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국민의당 정면충돌 시나리오

자멸이냐 공멸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4·13총선에서 정면대결을 앞두고 있다. 이번 대결의 승패에 따라 야권 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의 운명은 극과 극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과연 승자는 누가 될까? <일요시사>가 지금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사람의 운명을 미리 점쳐봤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과 국민의당이 4·13 총선에서 정면 대결을 앞두고 있다.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40여일. 이번 대결의 승패에 따라 야권 내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의 운명은 극과 극으로 갈릴 수밖에 없다.

대권 분수령
살아남는 자는?

더민주와 국민의당은 이번 총선에서 전체 지역구의 절반에 가까운 지역에서 맞붙을 전망이다. 국민의당이 전국정당을 목표로 전 지역구에 후보를 낼 계획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수치는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일여다야(一與多野) 구도가 현실화하면서 새누리당의 어부지리 승리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두 사람 중 이번 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차기 대권주자로 우뚝 설 인물은 누구일까? <일요시사>가 지금까지 공표된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두 사람의 운명을 미리 점쳐봤다.

일여다야 구도에서 현재 야권이 총선 승리를 장담할 수 있는 지역은 그리 많지 않다. 제3당인 국민의당의 경우에는 당장 안 대표 본인이 내년 총선에서 살아 돌아올 수 있을지조차 미지수다. 안 대표는 현재 창당 작업과 타 후보들의 지원 유세를 다니느라 정작 본인 지역구를 돌볼 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32세의 새누리당 이준석 예비후보의 기세가 대단하다.

최근 YTN이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안 대표는 33.1%의 지지를 얻어 29.1%를 기록한 이 예비후보를 고작 4%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지역에서 가장 강력한 경쟁자였던 노회찬 전 의원이 경남으로 지역구를 옮겨 안 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조성됐음에도 오차 범위 내 초접전이다.


이 예비후보가 그렇게 중량감 있는 후보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안 대표의 굴욕이 아닐 수 없다. 게다가 더민주 이동학 예비후보는 13.2%의 지지도를 기록하며 상승세다. 이 예비후보는 앞으로 안 대표의 지지율을 더 많이 잠식할 가능성이 크다. 이 지역은 전통적 야권 강세 지역이지만 현재로선 안 대표가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야권 연대 없인 수도권 필패
서로 고집 부리다 공멸할까?

유일한 국민의당 경기권 현역의원인 김영환 의원도 새누리당 후보와 더민주 후보에게 밀려 3위를 기록했다. 김 의원의 지역구인 안산 상록을에서 새누리당 홍장표 예비후보가 31.4%로 1위를 차지했고, 더민주 김철민 후보는 27.7%로 2위, 김 의원은 18.7%로 3위에 머물렀다. 김 의원은 홍 예비후보와 양자대결을 벌일 경우에도 39.3% 대 30.8%로 8.5%나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안 대표의 최측근인 문병호 의원 역시 지역구에서 고전이 예상된다.

문 의원은 지난 19대 총선 당시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부평갑에서 새누리당 후보를 고작 6295표로 따돌리고 당선됐다. 그런데 이번 선거에서는 이성만 전 인천시의장이 더민주 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친 상태다. 인천부평갑에서는 아직 여론조사 결과가 공표된 것이 없지만 1여2야 구도에서는 문 의원이 살아오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수도권 바로미터로 불리는 인천 계양을에서도 국민의당 현역의원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 지역구 현역의원인 최원식 의원은 최근 KBS와 <연합뉴스>가 여론조사기관 코리아리서치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더민주 송영길 전 인천시장과 새누리당 후보에게 밀려 3위에 머물렀다. 

수도권 전패
호남 빼고 전멸?


이 지역에 새누리당에서는 안덕수 전 의원과 윤형선 전 인천시 의사회장이 각각 도전장을 내밀었다. 새누리당에서 안덕수 전 의원이 출마할 경우 송 전 시장이 34.6%를 차지해 1위, 안 전 의원은 23.5%로 2위, 최 의원은 12.5%로 3위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윤형선 전 회장이 출마할 경우에도 송 전 시장이 34.2%로 1위, 윤 전 회장이 24.4%로 2위, 최 의원은 14.1%로 3위에 머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일여다야 구도로 총선을 치른다면 국민의당의 수도권 선거는 절망적이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의원들조차 새누리당과 더민주 후보들에 밀려 3위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이번에 처음 선거를 치르는 정치 신인들의 상황은 더욱 암울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당 비현역의원 중 수도권에서 그나마 가장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되는 인물은 김성식 최고위원이다. 서울 관악갑에 출마한 김 최고위원은 이 지역에서 18대 국회의원을 지내 나름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상대도 만만치 않다. 관악갑 현역의원인 더민주 유기홍 의원은 지난 17대, 19대 총선에서 김 최고위원을 꺾고 당선된 바 있다. 유 의원과 김 최고위원은 서울대 77학번 동기다. 

