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그림이 어떤 지점에 도달하면 나는 그것을 무엇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어떤 모호한 상태로 한 번 더 끌고 가고 싶다.” “더 이상 언어화되지 않는 지점에 보다 그림다운 그림이 있기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 그려 더 이상 손댈 수 없을 때 비로소 겨우 마치지만 그렇게 끝난 그림도 시간이 지나면 빈틈이 보인다.” “아…이 짓거리에는 끝이 없다” “끝없는 붓질의 고생이 그림의 진실이다.” 허수영의 작가 노트 ‘그리다 보면’의 일부다. 허수영 작가는 요즘 가장 주목받는 신세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에는 켜켜이 쌓아 올린 시간의 흔적이 담겨 있다. 학고재 갤러리는 지난 9일부터 허수영의 개인전을 열었다. 2013년 인사미술공간 개인전 이후 3년간의 결과물을 선보이는 자리. 이번 전시에서 허수영은 최초로 공개하는 ‘1년’ 시리즈를 포함, 16점을 소개한다. 계절·낮·밤 공존 허수영은 최근 몇 년 새 수차례의 레지던시에 선정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일단 제가 기계를 너무너무 사랑하는 사람이에요.” 작가 최우람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기계에 대한 사랑을 거침없이 표현했다. 어린 시절부터 기계와 생물의 결합에 관심을 가졌던 최우람은 자라서 기계생명체를 만들어 전시하는 작가가 됐다. 딱딱하고 차가운 기계에 생물의 움직임과 온기를 불어넣은 최우람의 개인전을 살펴보자. 대구미술관은 작가 최우람의 개인전 ‘스틸 라이프(stil laif)’전을 개최했다. 이번 전시는 독특한 상상력과 컴퓨터 프로그램 및 기술을 결합한 작품을 전면에 내세움과 동시에 시대와 인간에 대해 깊이 사유하는 작가를 심도 있게 조명하고자 기획됐다. 최우람은 전시를 통해 2002년 작품인 초기 기계생명체부터 최근 신작 등 조각과 설치작품 20점을 소개했다. 과학자 같은 예술가 ‘기계생명체를 창조하는 조각가’ ‘과학자 같은 예술가’ 등 최우람에게 붙는 수식어는 독특한 데가 있다. 수식어처럼 최우람은 기계와 모터,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해 움직이는 조각인 기계생명체를 만드는 작가로 유명하다. 그는 작업 초기부터 ‘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평: 기울지 않고 평평한 상태' 물건이든, 상황이든, 마음이든 완벽한 수평 상태의 무언가가 존재할까? 류현민은 수평을 찾아 나선 작가다. 또 그 과정서 만나는 실패와 한계의 양상에 주목한다. 그가 보고자하는 수평 너머의 세계는 어떤 모습일까. 젊고 유능한 작가들의 전시활동 지원을 위해 설립된 '송은 아트큐브'가 오는 9일부터 작가 류현민의 개인전 ‘완벽한 수평을 찾아서/미정의 제목’전을 개최한다. 송은 아트큐브는 2002년 1월 개관 이래 공모를 통해 매년 작가를 선정, 전시공간과 도록 제작 후원 등 신진 작가들의 창작 의욕 고무를 위해 애쓰고 있다. 류현민은 2016-2017 전시 지원 작가로 선정됐다. 한계를 주목 그는 이번 전시를 통해 주변 환경에 의해 인식하게 되는 관념적 수평과 물리적 상황 속에 존재하는 실제적 수평의 간극을 보여주려 했다. ‘In Search of the Perfect Horizon’ 시리즈는 인간이 주어진 물리적 환경 속에서 관념으로써 존재하는 완벽한 수평을 찾아 나설 때 발생하는 실패의 상실감을 다룬 작품이다. ‘Undecided Ti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청정 이인성 작가는 1929년 입선 이후 천부적인 재능과 신선한 표현 감각을 발휘한 수채화와 유화를 선보이며 천재화가로 각광받았다. 특히 불투명 수채화의 과감한 표현 처리는 근대 한국 미술사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를 기리고자 만든 이인성미술상의 수상자 '이태호'의 전시가 대구미술관에 착륙했다. ‘이인성미술상’은 1912년 태어나 1950년 6·25전쟁 당시 사망한 대구 출신 천재화가 이인성을 기리기 위해 1999년 대구시가 제정한 상이다. 2014년(15회)부터 운영을 주관해온 대구미술관은 이인성미술상의 위상과 정체성을 새롭게 정립하고 회화 영역을 후원하고자 매년 독창적인 평면작업을 이어온 중진작가를 선정, 수상했다. 