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총선 뛰는 사람들> 서울 성북을 박상훈 후보

"발전 가능성 큰 성북, 바꾸면 달라진다"

[일요시사 정치팀] 김명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신계륜 의원이 4선을 한 야당 강세지역에 도전장을 내민 당찬 신인 정치인이 있다. 바로 서울 성북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상훈 후보다. 박 후보는 박근혜 대통령의 특보를 지냈고, 호남 출신 새누리당 후보라는 독특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그가 성북을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는 무엇일까?

서울 성북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박상훈 후보는 지난 2007년 당시 박근혜 대선후보의 특보로 정치에 입문했다. 박 후보는 지난 2012년 대선에서도 박 대통령 선거캠프의 직능특보를 지내며 대선 승리에 나름 역할을 했다. 박 후보는 호남 출신 새누리당 후보라는 독특한 이력도 가지고 있다.

박 후보는 겨우 3살 때 고향을 떠나 성북을에서 유년시절을 보냈다. 성북을은 박 후보의 진짜 고향이다. 박 후보가 야당 우세지역인 성북을 출마를 고집한 것도 고향을 발전시키고 싶다는 일념 때문이었다. <일요시사>가 박 후보를 만나봤다. 

- 유권자들에게 자신을 간단히 소개해 달라.
▲ 지난 2007년 당시 박근혜 대선 후보의 특보로 참여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이후 새누리당 부대변인,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등을 거치면서 중앙당과 정부 각 부처에 탄탄한 인맥을 쌓았다. 인맥과 경험을 활용해 제 진짜 고향인 성북을 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총선에 출마하게 됐다.

- 이력을 살펴보니 호남 출신이다. 새누리당에 입당하게 된 이유는?
▲ 우선 정책적으로 제가 보수적인 시각을 가지고 있어 새누리당과 잘 맞는다. 저는 안보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호남 출신 인사들이 무조건 야권만 지지한다고 생각하는데 이제 호남도 많이 변했다. 고향에 사는 사촌 여동생이 이정현 의원처럼 지역 발전을 이끌 사람이 있으면 새누리당이라도 찍을 수 있다고 하더라. 성북구에 호남 출신 인사들이 굉장히 많이 살고 있는데 출마 후 응원 전화도 많이 해주셨다.

호남 출신 새누리 후보 독특한 이력
박근혜 특보 출신…과감한 지원 자신


- 성북을은 더민주 신계륜 의원이 4선을 했을 정도로 야당세가 강한 지역이다. 성북을에 출마한 이유는?
▲ 호남 출신으로 3살 때 서울에 올라와 처음 정착한 곳이 성북이다. 제가 예전에 살던 곳을 가봤더니 수십년이 지났는데 개발이 전혀 안되서 그대로더라. 야당이 20년 가까이 이 지역에서 군림하고도 전혀 발전시키지 못한 것이다. 어떻게든 이 지역을 탈환해 발전시키고 싶다.

우리 당에 저보다 훌륭한 사람이 있다면 양보라도 하겠지만 지역 당협위원장은 별다른 이력도 없는 친구 아들을 밀고 있고, 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은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내다 청와대로 자리를 옮기면서 의원직을 사퇴하고 불출마 선언까지 했다. 그 후 한 번도 지역구 일에 관심을 가지지 않다가 갑자기 다시 출마를 선언했다. 이런 분들에게 제 진짜 고향을 맡길 수 없었다. 

- 지역구 4선 의원인 신계륜 의원이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았지만 총선에는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평가하나?
▲ 남의 당 4선 의원을 평가하기는 뭐하지만 신 의원이 이 지역에서 조직 기반을 무척 잘 관리해 놨다. 그래서 당의 공천을 받지 못해도 당선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유죄선고를 받은 만큼 유권자들이 잘 판단해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 당선되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지역 현안들은 무엇인가?
▲ 박원순 서울 시장 취임 이후 뉴타운을 싹 없애버려 지역에서 소송이 잇따르고 있다. 오랜시간 원주민들끼리 반목하고 갈등하면서 원주민들이 적은 보상을 받고 외지로 떠나가는 것을 보면서 참을 수 없는 아픔을 느꼈다. 제가 당선되면 뉴타운 사업을 원주민 입장에서 재검토하겠다. 원주민들이 떠나가지 않고 지역개발이 이루어 질 수 있도록 정부의 과감한 지원을 얻어내겠다.

