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02 16:24
배터리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점 커지고 있지만, 쉽게 설명하면서도 제대로 알려주는 전문가를 찾기란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 이유는 배터리 시장은 배터리 자체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인데, 관련 용어가 일반인들에게는 매우 어렵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세계 배터리 산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원 확보와 기술력의 현황에 대해 솔직한 정보를 말하는 이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이러다 보니 언론은 제대로 된 기사를 내기 어렵고, 일반인들은 잘못된 정보를 얻기 일쑤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중국 배터리 업체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며, 전기차 시장을 테슬라가 주도할 것이라는 예측이었다. 100명 중 99명이 이같이 예견할 때, 홀로 꿋꿋하게 데이터와 팩트를 중심으로 배터리 산업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려온 사람이 있다. 일명 ‘밧데리 아저씨’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박순혁 이사다. 이 책을 읽다 보면 기술은 기술대로, 시장은 시장대로, 투자는 투자대로, 국가경제는 국가경제대로, 이렇게 따로 생각하는 사고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느끼게 된다. 해당 산업에 대한 정확한 기본 이해를 바탕으로, 미래에 반드시 올 수밖에 없는 부 앞에서 흔들리지 않고, 좋은 기업을 함께 키워가
경남 통영의 봄 바다는 상냥하고 온화하다. 호수처럼 잔잔한 수면 위로 부드러운 햇살이 내려앉고, 점점이 흩어진 푸른 섬 사이를 여객선과 유람선이 오간다. 차창을 열고 해안도로를 달리거나 코앞에 바다를 마주하고 걸으면 날아갈 듯 상쾌하다. 봄날 통영 여행이 즐거운 건 바다 때문만은 아니다. 작은 항구도시가 지닌 방대한 문화 예술 자원, 그중에서도 음악이 한몫한다. 두 다리와 해저터널로 통영 시내와 이어진 미륵도는 섬 아닌 섬이다. 통영케이블카로 미륵산에 올라 한려수도의 절경을 감상하고 달아공원 해넘이를 보는 것이 일반적인 여정이다. 조금 색다르게 여행하려는 이들은 공연을 관람하거나, 미술관과 책방을 찾기도 한다. 미륵도에 눈부신 바다를 배경으로 아름다운 음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공연장이 있다. 2014년 개관한 클래식 전용 통영국제음악당이다. 통영국제음악당은 주변 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계단을 올라 출입구 앞에 서면 탁 트인 하늘과 바다가 품에 안긴다. 공연을 관람하지 않아도 가볼 만한 풍경이다. 음악당을 등지고 서면 아담한 도남항이 눈에 들어온다. 한산도와 비진도 등을 오가는 유람선이 출발하는 통영유람선터미널, 요트 정박장, 숙박 시설이 모여 있다. 통영
콧노래가 절로 나는 봄이다.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감성을 채우는 음악 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경주 보문관광단지에 가면 한국인의 희로애락이 담긴 대중음악을 보고 듣는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이 있다. 국내 최초 대중음악부터 K-팝까지 대중음악 100년 역사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어, 여행자의 발길이 이어진다. tvN 〈알쓸신잡〉과 JTBC 〈캠핑클럽〉, Mnet 〈유학 소녀〉 등 각종 TV 프로그램에 소개돼, 경주 여행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대중음악박물관은 큼지막한 기타 조형물이 건물을 장식한 외관부터 눈길을 끈다. 안으로 들어가면 기타 수십개를 쌓아 올린 탑이 맞이한다. 기념사진 한 장 남기고 관람을 시작한다. 매표소 오른쪽에 음표가 그려진 계단이 있는데, 계단을 밟으면 피아노 소리가 난다. 전시관 곳곳에 음악 퀴즈를 푸는 코너도 마련돼있다. 역사를 전시하는 박물관이지만 재미난 장치가 여기저기 있어 흥미를 더한다. 흥미거리 가득 박물관은 지하 1층~지상 3층, 야외 공간으로 구성된다. 핵심 전시 공간은 한국 대중음악 100년사를 볼 수 있는 2층과 소리 예술 과학 100년 역사를 담은 3층이다. 2층에는 1896년 노래가 녹음된 에디슨 실린더 음반