좌절의 시간 지난해 제16회 이인성미술상의 주인공은 이태호 작가. 대학서 회화를 전공하고 전업 작가로 50여년간 활동해 온 그는 회화 속 대상과의 관계, 대상의 다의적 해석을 통해 사회 문제를 표현해 왔다. 또 오랜 시간 평면 작업에 천착해 우리 시대 일상의 삶과 인간에 대해 밀도 있는 작업을 해오고 있다. 지난 4일부터 대구미술관 2·3 전시장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국내 유일의 조각전문 미술관을 지향하는 김종영미술관이 오는 20일까지 ‘색과 공-서용선 전’을 개최한다. 서용선 작가는 오랜 시간 인간을 주제로 독특한 회화세계를 구축해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작가가 처음 시도하는 작업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다. 김종영미술관은 2010년 12월 신관 사미루를 개관한 이후 2012년 정정희 전을 시작으로 각 장르별로 주목할 만한 중진작가의 초대전을 기획, 개최해 왔다. 올해 주인공은 서용선 작가다. 불교적 영향 이번 전시는 형식이나 소재 등 모든 면에서 매우 파격적이라는 평이다. 서 작가는 도시민, 단종애사, 자화상을 소재로 인간을 성찰한 회화작업에 전념해 왔다. 그랬던 그가 이번에는 불교를 주제로 대형 목조 설치작품과 한글 서예 설치 작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화가에서 조각가로의 변신이라는 말도 나온다. 조각, 회화, 드로잉 등 90여점의 작품은 주제와 장르에 따라 3개 전시실에 나눠 전시된다. 1전시실에는 <금강경>의 첫 장면을 표현한 목조 설치작품과 대형 회화 작품 3점이 놓인다. 목조작품은 본격적으로 통나무를 깎아 형태를 찾아가는 전통 조각 방법을 사용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민중미술 작가 민정기가 돌아왔다. 2004년 회고전과 2007년 이중섭미술상 수상기념전 이후 오랜 숨 고르기 끝에 열리는 대규모 개인전이다. 이번 전시에선 도시를 바라보는 더욱 깊어진 작가의 시선과 변화된 화풍이 담긴 신작들을 만날 수 있다. 금호미술관은 오는 13일까지 작가 민정기의 개인전을 개최한다. 작가는 1980년대 ‘현실과 발언’의 동인이자 민중미술의 대표 작가다. 그는 흔히 이발소에 걸려 있는 통속적인 풍경화나 풍속화에서 나타나는 화풍, 이른바 이발소 그림을 재해석한 작품으로 한국 현대 미술의 독자성을 복원하려는 시도를 해왔다. 동시에 문학적 텍스트를 시각화하려는 시도도 꾸준히 진행했다. 텍스트를 시각화 1987년 작가는 경기도 양평으로 작업실을 옮긴 후 우리가 사는 환경과 역사를 화폭에 담기 시작했다. 그는 주변을 직접 걸어 다니며 관찰하고, 역사·지리 자료를 수집해 해석한 풍경을 그림으로 뽑아냈다. 이번 전시는 회화 27점과 55점의 판화로 구성됐다. 대부분 올해 완성한 신작 회화에는 작가가 인식한 현실의 모습, 아픈 분단의 역사와 개발의 흔적, 자연에 대한 그리움 등이 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10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교통, 전자기기의 발달은 강산이 바뀌는 속도를 10년보다 한껏 앞당겼다. 그럼에도 마음 한 구석에 옛것에 대한 향수를 간직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그런 이들을 강봉규 작가의 작품 속 과거 세계로 초대하고자 한다. 서울시립 북서울미술관은 오는 12월18일까지 seMA기증작가 초대전 <강봉규의 사진: 인간극장>을 개최한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기록해온 광주 지역의 역사·정치적 사건들과 서민들의 삶의 현장, 사라져가는 거리 제례, 굿판 같은 전통 축제 등이 담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사람 사는 이야기 전시는 크게 세 섹션으로 구성됐다. 첫 번째 섹션 ‘보편적인 인간극장을 그리다’는 다시 ‘동시대 현장기록’ ‘사람 사는 이야기’ ‘지역 양식과 정신’으로 나뉜다. 동시대 현장기록은 작가가 1960년대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 다양한 사건들을 비롯해 서민들의 삶의 현장을 포착한 작품들로 구성돼 있다. 