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인터뷰> 대안정치연대 대표 유성엽의 큰 그림

“지금은 생산적인 정치 할 때”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지난해 2월 창당된 민주평화당이 1년 6개월 만에 쪼개졌다. 대안정치연대가 ‘제3지대 창당’이라는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대안정치연대의 유성엽 대표는 “제대로 된 보수, 합리적인 진보가 어우러질 때 생산적인 정치가 가능하다”며 신당 창당으로 정치세력의 전면적인 교체를 그리고 있다. 내년 총선, 양당체제를 무너뜨릴 새로운 세력의 부상이 기대된다.
 

▲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는 지난 5일 “연말까지 대안정치가 구심체, 돌파구 역할을 해서 국민들이 마음 속으로 바라고 희망하는 새로운 정치세력으로 태어나는 길을 충분히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유 대표에게 대안정치연대의 창당 계획과 20대 국회를 물었다. 다음은 유 대표와의 일문일답.

-신당 창당 이유와 창당 로드맵이 궁금합니다.
▲최근 조국 법무부장과 후보자 딸의 입시 비리 의혹서 볼 수 있듯이 진보라 하더라도 가짜 진보들이 나라 정치를 어지럽히고 국민들의 삶을 제대로 돌보지 못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희가 제3지대 신당을 만들어 가짜 보수와 가짜 진보를 정치판서 쫓아내고 진짜 진보, 진짜 보수가 어우러져서 국민들의 삶을 제대로 책임지는 정치를 하고자 합니다. 지금 대안정치연대가 발족됐는데, 아마 늦어도 연말까지는 그 실체가 완성될 겁니다.

-앞으로 창당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일각의 의견들이 있습니다.
▲물론 새로운 당을 만드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국민은 제3지대 신당이 만들어지기를 바래 신당 창당이 가능한 방향으로 민심이 흐르고 있습니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틀림없이 연말까지는 띄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안정치연대에는 제2의 안철수와 같은 인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우리 정치는 그동안 어떤 대선 후보급 인물에 의해 정당이 만들어지고 정당의 운명이 그 인물에 따라 달리하는 후진적인 그런 정치 상황을 보여 왔지요. 하지만 국민들이 바라는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기 위해선 다수의 결집으로 나아가는 것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새로운 인물들이 함께 모여 나라의 비전을 생각해 보고 국민들과 대화하면서 정치 결사체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길을 찾아보려고 합니다.

-호남계 바른미래당 의원들과 제3지대 창당에 대해 물밑 작업이 이미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지금은 그 분들과 어느 정도로 교감이 됐는지 궁금합니다.
▲그분들과 민주평화당을 떠나기 전에도 수시로 만나서 대화해왔습니다. 하지만 바른미래당이 의사 결정을 하고 난 이후에 논의해야 할 상황이라 봅니다. 지금 바른미래당이 내부 정리를 못하고 있잖아요. 물론 바른정당계 의원들이 한 분이라도 더 우리 쪽에 힘을 보태면 도움이 되겠지만 필수적인 조건은 아닙니다. 바른미래당 내에서 먼저 정리가 돼야 할 문제기 때문에 우리 대안정치연대가 먼저 그 부분을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도로 호남당’이라는 비판도 나옵니다.
▲저는 지지기반으로 예상되는 지역이 있다는 것은 결코 나쁜 일이거나 거부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대안정치연대가)호남을 기반으로 한다 해서 호남만의 이익을 추구해온 그런 세력이 아닙니다. 또, 호남은 개혁정신, 나라를 구하는 정신으로 역사적인 여러 가지 활동으로 실적을 많이 남겼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남을 기반으로 하되 수도권으로 확장해나가는 노력이 있다면 호남만의 정당으로 국한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전면적 정치세력 교체 필요
늦어도 연말까지 창당 완성

-대안정치연대가 표심을 얻을 정책에는 무엇이 있는지요?
▲지난번에 각 당의 원내대표 연설을 쭉 지켜봤는데 빠져 있는 두 가지가 있었어요. 첫째는 농업에 관한 이야기가 빠져있고, 둘째로는 공공부문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 있어요. 지금 현재 우리나라를 살려내기 위해서는 공공부문 축소 개혁이 절체절명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공공부문 개혁을 통한 사회안전망의 확실한 구축이 필요하다 생각하고요. 또, 농업을 필두로 한 1차산업을 탄탄하게 해서 국민들이 생존하고 살아갈 수 있는 기반을 튼튼하게 갖출 수 있도록 할 겁니다.

