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신후 허위공시 공방

대주주가 개미투자자 피 빨았다?

[일요시사 취재2팀] 이창근 기자 = 코스닥기업 ㈜신후가 수상하다. 작년 하반기 1000원대 초반에 머무르던 주가가 11월에 1만3000원을 찍더니 현재는 3000원 선에 머물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작전세력의 신후 개입설과 신후의 전임 대표이사와 현 대표이사가 짜고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더불어 회자되고 있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신후의 전·현직 경영진이 허위공시로 주가를 띄운 뒤 개미들의 고혈을 빨아먹었다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급기야 청와대 신문고와 금감원 등에 민원을 넣은 주주와 검찰에 소를 제기한 주주까지 등장했다. 오는 3월30일 오전 9시. 신후 본사 2층 회의실에서 개최될 주주총회가 조용히 끝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는 배경이다.

작년 6월18일까지 신후의 주가는 880원이었다. 이전 3년 동안 매출부진과 그에 따른 적자경영으로 인해 주가가 바닥을 긴 것이다. 그러던 것이 6월19일부터 나흘간 매일 30%씩 상한가를 쳤다. 그 결과 주가는 4일 만에 120%가 상승한 1920원이 됐다.

나흘간 매일
30%씩 상한가

이러한 신후의 주가상승에는 에너지 신기술사업 진출 공시가 큰 배경이 됐다. 당시 경영진인 정모, 김모씨가 임시이사회를 열어 이장헌(58) ㈜이에스에스콤 대표를 신후의 각자대표로 영입한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이다.

이장헌 대표는 국내 신기술 1호인 에너지저감장치(Ess시스템)의 개발자다. 이장헌 대표의 영입에는 신후의 이사회 의장인 이준희(53)씨 역할이 컸다. 기존 사업의 실적부진 탓에 사업 다각화가 절실했던 신후 경영진의 ‘신의 한 수’가 시장의 호응을 받은 것이다.

새로 취임한 이장헌 각자대표의 활동은 대단했다. 취임 두 달 만에 중국 가스계량기 1위 제조업체인 단동동발그룹과 단동로봇과학기술 유한공사로부터 각각 20억원씩 총 40억원의 투자를 유치해 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신사옥 건축현장을 비롯한 2건의 Ess시스템 공급계약을 따낸 것이다.

이러한 호재들은 곧바로 주식시장에 반영됐다. 그 결과 작년 6월 880원이던 주가는 10월 슬슬 바람을 타더니 11월에는 1만3000원 고지를 밟았다.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이 대박을 낸 것이다. 시가총액도 160억원에서 2600억원으로 급등했다.

이런 신후의 대박은 ㈜이에스에스콤 이장헌 대표의 영입이 큰 계기가 됐다고 볼 수 있다. 그전까지 신후의 매출액은 50억원 규모에 불과했고 심지어 3년 연속 적자를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작년 영업적자만 26억원 규모다. 따라서 신후의 주가폭등은 매출 실적의 반영이라기보다 향후 전개될 신사업의 기대감이 작용한 결과로 해석해도 무리가 없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주가 고점을 찍은 11월 이후 신후 경영진이 보여준 행보다. 12월 최대주주이자 각자대표인 김모씨가 갑자기 사퇴를 하고 그 자리를 이사회 의장인 이준희씨가 취임한 것까지는 큰 문제가 아니다. 김씨와 이 의장은 부부지간으로 특수관계인이고, 그간 회사 내부의 결재들도 이 의장이 대리 서명한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신임 대표를 겸임한 이 의장이 최근 개최한 이사회에서 자신이 영입한 이장헌 각자대표를 해임시키면서 발생했다. 그 동안 감춰진 내부 갈등이 외부로 표면화된 것이다. 여기에 대주주 먹튀설과 허위공시를 통한 작전설 그리고 이사회 회의록 위조를 비롯한 전·현직 대표의 횡령과 배임 의혹 등 온갖 악재가 한꺼번에 튀어나왔다.