- 이외에도 대표적인 총선 공약들을 소개해달라.
▲ 지역구가 인구밀집 지역이고 산동네가 많다. 아침이면 주민들이 늘 출근전쟁을 치르고 있는 것이 가슴 아팠다. 따라서 지하철 분당선을 강북 노원까지 연장해 주민들이 강남까지 짧은 시간에 이동할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또 국공립어린이집 건립 확충 및 노인복지관 건립 추진, 대학가 주변 상권 개발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각종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추진해 성북구를 문화와 교육의 도시로 차별화시키려 한다.
 

- 국회의원이 되면 가장 먼저 입법하고 싶은 법안은?
▲ 오랫동안 주택관리업계에서 일했다. 이 지역에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데 많은 분들이 비싼 관리비 때문에 불만을 갖고 있다. 일부 아파트 단지에서는 관리비를 아끼려고 경비 아저씨를 줄이기도 하는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다.

수십억짜리 공사를 하면서도 일을 불투명하게 한다는 것이 관리비가 비싼 진짜 이유다. 아직까지 관리비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다. 국회의원이 되면 아파트 관리비에 대한 정확한 법적 기준을 마련할 것이다. 관리비와 관련한 부패를 척결하면 경비 아저씨들을 해고하지 않아도 반값 관리비가 가능해 질 것으로 본다.


"16년 동안 야권이 지역 쇠퇴시켜"
"선거 도움 안돼도 나는 진박 후보"

- 성북구을 후보자들 중 가장 위협적인 라이벌은 누구라고 생각하나?
▲ 다른 후보자들보다 저는 박원순 서울시장이 제일 무섭다. 이 지역에 박 시장의 최측근인 기동민 후보가 출마했다. 기 후보는 서울시립대에서 교수로 있으면서 강의도 하지 않고 급여만 받다가 문제가 되자 스스로 교수직을 사퇴한 사람이다.

그런데 박 시장이 일요일에 수행원도 없이 지역구 재래시장에 찾아왔더라. 현직 서울시장이 특정 후보를 지원하는 것은 선거법 위반이다. 그런데 개인적인 민생탐방이라면서 교묘하게 선거법을 피해가고 있다. 측근을 지원 유세하고 싶으면 시장직을 내려놓고 정정당당하게 했으면 좋겠다.

- 새누리당 내에서 이른바 진박 마케팅 한창이고 후보자도 진박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일각에선 진박 마케팅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는데?
▲ 선거에서 이기기 위해 진박 마케팅을 하는 것이 아니다. 수도권 선거에선 진박 마케팅이 오히려 불리하다. 그래도 제가 스스로 진박을 자처하는 이유는 제가 박근혜 대통령과 정치적 행보를 같이 해왔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당선되면 박 대통령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박 대통령 임기 동안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 내에서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사람이 많았다. 그런 사람들을 심판해야 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향후 이뤄질 것이다.

- 마지막으로 유권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 성북을은 지리적 여건이 매우 좋은 지역이다. 지역 국회의원이 바뀌면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곳이다. 야당이 지난 16년간 군림했지만 무엇을 했나? 이번 총선은 성북을 변화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바꾸면 달라진다. 이 박상훈에게 기회를 주셨으면 좋겠다.


<mi737@ilyosisa.co.kr>
 


[박상훈 후보는?]

▲ 전 민주평통자문위 중앙상임위원
▲ 전 경기도 볼링연합회 회장
▲ 전 박근혜 대선후보 특보
▲ 전 새누리당 부대변인
▲ 전 새누리당 중앙연수원 부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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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