작가는 단순한 관찰자가 아니라 사회의 일원으로 현장에 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뜨거운 여름이 훌쩍 물러가고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낙엽 가득한 산책길을 걸으며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히기 좋은 시기이기도 하다. 여기에 이자연의 개인전 ‘섬’처럼 고요한 전시회를 곁들이면 어떨까. 충북 제천에 위치한 리솜리조트 리솜 포레스트가 내달 13일까지 이자연 개인전 ‘섬-STANDING IN STILLNESS’를 선보인다. 이자연의 개인전은 리솜 포레스트 3층 아트홀 ‘서로’에서 열리는 아홉 번째 기획 전시다. 관람객들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이자연의 전시를 무료 관람할 수 있다. 이자연은 6만개의 종이를 이용해 긴 대나무 같은 모양의 작품을 완성했다. 이는 형상의 왜곡과 복제를 통해 불편한 감정의 자기 복제물로 거듭났다. 아홉 번째 기획전 이자연은 지난 몇 해 동안의 개인전서 ‘여성의 몸’에 관심을 드러내 왔다. 그녀의 작품 속에서 고통과 절망을 겪는 몸은 보는 이에게 다소 불편함을 주곤 했다. 조각사에서 여성의 몸은 회화뿐만 아니라 신체 조각이라는 장르서 자주 다뤄졌던 주요 테마다. 이자연의 작품에 있어 &l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민정연이 7년 만에 한국 개인전으로 돌아온다. 민정연은 시공간을 뛰어넘는 독특한 상상력과 개성있는 색감의 회화로 국제무대에서 주목받고 있다. 공근혜갤러리가 준비한 민정연의 개인전 ‘The Memories of Space-공간의 기억’을 살짝 들여다보자. 작가 민정연의 이번 개인전은 2009년 공근혜갤러리서 선보인 ‘불안한 아름다움’에 이어 7년 만이다. 지난달 28일부터 공근혜갤러리서 열리고 있는 민정연의 개인전 ‘The Memories of Space-공간의 기억’ 속엔 작가가 프랑스에서 겪은 많은 일상의 변화들이 담겨 있다. 사실+상상 민정연은 파리서 남프랑스로 이주하며 마주친 공간의 겹들과 기억의 사슬들, 자신의 내면과 외면의 공간이 서로 얽히고 만나는 연속적인 경험을 화폭에 담았다. 그녀는 작가 노트에 당시의 경험에 대해 이렇게 회고했다. “빠른 속도로 지나치는 전신주들은 기억 속 도시의 기둥들과 뒤엉켜 확장된 내면 공간의 하늘 속에서 뒤뚱거렸다.” “도시의 건물들은 차창에 부서져 파편이 되어 날아갔다.&rdquo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조각가 정욱장은 자연과 인생을 사유하며 끊임없이 작업해왔다. 정욱장이 선사하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혼재된 사유가 발생하는 지점인 긴 여정 속으로 들어가 보자. 그의 작품이 전하는 하늘과 동·식물의 관계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서울예술재단은 지난달 23일, 조각가 정욱장의 개인전 ‘A Long Journey’를 열었다. 정욱장의 열여덟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선 신작 20여점과 예전 작품이지만 처음 공개하는 대형 작품 1점을 볼 수 있다. 정욱장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현재까지 40년 동안 조각의 정신과 본질에 대한 탐구를 해왔다. 그는 조각의 물질성으로 예술 자체의 본질과 특수성을 실험하면서 환경에 관한 문제를 덧입혔다. 가는 다리의 동물 홍익대 미술대학원 김미진 교수는 “스테인리스 스틸의 반짝이는 재료로 나뭇가지나 식물처럼 유기적으로 가늘고 긴 팔다리를 한 북극곰, 낙타, 코끼리, 사슴 등의 덩치 큰 동물들을 조각한 ‘A Long Journey 긴 여정’(이하 긴 여정)은 초현실적이면서 숭고한 느낌까지 준다”고 평했다. 초현실적 형태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밖보다 집안이 어울리는 사람. 스튜디오와 강의실, 카페테리아에 어울리는 사람. 이주형 작가의 지인이 본 그의 이미지다. 실내서 야외를 찍는 작가, 가림막 틈 사이로 어른거리는 바깥 경치를 카메라 속에 담아내는 그의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갤러리분도는 하반기 첫 번째 전시로 이주형 작가의 개인전 ‘Light Flow’(이하 LF)를 기획했다. 