최창성 남·1967년 11월25일 사시생 문> 저는 배운 것이 없어서 장사를 시작했으나 여러 번 실패하고 아내까지 제 곁을 떠나 지금은 딸과 함께 어렵게 살고 있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가난뿐인데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답> 누구나 타고난 복과 배움은 별개입니다. 지금까지 오랜 시련 속에서 살아온 것은 사실이나 귀하에게는 기적 같은 운이 있어서 분명 일어서게 됩니다. 지금 때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근면하고 성실한데다 성격이 곧고 심성이 착해 성공에 매우 유리합니다. 내년 4~7월에 두 사람의 도움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됩니다. 도와줄 귀인은 평소 가깝게 알고 지내던 지인이며 전에 하던 의류 부자재 쪽입니다. 그동안은 일용직으로 있으며 내년을 준비하도록 하세요. 그리고 재혼의 인연도 이어져 두가지 근심이 한번에 해결됩니다. 상대는 심성이 착한 여성으로 의류 쪽에 종사하고 있습니다. 모든 인연은 때가 되면 반드시 이뤄집니다. 유이숙 여·1979년 10월19일 오시생 문> 1976년 3월 진시생인 저의 남편이 착하고 성실한 줄 알았는데 그동안 저 모르게 시작한 경마와 주식으로 지금 집이 경매로 들어갔습니다. 헤어지려고 친정에 와 있습니다. 답&
“후회 없이 살겠다고요? 그건 헛소리예요.” 모두가 후회 없는 인생을 꿈꾼다. 과거는 쿨하게 떨쳐버리고 ‘후회는 없다’며 나아가는 강한 멘털의 소유자가 되고 싶어 한다. 그러나 다니엘 핑크는 이러한 생각이 잘못되었다고 지적한다. 4년 만에 돌아온 그는 이 책을 통해, 후회는 인간만이 가진 특별한 능력이고 인간은 후회하는 능력 덕분에 계속 발전해왔다고 역설한다.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우리의 바람과 달리, 후회는 인간이 가장 많이 느끼고 자주 언급하는 감정 중 하나다. 4824명의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미국 후회 프로젝트’와 105개국 1만6000명의 사연을 수집한 ‘세계 후회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가장 흔히 느끼는 감정 중 2위가 후회였다. 1위는 사랑이었다(결과적으로 부정적 감정 중 1위는 후회다). 그럼에도 우리는 후회로부터 달아나고 싶다. 인간이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 중 하나인 만큼 후회가 표출되는 양상은 다양하다. 심리학·신경과학·경제학 분야에서 진행된 후회 관련 연구를 분석한 저자는 좀 더 명료하게 후회의 실체를 파악하고자 두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저자는 수많은 후회를 분류·분석하고 후회의 심층 구조를 파악한 결과, 인간이 가장 많이 느
영미문학과 블루스 음악을 좋아하고 짓궂은 농담을 잘하는 70대 노인, 지우개 도장으로 동화책을 만들어 보낸 어린이, 헤어진 LGBT(성소수자) 커플과 그 가족, 원고료 대신 복권을 받은 한센병 환자, 입양이 어려워 보이는 유기견과 유기묘만 키우는 사람, 고향의 풍경을 스크린에 기록하는 영화감독, 서점의 마스코트 고양이 시로다마에게는 그저 한낱 아저씨에 불과했던 세계적인 작가… 얼핏 보면 공통점이 없어 보이는 이들은 모두 일본의 작은 서점 ‘다이다이’의 손님이다. 이 책은 다이다이의 서점지기 다지리 히사코가 서점을 오가는 손님들과 책, 서점의 일상에 대해 쓴 에세이이다. 2020년 제41회 구마모토출판문화상 수상작으로, 다양한 목소리가 깃든 서른세 편의 이야기가 담겼다. 하나하나 읽다 보면 서점을 무대로 한 옴니버스 드라마를 보고 있는 듯한 기분에 빠져들기도 한다. 그리고 저마다의 작은 이야기에 위로받고 온기를 느낀다.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 우리는 모두 저마다의 다이다이 서점을 떠올리거나 찾아 나설 것이다. 크고 화려하지 않아도 때론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의지가 되는 장소가 있다는 것을 저자는 오랜 시간 운영해온 다이다이 서점을 통해 전한다.