충청권에서도 국민의당의 고전이 예상된다. 국민의당은 이례적으로 서울이 아닌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갖고 충청권에서부터 변화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고 선언했었다. 하지만 지금까지 충청권에 출마한 국민의당 후보자들을 살펴보면 대체로 중량감이 떨어지는 후보들뿐이라 총선 전망이 어둡다.

호남만 북적
안철수의 몰락

정치권에서는 국민의당이 대전광역시를 비롯한 충청권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성급한 전망까지 나올 정도다. 중원에서부터 변화의 새 바람을 일으키겠다며 대전에서 중앙당 창당대회를 가졌던 국민의당이 충청권에서 단 한 석도 차지하지 못한다면 큰 망신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국민의당 후보들의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지역은 역시 호남이다. 때문에 현재 호남 지역에는 국민의당 공천 신청자가 대거 몰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전남지역 국민의당 평균 공천경쟁률은 3.37 대 1까지 치솟았다. 반면 타지역 공천경쟁률을 살펴보면 서울은 1.73 대 1, 경기도 1.37 대 1, 대전 1.5 대 1 등이다.

여론조사업체인 리얼미터가 발표한 2월 셋째 주 정당 여론조사에서 국민의당 전국 지지율은 11.7%에 머물렀다. 더민주 지지율 26.7%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하지만 광주·전남 등 호남지역에서는 국민의당 지지율이 33.7%로 더민주 25.4%를 8.3%나 앞서고 있다. 호남에만 국민의당 공천 신청자들이 몰리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신생정당인 국민의당으로서는 호남 역시 만만치가 않다. 당장 안철수 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정동영 전 의원의 당선 여부가 불확실하다. 정 전 의원은 20대 총선에서 자신의 고향인 전주 덕진 출마를 선언했다. 일각에선 수도권에 여러 차례 출마했었고 대선후보까지 지낸 정 전 의원이 이제 와서 고향에 출마하는 것은 그저 국회의원에 또 한 번 당선되기 위한 비겁한 선택이라는 비판도 있었다.

정 전 의원은 이 같은 비판을 감수하고 고향에 출마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전주 덕진 현역의원인 더민주 김성주 의원에게 밀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여론조사에서 김 의원은 40.3%의 지지율을 기록한 반면 정 전 의원은 31.4%의 지지율을 얻는 데 그쳤다.

호남에선 국민의당 선전 중
호남당 머물면 대권 꿈 멀어져

정 전 의원이 출마선언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지율 격차가 오차범위 밖까지 벌어졌다는 사실은 충격적이다. 만약 정 전 의원이 고향에서조차 낙선한다면 정치적으로 재기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광주 광산을의 상황도 절망적이다. 더민주 이용섭 전 의원이 국민의당 권은희 의원에 크게 앞서고 있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SBS 여론조사에 따르면 권 의원은 현역의원임에도 28.1%의 지지를 얻는 데 그쳐 46%의 지지를 얻은 이 전 의원에게 크게 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국민의당 우세 지역도 많다. 특히 더민주 3선의원인 강기정 의원이 버티고 있는 광주 북갑 지역에서 국민의당 정치신인이 선전하고 있어 고무적이다. 지난 설 연휴를 앞두고 YTN이 여론조사기관인 엠브레인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국민의당 김경진 예비후보는 52.3%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33.8%에 그친 더민주의 강기정 의원을 큰 차이로 앞서 이목을 끌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당이 호남지역에서 최소 5곳에서 최대 20곳 정도의 의석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당이 끝까지 야권연대를 거부할 경우 호남을 제외한 전국선거에서는 1~2석을 얻는 데 그치거나 전패할 것이란 분석까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국민의당이 결국 ‘호남당’에 머물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야권연대 할까?
또 말 바꾸기?

