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단, 충선 앞두고 한전부지 환수 꺼내든 이유

불교재가연대 "염불엔 관심없고 잿밥만 신경 쓰는 조계종단"

[일요시사 사회2팀] 박 일 기자 = "자기반성은 없이 모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일은 부당하며, 더구나 종교집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인가."

참여불교재가연대(이하 재가연대)가 24일, 최근 조계종의 한전 부지 환수 주장에 대해 "소송을 통해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않고, 선거국면을 이용해 적법절차에 따른 건축허가를 받을 수 있는 현대자동차로부터 합의금을 받자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가연대는 전날, 조계종단의 서울시청 앞에서 가진 한전부지 환수기원법회와 관련해 "봉은사 부지 강탈의 책임은 정부에 있지만, 당시 총무원이 봉은사 반대를 묵살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해야 한다"며 "자기반성도 없이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종교집단에서는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고 비난했다.

이어 "개발인허가와 관련해선 안 될 더불어민주당에게 개발허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총선을 코앞에 두고 전혀 논리적 근거도 없이 정당에 대해 총선필패를 외치는 것은 정치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날 조계종 기원법회 행사에는 환수위 명의로 '더민주 총선필패' '박원순 대권불발' 등의 피켓과 '재벌과 더불어? 서민과 더불어? 더민주-한전부지 개발허라 즉시 중단하라!'라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이 같은 종교계의 집단 정치 개입에 따른 선거법 위반은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심지어 이들은 시울시청에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환수위 스님들이 청사 입구에서 경찰병력과 충돌을 일으키는 등 물의를 빚기도 했다.


환수위 스님들은 이 과정에서 '조계종에서 마련한 포토라인'서 취재 중인 언론사 취재기자에게 "나가라"며 밀쳐내는 등 상식 이하의 행동을 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연대는 "조계종단은 한전부지가 현대자동차로 매각되기 이전에, 사찰의 수행환경에 도움이 되고 서울시민 공익에도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공개발 계획을 수립하는 등 공공개발 트러스트를 구성해 한전부지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현대자동차로 부지가 매각된 현재로서는 조계종과 정부, 현대자동차가 참여하는 3자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사찰의 수행환경과 시민의 환경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이 최선”이라고 제시했다.

다음은 '조계종단의 한전부지 환수 정치화와 불법적 서울시청 진입시도에 대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긴급성명서' 전문이다.

<조계종단의 한전부지 환수 정치화와 불법적 서울시청 진입시도에 대한 참여불교재가연대의 긴급성명서>

조계종단은 과거 봉은사 토지였던, 강남구 삼성동 구 한전부지를 1970년 박정희 정권의 정치자금마련을 위하여 강제로 빼앗겼다며, 3월 23일 봉선사 등 전국의 신도들을 동원하여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한전부지 환수기원법회를 열었다.

위 법회에서는 조계종 환수위원회 명의로 “더 민주 총선필패” “박원순 대권불발” 등의 피켓과 “재벌과 더불어? 서민과 더불어? 더민주-한전부지 개발허가 즉시 중단하라!라는 현수막이 내걸리고, 동일한 구호가 외쳐졌으며, 심지어는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며 경찰과 충돌까지 서슴치 않았다.


조계종단의 주장은, 1970년 당시 박정희 정권은 정치자금 마련을 위하여, 상공부 이전 부지가 필요하다며 조계종단을 기망하고, 봉은사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조계종 총무원 주도로 매각권을 총무원으로 넘겨 구 한전부지를 헐값에 매각하게 하였고, 당시 강압적인 분위기로 인해 봉은사가 이의를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따라서 법적 주체인 봉은사가 동의하지 않은 매매계약은 무효이므로 한전부지를 돌려받아야 한다는 것이다.

조계종단의 주장대로 한다면, 과거 봉은사 부지 강탈의 책임은 대한민국 정부에 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먼저 당시 총무원이 봉은사의 반대를 묵살한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하여야 마땅할 것이다. 자기반성은 없이 모든 책임을 남에게 떠넘기는 일은 부당하며, 더구나 종교집단에서 할 수 있는 일이 못된다.

그럼에도 개발인허가와 관련되어서는 아니 될 일개 정당 더불어민주당에게 개발허가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개발행위 허가신청이 접수되면 도시계획심의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적법절차를 준수하여 법집행을 하여야할 서울시장에 대하여 ‘대권불발’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총선을 코앞에 앞두고 전혀 논리적 근거도 없이 일개 정당에 대해 총선필패를 외치는 것은 선거 국면에 있어서 정치개입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선거법 위반 논란을 자초하여 불교의 위상을 떨어뜨리는 어리석음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여 공무집행을 방해하려한다는 것은 법치주의 사회에서 결코 용인될 수 없는 행동이다.