청각적 착각 현상인 ‘착청’을 발견해 이름을 널리 알린 음악심리학의 전설적 거장 다이애나 도이치의 책이다. 옥타브 착청, 말이 노래로 변하는 착청 등 다양한 착청 현상, 유령어, 절대음감, 수능금지곡, 환청에 대한 연구를 통해 인간의 소리 지각 메커니즘과 뇌의 미스터리를 해부한다. 지은이는 청각 시스템의 비정상적인 현상 혹은 예외적인 것처럼 여겨지는 ‘착청’을 통해서 우리 인간의 뇌가 소리를 어떻게 지각하는지를 이해하는 실마리로 삼는다. 착각이라는 일종의 오류와 예외적 현상에서부터 언어와 음악 그리고 인간의 뇌에 관한 탐구까지 옮겨가는 지은이의 여정을 함께하다 보면 반 세기 넘게 음악심리학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거장의 면모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비잔티움은 역사상 가장 인상적인 제국이다. 비잔티움에 수도를 둔 324년부터 오스만 제국에 정복당하는 1453년까지, 비잔티움 제국은 문학·예술·신학·법·학문의 중심지였다. 제국의 방대하고도 흥미진진한 이야기는 읽기 쉬운 연대순으로 친절하게 전개된다. <비잔티움의 역사>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에게 익숙한 역사는 유럽이 세계사의 주도권을 이끌어 간 근현대 상황에만 적합하며 그들에 의해 쓰인 기록이 대부분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동로마 제국인 비잔티움 제국이다. 세계사의 촘촘한 그물망 속에서 더 이상 편향된 시선으로 세계를 볼 수 없는 지금, 한동안 주변부의 역사로 머물러야 했던 비잔티움의 역사는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그 시작이 될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저자는 남산의 역사를 설명하던 중 암울했던 부분을 이야기하다가 울분에 가득 차기도 하고, 관광지 개발에만 역점을 둔 탓에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관리가 소홀하다며 답답함을 토로하기도 하며, 현실적으로 바로 이뤄지기 어려운 남산의 보전계획안을 과감하게 제안하기도 한다. 동시에 아주 오래전부터 보고 살아온 남산이 잘 보존되기를 간절히 원하고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산의 관리나 역사 알리기가 좀 더 발전하기를 바란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희망을 논한다. 푸르른 남산이 결국 우리 모두의 마음 한구석에 조금이라도 뿌리를 내리고, 그 산을 마음에 품은 젊은이들이 과거를 기억하고 미래를 기약하기를 바라면서. <webmaster@ilyosisa.co.kr>
[일요시사 취재2팀] 김해웅 기자 = 합정동 절두산 기슭에 뱀파이어들이 집단 서식한다는 이야기는 오래전부터 비밀리에 전해져왔다. 합정동과 망원동, 서교동 일대에 자주 출몰했지만 아무도 눈치채지 못한 그들의 존재. 그들이 마침내 움직인다. 최근 <푸른 사과의 비밀> 1·2권이 동시 출간돼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 시대의 우울함과 고단함을 단숨에 날려줄 흥미진진한 뱀파이어 이야기다. 역사와 지역성, 이종 생명체에 대한 경외심,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지평... 저주받은 아담과 이브의 빨간 사과가 인류를 전쟁과 혼란으로 내몰았고 인류를 한데 묶으려던 스티브 잡스의 은빛 사과가 고독과 외로움 속에 잿빛으로 변질됐으나, 시간을 지나 현재 파스칼은 합정동과 망원동 일대를 비행하며 상처받은 젊은 영혼들을 구해낸다. 인간보다 인간을 더 사랑한 뱀파이어 파스칼. 그는 250년 전 노르망디의 뱀파이어가 되었으나, 신의 부름을 받은 뒤 조선 땅의 수호천사가 된 것이다. 그런 그의 평화로운 일상에 '그녀'가 등장했다. 파스칼은 양화대교에서 몸을 던진 '강민주'를 구해내지만, 목덜미에 선명한 상처를 내고 만다. 민주가 뱀파이어로 변한다면 우리는 영겁의 세월을
