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주의 사건 X파일>

‘몰카 촬영’ 20대 남성 경찰에 구속
‘야동’으로 배운 몰카, 그릇된 욕망으로 표출
평범한 20대 남성 몰카 중독, 직접 카메라 들고 나서

서울 성동경찰서는 여성들이 용변을 보거나 샤워하는 모습을 몰래 동영상으로 촬영한 한모(24)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1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한씨는 지난 11일 오후 3시께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교육문화회관 2층 여자화장실에 몰래 들어가 용변을 보는 여성의 모습을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올 초부터 49차례에 걸쳐 몰카를 촬영한 한씨는 11일 여자화장실에서 촬영이 발각돼 촬영 내용을 삭제한 디지털 카메라를 흘리고 도주했지만, 경찰에서 삭제한 메모리카드를 복원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한씨가 몰카에 집착하게 된 것은 고등학생 때부터다. 친구의 권유로 처음으로 접한 야동이 하필 여성의 은밀한 신체부위를 촬영한 몰카가 대부분이었던 것. 몰카의 중독성은 대단했다. 성인이 되고 대학 졸업 후 군대에 다녀올 때까지 몰카의 유혹은 계속됐고, 사귄지 1년이 넘은 여자친구도 있지만 몰카와는 별개였다.
결국 한씨는 단순히 보는 것에 만족하지 못하고 올해 초 자신이 직접 몰카를 찍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동영상 촬영이 가능한 디지털 카메라를 구입한 한씨는 본격적으로 도심을 누볐다.
성동구 일대 여성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여성들의 은밀한 모습을 몰래 촬영해 자신의 컴퓨터에 보관하고, 목욕하는 여성들의 알몸 역시 컴퓨터에 차곡차곡 쌓였다. 자신의 여자친구와 잠자리를 하는 장면 역시 그가 아끼는 작품(?) 중의 하나였다.
한편, 경찰은 한씨의 컴퓨터와 디지털카메라, 휴대폰 등에서 삭제된 동영상 파일을 복구하고 있으며, 촬영 동영상을 인터넷에 유포했는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여성 속옷 308점 훔친 30대 덜미
“헤어진 여자친구 생각나서…”

주택 베란다에 널려 있는 여성 속옷만 골라 훔친 3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대전 대덕경찰서는 이 같은 혐의로 A(30)씨를 구속했다고 지난 2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9월28일 대전 동구 홍도동 김모(여·24)씨의 다세대주택 베란다 방범창 사이로 손을 넣어 건조대에 널려 있던 팬티 4점을 훔쳤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지난해 9월부터 경찰에 붙잡힌 날까지 1년여 동안 같은 수법으로 대전지역 다세대주택과 원룸, 단독주택 등을 돌며 23차례에 걸쳐 팬티와 브래지어 등 여성 속옷 308점과 팬티스타킹 10족 등 모두 400만원 상당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80대 할머니 성폭행미수 살인사건
“이보게,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왜 이러나”
이웃집 할머니 성폭행 하려다 살해

80대 할머니를 성폭행 하려다 할머니가 반항하자 살해하고, 시신까지 유기한 6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영동경찰서는 지난 19일 살인 등의 혐의로 박모(65)씨를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 17일 오후 1시께 영동군 학산면 자신의 집에 놀러온 이웃 A(82·여)할머니에게 성관계를 요구했다. 하지만 할머니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순간 화가 난 박씨는 자신의 집 2층에서 A할머니의 몸을 밀어 넘어뜨린 뒤 약 4미터 아래 마당으로 떨어뜨려 살해했다.
할머니가 숨진 것을 확인한 박씨는 시신을 약 700미터 떨어진 자신의 사과밭으로 옮긴 뒤 구덩이를 파고 유기했다. 시신 유기까지 마친 박씨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와 태연하게 잠이 들었다가 다음날인 18일 오전 아내 B(55·여)씨가 집 안의 혈흔에 대해 묻자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조사에서 박씨는 “술을 마신 상태에서 집에 놀러 온 할머니를 보고 성적 충동을 느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스로 목숨 끊는 사람들 
전국곳곳에서 이유있는 자살사건 ‘펑펑’
전주서 실직가장 일가족 살해 후 자살
아들과 다툰 뒤 감정 상해 극단적 선택