국민의당이 고전하고 있다고 해서 더민주가 마냥 웃을 수만도 없다. 국민의당이 자당 후보를 당선시키진 못해도 더민주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지역구가 수두룩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정치권에선 호남에선 야권이 경쟁을 하되 수도권 등 타 지역에선 연대를 하는 방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고 있다. 지금은 안 대표 측이 야권연대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지만 지난 지방선거 당시 기초선거 무공천 약속을 철회했듯이 야권연대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계엄 비선’ 노상원·명태균 오버랩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의 안보 공약과 정치적 스탠스 등에 조언을 아끼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와 직접적으로 연락하면서 국정 전반에 개입한 의혹을 받는 명태균씨의 모습과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노 전 사령관이 군 인사뿐만 아니라 국방정책과 사업에까지 손을 댔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통상 비선 실세는 외부서 활동한다. 대통령으로부터 보직을 받지 않았음에도 최측근으로 꼽히는 인사들과 정부의 정책과 정치적 활동에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 윤석열정부서 이 같은 행위를 한 이들은 주로 ‘무속 관련자’들이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 등도 정부 정책 및 인사에 개입한 의혹의 당사자들이다. 안보 분야 대책 조언 노 전 사령관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을 통해 안보 공약이나 지지율 상승 방안 등을 조언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5일 <한겨레> 단독 보도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11일 경찰 조사에서 “(2022년)윤 대통령이 대선 캠프를 구성했을 때, 김 전 장관이 제게 일을 도와달라 부탁했는데 성 관련 범죄 경력 때문에 전면에 나서지 못했다”며 “(그 대신에)대선 토론 때 안보 관련 분야 질문 및 답변 내용에 대해 초안을 잡아주면, (상대 후보의)역공 대비 등 세밀히 검토해서 수정하는 작업을 했다”고 진술했다. 그는 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김 전 장관이)‘대통령 지지도를 어떻게 하면 올릴 수 있냐’고 묻길래 ‘검사 출신이라 말이 친화적이지 않다. 국민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줘라’고 했다”며 “(시장에 가서)생선 같은 것도 만지면서 친근하게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광주 5·18(행사)에 참석해라. 그들도 같은 국민”이라며 “일단 내려가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라 건의해라. 이왕 대통령이 됐으면 전라도도 품을 줄 알아야 한다”고 했다고 한다. 실제 윤 대통령은 지난 2023년 7월엔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위해 부산을 찾은 뒤 자갈치시장서 붕장어를 맨손으로 만졌다. 또 2022년 5월 취임 이후 지난해까지 3년 연속 광주를 찾아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노 전 사령관은 “나중에 티브이(TV)를 보니까 제 말대로 다 하는 것 같았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을 볼 때 윤 대통령은 노 전 사령관의 존재를 수년 전부터 알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적지 않은 도움을 받은 김 전 장관은 노 전 사령관을 윤 대통령에게 인사시키려 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사령관은 “김 전 장관이 몇 번 (윤 대통령에게 자신을) 인사시키려 했는데, 저 스스로 성 관련 범행에 대한 멍에가 있어서 안 본다고 했다”며 “(김 전 장관이)군인공제회 산하단체 비상근 사외이사 자리를 주겠다고 했는데 (국회)국방위원회서 다 밝혀질 거라 사양했다. 공기업 임원 얘기도 했지만 같은 이유로 사양했다”고 진술했다. 노 전 사령관의 의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노 전 사령관이 자신의 인맥을 활용해 국방사업에도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지난 1월16일 “12·3 내란 핵심 주동자인 김용현(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전 정보사령관), 여인형(방첩사령관), 김용군(예비역 대령)은 방위산업을 고리로 한 경제공동체”라고 주장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노 전 사령관은 지난 2022년 김 전 장관이 경호처장 시절 그의 영향력으로 국가정보원 예산 500억원이 육군 전자전 무인 정찰기(UAV) 사업 예산으로 편성 추진했다. 