이 작가는 그동안 자신의 사진 속에 매우 절제된 풍광을 담아왔다. 이 작가의 작품을 보면 매번 다른 피사체를 다뤘음에도 불구하고 사진이 하나의 원칙 아래 통일된 형식인 것을 볼 수 있다. 가림막 너머 이 같은 형식이 가능한 것은 이 작가의 사진 속에 등장하는 블라인드나 창틀 같은 일종의 시각적인 격자(Grid) 구실을 하는 물체 때문이다. 이 작가는 특정한 장소에서 창 밖에 펼쳐진 풍경을 찍을 때 격자나 가림막을 통해 바깥 경관을 정리한다. 이 작가는 매우 정제된 시각을 보여주려 하는데, 그와 같은 역할을 하는 객체를 사진 속에 직접 보여주는 셈이다. 사진 속 가림막 장치는 작품 안팎에서 시각적인 질서를 부여한다. 그가 학자와 예술가로서 깨우친 이 같은 이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용익은 단색화, 민중미술, 대안 공간 운동, 공공미술 등 다양한 스펙트럼을 가진 작가로 알려져 있다. 일민미술관이 김용익 작가의 40년간 화업을 되돌아보는 대규모 회고전을 마련했다. 그의 미술 인생 속으로 ‘가까이…더 가까이…’ 들어가 보자. 일민미술관은 지난 1일 김용익 개인전 ‘가까이…더 가까이…’를 개최했다. 김용익 작가의 1970년대 초기 작업부터 최근작까지 망라하는 이번 전시에는 미술가로서 작가가 고뇌했던 흔적이 담긴 대형 회화, 설치 작품, 글 등 100여점이 공개된다. 땡땡이 회화 김 작가는 1970년대 중반 천 주름의 착시 효과를 활용한 ‘평면 오브제’로 화단에 입성했다. 당시 김 작가는 앙데빵당전, 에꼴 드 서울전 등 유명 전시에서 모더니즘 계열의 막내 세대로 활약하기 시작했다. 1975년에는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 작가로 선정되기도 했다. 작가의 40년 화업인생 총망라 대규모 회고전 1981년 김 작가는 자신의 대표작 평면 오브제를 박스에 집어넣는 방식으로 당대 모더니즘 미술과 단절을 선언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지연 작가는 여러 색 중에 노란색을 가장 좋아한다. 전 작가에게 노란색은 조건 없는 나눔의 현실화를 꿈꾸는 것을 의미한다. 전 작가의 노란 작품 속에 녹아든 ‘회복의 시간’ ‘화해의 시간’을 만나보자. ‘얼개’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사물이나 조직의 전체를 이루는 짜임새나 구조를 말한다. 전지연 작가는 일찍부터 얼개를 회화의 모티브로 삼았다. 전 작가는 얼개라는 구조를 통해 자신의 메시지를 색채와 형태에 실어 표현하는 방식을 일관성 있게 추구해왔다. 자유로워진 얼개 쉐마미술관은 전 작가의 25번째 개인전 ‘보이지 않는 색 - 얼개’(The Unseen Color-Ulgae)를 오는 18일까지 선보인다. 전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작품 40여점을 소개한다. 전 작가의 작품을 보면 추상화가 피에트 몬드리앙이 떠오른다. 몬드리앙은 일상적인 ‘나무연작’의 풍경에서 시작해 점진적으로 선과 면, 색채만으로 단순화해 독창적인 추상의 조형세계에 도달했다. 몬드리앙은 자연의 사물을 수평선과 수직선만으로 생략해 그 안에서 가장 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제여란 작가는 30여년간 시대의 유행을 좇기보다는 자신의 미감을 완성하기 위한 작품활동을 해왔다. 관객들은 작가의 작품을 통해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각기 다른 이미지를 만날 수 있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지난 20일부터 제여란 작가의 열 네번째 개인전 ‘그리기에 관하여’를 개최했다. 제 작가는 추상회화와 구성회화의 경계를 넘나들며 형태가 없는 형태를 자아내 왔다. 제 작가는 30여년간 붓이 아닌 스퀴지를 사용, 자신만의 그리기를 완성해 왔다. 스퀴지는 이미지를 종이에 인쇄하기 위해 물감을 밀어내는 도구다. 직선+곡선 제 작가는 수직과 수평으로 내리긋기에 편리한 스퀴지를 사용해 기세 넘치는 곡선들로 가득 찬 화면을 구축한다. 제 작가가 캔버스 전체에 유화 물감이 묻은 스퀴지를 돌리고 멈추기를 반복하는 사이 화면은 주제와 배경으로 구분되지 않으며, 세부 구획들로 나뉘지도 않는다. 