가장 민감한 사안은 대주주 먹튀설이다. 최대주주이자 경영자인 김모씨가 주가 최고점에서 대량의 주식을 매각, 100억원 대의 이익을 챙기고 사임했다는 것이 의혹의 골자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량의 주식매각으로 인해 최대주주가 변경된 사실을 새 대표의 지시로 은폐되고 있다는 의혹이 덧붙었다.
 

공시은폐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자본시장법 위반에 따른 처벌은 차지하더라도 소액주주들의 엄청난 비난이 잇따를 것이 자명해 보인다. 더불어 김씨와 부부관계에 있는 현 대표에게도 큰 부담이 될 사안이다. 투자자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주요 정보를 감춰 온 것은 부부가 짜고 개미들을 유인해 왔다는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신후의 공시 담당자는 대주주 먹튀설에 손사레를 쳤다. 작년 10월14일과 15일에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였던 김씨가 143만주를 시장에 매각한 것은 맞지만 먹튀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시 처분단가는 1900원에서 2000원 정도였고, 최대주주의 지분 변동에 대해 금감원에 신고했다”고 덧붙였다. 1만3000원대에 주식을 팔았다는 얘기는 모함이라는 것이다.

또 “신후가 금감원에 거짓 신고했으면 곧바로 정정요구가 온다. 그런데 아직까지 정정요구가 없다. 정당한 근거 없이 신후를 흠집 내는 세력에게는 강력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신후 담당자의 주장은 한국예탁원에 보관된 주주명부에 의해 사실과 다름이 입증되고 있다. 2015년 12월31일 기준 정기주주총회 주주일람부 세부 변동내역을 살펴보면 최대주주이자 대표이사인 김모씨가 10월15일에 143만주를 장내매도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처분단가는 2911원. 1900원에서 2000원 정도에 매각했다는 공시담당자의 발언과는 격차가 있으나 소소한 문제로 치부하면 이해하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러나 예탁원이 보유한 주주일람부에는 쉽게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 존재한다.

자료에는 작년 12월31일 기준 최대주주였던 김모씨의 보유주식이 343만주로 나와 있기 때문이다. 당초 김씨가 보유한 주식은 580만주. 이 중 장내 매도를 통해 143만주를 매도했으니 437만주가 남아야 한다. 그런데 예탁원의 주주명부상 김씨의 보유주식은 보호예수가 걸려 있는 343만주로 나타났다. 93만주가 빈 것이다.

주가 고점서 최대주주 먹튀
현 대표는 배임 의혹 일어

이미 주주들 중에서는 “작년 11월 주가최고점에 난데없이 무더기로 물량이 쏟아져 나왔는데 그때 김대표가 물량을 털어냈을 것”이란 의혹이 공유된 바 있다. 이번 입수된 예탁원의 자료는 그때의 의혹이 허위가 아닌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당시 주가는 1만원에서 1만3000원 사이에 움직였으니 93만주의 처분총액은 93억원에서 120억원 사이로 추정이 가능하다.
 

문제는 93만주의 추가매각으로 인해 김씨의 보유주식이 줄어들면서 최대주주가 바뀐 대목이다. 자료에 의하면 현재 신후의 최대주주는 이장헌 전 각자대표의 이에스에스홀딩스다. 총 365만주. 김씨의 잔여 보유주식보다 22만주 많다.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후는 아직까지 최대주주 변경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개연성은 두 가지. 김씨가 내부 임직원들에게 주식매각 사실을 숨겼거나 아니면 알 만한 사람은 다 알면서 이를 쉬쉬하고 있거나다.

코스닥상장협의회 관계자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를 숨긴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에 해당될 소지가 다분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거래소의 시장조사팀이나 금감원의 실사결과에 따라 검찰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것이다. 무엇보다 회사를 경영하던 대표이사이자 최대주주가 보호예수 주식 외의 주식 전부를 처분하고 회사를 떠난 사실을 주주와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부분은 도덕적으로도 큰 문제가 있다는 첨언이다.   