당시 이 예산은 ‘김용현 처장 꼬리표 예산’으로 불렸다는 게 추 의원의 주장이다. 노, 윤 대선후보 시절부터 감 놔라 배 놔라 실제 김 통해 일부 이행…윤 직접 접촉 시도 추 의원은 “2023년 이 사업에 도입될 기종은 노상원이 (당시)재직 중이던 일광공영이 국내 총판인 이스라엘 항공우주산업(IAI)의 헤론으로 결정됐다. 일광공영은 무기 중개상 1세대로 불리며, 2000년 러시아 무기 도입 사업인 불곰사업으로 유명한 이규태가 운영하는 방산업체다. 노 전 사령관은 최근 3년간 일광공영에 근무했다”고 말했다. 통상 무기체계 등 전력사업은 육군본부 기획관리참모부가 관리한다. 그러나 해당 사업은 당시 육군 정보작전참모부장이던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관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사업은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중단됐다. 추 의원은 노 전 사령관과 윤 대통령 일가와의 연결고리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노상원은 이미 2015∼2016년 박근혜정부 때부터 김충식과 후원을 주고받는 관계였다”며 “김충식은 윤석열의 장인 행세를 하는 분이고, 장모 최은순 여사와 사적인 관계 또는 경제공동체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노 전 사령관은 국방·안보 분야 조언에 그쳤다. 명씨는 정부 사업과 정치 권력 전반에 영향을 끼친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굳이 둘을 놓고 비교하자면 노 전 사령관보다 명씨의 비선 실세 서열이 한 수 위인 셈이다. <시사IN>이 공개한 윤 대통령 일가와 명씨의 카카오톡·텔레그램 대화 원본을 보면 명씨는 사실상 국회의원 후보 선정과 경제 사업 추진에 판을 짜는 플래너였다. 실제 명씨는 지난 2021년 7월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 이뤄진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가진 비공개 회동부터, 그 이후 진행된 윤 대통령의 정치인 접촉을 주도했다. 이 의원과 윤 대통령의 회동 당시 김 여사는 JTBC가 보도한 ‘윤석열·이준석 비공개 회동’ 기사 링크를 보냈다. 김 여사는 명씨에게 “큰일이네요. 왜 준석씨가 이렇게까지 발설했을까요. 남편에게는 완전 악재인데요ㅠ”라며 “선생님(명태균씨)께서 단단히 말씀하셨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닮은 듯 다른 듯 이들은 대선후보 여론조사 결과 보고서를 각각 여러 차례 주고받았다. 명씨가 윤 대통령 부부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그 대가로 2022년 6월 보궐선거서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공천을 받았다는 의혹이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이다. 명씨는 윤 대통령의 일정과 행보에 대한 사후 보고, 평가, 조언도 김 여사에게 더 자주 했다. 예시로 2021년 7월29일,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부산 방문 당시 실언한 점을 포착한 영상 보도 링크를 보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이한열 열사가 새겨진 1987년 6월 항쟁 기념 조형물을 보고 ‘1979년 부마항쟁이냐’라고 물어 논란이 된 상황이었다. 명씨는 말실수를 한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메시지를 보내 “미리 방문하는 곳 학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2021년 9월17일과 18일, 20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윤 대통령의 경북·경남지역 방문 관련 반응이 담긴 언론 기사와 여론조사 결과를 보냈다. 명씨는 이와 관련해 윤 대통령의 일정을 자신이 기획했다고 검찰에 진술하기도 했다. 명씨는 자신의 ‘기획물(지역 방문 일정)’ 결과를 김 여사에게 보고했다. 특히 윤 대통령의 경남 일정 이후 ‘창원 전·현직 도·시의원 33명이 윤석열 지지를 선언했다’는 내용의 기사 링크도 김 여사에게 먼저 보냈다. 대선 캠프에 소속되지 않은 명씨가 후보 일정에 개입한 것이다. 특히 명씨는 검찰서 자신이 기획한 경남 일정 가운데 창녕 방문을 자랑스럽게 설명했다. 당시 창녕 방문이 윤석열 후보자에게 가장 중요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창녕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경쟁자인 홍준표 당시 예비후보의 고향이다. 홍 후보를 견제하기 위해 창녕 방문 일정을 넣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입 열면 쑥대밭 명씨는 윤석열 캠프 인사 개입 의혹도 받는다. 명씨와 김 여사의 대화를 보면, 이 의혹 역시 두 사람으로부터 시작됐다. 