-대안정치연대가 이전 제3지대 창당과 다른 점이 있다면요.
▲2016년도 20대 총선서 국민의 선택에 의해 ‘국민의당’이라는 제3의 정치세력이 태동이 됐잖아요. 당시 국민들이 걸었던 기대를 현재 우리가 잃은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요. 또 국민들께 사과 말씀을 드리면서, 되풀이하지 않는 방향서 다시 한 번 복원을 하겠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좀 더 절실하게 다가가고 있습니다.

-국회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최근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문재인정권은 광주일고 정권’ 발언을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국민통합을 저해하고 망국적인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발언이라 생각합니다. 아무리 서로 내년 총선을 앞두고 경쟁하는 사이라지만 지역감정을 활용하는 발언은 한국당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은 아니고요. 대한민국의 정치 발전을 위해서도 백해무익한 발언입니다. 지역구도 정치는 우리가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지적하고 공격하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지만, 정치의 금도를 벗어난 잘못된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가 일요시사와 특집 인터뷰를 갖고 있다.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 간담회가 국회서 열렸는데요.
▲여야 본인들이 주도권을 쥐겠다는 싸움을 벌이면서 청문회가 거의 무산돼가는 상황서 조 후보자가 국회서 11시간 넘게 일방적으로 본인 입장을 발표하는 대국민 기자간담회를 가졌죠. 이것은 국회를 무시하고 우롱하는 행동입니다. 이래선 안 됩니다. 대한민국 정치의 근간을 뒤흔드는 아주 잘못된 일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되풀이되어서는 결코 안 됩니다.

-패스트트랙 대치로 20대 국회에 대해 국민들의 실망감이 높았습니다.
▲정치개혁이 필요합니다. 선거제 개혁과 함께 분권형 권력구조를 만들어가는 개헌이 우리나라 정치 발전을 위한 기본 틀을 정비하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게 되지 않으면 영원히 기득권 양당들이 서로 무한히 싸우고 또 경우에 따라 야합해서 정치가 전혀 발전하지 못합니다.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으신 말이 있으시다면?
▲제대로 된 보수,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진보가 어우러질 때 생산적인 정치가 가능하고, 생산적인 정치를 통해 무너져가고 있는 대한민국 경제를 살릴 수도 있습니다. 대한민국 경제가 살아나야 청년들한테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국민에게 행복한 삶이 보장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에 정치세력의 전면적인 교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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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현·곽종근 공소장에 담긴 윤 ‘2차 계엄’ 정황