헌법상 정교분리 원칙은 당연히 종교단체도 지켜야할 원칙이고, 특히 선거국면에서 종교단체는 여야를 막론하고 부당한 영향력행사를 자제하여야 함은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다.

조계종단의 행태는 이밖에도 다음과 같은 점에서 정당하지 못하다.

첫째, 법적인 무효를 주장하면서 소송을 통한 정당한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고, 선거국면을 이용하여 공공기관을 곤란하게 만들어 인허가를 지연시킴으로써, 적법절차에 따라 건축허가를 받을 권리가 있는 현대자동차로부터 합의금을 받자는 상식 밖의 행동을 하고 있다.

둘째. 과거 조계종 총무원이 봉은사를 소외시키고 매각협상을 진행했다는 주장을 펴면서, 봉은사가 주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총무원 주도로 전국의 신도를 동원하는 논리모순의 행동을 하고 있다.

셋째, 불교재산의 강압적 침탈을 행했다는 대한민국 정부가 아니라, 관련법규에 따라 법집행을 해야 할 서울시장의 대권불발을 거론하고 있고, 개발 인허가에 절대로 관련되어서는 아니 될 정당에 대하여 개발허가 중단과 총선필패를 주장함으로써 왜곡된 대상과 수단을 선택하고 있다.

넷째, 조계종단은 분명 법치국가에서 존속하고 있고, 전통사찰보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등에 의하여 법적보호를 받고 있음에도, 개발인허가의 법적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중단을 요구하는 시대착오적 행동을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문제의 발단이 독재정권의 부당한 사찰 토지 강탈에서 비롯되었다는 점, 대규모 개발로 시민들의 환경권이 침해될 우려가 크다는 점을 중시한다. 따라서 이 문제를 합리적으로, 그리고 현실적 법리를 감안하여 해결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방안을 권고한다.

과거 봉은사 부지의 한전 매각으로 봉은사의 수행환경권이 많이 손실된 것이 사실이다. 현실적으로 법적인 소송을 통하여 한전부지를 찾기 어려웠다면, 한전부지가 현대자동차로 매각되기 이전에, 조계종단은 사찰의 수행환경에 도움이 되고 서울시민의 공익에도 부합하는 방향으로 공공개발의 계획을 수립하고, 공익적 자금과 기업이 참여하는 공공개발트러스트를 구성하고 관련법규의 손질을 요구하여 한전부지를 매수하는 방향으로 나아갔어야 한다.

현대자동차로 부지가 매각된 현재의 상황이라면 과거 사찰부지 강탈에 책임이 있는 정부 및 봉은사 인근에서 사옥을 신축하려는 현대자동차와의 3자 협상테이블을 만들어 사찰의 수행환경과 시민의 환경권을 최대한 보장하는 사회적 합의로 나아가는 것이 최선의 방안이다.


현재의 조계종단의 목표와 행동은 천만 불자들에게, 또 양식 있는 시민들에게 낯부끄러운 행위이며, 불교의 위상을 땅에 떨어뜨리는 것임을 자각해야 할 것이다. 조계종단은 겸허하게 자신의 과거 잘못을 반성한 뒤에, 다시금 목표와 방법을 정당하게 설정할 것을 조계종단에게 엄중히 권고한다.