수상한 대주주
“물증 나왔다”

공시은폐에 대한 이슈는 이준희 현 대표에게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2911원에 매도한 143만주로 41억원, 여기에 1만원대에 처분한 93만주 금액을 계산하면 최소 130억원 상당의 거금이 부인 통장에 들어왔는데 이를 남편이 모를 리가 없다는 눈총에 직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의 변경 등이 알려져 개미들이 떨어져 나가면 3000원 전후의 현 주가가 무너지는 것을 피하기 위해 일부러 은폐했다고 오해 받을 공산도 크다. 공시로 부양된 주가가 공시로 무너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준희 대표를 압박하는 카드는 또 있다.

이 대표가 의장 시절에 영입했다 최근 해임한 이에스에스콤 이장헌 전 각자대표가 이 대표와 부인 김씨를 상대로 횡령과 배임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상태다. 이장헌 전 대표는 “이준희 현 대표가 내 이름과 기술을 철저히 이용해 먹고 버렸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자신이 취임 초에 유치한 중국 투자금 40억원을 이 대표 부부가 횡령 또는 전용하는 불법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그의 주장은 나름 뚜렷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작년 10월29일 신후와 중국 투자자 사이에 작성된 보충합의서가 그 근거다. 보충합의서 제4조에 의하면 ‘투자를 통해 조달한 자금은 ㈜이에스에스콤의 Ess 에너지 절약계열 상품발전에 이용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또한 ‘자금의 집행에 있어 각자대표인 이장헌의 사전 승인 하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조항도 붙어 있다.
 

자금의 용도와 절차, 승인 주체 등이 명확히 규정된 계약이다. 문제는 이러한 명확한 계약 조항에도 불구하고 실제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금이 집행됐다는 점이다. 작년 10월30일 입금된 중국 측 투자금 40억원은 나흘 뒤인 11월4일부터 12월9일까지 현금 10억원과 수표 30억원으로 전액 인출된 상태다. 이는 이장헌 전 각자대표가 해임 직전에 주거래은행을 통해 확인한 사안이다.

이 전 대표가 신후 경영진을 상대로 횡령과 배임 의혹을 제기한 근거다. 물론 이장헌 대표는 수상한 자금 인출에 대해 김 대표와 이 의장을 추궁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자금의 이동과 집행에 대한 사전 승인을 한 적이 없던 까닭이다. 그럼에도 명확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 각자대표에서 해임됐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가 40억원 중국 투자금의 횡령이나 전용은 국제사기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이에 대해 신후 관계자는 “당시 중국 측 투자는 운영자금 명목으로 투자받은 것”이라고 반박하다가 보충합의서의 내용을 확인했다는 기자의 반문에 입장을 바꿨다. 계약을 인정한다고 쳐도 투자금 40억원을 Ess 사업에 집행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이유를 “Ess시스템 관련한 기술과 사업체에 아무런 실체가 없었기 때문”으로 돌렸다. 자금을 집행하려 해도 이장헌 대표의 회사가 이를 받을 상태가 안 됐다는 것이다. 중국 측에 약속한 Ess시스템 샘플의 납기를 지키지 못했다는 점도 반복해서 강조했다. 또 40억원은 회사 운영비로 집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소액주주 허위증시 증거 확보
공시로 흥한 자 공시로 망하나

그러나 이장헌 전 대표는 “신후 측 담당자가 너무 궁색한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는 입장이다. 중국이 신후에 투자한 것은 에너지사업과 관련한 Ess시스템에 대한 관심 때문이지 적자에 허덕이는 회사를 보고 투자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중국이 계약서에 자금의 용도와 절차를 지정한 것이 그 반증이라는 주장이다. 샘플의 납기를 어긴 것도 당시 신후의 김 대표와 이 의장 측이 모든 자금을 횡령해 간 여파라는 입장이다.

“실체가 없어 자금을 집행할 수 없었다”는 대목에 대해서는 안색이 돌변했다. 적반하장이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내놓은 문건이 국민보험공단 신축공사를 맡은 협력사가 신후에 보낸 문건이다. 이 문건은 에 Ess시스템 납품함에 있어 신후가 상주시에 지방세를 체납하고 있어 상주시로부터 채권압류통지를 받았고, 그에 따라 물품공급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신후 측은 Ess시스템에 대해 실체를 운운할 자격이 없다는 것이다.