명씨가 김 여사와 캠프 인사 문제를 상의했고, 그 결과가 일부 실현된 사실이 확인된다. 2021년 7월16일 김 여사는 명씨에게 황준국 전 주영국 대사 프로필을 공유했다. 그러면서 “후원회장으로 어떤가요? 이권과 연결도 안 돼있다”고 했다. 김 여사가 명씨에게 이 메시지를 받은 다음날인 7월17일, 황 전 대사는 윤석열의 후원회장으로 위촉됐다. 정통 외교관 출신 인사가 대선후보 후원회장을 맡는 사례는 매우 드물다. 2021년 7월19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프로필을 보냈다. 그러면서 ‘총장님께서 물어보신 임태희 실장’이라며 장문의 설명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먼저 명씨에게 임 교육감 세평을 물었는데, 명씨는 그 답을 윤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에게 했던 것으로 보인다. 임 교육감은 2021년 12월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총괄상황본부장을 맡았다. 한 달여 뒤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자신이 국민의힘 의원이었던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를 캡처해 보냈다. 박 지사는 “명 대표 나도 많이 도와주세요”라고 말했고, 8월1일 “윤 총장 전화 왔습니다. 열심히 할게요”라고 말했다. 7월31일, 명씨는 윤 대통령에게 박 지사 연락처를 전달하면서 “전화하면 총장님을 돕겠다고 할 것”이라고 했다. 이후 8월6일 박완수 당시 의원은 명씨와 윤 대통령 자택인 서울 아크로비스타에 방문했고 윤 대통령과 사진도 찍었다. 이 같은 명씨의 영향력이 정치권서 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후에도 두 사람은 연락을 주고받았다. 2023년(연도 추정) 4월6일 김 여사가 명씨에게 ‘김건희 여사, 명태균과 국사를 논의한다는 소문’이라는 제목의 정보지 글을 공유했다. 김 여사가 천공 스승과 거리를 두고 명씨와 국사를 논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었다. 노·명 전부 무속 의혹 제기 “여사 연결고리?” 명, 침묵하는 노와 대조적 “30명 죽일 수 있다” 윤 대통령이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으려 했던 이유가 명씨의 조언 때문이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명씨는 웃으며 “세상에 천벌 받을 사람들이 많네요”라고 했다. 4월15일에는 명씨가 김 여사에게 네잎클로버 사진을 보냈다. 명씨는 “여사님 행운의 징표인 네잎클로버를 발견하고 여사님께 보내드린다”며 “윤석열정부 꼭 성공한 정부가 될 겁니다”고 했다. 김 여사는 V자 손가락 이모티콘으로 화답했다. 노 전 사령관은 가장 논란이 된 이른바 ‘노상원 수첩’과 관련된 내용에 대해서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 검찰 조사에서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국지전 유도와 북풍 공작 등의 음모론 같은 의혹은 아직 실체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명씨는 본인이 적극적으로 검찰 조사에 임하면서 국민의힘과 윤 대통령 일가의 ‘뇌관’을 자처하고 있다. 창원구치소에 수감 중인 명씨는 최근 노영희 변호사와의 접견서 “국민의힘 주요 정치인 30명을 죽일 수 있는 카드가 있다”며 “내가 한 말은 전부 증거가 분명히 있다”고 말했다. 명씨와 연루 의혹이 있는 인사들이 정치권 내에서 이른바 ‘명태균 리스트’로 분류되긴 했지만, 명씨가 직접 숫자를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명씨 관련 의혹을 폭로한 강혜경씨는 지난해 10월 명씨와 연관됐다고 주장하며 여야 정치인 27명 명단을 공개하기도 했다. 명씨의 정치권 인맥은 ‘황금폰’이라고 불리는 명씨 휴대전화서 일부 포착된 적이 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명씨의 휴대전화를 넘겨받아 포렌식을 진행했다. 당시 검찰은 명씨의 휴대전화에 연락처가 저장된 전·현직 정치인 140명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명씨 측 남상권 변호사는 지난달 13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서 “명씨 황금폰 포렌식 과정서 너무 많은 정치인이 나와서 깜짝 놀랐다”며 “명씨 휴대전화에 저장된 전·현직 국회의원이 140명이 넘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황금폰 포렌식 명씨는 “내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국무총리로, 이준석 의원을 미국 대북특사로 추천을 했었다”면서 “당시 국민의힘 관련 윤한홍, 박완수, 김영선, 김종인 등에 대한 자료가 많다”고 유력 정치인들의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이들에 대해)얘기할 것이 아주 많다”며 “민낯을, 껍질을 벗겨 놓겠다”고 거친 언사를 쓴 것으로도 파악됐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