2016년 3월 24일

참 여 불 교 재 가 연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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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국민의힘 해산’ 민주당 딜레마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민의힘이 위태위태하다. 끝나지 않는 내부 총질에 “이럴 바엔 해산하라”는 날 선 비판까지 나온다. 이 모습을 바라보는 더불어민주당은 만감이 교차한다.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자니 보수 결집이, 그대로 놔두자니 개혁에 걸림돌이 되는 딜레마의 연속이다.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윤 어게인(Again)’과 전한길씨의 싸움으로 자리 잡았다. 누가 대표가 되더라도 ‘내란 정당’이라는 꼬리표를 떼기에는 역부족이다. 이에 발맞춰 국민의힘 해산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내란 수괴와 45명의 적 국민의힘 해산 요구는 지난 6·3 조기 대선 정국서부터 불거졌다. 서부지검 폭동 사태와 헤어 나오지 못한 탄핵의 강 등 내란 사태가 지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정당해산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탈당하기 전 당시 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국민의힘은 윤석열을 비호하고 내란에 동조하며 국가적 위기와 사회적 혼란을 키운 씻을 수 없는 큰 책임이 있다”며 제명을 촉구했다. 윤 전 대통령을 수호한 45명의 의원을 ‘인간 방패’라고 꼬집으며 제명을 요구했다. 민주당이 호명한 45명은 국민의힘 ▲강대식 ▲강명구 ▲강민국 ▲강선영 ▲강승규 ▲구자근 ▲권영진 ▲김기현 ▲김민전 ▲김석기 ▲김선교 ▲김승수 ▲김위상 ▲김은혜 ▲김장겸 ▲김정재 ▲김종양 ▲나경원 ▲박대출 ▲박성민 ▲박성훈 ▲박준태 ▲박충권 ▲서일준 ▲서천호 ▲송언석 ▲엄태영 ▲유상범 ▲윤상현 ▲이달희 ▲이상휘 ▲이만희 ▲이인선 ▲이종욱 ▲이철규 ▲임이자 ▲임종득 ▲장동혁 ▲조배숙 ▲조은희 ▲조지연 ▲정동만 ▲정점식 ▲최수진 ▲최은석 의원이며 이들이 내란 정당의 주축이라고 봤다. 대선후보 마감을 앞두고 국민의힘이 새벽을 틈타 ‘후보 바꿔치기’를 시도하던 때에는 보수 진영에서도 쓴소리가 나왔다. 당원이 뽑은 김문수 후보의 선출을 취소하고 전 국무총리던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후보로 등록한 것이다. 밤사이 일어난 촌극에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니들이 저지른 후보 강제 교체 사건은 직무 강요죄로 반민주 행위고 정당해산 사유도 될 수 있다”며 “기소되면 정계(에서) 강제 퇴출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자기들이 저지른 죄가 얼마나 무거운지도 모르고 윤통(윤석열 전 대통령)과 합작해 그런 짓을 했나”라며 “그 짓에 가담한 니들과 한덕수 추대 그룹은 모두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홍 전 시장은 지난달 자신의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에서 한 지지자가 국민의힘 복당 등에 대해 질문하자 “해산될 정당에 다시 들어갈 일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의힘 해산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민주당은 통합진보당(이하 통진당)이 헌법재판소(이하 헌재)에 의해 위헌정당해산심판으로 해체된 사례를 예로 들며 해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2014년 12월 헌재는 통진당이 “북한식 사회주의 혁명 노선을 추종하며 자유민주적 기본 질서를 위협한다”며 재판관 8대 1의 의견으로 정당해산을 결정한 바 있다. 정당해산의 주요 원인은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이었이다. 알면서 잡은 썩은 동아줄…속내 복잡 남은 건 ‘내란 정당해산’ 심판대뿐 당시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해산 청구 이유에 대해 “통진당의 강령 목적이 우리 헌법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 질서에 반하는 북한식 사회주의를 추구하고, 핵심 세력인 RO(지하 혁명 조직)의 내란 음모 등 그 활동도 북한의 대남 혁명 전략에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며 헌법의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된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민주당은 실행되지 않은 예비 음모 혐의와 내란 선동만으로 통진당이 해산됐는데, 내란을 실행한 자를 옹호한 국민의힘의 죄는 통진당보다 더 크다고 보고 있다. 지난해 12월3일 이후부터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기까지, 국민의힘은 내란에 동조했을 뿐더러 극우 단체와 함께 저항권 행사를 선동했다고도 주장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의원이던 당시 국회에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구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헌법재판소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는 민주당 최전방에서 국민의힘 해체를 요구했던 만큼 이제는 당 대표 직권으로 개정안을 밀어붙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헌법재판소법 제55조에 따르면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 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헌법재판소에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하며 주체는 ‘정부’로 명시하고 있다. 