“내가 각자대표로 취임했을 때 신후는 상장폐지를 걱정해야 할 수준이었다. 세금, 4대보험 모두 연체 중이었다. 그런 회사에 중국 자금을 유치해 놓으니까 두 부부가 40억원을 다 빼돌려 놓고 이제 와서 오리발이다. 반드시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장헌 전 대표 외에도 이준희 현 대표를 벼르고 있는 이들이 더 있다. 신후의 소액주주인 채모씨와 김모씨 등이 현 대표를 사문서 위조와 인장, 사인 등의 위조 및 부정사용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한 것이다. 이 고발장 내용 중에 눈에 띄는 대목은 이사회의 일원인 김모 이사의 자필확인서다.
 

확인서 내용을 요약하면, 김 이사는 이사 선임 이후 단 한 차례도 이사회 개최를 통보받거나 참석한 사실이 없기 때문에 이사회 회의록에 있는 자신의 도장과 서명은 불법으로 위조, 날인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물론 신후 측 담당자는 이를 부인하고 있다.

결국 신후의 전+현직 경영진을 둘러싼 날 선 공방은 검찰과 금감원 등에 의해 그 진위가 드러날 전망이다. 그 여정도 짧게 끝나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오는 31일 예정된 정기 주주총회는 현 경영진을 상대로 한 이장헌 전 대표의 거센 공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측된다. 김씨의 주식매도로 인해 이장헌 전 대표의 이에스에스홀딩스가 신후의 최대주주로 등극했기 때문이다.

이 전 대표는 이번 주총에서 현 경영진 해임을 안건으로 한 표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이준희 대표를 해임시키고 본인 또는 전문경영인을 대표로 앉혀서 신후 경영진이 감추고 있는 온갖 비밀을 파헤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특히 동부코어 20억 유상증자의 공시에 대한 진실규명에 주력할 방침이다. 당초 신후는 작년 9월 동부코어가 20억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했다가 올해 1월 중국 홍룬로봇과학기술 유한공사가 대신 투자한다고 공시했고, 다시 지난 3월10일 두 명의 개인 투자자로 정정한 바 있다.

이 전 대표가 주목하는 부분은 동부코어 대신 중국 회사가 유증에 참여한다고 변경한 부분이다. 신후의 현 대표가 애초부터 허위공시를 띄워 소액주주를 기만한 정황과 증거가 있다는 것이다.

“동부코어 유증 발표 시점부터 사기공시였다. 주가를 띄우기 위한 현 대표의 작전에 개미투자자들이 놀아난 것이다. 동부코어가 5개월 동안 대금을 납부하지 않았던 것이 그 증거다. 또 중국 기업이 대신 참여하기로 한 공시는 완전 사기다. 내가 직접 중국 측에 확인한 사실이다. 나만 확인한 것이 아니다. 소액 주주들이 직접 중국 측으로부터 답변까지 받았다.”

계약 위반은
국제범죄

그러면서 내놓은 것이 소액주주들이 회신을 받은 중국 측의 답변이다. 답변 중 주목할 대목은 ‘당사는 신후의 20억 출자에 대해 아무런 약속이나 계약의 서명을 한 적이 없고, 이에 대한 공고나 발표를 한 적이 없다’는 부분이다.

여기에 신후의 이준희 대표로부터 “중국의 투자금 납입은 사실이 아니고 회사를 위해 편리하게 공시한 것이다. 급해서 그랬다. 나중에 자금을 만들어 넣으면 된다”는 요지의 발언을 직접 들었다는 인물까지 등장했다. 이씨 부부가 상장폐지 직전의 회사를 가지고 한국과 중국 투자자를 기만하는 사기극을 벌이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또한 현 대표인 이씨와 부인 김씨가 저지른 불법행위가 용인될 경우 다수의 선량한 투자자와 주주들에게 큰 피해가 돌아갈 것임을 경고했다. 더 이상 실적개선이 아닌 공시조작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오는 30일, 신후의 주총에서 누가 경영권을 확보할 지가 주목되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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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