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몰카 촬영’ 20대 남성 경찰에 구속
‘야동’으로 배운 몰카,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
평범한 20대 남성 몰카 중독, 직접 카메라 들고 나서

서울 성동경찰서는 여성들이 용변을 보거나 샤워하는 모습을 몰래 동영상으로 촬영한 한모(24)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교육문화회관 2층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용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올 초부터 49차례에 걸쳐 몰카를 촬영한 한씨는 11일 여자화장실에서 촬영이 발각돼 촬영 내용을 삭제한 디지털 카메라를 흘리고 도주했지만, 경찰에서 삭제한 메모리카드를 복원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한씨가 몰카에 집착하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다. 친구의 권유로 처음으로 접한 야동이 하필 여성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촬영한 몰카가 대부분이었던 것. 몰카의 중독성은 대단했다. 성인이 되고 대학 졸업 후 군대에 다녀올 때까지 몰카의 유혹은 계속됐고, 사귄지 1년이 넘은 여자친구도 있지만 몰카와는 별개였다.
결국 한씨는 단순히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올해 초 자신이 직접 몰카를 찍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한 한씨는 본격적으로 도심을 누볐다.
성동구 일대 여성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여성들의 은밀한 모습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컴퓨터에 보관하고, 목욕하는 여성들의 알몸 역시 컴퓨터에 차곡차곡 쌓였다. 자신의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하는 장면 역시 그가 아끼는 작품(?) 중의 하나였다.
한편, 경찰은 한씨의 컴퓨터와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에서 삭제된 동영상 파일을 복구하고 있으며, 촬영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여성 속옷 308점 훔친 30대 덜미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나서…”

주택 베란다에 널려 있는 여성 속옷만 골라 훔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로 A(30)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월28일 대전 동구 홍도동 김모(여·24)씨의 다세대주택 베란다 방범창 사이로 손을 넣어 건조대에 널려 있던 팬티 4점을 훔쳤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경찰에 붙잡힌 날까지 1년여 동안 같은 수법으로 대전지역 다세대주택과 원룸, 단독주택 등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팬티와 브래지어 등 여성 속옷 308점과 팬티스타킹 10족 등 모두 40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80대 할머니 성폭행미수 살인사건
“이보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 이러나”
이웃집 할머니 성폭행 하려다 살해

80대 할머니를 성폭행 하려다 할머니가 반항하자 살해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박모(6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17일 오후 1시께 영동군 학산면 자신의 집에 놀러온 이웃 A(82·여)할머니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순간 화가 난 박씨는 자신의 집 2층에서 A할머니의 몸을 밀어 넘어뜨린 뒤 약 4미터 아래 마당으로 떨어뜨려 살해했다.
할머니가 숨진 것을 확인한 박씨는 시신을 약 700미터 떨어진 자신의 사과밭으로 옮긴 뒤 구덩이를 파고 유기했다. 시신 유기까지 마친 박씨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잠이 들었다가 다음날인 18일 오전 아내 B(55·여)씨가 집 안의 혈흔에 대해 묻자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집에 놀러 온 할머니를 보고 성적 충동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들 
전국곳곳에서 이유있는 자살사건 ‘펑펑’
전주서 실직가장 일가족 살해 후 자살
아들과 다툰 뒤 감정 상해 극단적 선택