스퀴즈+작가의 몸으로 만드는 작품 얘기치 못한 실수나 긴장 ‘자극적’ 제 작가는 갤러리와 인터뷰서 “우리 몸은 스퀴지라는 도구와 항상 대립적인 입장에 서있다”며 “몸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김수자 작가는 지난 30년간 현대미술의 창작 방식을 비롯해 행위, 이민, 망명, 폭력과 같은 사회적 쟁점에 대해 탐구해왔다. 김 작가의 진면목이 한껏 드러날 그녀의 개인전이 내년까지 우리 곁에 머무른다. 김수자 작가는 ‘보따리 작가’로도 불린다. 보따리를 트럭 가득 싣고 떠나는 퍼포먼스 등으로 유명해졌기 때문이다. 김 작가 덕분에 서양에 보따리라는 단어가 알려졌다는 말도 있다. 동시대 미술 개척 국립현대미술관은 현대차 시리즈의 세 번째 전시로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 2016 : 김수자 - 마음의 기하학’전을 내년 2월5일까지 서울관에서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 현대차 시리즈는 현대자동차의 후원으로 지난 2014년부터 10년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중진 작가의 개인전을 지원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김수자는 그 세 번째 작가로 선정됐다. 현대차 시리즈는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작가에게 대규모 신작 실현의 기회를 제공, 작업 활동의 발전 계기를 마련하고 현대 미술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기획됐다. 김 작가는 이번 전시서 작품 세계를 아우를 수 있는 대형 설치 작업 ‘마음의 기하학’을 비롯해 사운드, 영상, 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권오상 작가는 ‘사진 조각’이라는 생소한 장르를 개척한 인물이다. 자신만의 표현 방식으로 새로운 미술 장르를 창조한 대한민국 대표 아티스트 권 작가의 개인전을 만나보자. 사진 조각은 2차원의 사진을 3차원의 조각으로 표현한 것을 말한다. 권 작가는 청동이나 나무 같은 전통적 재료가 아닌 스티로폼, 철사, 사진처럼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가벼운 소재를 이용해 자신만의 표현 방식을 한껏 드러내며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신작 최초 공개 권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 조소과 재학 시절 선배가 만든 무거운 대리석 조각을 옮기다가 가벼운 조각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됐다. 권 작가는 가벼운 조각이면 옮기기도 쉽고 보관하기도 쉽지 않을까 여기면서, 사진을 가지고 오브제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이게 현재 사진작업의 시초가 됐다. ‘사진 조각의 아버지’로 불리는 권 작가의 개인전 ‘뉴스트럭처 앤드 릴리프(New Structure and Relief)’가 오는 21일까지 서울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개인전은 권 작가의 새로운 연작 뉴스트럭처와 릴리프를 본격적으로 선보이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원 작가는 개인적인 사건부터 사회 이슈까지 크고 작은 상황들을 회화를 통해 관찰하고 전달하는 일을 자처하고 있다. 그가 선보이는 ‘기억과 감정에 관한 3부작’ 완결 시리즈를 만나보자. 갤러리바톤은 오는 20일까지 윤석원 작가의 개인전 ‘만난 적 없는 것들’을 전시한다. 윤 작가는 개인과 사회, 기억과 기록, 현재와 과거 등 상반된 것 같지만 서로 깊은 연결고리를 지닌 세계를 캔버스에 담아낸다. 지극히 사소하고 개인적인 사건부터 각종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사회 이슈까지, 작가 자신의 경험이 반영된 작업을 통해 사건의 관찰자이자 전달자로서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구상화+추상화 개인전 만난 적 없는 것들은 윤 작가의 기억과 감정에 관한 3부작 시리즈를 완결 짓는 자리다. 윤 작가는 2013년 여행에 관한 자신의 기억을 다룬 ‘미뤄진 것들’ 2014년 주변 생활에서 겪은 일을 소재로 한 ‘자라나는 것들’을 통해 관객과 소통했다. 