봄바람 휘날리면 괜스레 몸도 마음도 달뜬다. 어디서 신나는 음악이 흘러나오면 절로 입은 흥얼흥얼, 몸은 들썩들썩한다. 봄기운이 달군 흥을 맘껏 발산하고 싶다면, 하이커그라운드로 달려가자. 서울 청계천 변에 자리한 하이커그라운드는 찾기 쉽다. 1층 초대형 미디어 월에서 눈길을 끄는 영상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국내 대표 관광지의 아름다운 풍경이 펼쳐지고, 한국 관광 해외 홍보 영상 ‘Feel the Rhythm of Korea with BTS’가 재생된다. 국적 불문 한국관광공사 서울센터 1~5층에 자리한 하이커그라운드는 이색적인 한국 관광 홍보관이다. K-팝, 미디어 아트 등 대중적인 요소를 접목한 흥미로운 콘텐츠가 국내외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하이커그라운드라는 이름이 특이하다. 하이커(HiKR)는 ‘한국(KR)이 건네는 반가운 인사(Hi)’를, 그라운드는 ‘지구촌 여행자들의 놀이터(Playground)가 되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름에 걸맞게 국적을 불문하고 놀이터처럼 재미나게 즐길만한 콘텐츠로 채웠다. 본격적인 놀이는 2층 케이팝그라운드에서 시작한다. K-팝 팬이라면 들어서자마자 심장이 쿵쾅거린다. 뮤직비디오에서 본 듯한 공간에 K-팝이 흘러나온다. K
SNS, 방송, 신문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과학 대중화에 힘쓰는 과학 전도사 팀 제임스. 그는 빅뱅, 블랙홀과 화이트홀, 홀로그램 우주, 외계 생명체, UFO 등등 우리가 늘 궁금했던 우주의 수수께끼를 그만의 재치 넘치는 스토리텔링으로 설명해준다. 그가 툭툭 던지는 유머를 읽다 보면 마치 스탠드업 코미스 쇼에 참석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도대체 우주는 왜 자꾸 팽창하는지, 빅뱅은 정말 신의 존재를 증명하는지, 지구 너머에 생명체가 사는 행성은 과연 있는지, 명왕성은 어쩌다 행성의 지위를 잃었는지 등등 쉴 새 없이 떠드는 팀 제임스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당신의 궁금증이 슬며시 지식으로 바뀔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
20세기 초 월 스트리트의 거물을 주인공으로 한 소설, 그 실제 모델이 소설의 내용을 반박하기 위해 쓴 자서전, 그 자서전을 대필한 작가의 회고록, 그리고 마지막으로 앞의 세 글에서 계속 타인의 관점으로만 서술될 뿐 한 번도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한 아내 밀드레드 베벨의 일기. 에르난 디아스는 하나의 이야기를 네 개의 서로 다른 형식의 글로 변주하며 각각의 이야기에 걸맞은 문체와 분위기를 완벽하게 구현해낸다. 누구의 이야기를 믿어야할 것인지 끊임없이 추측하며 퍼즐을 맞춰나가듯 소설을 읽다 마침내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가 마지막에 진실을 드러낼 때 독자는 훌륭한 문학작품이 주는 감정적 충만함과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된다. <webmaster@ilyosisa.co.kr>
모두 5부 25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과학과 비과학의 경계에서 칼 세이건이 ‘과학스러움’으로 자신의 주장을 포장하고자 하는 사기꾼들부터 과학을 쉽게 설명하려고 하다 오히려 오해만 낳고 있는 대중 과학 전도사들과 가진 대화로도 볼 수 있다. 칼 세이건은 이들을 가리키기 위해 ‘역설가(paradoxer)’라는 19세기적 단어를 가져온다. 이 단어는 ‘과학이 이해한 바를 입증되지 않은 교묘한 설명과 알기 쉬운 용어로 그럴듯하게 이야기하는 사람’을 뜻한다. 