10월 셋째주는 유독 자살 사건이 많았다. 교수부터 가장, 40대 주부까지 전국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먼저 경기도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수사에 불만을 담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의 강압수사 논란이 일었다.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농촌 폐비닐 수거 민간위탁자로 선정돼 남양주 지역 폐비닐 수거 일을 하던 이모(45)씨는 지난 18일 오전 6시45분께 의정부시 녹양동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직후 이씨의 집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만과 고통을 호소한 A4 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지가 발견됐다. 당시 이씨는 폐비닐 수거보상금과 장려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혐의로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씨의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그가 경찰의 강압수사에 대한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이씨의 유서를 토대로 자체 조사를 진행중이다.
지난 19일 오후 7시경에는 고려대학교 사범대 A교수가 연구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교수는 이날 연구실을 찾은 부인에 의해 발견됐으며 경찰은 연구실에서 노끈이 발견됐고, 타살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의해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건을 맡은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으며 장례절차를 치를 수 있도록 검시필증을 해주는 선에서 끝냈다”고 전했으나 유서나 자살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전북 전주에서는 실직가장이 돈 때문에 일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씁쓸함을 더했다.
김모(33)씨와 김씨의 아내(31), 두 아들(10, 9)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19일 오후 9시께.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김씨의 집을 찾은 아들 친구의 어머니에 의해서였다.
당시 김씨는 안방 옷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부인과 아들들은 침대에 가지런히 누운 채로 숨져 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빚 독촉 문자메시지가 발견된 점과 막노동을 하던 김씨가 두 달전 실직했고, 아이들 학원비가 밀려 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김씨가 가족들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구에서는 하나뿐인 아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40대 주부가 목 매 자살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40분께 대구 달서구 송현동 서모(41·여)씨의 빌라 옥상에서 서씨가 빨래 건조대에 목을 매 숨진 것을 아들 김모(15)군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군은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논다는 이유로 엄마와 심하게 다툰 뒤 2시간이 지나도 엄마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옥상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외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서씨는 평소에도 아들과 공부 문제로 자주 다퉜으며, “내가 죽는 것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냐”는 말을 종종 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무속인 10대 장애인 납치 왜?
“제자로 키우려 했을 뿐?”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9일 10대 지적장애 여성을 납치한 무속인 A(53)씨를 특가법상 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45분께 제주시 모 복지관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가는 지적장애인 B(19·여)양을 자신의 차량에 강제로 태워 3일간 감금했다.
A씨는 제주시 도남동 모 암자에 B양을 감금하는가 하면 자신이 가는 곳마다 B양과 동행했다. 그러던 중 B양이 직업 적응훈련을 하던 복지관에 배부된 실종전단지를 보고 A씨를 수상히 여긴 지인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양을 자신의 제자로 키우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초기 A씨는 B양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함께 있는 게 좋다고 해서 같이 다녔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B양의 구체적인 진술이 계속되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보험금 때문에 입양아 살해한 ‘엽기엄마’
“아가야~ 아프다가 하늘나라로 가렴”
건강한 아기 입양 후 일부러 건강 돌보지 않아
입원 이후 보험금 야금야금 타먹다가 결국 살해

30대 주부가 자신이 입양해 키우던 아이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범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8일 아동입양기관에서 입양한 생후 28개월된 여아를 병원 침대에서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최모(31·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월14일 오후 3시께 경남지역 모 대학병원에서 장염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던 딸의 얼굴에 이불이나 옷 등을 덮어씌워 질식에 의한 뇌사상태로 빠뜨려 지난 3월7일 숨지게 했다.
최씨는 2008년 4월 딸을 입양한 이후 아이의 이름으로 3건의 보험에 가입해 매달 20여만원을 불입했으며, 이로 인해 아이가 사망한 후 치료비 등 26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최씨가 벌인 일은 너무 끔찍했다.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소독하지 않은 우유병을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하고, 끓이지 않은 물을 먹이는 등 일부러 질병을 유발해 병원에 입원시켰다.
이에 앞서 최씨는 지난 2005년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생후 1개월된 여아를 입양한 뒤 15개월께 역시 장염 등의 증세로 대구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딸이 숨지자 1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
경찰은 최씨가 입양한 두 딸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병원 의사와 간호사, 당시 함께 생활했던 환자나 보호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최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최씨가 시인하도록 만들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최씨는 “아이를 죽일 마음은 없었지만 당시 남편과 불화로 가출해 혼자 지내던 터라 아이가 거추장스럽다고 여겨 모진 행동을 했다. 지금은 후회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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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