김용현·곽종근 공소장에 담긴 윤 ‘2차 계엄’ 정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2·3 불법 계엄이 국회서 해제된 지 한 달이 지났다. 검찰은 사건에 연루된 군 수뇌부들을 연달아 재판에 넘기는 과정서 2차 계엄 시도 정황을 포착했다. 구속 기소된 일부 장성들이 지휘관들에게 복귀가 아닌 대기 명령을 내린 게 핵심이다. 정보사도 빠지지 않았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계엄에 개입된 정보사는 노상원 전 사령관의 명령에 따라 주도면밀히 움직였다. 검찰은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가 연합된 공조수사본부(이하 공조본)보다 발 빠르게 움직였다. 수사 한 달여 만에 군 수뇌부를 줄기소 처리했다. 검찰은 내란 수괴(우두머리)로 윤석열 대통령을 지목했다. 군 수뇌부들의 공소장에는 국군정보사령부(이하 정보사)의 역할이 적나라하게 적시돼있었다. 정보사 역할 적나라 적시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시작으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등을 구속 기소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이들의 공소장엔 윤 대통령이 150회 이상 등장하고, 기소된 당사자보다도 훨씬 많이 언급된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윤 대통령 공소장이라고 봐도 무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김 전 장관 등과 함께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고 봤다. 또 수사 과정서 윤 대통령이 지난해 3월부터 비상계엄을 염두에 뒀고, 계엄 당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끌어내라”라고 지시한 정황도 포착됐다. 이 외에도 검찰은 각 사령관들을 포함한 군 관계자들을 조사해 계엄 당일 윤 대통령이 비화폰(군 보안폰)으로 직접 전화하면서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국회의원들을)다 끄집어내라”고 독촉하는 등 국회 봉쇄를 직접 지시한 사실을 밝혀냈다. 가장 먼저 윤 대통령에게 피의자 출석 통보를 한 것은 검찰이었다. 검찰은 지난달 15일 윤 대통령에게 1차 출석 요청을 했지만, 윤 대통령 측은 “변호인단 구성이 완료되지 않았다”며 불출석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에 대한 2차 출석 통보를 한 이후 수사권 논란이 커지고 공수처가 이첩을 요구하자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에 넘겼다. 경찰은 지난달 4일 윤 대통령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한 직후 특별수사단(단장 우종수 국가수사본부장)을 만들고, 공수처, 국방부 조사본부와 함께 공조본을 꾸려 동시다발적으로 수사를 진행해 왔다. 계엄 전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을 갖고 계엄을 사전 기획한 혐의를 받는 ‘계엄의 배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 대한 1차 수사도 마무리한 상태다. 특수단이 최근까지 입건한 피의자는 대통령실 및 당정 관계자 25명과 군 관계자 19명, 경찰 5명 등 총 49명에 달한다. 검, 한 달 만에 군 핵심 수뇌부 기소 짙은 플랜 B 논의 정황 “지휘부 대기” 그러나 정작 이번 사태의 ‘정점’인 윤 대통령 사건을 맡은 공수처의 수사는 지지부진하다. 지난 7일까지 공수처가 신병을 확보한 피의자는 문 전 사령관 1명뿐이다. 공수처는 검찰이 이미 두 차례 출석을 통보했던 윤 대통령에게 추가로 3차례나 더 출석을 통보한 뒤 체포영장을 발부받았지만, 지난 3일 집행 5시간반 만에 철수하며 “수사력과 수사 의지가 모두 부족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체포영장 집행을 일임하려다가 국수본이 “위법 소지가 있다”고 반발하자 철회하기도 했다. 검찰이 윤 대통령과 함께 이첩한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수사도 제자리걸음 수준인 건 마찬가지다. 현 형사소송법과 공수처법 등을 따져보면 검찰은 기소권이 있으나 내란죄 수사권이 없다. 공수처도 내란죄 수사권이 없어 직권남용 관련 범죄로 내란 혐의를 입건해 윤 대통령을 수사 중이다. 현행법상 내란죄 수사권이 있는 경찰은 윤 대통령 사건을 공수처로 이첩하고 체포영장 집행 등에 협력 중이다. 특히 공수처는 대통령을 기소할 수 없다. 윤 대통령을 체포하더라도 기소하려면 검찰에 다시 넘겨야 한다. 애초부터 검찰과 공수처,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렸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앞서 대검은 공수처에 합동수사를 3차례 제안했지만,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사건 이첩 강행 규정을 들며 거부했고, 결국 검찰은 윤 대통령 사건을 이첩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요구안 가결 이후에도 ‘2번, 3번 계엄 선포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음을 증거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을 고려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은 계엄 직후부터 제기돼왔다. 국회서 계엄 해제요구안이 통과된 지 3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비상계엄을 해제했기 때문이다. 정점 수사 지지부진 박 총장은 윤 대통령이 계엄사령부 상황실이 설치된 합동참모본부 지휘통제실을 방문했다고 박 총장이 국회서 증언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 부승찬 의원은 당시 윤 대통령이 ‘2차 계엄이라도 해서 국회를 접수하라’는 투로 이야기했고, 그래서 7공수여단과 13공수여단이 새벽 3시 반 복귀 명령이 떨어지기 전까지 대기 상태를 유지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계엄 해제 당일인 지난달 4일 오후 김주현 대통령실 민정수석, 박성재 법무부 장관, 이완규 법제처장, 이 장관 등이 대통령 안가(안전가옥)서 모임을 한 것을 두고도 2차 계엄을 논의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검찰 관계자는 2차 계엄 의혹과 관련해 “당연히 의혹이 있는 부분은 수사할 예정이고 일부 수사 중이다. 