윤 작가는 이전 두 번의 전시를 통해 개인적인 경험에서 한 발짝 물러나 간격을 유지한 채 바라보는 요령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혀 다른 두 분야의 만남은 때론 큰 시너지를 일으킨다. 김윤철 작가가 과학과 예술의 융합으로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내는 것처럼 말이다. 최근 김윤철 작가는 유럽입자물리연구소(세른)가 수여하는 2016 콜라이드 상을 수상했다. 일반인에게는 이름도 생소한 이 상은 2011년부터 세른이 과학과 예술의 창조적 융합에 기여한 작가에게 주는 상으로, 수상자는 세른에 머물며 예술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 무상 물질의 이미지 김 작가는 올해 71개 나라에서 지원한 904명과 경쟁한 끝에 수상자로 결정됐다. 심사위원단은 “김 작가가 경험과 개념 사이의 간극을 탐구하는 뛰어난 능력을 지녔다”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유럽에서 인정받은 김 작가가 한국에서 개인전을 연다. 김 작가는 송은 아트스페이스에서 열리는 ‘김윤철 : 몽환포영로전’을 오는 9월3일까지 선보인다. 900대1 경쟁 뚫고 콜라이드상 수상 경험과 개념 간극 탐구 능력 평가 송은 아트스페이스는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기 위해 꾸준히 분투해온 작가를 대상으로 국내작가 개인전을 기획하고 있다. 김 작가는 2011년 안두진, 2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지난 19일, 서울 압구정역 근처 카페서 만난 임승택 작가는 야구 모자를 뒤로 쓰고 큰 백팩 차림으로 나타났다. 임 작가는 시종일관 호탕하고 활발하게 농담을 섞어 기자의 질문에 답했지만, 작품 이야기를 할 때만큼은 더없이 진지한 태도와 눈빛으로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갤러리도스는 새로운 작가 발굴을 위해 1년에 두 번, 상반기와 하반기에 공모전을 기획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9월6일까지 열리는 하반기 기획전은 ‘동상이몽’을 주제로 여섯 작가의 릴레이 형식 개인전으로 진행된다. 임 작가는 여섯 작가 중 두 번째로 개인전을 선보인다. 나를 드러내다 동상이몽은 같이 행동하면서도 속으로는 각각 다른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말한다. 작가가 대중에게 전하고자 하는 의도가 분명히 있겠지만 관람객들은 저마다 새로운 시각적 상상을 펼칠 수 있다. 갤러리도스 측은 “작가와 관람객의 동상이몽은 오히려 적극적 소통을 가능하게 하며, 그로 인해 더 참신한 예술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본다”며 기획의도를 설명했다. 이에 맞춰 임 작가는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1주일간 <Sc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 하지훈이 대구미술관 Y Artist Project의 주인공으로 대중 앞에 선다. 그의 작품 속으로 가보자. 대구미술관이 2012년부터 실시해 온 역점사업 가운데 하나인 Y Artist Project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하지훈 작가는 이 프로그램의 여덟 번째 주인공으로, 오는 10월16일까지 미술관 4, 5 전시장에서 개인전 ‘회화를 위한 소조’를 선보인다. 관객들은 이번 전시에서 작가가 2007년부터 진행해 온 맞춤형 풍경시리즈와 그 연장선상에 있는 신작 등 50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맞춤형 풍경 시리즈 한 언론은 하 작가를 가리켜 ‘색의 마술사, 색의 연금술사’ 등으로 칭했다. 그만큼 그의 작품 속에는 색이 가득했다. 미술평론가이기도 한 박영택 경기대 교수는 하 작가의 작품에 대해 “온갖 다양한 색을 한 공간에 섞어서 쓰는 편”이라면서 “그 과정에서 색은 낯선 질감과 감각을 발생시키는 존재가 돼 유동적인 생명체처럼 자리하고 있다”고 평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하 작가의 경험과 복합적인 감정이 담긴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