정 대표가 발의한 개정안이 통과된다면 정당해산심판 청구 요건에 ‘국회 본회의 의결이 있을 때’라는 요건이 추가돼 해산심판 주체가 ‘국회’를 포함하게 된다. 당시 정 대표는 한 라디오를 통해 “국민의힘이 제1야당이라 법무부가 직접 나서기엔 부담이 있을 수 있다”며 “그렇기 때문에 국회가 의결을 통해 정당해산 청구를 국무회의 심의 안건으로 올리는 방식이 현실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사면으로 정치권에 복귀한 조국혁신당 조국 전 대표도 국민의힘 정당해산을 주장하고 나섰다. 조 전 대표는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이후에도 여전히 친윤(친 윤석열)계가 당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여전히 계엄과 내란에 대해서 옹호하는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 정 대표가 정당해산을 주장한 데 대해서는 “정당해산을 하려면 12·3 내란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조직적으로 관여했음이 확인돼야 한다. 적어도 1심 판결까지 기다려야 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뼈아픈 공포탄? 개헌 저지선인 100석을 겨우 넘긴 국민의힘이지만 민주당발 정당해산만큼은 피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거센 풍파를 겪었던 보수가 재건할 새도 없이 또다시 무너진다면 그야말로 회생 불가능한 상태에 빠질 것이란 우려에서다. 최근 전 정부와 국민의힘을 옥죄는 특검이 동시다발적으로 이어지자 정당해산의 신호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최근 통일교와 자당 간의 연결고리를 좇는 특검 수사를 언급하며 “국민의힘과 특정 종교를 억지로 결부시켜 정당해산의 빌미를 인위적으로 조작하려고 하는 정치 보복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최은석 수석 대변인 역시 “여당 대표가 정당해산을 입에 올리자 (특검이) 곧장 달려든 모습은 수사기관이 아니라 정권의 ‘행동대장’ ‘'친위부대’로 전락한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우리도 자칫 통합진보당 꼴이 될 수 있다”며 우려를 내비쳤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불법 계엄은 어떤 변명도 통하지 않는, 헌정사 최악의 법치 유린”이라며 “그것을 옹호하거나 침묵하는 사람이 대표가 된다면, 그 즉시 우리 당은 ‘내란 정당’으로 낙인 찍히고 해산의 길로 내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연일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공포탄이 실탄으로 바뀔지는 미지수다. 내란 정당인 국민의힘은 10번 100번도 해산해야 한다지만 막상 야당에 칼을 겨누자니 여당으로서의 현실적인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정당해산심판이 이뤄진다면 오히려 국민의힘이 똘똘 뭉치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 특검이 국민의힘을 포위하자 전당대회를 앞두고 사분오열 흩어졌던 보수가 잠깐이나마 하나가 돼 단체 농성에 나서는 등 결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정당해산은 이 대통령이 강조하는 통합 정치와도 거리가 멀다. 민주당은 내란 세력을 뿌리 뽑기 위함이라고 주장하지만, 대화는커녕 당 대표끼리 악수조차 못하는 상황에서 곧바로 해산 청구를 했다가는 여당이 의석수로 야당을 찍어 누르는 듯한 모습으로 비쳐질 것이란 분석이다. 서로 실책에 기대는 반사이익 구조도 문제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최근 정부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긴 했어도 국민의힘이 저런 식으로 행동하는 한 국민은 이들을 야당이 아닌 내란 세력의 현재 진행형으로 볼 것”이라며 “고질적인 문제지만 한국 정치는 반사이익 구조를 벗어날 수 없다. 정당해산으로 국민의힘이 사라진다면 과연 민주당에 득이겠느냐”라고 의아해했다. 뿔뿔이 흩어질까 이어 “지금 민주당의 모든 정책, 개혁은 내란 세력 척결이라는 원포인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내란 세력이 사라지면 민주당의 날카로움이 돋보이지 않는, 오히려 개혁의 동력이 떨어지는 모순적인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하기 보다 구심점을 잃고 자중지란을 겪고 있는 야당을 그대로 두는 게 더 낫다는 설명이다. 정당해산이 말로만 그쳐도 문제다. 지난 민주당 전당대회서 강성 당원들은 시원하게 개혁을 외치고 날카롭게 국민의힘을 찌른 정 대표를 당의 수장으로 세웠다. 정당해산을 소리 높여 주장하는 정 대표가 막상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다면 그 실책은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된다. 국민의힘 스스로 분열의 길에 접어들면서 또 다른 선택지가 주어졌다. 