꼭 입증해야 하는 건 실행 행위가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박 총장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후에도 육군본부에 있던 참모진들을 계엄사령부로 출동하도록 지시한 정황도 2차 계엄 의혹의 중요한 근거라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박 총장은 지난달 4일 새벽 3시3분 참모진들에게 계엄사령부가 있는 서울 용산 합동참모본부로 모이도록 지시했다. 당시 지시를 내린 시각은 국회의 비상계엄 해체요구안이 가결된 이후였다. 공소장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 의결 후 즉각 비상계엄 해제를 발표하지 않고, 계엄 다음날 오전 1시16분~1시47분경 합동참모본부 지하에 위치한 결심지원실에 모여 관련 논의를 계속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 전 장관은 이날 오전 2시13분에 박 총장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병력 재차 투입 여부를 물었고 박 총장은 어렵다는 취지의 답변을 남겼다. 박 총장이 계엄사령관이 된 이후 계엄사령부 구성 및 소집을 위해 어떤 지시를 했는지 밝혀진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군내 별동대 꾸리려 시도 노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직후 군내 자신이 지휘하는 별동대를 꾸리려 했다. 경찰은 수사 2단이 부정선거 의혹을 확신하는 노 전 사령관 등이 선관위 장악을 위해 구상한 조직으로 보고 있다. 지난 6일 경찰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전·현직 군 관계자들과 지난해 11월1일과 3일 햄버거집서 두 차례 만나 수사 2단 설치를 논의했다. 수사 2단은 계엄 발령 이후 구성되는 합동수사본부와 별도로 운영되는 조직이었다. 구체적 임무는 선관위 서버 확보였다. 경찰은 지난달 12일 국방부 압수수색을 통해 수사 2단과 관련된 일반명령 문건과 이에 근거해 작성된 인사 발령 공문을 확보했다. 수사 2단은 3개의 부로 나뉘는데, 단장부터 부대원까지 총 60여명이 인사 발령 명단에 포함됐다. 수사2단은 1·2·3대로 나뉜다. 계엄 사태에 연루돼 업무가 배제된 김모 대령이 1대장을, 노 전 사령관과 햄버거집 회동을 한 정보사 김·정 대령이 각각 2·3대장을 맡는 것으로 계획됐다. 이 조직은 예비역인 노 전 사령관, 국방부 조사본부 출신으로 예비역인 김용군 전 대령이 실질적으로 지휘하려 했다. 이들의 주임무는 선관위 서버 탈취와 선관위 직원 납치·감금·심문이었다. 정 대령은 앞선 조사에서 선관위 장악을 위해 직원들을 케이블타이, 두건, 마스크 등을 사용해 무력 통제한 뒤 특정 장소에 감금하는 방안을 노 전 사령관, 문 전 사령관 등과 함께 준비했다고 진술했다. 국무회의 의결 전 군 간부 ‘계엄사 이동’ 지시 노, 해제되자 분노 “‘강행해’ 언성 높이기도” 노 전 사령관이 계엄 준비 과정서 핵심적 역할을 해 왔다는 증거는 계속 나오고 있다. 그는 계엄 직전, 김 전 장관과 국방부 공관서 단둘이 만나 계엄을 논의했다. 또 문 전 사령관과 김 대령, 정 대령 등과 함께한 자리서 선관위 장악에 북파공작부대(HID) 대원 등을 ‘체포조’로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계엄 당일인 지난달 3일 노 전 사령관은 구삼회 제2기갑여단장, 김 전 대령 등과 2차 햄버거 회동을 열었다. 제2기갑여단은 장갑차와 전차 등을 운용하는 부대다. 구 여단장은 계엄 당일 경기 성남시 판교 정보사 100여단 사무실서 노 전 사령관 지시로 대기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이유로 노 전 사령관 등이 계엄 당시 탱크부대를 동원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의 계엄 논의가 그 이전부터 이뤄졌다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정 대령은 경찰 조사에서 지난달 중순쯤 “노 전 사령관이 ‘공작 잘하는 인원 15명을 보고하라’고 지시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존재는 경찰이 김 전 장관의 통화 내용을 분석하던 중 드러났다. 김 전 장관과 노 전 사령관의 잦은 통화 기록에 의심을 품은 경찰은 결국 ‘계엄 비선 기획’의 실마리를 잡았다. 노 전 사령관은 1989년 김 전 장관이 수도방위사령부 제55경비대대 작전과장(소령)일 때 같은 부대서 대위로 근무했다. 20여년 전 김 전 장관이 박홍렬 전 육군참모총장의 비서실장이었을 당시 노 전 사령관은 국가정보원에 파견 근무 중이었다. 이때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에게 대북 관련 첩보를 제공하면서 수시로 통화하는 인연을 키웠다. 노 전 사령관이 박근혜정부 시절 경호실 군사관리관을 할 때, 경호실장이 박 전 총장이었고, 김 전 장관은 대통령 경호 업무와 밀접한 수도방위사령관이었다. 김 전 장관이 지난해 9월 국방부 장관이 된 이후 인사와 작전에까지 그의 입김이 미쳤다는 게 복수의 정보사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공작조 15명 보고도 지시 정보사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국회의 계엄 해제안을 받아들이기 전까지 노 전 사령관도 타 사령관들과 마찬가지로 부하들을 대기시켰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 군 소식통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국회에 의해 계엄이 해제되자 노 전 사령관이 크게 분노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선관위 직원들을 겁박한 이후 다른 장소로 옮기지 못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강행하라’면서 언성을 높였다는 얘기가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