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흔들 막판 변수6

'조심조심' 작은 돌부리에 걸려도 넘어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20대 총선이 불과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후보들은 막판 변수를 경계하고 있다. 여야가 치열한 접전을 벌이고 있는 상당수의 지역에서는 아주 작은 변수로도 승패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선거마다 판도를 뒤흔든 막판 변수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일요시사>가 20대 총선을 앞두고 주목해 봐야 할 막판 변수들을 정리했다.

우선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야권단일화 성공 여부가 가장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국민의당 지도부의 거부감이 강해 당 대 당 연대는 무산됐지만 지역별 연대는 여전히 가능성이 열려 있다. 게다가 국민의당 지도부의 입장도 미묘하게 변화하고 있어 향후 야권단일화 성공 여부에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야권단일화가 실패하면 가장 많은 의석이 걸려 있는 수도권 선거에서 여당이 대거 어부지리 승리를 가져갈 공산이 커진다. 현재 수도권 122개 지역구 가운데 110여개 지역구에 2개 이상의 야당이 동시에 후보를 냈다. 지난 19대 총선 당시 야당이 불과 10% 이내 차이로 승리한 지역이 43곳이나 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야권분열 시 수도권 선거는 여당의 압승으로 끝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당 압승?
야권 선전?

따라서 이미 일부 지역에서는 야권 후보 간 단일화가 이뤄졌거나 단일화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현재 강원도 춘천과 경남 창원·성산, 경기 안양 동안을 등에서는 이미 야권단일후보가 확정된 상태다. 일여야다 구도에서 여유롭게 앞서가던 새누리당 후보들은 야권 후보들이 막판 단일화 움직임을 보이자 불안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은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야권단일화는 야합에 불과하다며 의미를 축소하는 한편 야권단일화 힘빼기 작업에 돌입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주장처럼 야권단일화가 성공해도 선거 때마다 반복된 단일화에 유권자들이 염증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선거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실제로 박근혜정부 들어서 치러진 각종 재보선 선거에서 야권은 대부분 단일화에 성공했지만 선거 결과는 참패였다.


두 번째 변수는 무소속 후보들과 소수정당들의 난립이다. 특히 새누리당 출신 무소속 후보들의 돌풍이 거세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배제된 유승민 의원은 친유승민계 무소속 후보들에 대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현재 친유승민계 무소속 후보들의 지지율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이번 총선에서 최대 15석 이상을 무소속 후보들이 차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친유승민계는 아니지만 수도권에 출마한 임태희(경기 분당을), 강승규(서울 마포갑), 조진형(인천 부평갑) 후보는 이미 이번 총선에서 무소속연대를 결성하기로 합의했다. 이들이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하더라도 여권표를 상당부분 잠식할 수 있어 선거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야권단일화, 시너지 발휘할까?
무소속연대 돌풍…여권표 잠식

만약 여권 출신 무소속 후보들의 선전으로 새누리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경우에는 무소속연대 소속 의원들이 향후 국회 운영의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가능성도 있다. 새누리당이 자신들이 탈락시켰던 무소속연대 후보들에게 법안 통과 협조를 읍소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소수정당들의 난립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는 장애인 등급제 폐지를 요구하는 ‘폐지당’, 소외된 사람들 다수의 지혜를 모으자는 ‘거지당’ 등 다양하고 독특한 정당들이 출사표를 던져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공화당, 한나라당, 민주당 등 유명한 옛 정당명을 그대로 계승한 정당들도 있다.

이번 총선에는 24개 정당이 출사표를 던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의석을 가진 원내 정당은 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국민의당, 정의당, 민주당, 기독자유당 등 6곳뿐이다. 원외 소수정당들이 당장 이번 총선에서 지역구 의원을 배출하기는 힘들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들이 얼마나 많은 득표를 하느냐에 따라 여야 후보들의 승패가 엇갈릴 수 있다. 결과에 따라서는 이들이 비례대표 의원을 배출할 가능성도 있다.

일여다야
다여다야


세 번째 변수는 투표율이다. 국회의원선거에서는 사상 처음으로 치러지는 사전투표제와 선거 당일 날씨 등이 투표율을 좌지우지할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4월8일과 9일 이틀에 걸쳐 치러지는 사전투표는 부재자투표와 달리 별도의 신고 절차가 필요 없다. 신분증만 소지하면 거주지와 관계없이 투표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선관위 측은 총선 투표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전투표제가 처음 실시된 전국 선거는 지난 2014년 6·4지방선거다. 당시 투표율은 56.8%로 1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사전투표제는 젊은 층의 투표율을 크게 끌어올리는 것으로 예상돼 야권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총선이 임시 공휴일인 탓에 젊은 층들은 나들이 등을 떠나며 투표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는데 사전투표는 이를 방지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야당 지도부는 공개적으로 사전투표에 참여하면서 사전투표를 독려할 계획이다.

사전투표로 전체 투표율이 높아지면 야당에 유리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박빙지역의 경우 사전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충분히 엇갈릴 수 있다는 지적이다. 투표율은 선거 당일 날씨와도 밀접한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씨와 선거의 상관관계는 오래전부터 연구가 진행됐다. 실제 미국에선 선거일 날씨가 투표율에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선거결과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었다. 미국 선거에서 날씨가 맑으면 공화당(보수 진영)이,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진보 진영)이 유리하다는 주장이다.