칼 세이건의 생전에도 넘쳐났고, 지금도 우리는 주위에서, 다양한 미디어에서, SNS에서 역설가에 가까운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직업 과학자들은 대개 그들을 무시한다. 심지어 멸시도 주저하지 않고 발언권을 박탈해야 한다 여기기도 한다. 하지만 세이건은 역설가들의 주장과 아이디어를 좀 더 자세히 조사하고 그들의 신조를 다른 신념 체계들, 즉 과학과 종교와 비교·대조해 보는 일이 의미 있다고,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그 주장과 아이디어 역시 세계의 본질과 그 속에 사는 인간의 역할에 대한 진지한 고민에서 출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칼 세이건의 이 같은 균형감은 이 책에서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 임마누엘 벨리콥스키(
자신의 나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특히 마흔은 사십여 년을 사는 동안 인생을 단단하게 받쳐 주었던 것들을 책임지기 시작하는 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나이를 먹은 만큼 일, 인간관계, 생활 모두 누가 봐도 제법 훌륭하게 해내고 싶은 때이기도 하다. 하지만 여전히 어렵고 불안정하다. 인생의 꿈과 현실적인 목표 사이에서 악전고투하지만 한편으로는 ‘할 만큼 했다’는 생각에 지겹고 무료하기도 하다. 때때로 지금의 내 모습이 정말 내가 바라던 어른의 모습인가 생각해 보게 된다. 마흔은 인생의 경계에 서 있다. 인생의 중반에서 후반으로 넘어가는 경계, 앞만 보고 달려온 의지와 그만큼 달렸기에 찾아온 무력감의 경계, 과거에 놓쳐 버린 것들에 대한 후회와 무언가를 좇으며 느끼는 두려움의 경계, 그리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태도와 더 나은 인생을 살고 싶다는 열망의 경계. 이렇듯 여러 양가감정이 마흔을 뒤흔든다. 어딘가에 기대고 싶어도 어른다워야 한다는 생각에 스스로를 다잡는 마흔은 여전히 흔들리고 혼란스럽고 여기저기 치인다. 그런 마흔에게 니체는 생의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마흔이라면, 또는 마흔을 앞두었거나 되돌아보는 사람이
성기용 남·1977년 2월20일 유시생 문> 지금까지 10여년간 고물상으로 작은 성공을 이뤘으나 주식투자로 모두 날리고 친구에게도 사기를 당해서 다시 백지상태가 됐습니다. 그리고 아내의 이혼 요구로 몹시 당황스럽습니다. 답> 자신에게 맞지 않는 길이라면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도 인연이 되지 않으며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귀하는 주식투자뿐만 아니라 일체의 잡기와도 인연이 되지 않아 금기의 대상이며 현금대여 및 보증은 평생 동안 삼가야 합니다. 그리고 가벼운 성격과 자신을 너무 과시하고 부풀리는 등 스스로의 자기 자랑이 화근을 만듭니다. 이제부터라도 가급적 언행을 삼가고 더욱 돈독한 인간관계를 유지하세요. 주변에서 사람들은 잘 따르나 인덕이 없어 매번 이용만 당하는 상황이 계속적으로 만들어 집니다. 삶의 규칙을 분명하게 정하고 일과 인간관계를 확실하게 하세요. 고물상과 함께 건축자재업을 병행하세요. 천상희 여·1981년 4월4일 인시생 문> 1978년 12월 미시생인 남편과 조금 늦게 결혼했는데 남편도 마음에 들지 않는데다 시댁 식구들의 아주 심한 간섭과 충돌로 헤어질까 합니다. 저의 미래가 어떨지 궁금합니다. 답> 우선 두 분은 헤어지지 못
