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즈음 조그마한 행복감을 만끽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연개소문, 이순신 장군 그리고 박정희 전 대통령 등의 삶이 전혀 부럽지 않다. 비록 그분들이 우리 역사에서 훌륭한 족적을 남겼으나 개인 차원에서 바라볼 때 오히려 측은하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이른바 향유하는 문명에 대해서다. 우리 세대는 등잔불을 사용했던 시대의 삶의 방식은 물론 최첨단의 현대문명 모두를 누리고 있으니, 인류 역사를 살필 때 그야말로 선택받은 세대라는 자부심까지 지니고 있다.
그런데 급속한 변화로 인해 얻는 행복감과는 달리 인간의 사고, 특히 정치 영역의 퇴보는 참으로 아쉬운 대목이 아닐 수 없다. 고도로 발전한 사회에 정치가 부응하여야 하건만 그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난장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정치는 반드시 희망을 전제해야 하고 또 사람냄새 물씬 풍기는 사회를 지향해야 한다는 필자의 지론에 따라 우리 정치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킨다는 차원에서 네 가지 사항을 제시한다.
첫째, 권력 구조에 대해서다. 그동안 누누이 이야기했지만 제도와 그를 운용하는 사람 사이의 문제로 지금 우리 사회는 정치에 종사하고 또 종사하려 하는 인간들의 수준은 최하위로 규정내릴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차기 대권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들을 살펴보자. 한마디로 축약하면 도토리 키 재기다. 정치판에서의 경쟁력은 오로지 돈뿐인 인간, 비뚤어진 인성으로 무장한 금수저 출신, 그리고 정치와 막장도 구분 못하는 인간이 그들이다.
상황이 이러한데 그들에게 지금처럼 무소불위의 권한을 줄 수는 없다. 그런 경우 자칫 국가적 재앙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현행 대통령제를 내각책임제 혹은 대통령의 권한을 대폭 축소시키는 권력구조로의 개편이 시급하다.
둘째, 제 정당의 중앙당에 대해서다. 작금에 발생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상향식 공천 논쟁을 살피면 그야말로 어리둥절하다. 자신이 당대표로, 또 그를 통해 지구당을 관리하면서 상향식을 부르짖는다면 정말 어불성설이다.
이전에도 언급했지만 진정한 의미의 상향식 공천은 정당정치를 표방하는 민주주의 정치의 백미다. 아울러 상향식 공천을 실시하기 위해서는 외부의 힘을 배제하고, 즉 중앙당을 해체하고 시도지부와 지구당 체제로 유지되어야 한다.
이미 중앙당의 정책 기능이 국회로 이전되어 있는 사정을 살피면 중앙당의 존재는 더 이상 필요치 않다. 아울러 지구당을 상시적으로 운영하면서 선관위에 일정 부분 역할을 담당하도록 한다면 진정한 의미의 상향식 공천이 이루어지리라 본다.
셋째, 지방자치제에 대해서다. 익히 밝혔지만 이 제도는 지방권력 나누어 먹기에서 시작됐다. 물론 중앙권력을 한 당이 독점했던 데에 따른다. 그러나 이제는 중앙권력도 이동하고, 또 조그마한 땅덩어리에서 분란의 축으로 전락한 지방자치제를 과감하게 폐지할 일이다.
넷째, 국회에 대해서다. 권력자의 전유물인 비례대표를 폐지하고 지역구 의원은 전국 시·군·구에서 1인씩 선출해 폐지된 지방자치제를 보완하면서 지역의 현안과 민심의 동향을 정확하게 살펴 올바른 국정 방향을 설정하도록 함이 바람직하다.
간략하게 지적했지만 이 네 가지 문제는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한다. 아울러 고도로 정보화된 이 시점, 그리스의 폴리스에서 행해진 직접민주정치를 염두에 두어도 무방하다.
※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