복잡한 선거구도
예측 힘든 승부

선거 날 날씨가 맑으면 중장년층의 투표참여가 늘어나고 젊은 층은 휴일을 즐기기 위해 선거를 포기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선거일에 날씨가 좋지 않으면 이동이 불편한 중장년층의 투표율이 떨어져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물론, 이와 상반된 주장도 있다.

과거에는 투표율이 높아질수록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통설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서는 높은 투표율이 여야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지 알 수 없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일례로 무려 75.8%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지난 2012년 대선에서는 보수 진영의 박근혜 대통령이 당선됐다. 50대 이상 장·노년층의 대대적인 투표참여로 투표율이 올라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네 번째 변수는 네거티브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은 달콤한 유혹이다. 네거티브의 상당수는 당장 사실 확인이 어려운 데다 상대 후보의 이미지에 손쉽게 상처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네거티브로 선거판세를 단숨에 뒤집은 사례도 많다.

지난 2001년 16대 대통령선거에서는 한나라당 이회창 대선후보 아들의 병역서류가 조작되었다는 병역비리 의혹이 제기돼 큰 파장이 일었다. 하지만 대선이 끝난 후 증거자료가 위조된 것으로 확인돼 관련자들이 구속됐다. 지난 2011년 서울시장보궐선거에선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가 ‘1억 피부과 논란’으로 박원순 현 서울시장에게 고배를 들었다.

그런데 선거가 끝난 후 당시 나 후보가 피부과에서 사용한 금액은 불과 550만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처럼 네거티브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이미 선거가 끝난 후 허위사실이었음이 밝혀진다고 해도 피해를 복구할 수가 없어 문제다.

그렇다고 네거티브를 무조건 금지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선거 출마자에 대한 검증도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이다. 네거티브와 후보 검증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아 모든 공세를 네거티브로 싸잡아 폄하할 수도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네거티브는 가장 효과적인 선거 방법이기 때문에 선거 막판이 되면 각종 네거티브들이 튀어나올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소수정당 난립 “다당제 정착될까”
투표율 관심…사전투표제 결과는?

다섯 번째 변수는 안보 이슈다. 선거 때마다 북한과 관련된 안보 이슈가 터져 나오면 보수 정당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난 1997년 대선 때에는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회창 후보 측 인사가 이 후보의 지지율을 높이기 위해 북한 측 인사를 만나 휴전선에서 무력시위를 해달라고 요청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이 사건은 그동안 선거 때마다 의혹만 무성했던 ‘북풍’이 실제로 드러난 사건이라 큰 파장을 일으켰다. 북한의 핵실험으로 남북관계가 역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총선을 앞두고 북한이 돌발행동을 한다면 새누리당에 매우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역대 대선을 살펴보면 1987년 대선 때 KAL기 폭파사건, 1992년 대선 당시 조선노동당 중부지역당사건 등으로 보수정당 후보가 큰 반사이익을 얻었다.

새누리당은 총선을 앞두고 이미 색깔론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더민주가 이번 총선 공약으로 국정원 폐지를 내놓자 이를 맹비난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20대 총선 새누리당 공천자대회’에서 야당을 운동권정당이라고 폄하하고 맹비난했다.

김 대표는 “운동권정당은 (총선에서) 승리하면 테러방지법을 폐기한다고 한다. 운동권정당은 승리하면 개성공단을 재개하면서 북한에 동조하겠다고 한다”며 “이런 안보 포기 세력에게 나라를 맡길 수 없다”고 주장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북한의 군사적 도발위협에 대해 전국의 경계태세를 강화하라고 지시하면서 사실상 안보위기를 스스로 고조시키려는 전략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이례적으로 ‘전군’의 경계태세가 아닌 ‘전국’의 경계태세를 언급하며 국민을 향해 비상상황에 각별히 유의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당장 더민주는 “대통령이 안보불안 확산과 북풍몰이를 4·13총선에 이용하려는 것이 아닌지 매우 의심스럽다”고 우려를 표명했다.


여섯 번째 변수는 선거법 위반 후보자들의 낙마다. 총선을 앞두고 벌써 900여명에 달하는 선거사범들이 경찰에 단속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상당수의 후보자들이 당선되더라도 곧바로 의원직을 잃게 될 가능성도 있다. 일부 선거구에서는 유력 후보자가 중도 탈락하는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다.

대선까지 영향
누가 승리할까?

이번 총선 과정에서 금품·향응 제공 등 이른바 돈 선거는 감소 추세에 있지만, 허위사실 유포 적발 건수는 지난 19대 총선의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상 선거운동이 상시 허용되면서 단기간에 사실관계 확인이 어려운 묻지마식 음해성 유언비어 유포 등이 대폭 증가한 탓이다. 경찰이 선거사범에 대해 끝까지 추적해 엄단하겠다고 밝힌 만큼 총선이 끝난 후 대대적인 법정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크다.

한편 20대 총선은 2017년 대선으로 이어지는 징검다리 선거의 성격이 짙다. 이번 총선의 결과가 내년 대선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과연 막판 변수들은 총선 판도를 어떻게 흔들어 놓게 될까? 여야의 총선 성적표에 국민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