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이상돈, 진흙탕 재산싸움 전말

동생들 속이고 상속재산 가로챘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국민의당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의 친동생이 최근 이 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하며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어 화제다. 이 위원장의 친동생인 상기씨는 이 위원장이 형제들을 속이고 아버지가 물려준 재산을 가로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위원장의 친동생은 왜 1인 시위에 나서게 된 것일까? 그 자세한 속사정을 <일요시사>가 들여다봤다.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이상돈 공동선대위원장이 친동생들을 속이고 아버지가 상속해준 재산을 가로챘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이 위원장의 막냇동생인 이상기씨는 ‘돈에 눈이 멀어 형제까지 배신하는 이 위원장은 국정을 논할 자격이 없다’며 지난 22일부터 국민의당 당사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기 상속?
법정다툼 중

상기씨의 주장에 따르면 사건은 지난 2005년 이 위원장을 비롯한 4남매(상돈, 상복, 상열, 상기)의 부친이 사망하면서 시작됐다. 부친이 남긴 유일한 재산은 종로구에 있는 약 24억대 3층 건물이었다. 부친이 사망한 후 형제들은 해당 건물을 팔아 똑같이 나누려 했지만 해당 건물을 처분하면 임대료 수익이 끊겨 모친이 생활을 할 수가 없었다. 법정상속비율대로 모친이 11분의3의 지분을 가지고 나머지 형제들이 11분의2씩 지분을 나눠가지는 방안도 논의됐지만 이 역시 문제가 있었다.

해당 건물의 소유주가 5명이나 되면 각종 세금 문제가 복잡했고 건물을 임대하는 데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4남매 중 상복씨와 상열씨는 외국에서 거주 중이라 임대차 계약을 할 때마다 영사관 확인 하에 동의서를 작성해야 하는 등 문제가 많았다. 따라서 일단은 장남인 이 위원장이 형제들의 지분을 모두 가지고 관리를 하다가 나중에 모친이 돌아가시면 형제들끼리 공평하게 지분을 나누자고 구두계약을 했다. 결국 해당 건물의 지분은 이 위원장과 모친이 절반씩 나눠가지게 됐다.


그런데 지난 2014년 모친이 사망하자 이 위원장의 태도가 돌변했다. 해당 건물의 지분 절반은 원래 자신의 소유고 나머지 지분 절반을 형제들과 나눠 상속절차를 밟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이 위원장은 해당 건물의 지분 8분의5를 갖게 됐고 나머지 형제들은 8분의1씩만 나눠가지게 됐다. 형제들은 억울했지만 법적으로 문제는 없었다.

이 위원장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중앙대 법대교수를 지냈다. 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사람이었다. 

부친이 남긴 종로 3층 건물 쟁탈전
"사퇴하라" 친동생이 당사 앞 1인 시위

상기씨는 “우리 형제들은 부동산 임대 수익을 모친이 생활비로 사용할 수 있도록 건물을 팔지 않은 것이고, 건물 관리상 편의를 위해 우리 몫의 지분을 이 위원장에게 명의 신탁한 것”이라며 “지금 돌이켜보면 당연히 정식 명의신탁서 같은 것을 썼어야 했지만 사회적 지위도 있는 이 위원장이 돈 몇 푼에 형제들을 배신할지는 꿈에도 몰랐다”고 말했다.

형제들은 이 위원장 측에 여러 차례 항의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억울하면 소송하라는 답변만 돌아왔다. 결국 형제들의 재산다툼은 법정소송으로 이어졌다.

상기씨가 더욱 화가 나는 것은 이 위원장이 부친 사망 당시 여러 모로 어려웠던 형제들의 상황을 이용했다는 것이다. 당시 둘째 형은 배우자가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었고 자신도 외동아들이 말기 암환자라 간병에 전념 중이었다.

원래는 한국에 있던 상기씨도 이 위원장과 함께 지분을 갖고 해당 건물을 공동으로 관리하려고 했었지만 아들의 병간호를 이유로 이 위원장에게 모든 일을 맡겼다. 상기씨의 아들은 결국 부친이 사망한 다음 해 세상을 떠났다. 당시 모친은 상기씨가 지분을 포기하자 혹시 모르니 가지고 있으라며 등기권리증을 상기씨에게 맡겼다.


상기씨는 “어머니가 정말 이 위원장에게 지분을 모두 넘기려고 했다면 등기권리증은 왜 나에게 주셨겠냐”며 반문했다. 상기씨는 “형제들이 다들 재산상속에 대해 신경 쓸 경황이 없었다. 너무 정신이 없어 그냥 장남인 이 위원장을 믿고 모든 일을 진행한 것인데 이렇게 형제들을 배신할지는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치열한 진실공방
진실은 어디에?

형제들이 당시 지분 양도가 정식으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는 근거는 또 있다. 바로 셋째 상열씨의 인감도장이다. 상열씨는 현재 미국에서 거주 중이고 상속재산분할협의서가 쓰여질 당시에는 한국에 없었다. 그럼에도 협의서에는 버젓이 상열씨의 인감이 찍혀있었던 것이다.