<아르헤리치의 말>은 2004~2019년 사이에 진행된 네 번의 인터뷰와 아르헤리치의 구술을 정리한 서른네 편의 단상으로 구성돼있다. 아르헤리치의 말과 글을 따라 읽다 보면 그녀와 직접 대화를 나누는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된다. 책에서 마주하는 아르헤리치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보다는 피아노를 잘 치는 보통 사람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소탈하다. 그녀는 피아노를 치고 싶지 않다고 말하거나 피아니스트로서 사는 게 재미없다고 고백한다. 그렇지만 그녀의 모든 말에는 피아노와 음악이 빠지지 않는다. 소소한 일화나 농담을 건네다가도 음악과 예술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던진다. 가벼움과 무거움, 삶과 예술을 오가는 그녀의 이야기는 아름다움, 우정과 사랑, 나이 듦에 대한 사유를 유도한다. <webmaster@ilyosisa.co.kr>
남궁준식 남·1979년 10월12일 유시생 문> 다니던 직장을 실직한 후 음주와 도박으로 타락하고 방황하다 이제 겨우 마음을 잡아서 작은 일을 시작했는데, 빚 독촉에 시달려 다시 흔들리고 있습니다. 모두 포기하고 싶습니다. 답> 언제나 악운이 휩쓸고 지나간 자리에는 본래 후유증이 심각한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은 마지막 과정의 관문이니 반드시 거쳐야 하고 수습 단계입니다. 미리 겁을 내 피하지 말고 정면으로 부딪치세요. 우선 기간 연장으로 해결됩니다. 그리고 전에 일했던 선박직과 다시 인연이 돼장기간 해외에 체류하게 됩니다. 외항선과 인연이 닿으며 항해사에 다시 복직하게 됩니다. 지금이 기회이니 즉시 나서세요. 함께 도와줄 귀인도 나타날 것입니다. 귀하의 운이 다시 시작되는 좋은 순간입니다. 그러나 음주와 도박을 또 시작하면 구제불능이 되고 맙니다. 후천운은 스스로의 선택에 좌우되니 명심하세요. 강미진 여·1993년 7월16일 사시생 문> 1990년 2월 축시생인 남자에게 저의 모든 것을 다 주고 분신처럼 생각했는데, 갑자기 마음이 변했습니다. 일시적인 것인지 기다려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겠습니다. 답> 불행이 남기고 간 자리는 언제나 큰
강원도 삼척에는 한류 팬이 가고 싶은 명소가 두 군데 있다. ‘버터’와 ‘마침내’의 바닷가다. ‘버터’의 바닷가는 방탄소년단(BTS)의 앨범 ‘버터’ 재킷을 촬영한 맹방해변이다. 멤버 제이홉이 촬영 중에 “합성 같냐, 바다가”라고 감탄한 그곳이다. ‘마침내’의 바닷가는 영화 〈헤어질 결심〉 마지막 장면, 바위산을 촬영한 부남해변이다. ‘마침내’는 이 작품을 대표하는 마성의 대사다. 맹방해변은 햇빛이 찬란할 때가 좋고, 부남해변은 해가 서쪽으로 기울기 시작하는 오후 즈음이 낫다. 맹방해변은 방탄소년단의 멜로디처럼 달고, 부남해변은 〈헤어질 결심〉처럼 마음에 아려 쓰다. 맹방해변은 동해서 손꼽는 해변이다. 보통 ‘곱고 부드러운 모래가 끝없이 펼쳐진 바닷가’에 명사십리라는 수식이 붙는데, 맹방해변은 오래전부터 명사십리라고 불렸다. 이젠 ‘방탄소년단의 해변’이라는 새로운 수식어가 생겼다. 2021년 3월 맹방해변에서 재킷을 촬영한 앨범 ‘버터’는 발매와 동시에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기록했고, 총 10주 동안 정상을 지켰다. 한류 명소 맹방해변 역시 한류 명소로 거듭났다. 20 21년 7월 앨범 속 촬영 콘셉트를 재현했고, 지난해 10월부터는 재킷에 등장한 소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타인의 사연을 접한다. 뉴스나 SNS, 혹은 지인을 통해 누군가의 속사정을 듣고, 그를 이해하거나 비판한다. 사연을 듣는다는 건 대상과 상황을 조금 더 이해하게 되는 과정이다. 이 세상에 사연 없는 사람이 없듯, 모든 미술 작품에도 저마다의 사연이 있다. 뒤샹의 변기는 어떻게 현대 미술의 신화가 됐을까? 니키 드 생팔은 왜 붓이 아닌 총을 들고 그림을 그리겠다고 했을까. ‘뮤지엄 스토리텔러’ 이은화가 선별한 위대한 예술가 32인에 얽힌 이야기를 읽다 보면 어느새 그들의 삶에 공감하고, 나아가 미술과도 친해져 있을 것이다. <webmast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