10월 셋째주는 유독 자살 사건이 많았다. 교수부터 가장, 40대 주부까지 전국곳곳에서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먼저 경기도에서는 경찰 조사를 받던 40대 남성이 수사에 불만을 담은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숨진 채 발견돼 경찰의 강압수사 논란이 일었다.
한국환경공단으로부터 농촌 폐비닐 수거 민간위탁자로 선정돼 남양주 지역 폐비닐 수거 일을 하던 이모(45)씨는 지난 18일 오전 6시45분께 의정부시 녹양동 야산에서 나무에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사망 직후 이씨의 집에서는 경찰 수사에 대한 강한 불만과 고통을 호소한 A4 용지 절반 크기의 메모지가 발견됐다. 당시 이씨는 폐비닐 수거보상금과 장려금을 부당하게 지급받은 혐의로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에서 조사를 받던 중이었다.
이씨의 유서가 발견됨에 따라 그가 경찰의 강압수사에 대한 고통으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으며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이씨의 유서를 토대로 자체 조사를 진행중이다.
지난 19일 오후 7시경에는 고려대학교 사범대 A교수가 연구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교수는 이날 연구실을 찾은 부인에 의해 발견됐으며 경찰은 연구실에서 노끈이 발견됐고, 타살 흔적을 찾을 수 없는 점 등에 의해 목을 매 자살한 것으로 추정했다.
사건을 맡은 성북경찰서 관계자는 “부검은 하지 않기로 했으며 장례절차를 치를 수 있도록 검시필증을 해주는 선에서 끝냈다”고 전했으나 유서나 자살 원인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전북 전주에서는 실직가장이 돈 때문에 일가족을 살해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어 씁쓸함을 더했다.
김모(33)씨와 김씨의 아내(31), 두 아들(10, 9)이 숨진 채 발견된 것은 지난 19일 오후 9시께. 아이들이 학교에 나오지 않아 김씨의 집을 찾은 아들 친구의 어머니에 의해서였다.
당시 김씨는 안방 옷걸이에 목을 매 숨져 있었고, 부인과 아들들은 침대에 가지런히 누운 채로 숨져 있었다.
경찰은 김씨의 휴대전화에서 빚 독촉 문자메시지가 발견된 점과 막노동을 하던 김씨가 두 달전 실직했고, 아이들 학원비가 밀려 있었다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에 따라 김씨가 가족들을 목 졸라 살해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런가 하면 대구에서는 하나뿐인 아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40대 주부가 목 매 자살했다.
대구 달성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오후 10시40분께 대구 달서구 송현동 서모(41·여)씨의 빌라 옥상에서 서씨가 빨래 건조대에 목을 매 숨진 것을 아들 김모(15)군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에서 김군은 “공부를 하지 않고 친구들과 논다는 이유로 엄마와 심하게 다툰 뒤 2시간이 지나도 엄마가 보이지 않아 찾아보니 옥상에 목을 맨 채 숨져 있었다”고 진술했다.
외아들에 대한 기대가 컸던 서씨는 평소에도 아들과 공부 문제로 자주 다퉜으며, “내가 죽는 것을 봐야 정신을 차리겠냐”는 말을 종종 한 것으로 알려졌다.

50대 무속인 10대 장애인 납치 왜?
“제자로 키우려 했을 뿐?”

제주 동부경찰서는 지난 19일 10대 지적장애 여성을 납치한 무속인 A(53)씨를 특가법상 약취유인 등의 혐의로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A씨는 지난 15일 오후 3시45분께 제주시 모 복지관 부근 버스정류장에서 집으로 가는 지적장애인 B(19·여)양을 자신의 차량에 강제로 태워 3일간 감금했다.
A씨는 제주시 도남동 모 암자에 B양을 감금하는가 하면 자신이 가는 곳마다 B양과 동행했다. 그러던 중 B양이 직업 적응훈련을 하던 복지관에 배부된 실종전단지를 보고 A씨를 수상히 여긴 지인의 제보로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B양을 자신의 제자로 키우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조사 초기 A씨는 B양이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함께 있는 게 좋다고 해서 같이 다녔을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했지만 B양의 구체적인 진술이 계속되자 범행 사실을 자백했다.

보험금 때문에 입양아 살해한 ‘엽기엄마’
“아가야~ 아프다가 하늘나라로 가렴”
건강한 아기 입양 후 일부러 건강 돌보지 않아
입원 이후 보험금 야금야금 타먹다가 결국 살해

30대 주부가 자신이 입양해 키우던 아이를 살해하고 보험금을 타낸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 같은 범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경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 18일 아동입양기관에서 입양한 생후 28개월된 여아를 병원 침대에서 질식시켜 살해한 혐의로 최모(31·여)씨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최씨는 지난 1월14일 오후 3시께 경남지역 모 대학병원에서 장염 등으로 입원치료를 받던 딸의 얼굴에 이불이나 옷 등을 덮어씌워 질식에 의한 뇌사상태로 빠뜨려 지난 3월7일 숨지게 했다.
최씨는 2008년 4월 딸을 입양한 이후 아이의 이름으로 3건의 보험에 가입해 매달 20여만원을 불입했으며, 이로 인해 아이가 사망한 후 치료비 등 2600만원의 보험금이 지급됐다.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최씨가 벌인 일은 너무 끔찍했다. 아이를 병원에 입원시키기 위해 소독하지 않은 우유병을 몇 번이고 다시 사용하고, 끓이지 않은 물을 먹이는 등 일부러 질병을 유발해 병원에 입원시켰다.
이에 앞서 최씨는 지난 2005년에도 비슷한 범행을 저질렀다. 생후 1개월된 여아를 입양한 뒤 15개월께 역시 장염 등의 증세로 대구 모 대학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던 딸이 숨지자 1500만원의 보험금을 지급받은 것.
경찰은 최씨가 입양한 두 딸이 비슷한 증세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숨졌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병원 의사와 간호사, 당시 함께 생활했던 환자나 보호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최씨의 범행을 확인하고 최씨가 시인하도록 만들었다.
경찰 조사 과정에서 최씨는 “아이를 죽일 마음은 없었지만 당시 남편과 불화로 가출해 혼자 지내던 터라 아이가 거추장스럽다고 여겨 모진 행동을 했다. 지금은 후회한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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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