야 항심이 발현된다’의 이상을 현실로 만든 인물이기 때문이라 했다.
그런데 사실 이보다 더욱 중요한 치적이 있다. 바로 이 나라를 녹색의 보고로 만든 산림녹화 사업이다. 산업화가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다면 산림녹화는 먹고 사는 문제는 물론 인간과 자연이 서로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더욱 중시 여기고는 한다.
이와 관련 우리와 선배 세대들에게 지난 시절 이 국토의 참혹한 모습은 결코 잊혀지지 않는다. 우리는 그를 두고 '민둥산이니 붉은 산이니'라는 말을 사용하고는 있지만 차라리 사막이라 표현해도 좋을 정도로 이 나라의 산은 벌거벗었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의 수탈과 한국 전쟁이 주요한 원인으로 작용하기도 했지만 당시 주 연료가 나무였었던 만큼 산림 훼손은 그 당시까지 우리 민족의 운명을 그대로 반영했다고 간주함이 옳다.
여하튼 박 전 대통령이 무소불위의 힘으로 산림녹화 사업을 대대적으로 전개했고 길지 않은 기간에 기적에 가까울 정도의 성공을 일구어냈다. 이 대목에 대해서는 그 어느 누구도 토를 달지 않는다.
그런데 지금 우리의 산림이 중병을 앓고 있다. 굳이 심심산골이 아니더라도 주변에서 나무들끼리 생존경쟁을 벌이면서 함께 고사하고 또 죽은 나무들이 살아있는 나무를 죽이는 장면을 흔하게 발견할 수 있다. 흡사 우리 사회를 바라보는 듯하고 그 결과는 고스란히 우리에게 돌아올 터다.
박근혜정권에게 바로 이를 요구한다. 박 전 대통령 주도로 이루어진 산림녹화가 제대로 결실을 맺도록 하자는 이야기다. 길게 보면 이 일이 일자리 창출과 미래 소득 증대 등 우리 사회가 상생으로 갈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