상열씨의 인감은 한국에 있는 부친이 가지고 있었는데 누군가 상열씨의 허락도 받지 않고 인감을 가져가 협의서를 작성하는 데 썼다는 것이다. 상열씨는 재판과정에서 자신의 출입국 기록을 모두 제출해놓은 상태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동생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 위원장은 “2005년 상속 협의는 돌아가신 모친이 주도한 것이다. 지난 2005년 가을 부친의 건강이 악화되자 부모님은 큰아들인 제 곁에서 살기로 하고 제 아파트 앞 동으로 이사를 했다”며 “모친이 이런 상속구도를 만들어 놓은 것은 앞으로 자신을 가까이서 모실 저와 제 처에 대한 배려가 있었던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모친이 2012년 가을에 암을 진단 받아 2014년 11월에 사망했다. 이 과정에서 통원 치료, 입원과 수술 및 방사선 치료, 수혈 등으로 병원 방문이 잦았는데 제 처가 이 같은 모든 일을 맡아서 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이 위원장 측은 모친이 자신과 처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기 위해 더 많은 재산을 상속해 준 것이고 당시 동생들도 모두 동의했던 것인데, 10여년 전 일을 이제 와서 문제 삼는 것인지 이해할 수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 위원장은 해당 건물이 원래는 8억 정도였는데 시세가 크게 오르면서 동생들이 욕심을 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부모님 부양 관건
제대로 모셨나?

그러나 상기씨는 “아버지께서는 평소 해당 건물을 법정비율대로 자녀들에게 나눠주겠다고 누차 말씀하셨다. 우리가 재산이 탐났으면 아버님이 돌아가셨을 때 바로 법정 지분대로 나누자고 했을 것”이라며 “어머니가 우리의 지분까지 마음대로 결정하실 권한이 없었고, 우리가 지분을 이 위원장에게 순순히 넘겨줄 이유도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 위원장의 여동생인 상복씨 역시 억울함을 토로했다. 상복씨는 “우리는 그 건물의 시세가 올랐는지 내렸는지 알지도 못했다”며 “어머님이 이 위원장 근처에 혼자 사시는 동안 막내 상기 옆으로 가시고자 해서 여러 번 나와 의논한 적이 있다. 곁에서 볼 때 막내가 가장 어머니를 극진히 잘 모셨다. 오히려 이 위원장 부부가 어머님을 제대로 모시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상복씨는 “일례로 지난 2014년 8월은 어머님이 돌아가시기 전 마지막 생신이었다. 누가 봐도 당시 어머님의 병세가 악화되어서 마지막 생신이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었던 중요한 시기였다”며 “그런데 이 위원장은 생신 축하 장소를 찾기가 어렵다는 황당한 이유로 버럭 화를 내고는 불참했다. 그런 사람이 자신이 부모님을 제일 잘 모셨다면서 상속 재산을 모두 가로채려 하니 기가 막힌다”고 주장했다.

상복씨는 또 “어머니가 암 진단을 받은 후 나는 곧바로 한국으로 와서 어머니가 돌아가실 때까지 어머니 집에 같이 살면서 어머니를 모셨다. 그런데 어머니를 모시면서 보니 어머니가 너무 불쌍했다”며 “바로 아파트 앞 동에 이 위원장이 살고 있었지만 어머니 집에 찾아오는 경우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우리 형제들은 어머니가 잘 살고 계시는 줄 알고 있었는데 우리 모두 이 위원장에게 속았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상복씨는 “다른 형제들은 어머니께 생활비도 자주 보내드렸는데 이 위원장은 생활비 한 번 어머니께 드린 적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무슨 염치로 어머니를 모셨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형제까지 속이는 사람이 무슨 정치?”
"부모님 모셨으니 재산 더 주신 것"

상기씨도 “이 위원장 측이 어머님의 간병을 도맡아 했다고 주장하는데 말도 안 된다. 누나(상복)가 모든 간병을 맡아했고 누나가 한 달 정도 미국에 있는 딸을 만나러 자리를 비웠을 땐 간병인을 썼다”며 “우리가 이 위원장 측을 믿을 수 있었으면 왜 굳이 간병인을 썼겠나? 간병인 고용비용으로 200만원 정도를 지불했는데 그 돈도 모두 내가 냈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 위원장은 일방적인 주장일 뿐이라며 일축했다.

이 위원장은 “당시 생신 파티에 참석하지 못한 것은 장소를 찾지 못해 헤매다가 다음 방송 스케줄 시간이 다 되어서 참석하지 못한 것이다. 바쁜 일정으로 자주 찾아뵙지 못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요일엔 꼭 어머니를 모시고 성당에 갔다”며 “생활비 문제도 이 사건의 본질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생활비를 받아써야 할 정도로 경제적으로 어렵지도 않았다. 돈 몇 푼 보내준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나는 어머니를 곁에서 모신 사람 아닌가? 형제들이 말도 안 되는 주장으로 나를 깎아내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모님께서 의도적으로 이 위원장에게 재산을 더 물려주신 것이 사실이라고 해도 장남으로서 집안의 화합을 위해 지분을 양보할 생각은 없느냐는 질문에는 “이미 그럴 수 있는 시기는 지났다”고 잘라 말했다.

이 위원장은 “가족 간의 재산분쟁은 평범한 시민들도 종종 겪는 일 아닌가? 그럴 경우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동생은 제가 공인이라는 점을 악용해 지난 1년간 온갖 주관적인 주장을 언론사와 나의 지인들에게 보내며 제 명예를 훼손해왔다. 오히려 억울한 것은 제 자신이다”라고 하소연했다. 

진흙탕 싸움
모두가 피해자

그러나 마지막으로 상기씨는 “나는 작지만 개인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치과의사다. 그 재산을 상속받지 않아도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고 다른 형제들도 마찬가지”라며 “이렇게 1인 시위를 시작한 것은 재산에 욕심이 나서가 아니라 돈 때문에 친형제들까지도 배신하는 사람이 국정을 운영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과연 진흙탕 재산싸움의 진실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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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