친윤·친한(친 한동훈), 찬탄(탄핵 찬성)·반탄(탄핵 반대)으로 단단하게 굳어 심리적 분당 상태에 빠진 국민의힘이 자진해서 해체하는 방법이다. 민주당 일각에서는 국민의힘의 분열을 기회로 보고 있다. 편 가르기의 결과로 당이 쪼개져 자진 해산한다면 민주당은 정당 해체 심판을 청구하는 수고로움을 덜 수 있다. 혹시 모를 지지율 역풍과 보수 결집 등의 고민도 해결된다. 장동혁 당시 대표 후보가 정당해산 프레임을 같은 편에 덧씌우면서 공세 수위를 높인 것이 한몫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탄핵 찬성파인 안철수·조경태 후보를 겨냥한 듯 “소신이라는 이유로 사사건건 당론을 어기고 급기야 탄핵까지 찬성했던 분들이 대표가 된다면 정청래(민주당 대표)와 짬짜미해서 당을 해산시킬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진짜 해산돼야 할 위헌 정당은 국민의힘이 아니라, 온갖 방법으로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일당 독재를 하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탄핵에 찬성한 이들과 차별화를 두기 위한 강력한 한 수를 던진 셈이다. 이 과정을 지켜보던 민주당은 “분당이나 정당해산을 피하려면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하라”고 지적했다. 상처만 남은 전대 이대로 알아서 해산?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은 전당대회를 분당대회로 이름을 바꿔라”라며 “윤석열 재입당 공약과 전한길의 선동 사태는 친길(친 전한길)파와 반길(반 전한길)파의 분당 예고편 같다. 진정 분당과 정당해산을 피하고 싶다면 이제라도 전한길과 윤 어게인 세력과 결별 하길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이들의 내부 총질은 전당대회를 앞둔 마지막 토론회서 화룡점정을 찍었다. ‘반탄파(탄핵 반대)’인 김문수·장동혁 후보와 ‘찬탄파(탄핵 찬성)’인 안철수·조경태 후보 간의 살벌한 대치가 이어지면서 정당해산 카드를 꺼내기도 전 스스로 분당 수순에 접어들었다는 것이다. 1, 2차 토론회와 마찬가지로 김 후보와 조 후보는 비상계엄 문제를 놓고 대립했다. 김 후보는 “비상계엄은 잘못됐고 헌법재판소에서 탄핵이 될 만큼의 불법성이 있다”면서도 “헌재 판결은 받아들이지만 그 자체가 모든 면에서 완전하다고 받아들일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조 후보는 “강성 지지층인 윤 어게인을 의식한 발언”이나며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지 ‘윤주주의’ 국가가 아니지 않는가”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김 후보는 “민주당 조경태 의원이 말하는 것은 그렇다고 할 수 있지만, 조 후보는 국민의힘 의원”이라며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토론 단골 주제인 유튜버 전한길씨도 화두에 올랐다. 장 후보는 내년 치러질 재보궐선거에 만일 공천을 한다면 한동훈 전 대표와 전씨 중 누구를 택하겠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열심히 싸우고 있는 분에 대해서는 공천을 줄 수 있다”며 전씨를 택했다. 반면 조 후보는 “오늘 토론회를 보면서 상당히 마음이 아픈 게 장 후보가 재보궐선거에 공천할 후보로 전씨를 선택한 것”이라며 “전씨는 윤 어게인을 주창하는 분이고 그분이야말로 내란 동조 세력”이라고 마지막까지 비판했다. 당 대표 선출서 갈등이 최고조에 올랐던 만큼 선거가 끝난 이후에도 쉽사리 봉합되지 않고 있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라는 대목을 앞두고 치열한 계파 싸움이 예고되면서 당의 앞날이 불안정하다는 평이다.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특검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정당해산 압박 수위를 조절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향해 언제든지 정당해산이라는 카드를 쥐고 흔들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어느 쪽도 진퇴양난 한 야권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정당해산에 대해 가능성 없는, 반민주적 행위라고 주장하지만 내심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빈말이라도 ‘할 테면 해 봐라’라는 식의 이야기를 입 밖으로 꺼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처럼 당 간판만 갈아 치워서는 국민의 마음을 돌릴 수 없다는 걸 본인들이 가장 잘 알 것”이라며 “‘먹히는 개혁안’을 찾아야 한다. 같은 편끼리 지지고 볶다 자진 해산하나, 민주당 손에 이끌려 강제 해산하나 불명예스럽긴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것’으로 뭉친 국힘 서로를 거칠게 비판하던 국민의힘이 당원 명부를 놓고 결집했다. 김건희 특검팀이 ‘2022년 통일교 입당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중앙당사 압수수색을 시도하자 하나로 뭉쳐 이를 저지한 것이다. 국민의힘은 “국민의 정치적 활동과 일상생활을 감시하겠다 것”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조를 편성해 24시간 중앙당사에서 비상 체제를 유지했고 결국 특검팀은 국민의힘과 절충점을 찾지 못해 압수수색은 불발됐다. 국민의힘은 특검팀의 압수수색 시도를 “야당 탄압” “정치 보복”으로 규정하고 농성을 이어갈 예정이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